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원문 : TS衛生兵さんの成り上がり (syoset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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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 서부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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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 마슈데일 철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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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 동계 행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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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 북부 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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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 사바트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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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쿠샤한테 가게를 맡겨두기만 했단 말이지. 평소의 감사도 할 겸, 가끔은 멋 좀 부리게 도와줘도 되지 않겠어?」

「하이구야, 개않다」

 

 그날 아침.

 

 저는 꽁냥거리는 부부를 곁눈질하며 세돌 군의 환복을 돕고 있었습니다.

 

「예쁜 목걸이네요」

「그제? 고무지치고는 센스가 있대」

「내 마누라만큼은 항상 아름다웠으면 하는 게 남편의 마음이야」

 

 고무지는 쿠샤 씨의 선물도 준비했었습니다.

 

 그는 엄청 비싸 보이는 붉은 보석이 달린 목걸이를 쿠샤 씨의 목에 걸어주었습니다.

 

 고무지 왈, 오랜만에 힘깨나 썼다고 합니다.

 

「고맙다. 보물로 간직하께. 또 바치래이, 달링」

「네네~」

 

 목걸이를 어루만지며 발을 동동 구르는 쿠샤 씨를 보며 고무지는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세돌 군은 그런 둘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습니다.

 

「토우리 쨩은 액세서리 같은 거 필요 없나?」

「아뇨, 저는」

「내가 쓰던 거라도 개않으먼 주까?」

 

 여자들은 액세서리를 좋아한다고들 하지만, 쿠샤 씨의 눈빛은 한층 더 각별했습니다.

 

 분명 선물해준 사람이 고무지라서 더욱 그런 거겠죠.

 

「토우리 쨩은 어데……, 붉은 것보다는 푸른색 계열이 어울릴 거 같구마. 쪼매 기다리래이. 좋은 거느 다 나눠 쓰는 거 아이겄나」

「아, 그게, 저는」

 

 하지만 저는 꾸미는 것에 그다지 관심이 없습니다.

 

 직업도 직업인지라 화장 정도만 해도 꺼려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액세서리를 선물 받아도 솔직히 난감할 뿐이지만…….

 

「그쯤 해둬. 선배는 그런 거 별로 안 좋아하는 거 같더라」

「에, 맞나?」

「아직은 뭐가 좋은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 곤혹을 눈치챈 고무지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었습니다.

 

 이 남자는 처음부터 제가 액세서리류에 흥미가 없다는 것을 눈치채고 있었나 봅니다.

 

 그런 기묘한 눈치는 역시 상인답다고 해야 할까요.

 

「아깝구마. 토우리 쨩 늘상 촌시런 옷만 입고 댕기니께 꾸며주고 싶었는데」

「그래도 제 몸에는 딱 맞습니다」

「괜찮잖아. 그건 그거대로 선배의 매력이니까」

 

 뭐어, 저는 그런 면에서는 일반적인 여자들과 감성이 다르다는 거겠죠.

 

 쿠샤 씨는 저를 아쉽다는 듯이 바라보다가 고무지에게 감사의 키스를 했습니다.

 

 고무지도 답례의 키스를 보내려는 모습이었기에, 저는 말 없이 세돌 군의 눈을 가렸습니다.

 

 참……, 아침마다 보는 모습이지만 저 러브러브한 열기는 적응이 안 됩니다.

 

 

「오늘은 출근날이니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다녀오래이」

「토우리 바이바이」

 

 저는 둘의 열기에 타버리기 전에 직장으로 물러났습니다.

 

 너무 행복해서 눈부신 그 풍경으로부터 도망치듯이.

 

 

 이날은 고무지가 집에서 세돌 군을 돌봐줄 예정이었습니다.

 

 저는 평소처럼 아니타 씨의 진료소에서 응급진료를 도울 생각이고요.

 

 고무지 잡화점의 간판 여직원인 쿠샤 씨는 오늘도 활기차게 일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평온하고 조용한 나날.

 

 저를 따라 현관 밖까지 마중 나와서 손을 흔들어주는 세돌 군에게 미소를 돌려주고는 아니타 씨의 진료소로 향했습니다.

