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잔인한 묘사좀 넣었어. 주의하세요








그 시간들이 흐르고


나는 창문이 하나밖에없는 어느 방에 갇혀있다.

창문은 항상 나보고 나가라는듯 아침마다 나에게 빛을 내리쬐었다.

나가고 싶어, 밖으로 도망가고 싶어..

하지만 그녀는 항상 내 옆에서 날 지켜보고 있었다.


지금은 아마 목요일일 것이다.

내일이면 아마 기회가 생길것이다.

분명 그녀는 거대한 짐을 안고있었고 나와 같이있던 그 시간들 동안 그녀는 회사의 일들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한번 그녀와 같이 하룻밤이 지나갔고, 금요일날 아침 드디어 그녀가 날 두고 갔다.


분명 난 나갈수있으리라, 이 쇠사슬만 없어진다면...

내 손목에서 자신의 존재를 주장하고 있는 이 망할 쇳덩이만 없다면 난 분명 자유를 찾을것이다.

힘을 주고 때어내려고 해도 내 손목들을 강하게 붙잡고있는 이 쇳덩이들.

욕을 할 시간도 없었다. 나에게는 한가지 방법뿐이다.

"크아아아악!!" 고통이 내 뇌를 마비시키려 했지만 난 여기서 이렇게 살고싶지는 않았다.

"뚜둑!" 내 엄지손가락이 뜯어지며 내 목에서 비명이 터져나왔다.


그렇게 계속 비명을 지르다가 나는 어서 나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다른손을 바라보았다.

'열쇠구멍?' 분명 열쇠구멍이였다. 그리고 열쇠는 친절하게도 내 오른편에있는 의자에 있었다.

의외로 손쉽게 열쇠를 챙기고 내 왼손까지 쇠사슬을 벗겨내었다.


"발목에 있던 쇠사슬은 벗겨준건가?" 분명 그날부터 손목만이 아니라 발목에도 있던 쇠사슬이 없어져있었다.

이것도 그녀의 장난인가? 밖으로 나간다면 난 어떻게 되는거지?

그때 굳게 닫힌 방문 밖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시간은 없다. 어서 결정해야한다.


사슬로 얽힌 이 망할 저택에서 나간다.

그렇게 생각을 하고 창문을 깨고 밖으로 도망쳤다.

그렇게 난 계속 도망갔다. 내 다리가 더이상 달릴수 없다며 쓰러지는 그 순간까지 난 달렸다.

그렇게 산을 내려오고

계속해서 달렸다.

산 너머는 한번도 나가본적이 없었다. 다른 산을 넘고 사람을 피해 도망가다 쓰러지자 주위가 어두웠다.

달려 나올때 느꼈던 두려움과 의심 공포와 분노가 쓰러진 나에게 다시 다가오기 시작했다.


눈물을 흘리며, 더 이상 도망갈수없는 다리를 내리치며 주변은 점점 더 어두워져갔다.

그렇게 더이상 오른손은 감각도 느껴지지 않았고 눈물도 나오지 않으며 어둠속에서 자신의 생이 끝날것을 직감한 나는 눈을 감으려했다.


"이봐요, 저기요? 정신차리세요!" 한번도 듣지못한 여성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고

나는 눈을 뜨며 찬란히 빛나는 별들과 내 눈앞에 있는 황금빛 목걸이를 목에 건 아름다운 여성을 바라보며 다시 난 눈을 감았다.


다시 눈을 뜨자 내 옆에 검은머리의 한 소녀가 잠을 자고있었다.


나는 뭘 하고있던 것인가. 내 오른손을 바라보자 4개밖에 없는 손가락이 그때의 기억을 다시 보여주고있을 뿐이였다.

"일어 나셨군요?" 자고있던 소녀가 눈을 비비며 나에게 말을 건냈다

여기가 어딘지, 그녀는 누구인지를 모두 듣고난뒤에는 내 이야기를 해야 했다.

길지만 차분하게 전부 그녀에게 말하고 난뒤에는 가슴속에 두려움이 앞섰다.

화백이 날 다시 찾아오면 이들은 어떻게 되는거지? 그렇게 두려워하던 그때, 그녀가 다시 나에게 말했다.


"당신은 착한 사람이네요." 다정한 그말에 내가 저지른 죄들이 다시 나를 옥죄어 왔고, 죄책감이 나를 집어 삼키려했다.

