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아빠같은 사람이 또 있을까?

힘들고 지쳐도 늘 웃으며 활기찬 아빠의 모습을 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야근을 하고 집에 돌아와도 지친 기색 없이 나와 놀아주고 들짐승같은 사춘기 딸의 반항기에 질리지도 않고 자상하게 대해주었던 아빠. 아빠는 그만큼 완벽한 남편이자 아버지였다. 그런 아빠의 상냥함에 힘입어 반항기의 방황을 끝낸 나는 그에게 깊은 존경심과 금단의 연정을 품게 되었다.


내게 완벽한 부친의 역할을 다해온 아빠이지만, 지금 나는 그가 그저 연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엄마가 외간남자와 바람이 나서 고등학생 딸인 나와 중년에 접어든 아빠를 두고 집을 나가버린 날, 항상 활기에 차 미소짓던 아빠는 그곳에 없었다. 아무리 슬픈 일이 있어도 내 앞에서 결코 눈물을 보이지 않던 아빠가 망연히 눈물지으며 내게 매달려 온 것이다.


"서희야... 이젠.. 아빠한테는 너밖에 없다.


"응... 나한테도 아빠밖에 없어. 나는 계속 아빠랑 있을 테니까..."


"흐흑... 서희야.."


"으응.... 나 여기있어, 아빠아..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고 있으니까아.."
엄마가 집을 나가버렸다는 것이 슬프고 충격적이기는 했지만, 나는 그런 슬픈 감정보다는 파멸적인 희열을 더 크게 느끼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언제나 자상하고 상냥한 남자였던 아빠가... 어린아이처럼 울면서 내게 매달리는 모습이.... 그런 그를 품에 안고 사랑을 속삭이는 이 상황이.....


'아... 개꼴린다...'
아빠가 내 가슴에 얼굴을 묻고 흐느끼고 있었다. 현관의 전신거울에 비추는 내 황홀한 표정을 아빠는 볼 수 없었다.


엄마가 집을 나간 이튿날 아침, 나는 아침으로 닭가슴살을 뜯으며 아빠가 있는 안방 문을 두드렸다.


"아빠~ 나 먼저 나갈게. 아침 대충 해놨으니까 생각 있으면 먹어."

대답은 없었다. 20년을 넘게 함께해온 아내에게 버림받았다는 충격이 어지간히도 컸던 모양인지 아빠는 회사에 이번주 통째로 연차를 냈다. 마음 같아서는 나도 학교를 제끼고 아빠랑 같이 있어주고 싶지만 학교는 성실히 다니도록 아빠와 약속했다.  집에 조금이라도 붙어있고싶은 마음을 담아 신발을 질질 끌며 현관을 나선다.


학교에서 멍하니 있기를 몇시간, 문득 칠판에 적힌 '가족의 가치'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윤리 시간인 듯 하다. 교과서를 대충 펼치고 몇자 읽어본다.


'부모는 자녀를 건전하고 독립적인 인간으로 양육할 의무가 있으며...'


"쯧."
작게 혀를 차며 '가족 윤리'페이지를 한손으로 꾸깃꾸깃 구긴다.
선생이 이쪽을 흘긋 쳐다본다. 뭘 보냐는 시선을 담아 그쪽을 맞응시하자 바로 눈을 돌렸지만. 


"아빠~ 나 왔어. 점심엔 뭐 먹었..."
학교가 끝나고 집에 돌아와 현관에서 거실로 들어선다. 저 너머로 보이는 식탁에는 내가 나가기 전에 차렸던 아침이 그대로 있었다. 내가 해준 음식도 거를 정도로 엄마와의 이별이 아팠을까. 지금 아빠 곁에 있는 건 엄마가 아니라 나인데.


안방에 들어서자 결혼기념일 10주년 사진을 손에 들고 멍하니 침대에 누운 아빠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역시 엄마의 사진을...
분하다. 아빠를 제일 사랑하는 건 엄마가 아니라 나인데, 왜 아빠는 내가 차린 밥 대신 엄마 사진을 그렇게 들여다보고 있는 걸까. 집에 있지도 않은 엄마에게 패배감을 느낀 나는 아빠가 누운 침대에 충동적으로 뛰어들어 그 사진을 빼앗았다.