 

 그 미소가 두 번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거라는 사실도 모른 채.

 

 

 

 

 

 

 고무지의 잡화점은 원래 창고로 쓰이던 건물을 개조한 것입니다.

 

 장소는 고무지 저택의 바로 옆으로, 도보로 왕복 1분 거리에 있습니다.

 

 그 창고의 입구에 카운터를 설치해놓고, 주문받은 상품을 쿠샤 씨가 가져오면 대금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점원이 여자 혼자면 조심성이 없는 게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가게 앞은 사람의 왕래가 잦아서 강도가 들어와도 누군가가 도와줄 테니 괜찮을 겁니다.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시간대가 되면 쿠샤 씨는 일찍 문을 닫는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태까지는 큰 문제 없이 그녀 혼자서 가게를 볼 수 있었습니다.

 

 

「……꽤 벌이가 짭짤한 모양이네」

「하모, 손님들 덕분이지예」

 

 쿠샤 씨는 그날도 평소처럼 싱글벙글 웃는 얼굴로 가게의 카운터를 보고 있었습니다.

 

 다만, 그날은 고무지한테 선물받은 고급 목걸이를 목에 걸친 덕에 평소보다도 더 기분이 좋았던 거겠죠.

 

「그 목걸이는 얼마나 했수?」

「글쎄예? 서방님이 사준 거라」

「남편이 무슨 일을 하길래?」

「행상입니더. 그이가 사들인 물건을 파는 게 내 일이지예」

「쯧」

 

 그런 그녀의 웃음을 보고 점내로 들어온 손님은 혀를 찼습니다.

 

 그 이유는.

 

「부정하게 많이도 쌓아둔 모양이네」

「뭐라꼬예?」

 

 그 손님은 어느 과격한 사상가로 인해 「자산가는 조국을 좀먹는 적」이라는 인식이 심어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니죠, 엄밀히 말해서 그 남자는 손님이 아니라,

 

「너희들 탓에 얼마나 많은 무고한 시민이 죽었는지 알아?」

「그, 손님?」

「네놈들이 자신들 배나 불리겠다고 사치를 부려댄 탓에……」

 

 처음부터 약탈을 목적으로 오셀로 마을을 방문한 폭도 중 하나였습니다.

 

 

 

 

 

 그건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평화로웠던 마을에 갑자기 커다란 비명이 들리더니 직후 몇 발의 총성이 울려 퍼졌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래?」

「……뭔가 께름칙한 분위기네요」

 

 이때, 저는 아니타 씨의 진료소에서 한창 일하던 중이었습니다.

 

 진찰을 잠시 멈추고 창문을 통해 밖을 살펴보니, 어떤 남자가 총을 쥔 채 목이 찢어져라 무언가를 외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혁명에───」

「────촌장을 불러────」

 

 그건 비루한 차림을 한 수십 명의 무장 집단이었습니다.

 

 너무 멀어서 대화 내용은 단편적으로밖에 들리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돈과 식량과 재산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게 혁명을 위한 일이자 조국을 구하는 길이니 협력하라는 말투였습니다.

 

「강도들이네. ……어쩐 일이지」

「촌장을 부르라는 둥 말하고 있는데요……」

 

 그들은 지나가는 주민들을 위협하며 입속에 총구를 들이밀었습니다.

 

 저 상태로 발포하면 머리가 터져 날아가버리겠죠.

 

 위협받은 마을 사람들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려 있었습니다.

 

「아, 아앗, 영감……」

「……큭」

 

 그런 난폭한 남자들의 부름에 응하듯 어떤 노인 한 명이 덜덜 떨며 앞으로 걸어 나왔습니다.

 

 저는 그 노인을 본 기억이 있었습니다.

 

 이전에 제가 바냐에서 대화를 나눈 노신사였습니다.

 

「……」

「그러니까, ……」

 

 남자는 노인과 말을 나눴습니다.

 

 노인은 허리를 낮추고 꾸벅꾸벅 머리를 숙여가며 무언가를 교섭해 나갔습니다.

