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방에 갇힌지 벌써 몇달이 지났는지 모르겠다

슬슬 공기가 차가워지는걸 보니 계절이 바뀐게 아닐까? 







"다녀올게~ 얌전히 있어야 돼?'

그녀가 나간다. 이 시간에는 항상 일을 나갔다 몇 시간은 지나서야 온다

그렇다고 탈출하는건 불가능하다. 방문은 항상 내가 못열도록 잠겨있다. 저 문만 열린다면....







하지만 문이 열리는 일은 없었다. 그녀에게서는 빈틈 따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도망치지 않고 방에서 얌전히 있으면 칭찬해주고 때리지 않는데, 착하게 대해주는데

나 왜 이 방에서 나가려고 했었지?





"다녀올게~" 

오늘도 어김없이 그녀가 방에서 나간다. 

나와 그녀는 언제나 그랬듯 가벼운 키스를 나눈다

오늘 내가 할 일은 이 방안에서 저 닫힌 문 넘어로 그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닫힌 문?









문이 살짝 열려있다

지금이라면 문을 밀고 나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기회는 지금뿐일지도 모른다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더 이상 나갈 이유따위는 기억나지가 않는다

굳이 이유를 만들자면 저 햇빛인가? 마지막으로 햇빛을 본게 몇달전이지 



아주 잠깐만 정말 잠시만 저 햇빛아래에 있어보고 싶었다

그녀가 돌아오기 전에 아주 잠시만이라도

그런 생각으로 방문을 열고 나왔다

맹세코  도망칠 생각따윈 전혀 없었다

그랬는데...










"우리 자기 내 말이 말같지가 않구나?"

그녀가 문앞에 있었다

지금쯤이면 원래 일하러 갔을 시간보다 30분은 지났었을텐데? 어째서?


"난 더 이상은 자기 말 못 믿겠어"

그녀는 그말을 끝으로 내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저항하려고 팔을 뻗어봤지만 그녀의 힘에 밀ㄹ ㅣㅣㅣ










눈이 떠졌다 

여긴....나와 그녀의 방이다 그리고 나는 지금 왜 묶여있지?


그녀가 톱을 들고 온다

왜 저걸 나한테 가져오는거야 난 잘못한게 없는데


"나쁜 아이는 벌을 받아야 겠지?"


아니야 난 나쁜 아이가 아니야

난 너한테 거스르려고 한게 아니야

내가 다 해명할테니까 제발...  제발...!


내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해도 입에는 뭔가가 물려져 있어서 제대로 말이 나오지가 않는다

내가 읍읍거리고 있자 그녀는 다 안다는 표정으로 싱긋 웃는다 그리고 오른손에 있던 주사기를 나한테...




눈이 잘 떠지지 않는다

정신은 들지만 몸이 무거운데...

아니 무겁다기보다는 아프다

내가 뒤척이자 그녀가 곁에 있었는지 말을 걸어온다











"이 쓸모없는 발목은 잘라버렸으니까 더 이상은 도망치지 않으려고 해도 돼. 아 그리고 지혈이 잘 안되더라

 일단 불로 지지긴 했는데 아프면 말해 진통제 더 놔줄게"



억울해서 눈물이 나온다

내 눈물을 그녀가 핥는다


"그러고 보니 우리 동거한지 벌써 2년인데 슬슬 결혼하자! ...설마 결혼까지 해놓고서 도망가지는 않겠지 

자기는 나갈 필요없이 집에서 가만히 앉아있으면 내가 다 알아서 해줄게 난 자기 정말 사랑하는데 자기도 나 사랑하지?"



답은 정해져있다

아마 처음 그녀와 사귀기 시작했을때부터...









그녀와 결혼한지 벌써 4년이 지났다

슬슬 공기가 차가워지는걸 보니 겨울이 오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