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경제규모를 가진 타이는 전체 인구의 절반 정도인 3,700만 명의 도시 인구를 가지고 있음. 이들 중 수도 방콕은 천만이 넘는 인구를 가진 아시아의 대표적 국제도시 중 하나이지만, 한편으로는 방콕 외의 도시 발달이 심하게 미약한 것도 타이의 특징적인 점..? 역사적으로 타이와 인연이 깊은 캄보디아·라오스는 아직 인구 대부분이 농촌에 거주하는 나라인데, 이 나라들도 도시인구 규모는 작지만 수도로 집중되는 경향이 두드러지긴 함.

※ 타이의 경우 도시 지자체(thesaban nakhon)의 크기가 전반적으로 작은 편으로, 3개의 아웃라이어(방콕, 짜오프라야 수라삭, 코사무이)를 제외하면 평균 면적이 31.6km²로 우리나라 최소 면적인 구리시(33.3km²)보다도 작음. 그래서 이 글에서는 타이 도시 인구를 시보다 상위 단위인 구(amphoe)의 도시지역(municipal area: 시·읍이 설치된 부분) 인구를 기준으로 하였음. 다만 흔히 제2, 제3의 도시로 받아들여지는 치앙마이와 나콘라차시마는 (구의 도시지역 인구상으론 2, 3위가 아니지만) 따로 빼서 정렬하였음.

사완나켓 Savannakhet (사진)

인구 91,684명(이하 2015년)으로, 사실 인구는 적지만 그래도 라오스 제2의 도시라 넣어봄. 흔히 ‘낙원의 도시’란 뜻의 사완나켓으로 불리지만 공식 명칭은 라오스 2대 대통령의 이름을 딴 ‘까이손 폼위한’. 도시는 메콩강 동쪽에 있으며, 서쪽 건너편으로 타이의 묵다한과 제2 타이-라오스 우의교(2007년 개통)로 연결되어 있어 양국을 연결하고 있음. 위성사진으로 보면 프랑스인들이 만들어놓은 격자형 도시구조가 얼핏 보임.

바탐방 Battambang (사진)

인구 151,827명(이하 2019년). 캄보디아 북서부에 있는 캄보디아 제3의 도시. 도시 일대는 톤레삽 호수 서쪽으로 펼쳐진 넓은 평야지대로 캄보디아의 주요 곡창지대이며, 도시의 주산업도 농업이라고. 크메르 제국 때 세워진 도시는 18세기 시암이 캄보디아 북서부를 차지한 이후 지역 중심지가 되었고, 프랑스 식민 시절에는 이곳도 사완나켓처럼 프랑스인들이 격자형 도시구조를 만들어 놓았다고 함.

우본라차타니 Ubon Ratchathani (사진)

인구 153,900명(이하 2010년). 타이 북동부 이산지방의 4대 도시 중 하나로, 메콩강의 지류인 문강을 끼고 있음. 타이 최동단 지역에 위치해 라오스 및 캄보디아 국경과 가까이 있음. ‘연꽃의 왕도’라는 이름을 가진 도시는 18세기 세워져 지역 중심지가 되었으며, 베트남 전쟁 시기에는 미군 공군기지가 위치했었다고. 불교 문화가 발달한 도시로 산림 수도승 문화와 여름마다 열리는 촛불축제가 유명하다고 카더라.

수랏타니 Surat Thani (사진)

인구 154,027명. 타이 남부에 있는 도시로 따삐강 하구에 접해 있음. 원래 반돈이라는 이름의 작은 마을이었다가 1915년 주도로 지정되었는데, 이때 도시 이름과 도시를 흐르는 강 이름이 인도의 항구도시 수라트에서 따와서 개칭되었다고. 도시는 고무와 코코넛을 수출하는 항구이며, 꼬사무이, 꼬파응안, 꼬따오 등 관광지로 유명한 인근 섬들로 가는 배들이 출발하는 곳이기도 함.

롭부리 Lopburi (사진)

인구 161,040명. 타이 중부에 있는 도시로 7세기 몬족이 세운 드바라바티 왕국 시절부터 있던 역사가 오래된 도시. 17세기 아유타야 왕조 시절 나라이 대왕이 이곳을 수도로 삼기도 했다고. 도시는 1930년대 타이의 독재자 피분송크람 장군 집권기에 대규모 군사기지가 들어서며 군사도시로 변모하였는데, 이때 로터리를 중심으로 한 원형 도로망이 특징적인 신도심이 건설되었다고 함. 