"사랑하는 딸이 왔는데 인사도 안 해 주는거야?"


"어? 아... 서희 왔구나. 미안하다. 아빠가 지금 많이 힘들어서..."


"그리고 밥은 왜 안먹었어? 내가 차린 밥은 싫었어? 역시 엄마가 차려준게 아니면 안돼는 거야?"


"서희야, 그런거 아니다. 그냥 식욕이 없어서 그랬어."


"아빠. 어제 나한테 아빠한텐 나밖에 없다고 했잖아. 하루만에 내가 필요없어졌구나. 알았어. 내가 나가면 되잖...."


"안돼! 너마저 날 떠나면 아빠는.... 아빠가 잘못했다. 그러니까 아빠 옆에 있어다오..."
머리에 열이 뻗쳐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내던 나는 아빠의 팔이 내 몸에 꽉 둘러지는 감촉에 입을 멈췄다. 아빠를 몰아세울 작정으로 이런 말을 한건 아니였지만 울상지으며 나를 꼭 안는 아빠를 보며 어제 느꼈던 죄악감 가득함 희열이 내 몸을 관통하는 것을 느낀다.


"으응... 알았어. 아빠 옆에 계속 있을 테니까 

더 세게 안아줘."
아빠의 억센 팔이 내 가슴과 등허리를 세게 조인다. 척추를 타고 흐르는 행복한 압박감에 작게 신음을 흘린다.


"흐으으으응..."


"서희야. 아빠가 좀 지쳐서 그랬다. 좀 일단 밥부터 먹자. 서희가 해주는 거면 뭐든 먹으마."
.
.
.
.
아빠의 밥그릇이 바닥을 보이기 시작하자 나는 찬장에서 소주를 꺼내와 식탁에 놓았다. 아빠가 의아한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보자 나는 아빠가 힘들어 보여 조금이나마 시름을 달래면 좋겠다 싶어 가져왔다고 대답했다.


"너 이거 어디서 난 거냐?"


"나 중학생때 미친년처럼 마셔댔었잖아. 다 방법이 있어."


"하아... 딱 술이 생각나는 때긴 했다만... 이번

만 봐주마."
아빠는 내 머리를 장난스럽게 쥐어박고는 자그마한 컵에 소주를 따라 홀짝홀짝 마시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내게도 작은 컵을 내밀었다. 술은 이제 성인이 되기 전까지 입에 안 대기로 약속했었지만 아빠가 주는 건 괜찮다나. 그렇게 둘이서 주거니 받거니 하며 술병을 비워갔다.


발밑에서 텅 빈 술병들이 부딪히며 쨍쨍 하는 유리소리를 냈다. 시계를 보니 30분정도 시간이 지난 듯하다. 사실 아빠를 취하게 해서 어떻게 수작을 걸어볼 심산으로 술을 가져왔지만 나도 취해버려서 나름 세워뒀었던 계획이 생각이 나지를 않고... 이놈의 입은 맘대로 나불거리기 시작한다.


"아빠. 나 사랑해?"


"음, 당연하지. 하나밖에 없는 딸인데."


"그럼 내 부탁 뭐든지 다 들어줄 수 있어?"


"그럼. 아빠가 해줄 수 있는 건 전부 해줄게."


"그럼 엄마 그만 좋아해. 나한텐 아빠밖에 없는데 아빠는 자꾸 엄마만 그리워하잖아. 엄만 아빠를 안 사랑한다구. 이제 아빠를 사랑하는 건 나뿐이니까... 아빠도 나만 사랑해줘."


"서희야, 엄마가 그렇게 밉..."


"어. 태어나보니까 내 이상형인 남자랑 그 남자가 엄청 사랑하는 여자가 부모더라? 그래서 중학생 때 집에 붙어있기 싫었어서 말이야? 들개마냥 싸돌아다니면서 아빠 일부러 피하고 욕하고 좆같이 군 건데. 아빠는 왜 그걸 다 받아주는데? 눈치가 있으면 나 집에서 내쫓았어야 하는거 아냐? 그랬으면 나도 길바닥에서 거지가 되든 창년이 되든 했을 텐데. 아빠 포기 못하게 그렇게 자상하게 대해줘서 지금 내가 이러는거 아니야... 사실은 엄마가 바람피우기 전부터 조금 미웠어. 엄마가 아빠 아내니까."


