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플레잉의 그녀 (完)

 

 

 

 

 

“영화 재미있었어요! 요즘엔 맨날 눈물 짜는 영화만 나와서 질리던 참이었는데.”


“그러게.”


영화가 끝난 후, 나는 은지 씨와 함께 저녁 식사를 먹었다.

 

오늘 하루 같이 다니니 뭐라고 해야 하나- 꽤 좋았다. 최근엔 그 녀석한테 붙잡혀

 

사느라 평범한 데이트의 즐거움을 잊고 있었다.

 

저녁을 먹고 나서, 근처 술집에서 신나게 퍼마셨고……그 다음엔…….

 

여기가 어디지?

 

모텔인가? 지금 몇 시지? 시계를 보니 벌써 오전 9시였다. 

 

어차피 오늘은 일요일이니 출근은 안 한다. 내 옆에는 알몸이 된 은지 씨가 누워서

 

자고 있었다. 그제야 기억이 났다, 우린 술에 취해 함께 모텔에 왔고- 섹스 했다.

 

너무 쉽게 한 거 아닌가? 아니, 뭐 요즘 시대에 이러는 게 드문 일도 아니니 상관없나.

 

그 때, 내 스마트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전화가……우악! 18번이나 전화가 왔었다고?


“네, 여보세요.”

‘제 전화를 씹다니, 교도소에 가고 싶다는 뜻으로 이해해도 될까요?’

 

“그건 봐줘. 그나저나 왜 갑자기 전화한 거야?”


‘뭐긴요, 오늘 ’롤플레잉‘하는 날이잖아요. 잠깐.’

 

뭐지? 갑자기 그 아이가 조용해졌다.

 

‘전화 화상으로 바꿔 봐요. 느낌이 이상한데.’

 

“에.”


‘당장.’

 

……대체 뭔데……설마 다른 여자랑 했다고 화내진 않겠지?

 

나는 화상 전화로 전환했다. 그 아이가 은지 씨를 보더니 묘한 표정을 지었다.

 

‘생각보다 능력 있네요? 여자도 꼬셔서 섹스하고.’

 

“내 사생활엔 관심 끄지?”


‘뭐, 됐어요. 그럼 이쪽도 따로 준비할 게 있으니.’

 

“뭐?”


‘오늘 오후 2시까지 오세요. 안 오면……아시죠?’

 

그녀가 먼저 전화를 끊었다. 방금 그거 뭐였을까, 잘 모르겠다.

 

왠지 느낌이 안 좋았다.

 

 

 

 

 

 

 

 

*****

 

 

 

 

 

 

 

 

 

 

오후 1시 55분, 나는 그 아이의 집으로 왔다.

 

“왔어요? 지금 점심 먹으려고 했는데 같이 드실래요?”


“어쩐 일로 밥까지 해줘?”


“싫으면 말고요.”


“주는 밥은 거절하지 않는 게 내 철칙이거든.”


나는 식탁에 앉았다. 메뉴는 나폴리탄 스파게티였다. 

 

“잘 먹겠습니다. 너는?”


“전 방금 먹었어요. 자, 식기 전에 얼른 드시죠.”


기분이 나빠 보였던 건 내 착각이었나. 나는 스파게티를 단숨에 먹어치웠다.

 

“아참, 묻고 싶은 게 있었는데- 가족이나 형제가 있나요?”


“응? 있긴 한데 절연한지 오래야. 서로 연락도 안 해.”


“그렇군요. 친구는?”


“옛날에 절교했어. 그 새끼들은 나이 먹고도 정신을 못 차리더라.”


“흐음.”


왜 그런 걸 묻는 거지. 그나저나 한 판 하고 와서 그런가 피곤하다…….

 

“그럼 실종되더라도 찾는 사람은 없겠네요.”


“무서운 소리하지 마. 네가 하면 농담이 아닌 것 같다고.”


“농담 아닌데요?”


손에 힘이 안 들어간다.

 

뭐지? 뭐야? 몸이 딱딱하게 굳는 게 느껴졌다. 고개조차 돌릴 수 없다.

 

“역시 교도소 협박만으론 부족했나보군요. 어쩔 수 없죠.”


“저, 저기이……이게 무슨 짓이야아아아……!?”

 

목소리도 잘 안 나온다. 나는 두려움에 오줌을 지릴 것만 같았다.

 

“죽일 생각 없으니까 걱정 마요. 자, 그럼 가시죠.”


“뭐어어……?”


그 뒤, 나는 휠체어에 태워진 후 어디론가 끌려갔다.

 

몸은 굳었지만 정신은 멀쩡했다. 주위로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도와달라고 소리쳤지만

 

아무도 듣지 않았다. 아마 내가 정신에 문제가 있는 장애인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어, 어디로 끌고 가는 거야?”


“좋은 곳이요. 적어도 교도소보단 훨씬 나을 거예요.”

 

우리는 어느 달동네까지 왔다. 여긴 재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아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동네였다. 그녀가 어느 허름한 집에 나를 밀어 넣었다.

 

“슬슬 약효가 떨어지겠군요. 자, 수갑.”