송클라 Songkhla (사진)

인구 183,666명. 타이 남부에 있는 항구도시로, 송클라 석호와 타이만(灣) 사이로 튀어나온 반도에 위치함. 중세 때부터 해상무역의 중심지로 번성했던 도시라고. 말레이어로 ‘사자의 도시’란 뜻의 시명에서도 드러나듯 말레이의 영향이 강한 곳으로 과거엔 말레이 술탄국이 위치해 있었다가 1680년 아유타야가 도시를 정복했는데, 최종적으로 1909년 영국-시암 조약에 따라 시암령으로 확정되었다고.

우돈타니 Udon Thani (사진)

인구 200,705명. 타이 북동부 이산지방의 4대 도시 중 하나로, ‘북쪽 도시’라는 이름에 걸맞게 4대 도시 중 가장 북쪽에 위치함. 19세기 라오푸안족의 봉기를 진압하기 위해 세워진 군사 기지가 도시의 시초로, 1960년대 베트남 전쟁 시기 미 공군기지가 들어서면서 경제적으로 발전했다고 함. 현재는 타이 북동부의 주요 상업 중심지 중 하나로 라오스로 넘어가는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함.

시엠립 Siem Reap (사진)

인구 225,607명. 캄보디아 북서부 톤레삽 호수 북쪽에 있는 도시. 과거 크메르 제국의 수도 앙코르가 위치했던 곳으로, 위성사진에서도 딱 봐도 거대해 보이는 유적이 도시 북쪽에 굉장한 존재감을 드러냄. 시엠립은 한동안 작은 마을이었다가 20세기 관광 산업의 발달과 함께 일약 캄보디아의 주요 도시로 떠올랐는데, 2000년대 이후로는 바탐방을 제치고 캄보디아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가 되었음.

푸껫 Phuket (사진)

인구 258,480명. 타이 남서쪽 안다만해에 떠있는 푸껫섬에 있는 도시. 원래 말레이인들이 살던 푸껫은 16세기 이래 유럽과 주석을 교역하던 광산촌으로 주로 화교들이 채굴에 종사했는데, 이 때문에 중국-포르투갈 양식 건축물들이 구시가지에 많이 존재한다고. 1970년대 이후 빠통을 비롯한 섬 서쪽의 해변들이 세계적 관광지로 발전하면서 섬의 주산업은 관광업으로 전환되었고, 인구 역시 크게 늘어남.

라용 Rayong (사진)

인구 267,521명. 타이 동부의 도시로 방콕에서 동남쪽으로 약 180km 떨어져 있음. 원래 도시는 타이만에 접한 어항이었는데, 90년대 이후 타이에서 가장 큰 산업단지인 맙따풋 산단이 도시 서쪽에 조성되고 외곽에는 글로벌 자동차 생산사들의 공장이 들어서면서 화학 및 자동차 산업 중심의 공업도시로 발전하였음. 덕분에 라용주의 1인당 GRDP는 3만 달러대로 타이에서 제일 높다고 카더라.

시라차 Si Racha (사진)

인구 277,395명. 방콕 동쪽의 촌부리-시라차-파타야로 이어지는 타이 제2의 도시권의 중간 부분(?)으로 행정적으로는 북쪽의 어항인 시라차, 내륙의 공업도시인 짜오프라야수라삭, 그리고 타이 최대의 컨테이너 항구가 있는 남쪽의 램차방까지 3개 도시로 구성됨. 일본 기업들의 공장이 많아서 재팬타운이 형성되어 있다고 카더라. 사실 여긴 도시 자체보다도 여기서 유래한 핫소스인 스리라차 소스가 유명한 것 같기도 ㅋㅋ;

파타야 Pattaya (사진)

인구 320,262명. 방콕에서 동쪽으로 150km 떨어진 도시로 타이만 동쪽의 긴 해변을 끼고 있으며, 촌부리-파타야 도시권의 제일 남쪽 부분. 원래 어촌 마을이었으나 1960년대 베트남 전쟁 때 타이에 주둔한 미군들 사이에서 해변 휴양지로 알려지면서 관광지로 성장했고, 현재는 방콕과 푸켓과 더불어 타이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참고: 2018년 세계 관광객 순위) 지역 중 하나가 되었음.

촌부리 Chonburi (사진)

인구 321,149명. 타이 동부 촌부리주의 주도로 촌부리-파타야 도시권의 제일 북쪽에 해당하며, 방콕에서는 약 90km 떨어져 있음. 북쪽으로 방콕, 남쪽으로 램차방 항구와 이어져서 교통이 편리한 곳에 있는데, 그래서인지 최근 수십년 간 도시 주변으로 공장들이 대규모로 들어서면서 어항에서 산업도시로 변모하는 게 위성사진에서도 잘 보이는 듯.

