"으음.... 밥 주세요... 밥..."


폭풍같은 일이 지나가고도 얀붕은 잠자고 있었다.


"헉. 여긴 어디지?''


침대와는 다른 바닥의 딱딱함에 그는 위화감을

느꼈고, 잠에서 깨어났다.


"일어났어요? 얀붕씨?''


"여기는 어디에요?''


"근처 집에 웬 도둑이 들어서 도망쳐 나왔답니다."


"아... 그럼 여기는?''


"제 지인의 집이랍니다. 기다리고 계세요."


'지인한테 실례될텐데... 고마워요.'


얀붕은 자신이 온 곳이 어딘지도 모르고


얀진과 지인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곳이 발각된 것도 이쪽 탓이니 상관없겠어.'


얀순 그녀가 택한 곳은 아카 상점 지하였다.





"아~ 드세요."


"아~''


"이제 이것도 익숙하죠?''


"냠냠... 네. 부끄럽지만 익숙해졌네요."


멋쩍은 듯 얀붕은 웃으며 대답했다.


"아~ 가족이 보고싶어요. 너무 오래 있었네요."


"....."


가족이란 말을 꺼내자 얀순은 침묵했다.


"...얀붕씨, 몸 좀 움직여주시겠어요?"


"어..? 몸이 이상해요. 잘 안움직여져요!''


"아아... 어떡해!''


얀순은 의도한대로 얀붕이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는

점에서 기뻤지만, 애써 그것을 숨겼다.


"...이제 어떡하죠?"


"...얀붕씨. 죄송해요. 저 때문에... 이럴 줄 알았으면

노리는 사람들이 있더라도 병원에 갔어야 했는데.."


"아니에요.. 얀순씨. 쓰러져 있던 절 구한것도

당신이었고, 제가 지금까지 살 수 있었던 것도

모두 당신 덕이었어요."


얀순은 따뜻한 그의 말에 행복함을 느꼈다.


'더이상 죄책감도, 배덕감도 느껴지지않아.


사랑해. 얀붕씨.'


정말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남자였다.


"저기... 저. 당신을 책임질게요. 당신을 사랑해요.

저 반했어요  결혼해요. 얀붕씨."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이 말을, 드디어 꺼낸다.


"이런 저라도 정말 괜찮겠어요?"


"상관없어요. 저. 당신을 꼭 책임질거에요."


"그럼 그 전에... 부부 간에 정을 통하도록해요?"


이미 얀순의 눈은 하트로 물들어 있었다.


"저기. 너무 이른 거..."


"쉿."


어두운 방 속, 얀순과 얀붕은 몸을 겹쳤다.


눈치빠른 얀진이 이곳에 찾아오는 것을 모른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