“이것도 무슨 롤플레이야……!?”


“아뇨,”


그녀가 내 팔다리에 수갑을 채웠다. 장난감이 아니라 진짜 수갑이었다.

 

“제가 아저씨를 노린 이유, 저번에 말씀드렸었나요?”


“얼굴 때문에…….”

“그것도 있지만 제겐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어요. 절대로 제 비밀을 발설하지 않고

 

제 장난감이 되어줄 사람을. 하지만 이런 식이면 언젠간 도망치겠죠.”

 

“협박당하는데 어떻게 도망쳐……!?”


“진짜로 끌려가면 저도 곤란해요. 어떤 식으로든 엮여있었다는 것 자체가 제 이미지를

 

손상시킬 테니까요. 그래서 조금 고민을 해봤습니다.”

 

그녀가 내 위에 올라탔다. 그리고 바지를 벗겼다.

 

“아저씨는 가족도 친구도 없죠. 즉, 사라지더라도 찾아줄 사람도 없어요.”


“날 어쩔 셈이야……!”


“안 죽인다고 했잖아요. 다만 도망치지 못하도록 여기 가둬놓을 거예요. 참고로

 

소리질러봤자 여기 도와줄 사람은 없어요. 미리 주변에다 ‘정신분열증을 앓는 남자’가

 

이주할 예정이라고 말해뒀거든요. 소리쳐봤자 다들 그러려니 할 거예요.”


“그, 그런 게 어디 있어! 놔! 이거 놔!”


“닥쳐.”


그녀가 엉덩이로 내 얼굴을 깔아뭉갰다. 이 와중에도 내 자지는 발딱 서버렸다.

 

“아저씨는 지금부터 제 애완동물, 아니 애완인간이에요. 걱정 마세요, 심심할 테니

 

책이랑 컴퓨터도 쓰게 해줄 테니까. 물론 인터넷은 못 하겠지만……그리고 맛있는 음식도

 

올 때마다 사드릴게요. 괜찮지 않아요? 저한테 길러지다니. 행운이라고 볼 수 있죠.”

 

“나, 나는 필요 없어…….”


“당신 의견 따윈 안 물어봤어요.”

 

앞은 안 보이지만 커다란 엉덩이에 짓눌린다는 사실에, 자지가 더 딱딱해졌다.

 

“오늘은 첫날이니 확실하게, 완벽하게, 누가 주인인지 각인시켜드리죠.”


쾌락의 고문이었다. 그녀가 내 위에서 엉덩이를 흔들며 손으로 자지를 주물렀다.

 

“왜, 이렇게 몸이 뜨겁지……?!”


“방금 먹인 스파게티에 비아그라도 조금 넣었거든요.”

 

그녀가 내 위에서 춤추기 시작했다. 엉덩이를 올렸다가, 다시 앉는다. 

 

“그, 그만해……숨이……!”


“하여간 엄살은. 그럼 이건 어때요?”


그녀가 팬티를 손가락으로 치우자, 촉촉하게 젖은 보지가 드러났다.

 

“빨아.”

나는 저항할 수 없다. 혀를 내밀고, 그녀의 보지를 개처럼 핥았다.

 

“저한테 깔리는데도 자지는 빳빳하네요. 흐응…….”


그녀가 손가락으로 내 자지를 빙글빙글 돌렸다. 아까 전부터 참느라 죽을 맛인데

 

마치 장난감이라도 되는 것 마냥 가지고 놀았다.

 

“아참, 사정할 거면 콘돔에 하세요. 가지고 노는 법을 찾았거든요.”


“뭐허?”


그 아이가 내 자지에 콘돔을 씌웠다. 그런 다음 더 빠르게 자지를 흔들었다.

 

“제가 숫자 셀 테니까 그 전까진 싸면 안 돼요. 실패하면……벌칙이 있어요.”


탁, 타악, 탁……그녀가 뿌리부터 귀두까지 꼼꼼하게 훑으며 허리를 앞뒤로 움직였다.

 

“10, 9, 8…….”


“으, 아흐아앗……!”

 

당장에라도 사정할 것 같다. 나는 허리에 힘을 주고 어떻게든 버텼다.

 

“7, 6, 5, 4, 3…….”


그리고 마지막 3초에서, 그녀가 단숨에 귀두를 문지르며 자극했다.

 

“2……자, 얼른 꼴사납게 사정하세요.”

 

“으, 으그윽……!”


“벌칙……기대되지 않아?”


아.

 

그 한 마디에, 나는 병신처럼 넘어가버렸다.

 

뷰루룻, 뷰루루룩, 븃……나는 마지막 1초를 넘기지 못하고 추하게 사정했다.

 

“그럼 벌칙 확정이네요. 그 전에 재미있는 거 보여줄까요?”

그녀가 콘돔을 벗겨내더니, 그걸 묶어 풍선처럼 만들었다.

 

“콘돔이 빵빵해질 정도로 사정하다니……이런 걸 제 보지 안에 뷰루룩, 사정하신

 

건가요? 자기보다 10살이나 어린 여고생을 임신시킬 작정으로?”