핫야이 Hat Yai (사진)

인구 392,593명. 타이 주요도시 중 가장 남쪽에 있는 도시로, 행정적으론 송클라주에 속함. 원래는 작은 시골 마을이었으나 20세기 철도가 놓이면서 교통 중심지가 되어 빠르게 발달했고, 현재는 타이 남부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말레이시아로 넘어가는 관문이 되었음. 역사적으로 말레이 영향이 강했던 곳이라 도시에는 말레이인과 화교가 많이 산다고.

콘깬 Khon Kaen (도시)

인구 416,475명. 타이 북동부 이산지방의 4대 도시 중 하나로 이산지방 중앙에 위치해 교통의 요지라고. 도시의 역사는 18세기 시암이 이산을 정복한 이후 시작되었는데, 현재의 위치엔 1879년 도시가 세워졌다고 함. 방콕과 비엔티안을 연결하는 미뜨라팝 고속도로와 서쪽으로 미얀마, 동쪽으로 라오스로 연결되는 12번 고속도로가 이곳에서 교차하고 있음.

나콘라차시마 Nakhon Ratchasima (사진)

인구 213,577명. 실제 도시 인구는 50만 정도로 추산된다는데, 시가지 규모도 위성사진으로 보면 다른 이산 도시보다 큰 느낌. 도시는 크메르어에서 유래한 ‘코랏’이란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음. 이산의 서쪽 가장자리에 있는 도시는 17세기 아유타야의 나라이 대왕에 의해 북동쪽 국경을 방어하기 위해 세워졌고, 이후 북동부에서 가장 중요한 정치·경제적 중심지 역할을 해오고 있다고.

비엔티안 Vientiane (사진)

인구 620,157명. 라오스의 수도이자 최대도시로 이름을 풀이하면 ‘백단향의 도시’. 라오스는 산악국이지만 비엔티안은 너른 평야지대에 위치함. 16세기 란쌍의 수도가 루앙프라방에서 옮겨왔고, 이후 비엔티안 왕국의 수도를 거쳐 독립 라오스의 수도로 기능하고 있음. 도시는 메콩강을 남쪽으로 끼고 타이와 마주보고 있으며, 1994년 타이-라오스 우의교가 개통되어 육로로 연결되어 있음. 

치앙마이 Chiang Mai (사진)

인구 336,007명. 타이 북부에 있는 제2의 도시로 위성도시를 포함한 인구는 100만 명 정도. 도시는 해발 300m의 분지에 위치해 있으며 높이 1600m의 도이수텝산을 서쪽으로 끼고 있음. ‘새로운 도시’란 이름의 도시는 13세기 란나 왕국의 새로운 수도로 지어졌으며, 18세기 왕국의 멸망 때까지 수도 역할을 해옴. 위 짤 축척에선 잘 안 보이지만 도시는 정사각형 해자로 둘러싸인 옛 도시를 신시가지가 둘러싼 모양새.

프놈펜 Phnom Penh (사진)

인구 2,189,460명. 캄보디아의 수도이자 최대도시로 캄보디아 양대 하천인 톤레삽강과 메콩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위치함. 도시의 역사는 중세로 거슬러올라가지만 본격적으로 발전한 것은 수도가 된 프랑스 보호령 시기로 당시의 영향으로 도심부엔 프랑스 양식 건물들이 많다고. 90년대 내전 종료 이후 도시는 급속한 팽창을 겪고 있는데, 위성사진으로도 시가지의 확장과 매립되는 호수들이 눈에 들어옴.

방콕 Bangkok (사진)

인구 8,305,218명. 짜오프라야강 하류에 접한 타이의 수도이자 최대도시. 타이어 이름은 ‘천사의 도시’란 뜻의 끄룽텝인데 엄청나게 긴 공식명칭을 축약한 것. 도시는 1782년 짜끄리 왕조를 연 라마 1세가 라따나꼬신섬을 수도로 삼으면서 세워졌고, 국제무역을 통해 대도시로 발전하였음. 타이의 명실상부한 수위도시로 정치·경제적 중심지이며, 아시아 관광의 허브도시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도시이기도 함.

방콕과 주변의 논타부리, 사뭇쁘라깐 등 위성도시를 합한 방콕 대도시권(BMR)은 동남아시아에서 자카르타와 마닐라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도시권으로, 타이 인구의 4분에 1에 해당하는 1600만 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음. 특히 경제적으로는 타이 GDP의 47.5%가 여기서 나온다고. 제2의 도시인 치앙마이가 인구 100만임을 감안하면 수위도시화의 정도가 세계적으로도 두드러지는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