그러자 그녀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날 다독였다. "이제 울지마요, 내가 당신을 지킬수있으니까."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왔다.

멈추려 해도 내 눈에선 계속 눈물이 흘러나왔다. 

그녀는 다정하게 웃었다. 그 모습에 차갑게 웃던 화백이 생각났다. "더 이상 당신이 하지 않은걸 죄로 여기지 말아요." 


그녀의 말에 난 눈물을 참지않고 쏟아내기 시작했다.

"나..난.....그저 사랑받고 싶었어.... 행님도... 성환형도...날 떠나갔어.... 난.."

그녀는 더 이상 말이 없었다. 하지만 무슨말을 하는지 들리는것 같았다.

그렇게 2시간동안 계속 울었던것 같다.

그녀는 그 여자가 날 찾지못할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분명히 알고있었다.

화백은 날 찾아낼것이란걸.

그녀가 몸담은 회사, 아니 이제 그녀의 회사인가? 그녀의 회사는 더더욱 커져갔다.

도시의 빛을 모두 가릴정도로 거대한 저택에 있는 깊은 지하에서 낮은 목소리로 나에게 사랑을 속삭이는 화백을 보았고 소스라치게 놀라며 눈을 뜬 나는 내옆에 잠든 '진아'를 보며 안도했다. 


내가 손가락을 끊고 도망나온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화백은 날 잊은듯 하였다. 난 그녀가 내게 남긴 상처를 잊지 못했지만..

아 그리고 난 진아와 사귀고있다. 그녀는 내게 또다시 많은것을 알려주었다.

그녀와 나는 매일 행복하다. 그리고 나는 내가 받은 기회를 활용해보기로 했다.

도망갈때도 내 옷속에 숨겨둔 편지.

"나가면 유명해질건데 그년이 널 알아보지 않을까?" 진아가 걱정하며 물었다.

나는 웃으며 답했다. "방법은 있어."


나는 가면을 사용했다.

내게 맞는 가명도 준비되었다. "Y1 환" 환은 성환의 환을 따왔다.

진아가 있었고 난 내가 살면서 두번째로 잘하는것을 연습하기 시작했다.

"가면을 쓴 프로게이머!" 라는 컨셉은 관중에게 많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하지만 난 항상 오른쪽 손을 카메라에 담게 하지 않으려 했다.

내 손가락이 보여지면 좋을건 하나도 없으니까.


그렇게 난 명예를 얻었다. 한번도 받아보지 못한 환호와 축하

예전부터 받은 구타와 경계와는 다른 달콤한 일들이 나에게는 생소했지만 진아가 내 옆에서 날 굳게 지켜주고있었기에 난 행복했다.


그렇게 살던중 살면서 처음으로 팬미팅이란것을 하기로 했다.

가면이 절대 벗겨지지 않도록 강하게, 그리고 왼손으로 글을쓰는법을 배웠다.

많은 사람들이있었다. 모두 날 좋아하는듯 했다.

하지만 그중 단 한명은 날 알고있었다.

줄이 끝나가고 마지막 팬을 맞이하려 가면뒤에서 웃으며 그 사람의 얼굴을 바라보자 악몽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어..어어...." 아무말도 못하는 나에게 차갑게 웃으며 그녀는 웃음을 지었다.

"잘 지냈어?" 화백이였다.


옆에서 내 비서를 담당한다며 들떠있던 진아가 정색을 하며 나에게로 다가왔다.

그녀는 분명 분노에 차있었고, 화백은 여유로웠다.

내가 도망가려하자 화백은 내 손목을 붙잡았다. 

"어딜 도망가려고..?" 화백이 날보며 웃었다.

진아는 분노에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 "네가 여길 왜 왔어!!" 

그러자 화백은 진정하라는 제스처를 취하며 내게 말했다.

"성환인지 뭔지가 널 보고싶어해. 지금 여기 밖에있어."


진아도 내게 성환에 대한것들을 들었기에 내 결정을 존중하려는듯 했다.

"성환만 볼거야. 넌 그다음 영원히 사라져버려."

그녀는 잠시 날 바라보더니 날 인도했다.


드디어 성환을 본다. 몇년동안이나 고대했던 그를..!

하지만 그를 다시 본 나는 절망했다.