"서...서희야? 많이 취했니? 아빠가 미안하다. 적당히 조절을 시켰어야 했는데..."


"그래. 나 취했어. 취했으니까 지금 있는말 없는말 다 나오는 거 아냐. 이참에 말해줄게. 나 아빠 자지로 아다 뗐다? 지난달에 아빠 회식하고 꽐라 돼서 집에 기어들어왔을 때 기절한 아빠 보고 홰까닥 돌아서 섹스해버렸어. 처음인데 혼자 움직이려니까 존나 아프더라. 그런데 엄마가 그걸 봐버린 모양이더라고. 엄청 당황했었지만... 알아서 멘탈 나가가지고 사라져 주니까 기분 개째지던데 아빠는 아니었나봐?"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다. 많이 취한 것 같으니까 일단 자고..."


"술깨게시리 잠은 왜 자? 아빠 따먹으려고 술 가져온건데. 내가 취해버릴줄은 몰랐네. 헤헿."


"아냐... 서희가 이럴 리가 없어.. 다 농담이지? 거짓말이지? 서희야?"


"아핳ㅋㅋㅋㅋㅋ 지금 아빠 얼굴 존나 꼴린다. 아... 못참겠네. 나랑 떡치자. 이번엔 아빠가 움직여줘."


"니가 나랑 첫경험을 했고.. 니 엄마가 그것때문에 집을 나갔다고? 으... 아냐. 말도 안 돼. 이런 일이 현실에서 일어날 리가..."


"내 처녀막 없는거 보면 알 거 아니야. 빨리 옷 벗어. 그때는 많이 아팠는데, 그래도 기분 좋았었거든. 이번에는 얼마나 기분 좋을까???"


"아니다. 서희야. 이건 아니야. 아직 안 늦었어. 지금이라도 다 되돌릴 수 있.."


"늦어도 한참 늦었어. 엄마는 딴 놈이랑 눈맞아서 날랐고, 아빠 자지는 내 자궁에다가 좆물 존나 싸질렀는데 뭘 되돌려? 아, 나랑 섹스하기 싫구나? 그러면... 나 죽을 건데. 나한텐 아빠밖에 없고 아빠한텐 나밖에 없잖아. 나 죽으면 아빠는 어떨거 같아, 응???"


"안돼!! 서희야. 제발 죽겠다는 말은 꺼내지도 마라. 아빠는 너 없으면 진짜 산송장 된다. 그러니까 그런 말은 생각도..."


"그럼 나랑 섹스해줘. 그럼 안 죽을 테니까. 자, 여기 엄마 닮아서 무식하게 큰 맘마통이 있... 꺄앙♡"

상의를 벗고 젖가슴을 내보인 나를 아빠는 번쩍 들어안고 소파로 옮겼다. 소파에 누워 아빠의 단단한 몸에 눌리니 황홀감이 전신을 감싼다. 희미하게 보이는 tv에서는 재수없는 똑똑이가 바람직한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서로를 의존하는 사랑이 아닌 서로를 의지하며 받쳐주는 사랑을 키우는 것이 건전한 가족의 모습입니다...'


 내 팬티를 벗기는 아빠의 손길을 음미하며 그 새끼에게 코웃음을 흘린다. 그러고는 손을 움직여 리모컨으로 tv의 전원을 꺼버렸다.



"드디어... 내가 바라던 가족이 만들어졌네?"
아빠의 귓가에 작게 속삭인 나의 이 말을 마지막으로, 우리 집에서는 한 쌍의 남녀의 교성밖에 울리지 않았다.






내가 뭘 쓴거지

꼴상 고맙다 순위권은 못들었지만 추천 눌러준 기이들도 고맙고. 추천 이렇게 많이받아본적 처음임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