 

베에- 그녀가 혀를 내밀어 그것을 마치 사탕처럼 굴렸다.

 

“이제 이걸…….”

 

그 다음 그걸 니삭스에 끼웠다. 

 

“자, 오늘의 벌칙이에요. 짜잔.”


“그, 그게 뭔데.”


그것은 작은 검정색 박스였다. 보자마자 불안감이 엄습했다.

 

“한 번 할 때마다 이 안의 콘돔이 몇 개나 남았는지 맞추는 벌칙이에요.

 

틀리면 한 번 더 하는 거죠. 아니면 다 쓸 때까지 하던가.”

 

“날 죽일 셈이야!?”


“안 죽여요. 앞으로 두고두고 가지고 놀아야 하는데 왜 죽여요?”


자, 그럼 이 박스에 남은 콘돔은 몇 개일까요?

 

나는 한참 고민했다. 저 박스에 얼마나 많이 들어갈 수 있을까? 

 

아니, 애초에 그런 건 상관없다. 이건 사실상 이길 수 없는 게임이었다.

 

“5, 50개.”


“50개보단 적어요. 그럼 바로 시작할까요?”

 

이번엔 뭘 하려고? 그녀가 다시 콘돔을 씌운 후 자지를 가슴으로 감쌌다.

 

“젖치기……파이즈리? 라고 부르던데요. 자, 후딱 자지 세우세요. 이제 겨우 두 번째에요.”


“흐어억…….”


말랑말랑하고 묵직하다. 그녀가 팔로 가슴을 압박하자 저도 모르게 신음을 토했다.

 

이게 원래 이렇게 기분 좋은 거였나? 

 

“버틸 생각마시고 얼른 자지즙 뷰룩뷰룩 사정하세요.”

 

하지만 막 사정한 자지가 바로 그렇게 설 리 없다. 그녀가 불만스러운 듯 눈살을

 

찌푸리다가, 갑자기 손가락을 들었다.

 

“무슨 짓을 하려고-”


푸욱.

 

전립선을 누르면- 그 한 방에 바로 자지가 아플 정도로 섰다.

 

“이거 편리하네요. 자지 세우느라 시간 낭비할 필요도 없고.”


“나, 죽어……죽을 것 같아…….”


“자, 빨리. 빨리 정자 뷰룻하고 사정하세요.”


뷰루루루, 뷰루룩……뷰룻, 퓨루루루…….


방금 전에 그렇게 사정하고도 또 이렇게 많이 나오다니, 나도 못 믿겠다.

 

그녀가 아까처럼 다 쓴 콘돔을 니삭스에 끼운 후, 박스를 들었다.

 

“자, 몇 개?”


“3, 35개?”


“그거보단 많아요. 이제 슬슬 본방으로 넘어갈까요?”


그녀가 내 위에 올라탔다. 콘돔도 새로 끼웠고, 서지 않는 자지는 전립선 자극으로

 

곧장 세워버렸다. 내 자지가 안 터지고 얼마나 더 버틸지 모르겠다.

 

“아저씨?”


저건 사람의 눈빛이 아니다. 짐승이다, 섹스에 미친 암컷의 눈이다.

 

“이제 아저씨는 제 거니까 포기하세요. 전부.”


찔거억, 찌걱, 찌걱, 파앙, 팡, 팡…….

 

그 말대로, 나는 포기했다. 

 

여기서 도망쳐도 희망이 없다. 교도소 아니면 성노예, 내가 꿈꿔온 평범한 삶은

 

그녀를 만난 순간 이미 끝장난 것이었다. 나는 도망칠 수 없는 덫에 걸리고 말았다.

 

“으흐응, 아힛, 흣, 후웃, 아저씨- 아저씨, 아저씨이…….”


그러니, 이젠 포기하자.

 

“빨리 자지, 자지즙 내놔- 얼른 정자 뷰룩뷰룩 사정하라고, 아힛, 흐으응……!”


이곳이 나의 종착지니까.

 

나는 사정했다. 그녀가 허리를 튕기며 절정했다.

 

“흐응, 아흣……후우……후우우……아저씨, 혀 내밀어……츄웁, 츄루룹…….”


여긴 지옥일까, 천국일까.

 

나도 모르겠다.

 

“자, 그럼……이제 박스에 남은 콘돔은, 몇 개야?”


그리하여 한 때 평범한 삶을 꿈꿨던 남자는.

 

어느 개변태 여고생의 손에 끝장나고 만 것이었다-

 

 

 

 

 

 

 

 

 

 

 

 

 

롤플레잉의 그녀 - 完

 

 

 

 

원래 더 길게 쓸 생각이었는데 뇌절치는 것 같아져서 일찍 마무리 지음.

완결 못 내고 딴 거 하면 좀 찜찜하기도 하고, 내일부턴 소꿉친구랑 농부 기사를

쓸 예정. 조만간 몬무스물로 개그 판타지 야설 비슷한 무언가를 써오도록 함

그리고 아직도 다 안 나아서 피자 못 먹는다 시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