"백화..? 전 회장?" 그녀의 옆에서 죽은 눈을 한 채로 날 바라보는 성환을 보며 난 그럴리 없다고 소리쳤다.

화가난채로 그녀에게 내 분노를 쏟아냈다.

"성환을.. 형을! 어떻게 만든거야!!" 그녀는 웃고있었다.


"꺄아악!" 뒤를 돌아보자 진아가 잡혀있었다. 난 선택을 해야했다.

"나와 같이가자, 그럼 쟤는 놔줄게."

나는 분노에찬 눈으로 그녀를 보며 말했다.

"같이 가지 않는다면?" 그녀는 잠시 생각한뒤, 소름끼칠정도로 차가운 목소리로 답했다.


"죽어."


다시는 내가 사랑하는 이들이 없어지는걸 원하지 않았다. 이 건물은 이미 사회와는 차단되었다.

나는 진아를 살리고 싶었다. 허나 화백과 같이 가는걸 원하지는 않았다.

그때, 난 성환의 눈을 보았다. 죽은 눈이였지만, 분명히 나에게 무언가를 전하려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항상 하늘을 올려다 보라고 했지..' 내게 하늘은 진아였다. 나는 내 하늘을 다시한번 바라보았다.

진아에게 닿을 진심을 전하였다. "진아야, 사랑해." 그리고 화백을 향해 가면을 던졌다.


주변에 있던 수행원들이 모두 나를 향해 달려오는것이 보였고 나느 성공적으로 그녀의 목을 붙잡았다.

"왼손이지만 충분할거다!" 순식간에 그녀를 인질로 만든 나는 진아를잡은 놈에게 말했다.

"그녀를 보내라." 화백은 상상도 못할 행복한 얼굴로 나에게 몸을 가져다대기 시작했다.

그 역겨운 행동에 나는 부아가 치밀었지만 나는 그 저택을, 이 회사를 알고있다.

분명 경찰도 이들을 이길순 없어.

진아만 살릴수있다면...


그렇게 나는 내 하늘을 저버린채로 어두운 지하로 내려갔다.

아무리 찬란한 결혼식이 있어도 아무리 아름다운 여자가 내옆에 있어도

난 하늘을 올려다 볼수없었다.


그렇게 나는 다른 가면을 썼다. 프로게이머는 실종되었고 진아는 살아남았다.

나는 억지로 행복의 미소를 지으며 화백과의 일에 집중했다.

그녀도 내 가면을 눈치 챈듯 하였다.

그녀는 또 다시 금요일날 사라졌다. 하지만 나는 그녀를 기다렸다.

또 다시 도망가면 진아가 위험해질거라는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화백이 돌아왔다.

특별한 선물을 가져다 주며


툭.


머리였다. 인간의 머리. 그 얼굴은 나도 잘 아는 사람의 것이였다.


진아였다.


나는 사고를 하지 못한채로 머리를 바라보았다. 화백은 만족스러운듯 말했다.

"네 사랑이 아직 남았던거 같아서 가져왔어."

잘했냐는듯한 표정에 나는 아무말도 하지 못하였다.

대체 무슨짓을 한거야? 죽어버려! 같은 말은 나오지도 않았다.


그저 나는..

너무나 힘들었다.

나는 너무 오랫동안 싸워왔고, 오늘 처음으로 졌다.

마음은 꺾였고 뇌는 제대로 사고가 돌아가지 않았다.

이제 나는 누구에게 사랑을 받아야하지? 난 이제 무엇이지?


그리고 나는 또다른 하늘이 남아있다는걸 알았다.

어디부터 잘못되었는가 왜 이런 비극이 되었는가

그런걸 생각할 시간은 주어지지 않았다.

패배자는 오직 한마디만 하면 충분하니까.

"죄송합니다."

진아에게하는 말인지 성환에게 하는말인지 나는 모른다.

그저 차가운 하늘이 날 감싸안아주었고 그 뒤에는 내가 죽였던 개가 꼬리를 흔들며 비웃고있었다.


"이제 영원히 내꺼야."








이게 결말이 호불호가 좀 나뉠거같은데 난 잘 모르겠다. 그동안 내 글 봐준 사람들! 계속 다 본사람이 있긴한가..? 봐줘서 고마워요!

후일담은 나중에 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