 

 그는 필사적으로 머리를 숙여 폭도에게 무언가를 간청하고 있었습니다.

 

「앗!」

 

 잠시 대화를 나눈 뒤.

 

 무장한 남자는 천천히 노인을 향해 총을 겨눴습니다.

 

 노인은 놀라서 눈을 크게 떴고, 남자는 비릿하게 입가를 일그러뜨렸습니다.

 

「안 돼, 영감 도망ㅊ……」

 

 직후, 마을에 커다란 총성이 울려 퍼지고, 노인의 머리가 솟구쳐 날아갔습니다.

 

 커다란 비명이 마을을 감싸고, 머리를 잃은 노인은 힘 없이 풀썩 쓰러졌습니다.

 

「이 남자는─── 우리한테 협력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혁명을 가로막는 적에───, 목숨 걸고 싸울 각오가───」

 

 노인의 머리를 날려 죽인 남자는 다시금 연설을 재개했습니다.

 

 아마도 노인은 마을을 위해 그의 요구를 거절했던 거겠죠.

 

 그 결과로 총살당한 겁니다.

 

「지금부터 징수를 시작───」

 

 난폭한 남자들은 흩어져서 각자 총을 쥔 채 민가를 수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주민들에게 총구를 겨누어 집에서 재산을 강탈했습니다.

 

 없는 척을 하는 집은 그대로 불태웠고, 참지 못하고 튀어나온 사람들은 쏴 죽였습니다.

 

「우리는 비겁한 자들을 용서하지 않는───」

 

 그건 이견의 여지 없는 약탈 행위였습니다.

 

 노인을 죽임으로써 진심이라는 것을 보이고 신속하게 재물을 빼앗는 저 수법.

 

 저 익숙한 행동거지로 보건대, 이미 수차례 약탈을 반복해왔던 거겠죠.

 

「여, 여기로 오면 내가 상대할게. 토우리 쨩, 환자들을 안쪽으로 숨겨줘」

 

 아니타 씨는 얼굴을 새파랗게 질리면서도 그리 말하며 현관으로 향했습니다.

 

 진료소의 주인으로서 화살받이가 되려는 셈인 것 같습니다.

 

 이런 비상시에 한때 군인이었던 제가 취한 행동은…….

 

 ……진료실 구석에서 새파랗게 질린 채로 몸을 굽히고 떠는 것이었습니다

 

 

「히익, 또 총소리가」

「대체 뭔데 저놈들……!!」

 

 

 저는 무력했습니다.

 

 총소리가 들릴 때마다 공포로 심장이 얼어붙어 눈물을 글썽이는 것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장비도 뭣도 없는 지금의 저는 무장한 집단에 대항할 수단이 없습니다.

 

「……고무지」

 

 바깥의 강도들은 이윽고 고무지의 집에까지 쳐들어갔습니다.

 

 분명 그의 재산과 상품을 기둥 째로 뽑아 갈 심산이겠죠.

 

 고무지는 언변이 좋으니 심한 꼴은 당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걱정입니다.

 

「빌어먹을. 대체 뭐냐고」

 

 설마 대낮부터 당당하게 쳐들어오는 강도가 있을 줄이야.

 

 이 구역의 경찰이랑 군대는 뭘 하고 있는 걸까요.

 

 허리가 덜덜 떨려서 움직여지지가 않습니다.

 

「괘, 괜찮을 거야 의사 선생. 여차하면 내가」

「죄, 죄송합니다」

 

 제 안색이 어지간히도 심각했는지, 환자분에게 도리어 걱정을 받고 말았습니다.

 

 전장에서 있다 온 만큼 총소리는 익숙할 터인데……. 저야말로 이 자리의 누구보다도 침착해야 하는데도.

 

「……괜찮, 을 겁니다」

 

 아뇨. 그게 아니군요.

 

 오히려 제가 전장 출신이기 때문에 총소리에 더욱 겁먹고 떨림을 멈출 수 없는 거겠죠.

 

 총의 무서움을 알고 있기 때문에 공포에 잡아먹힌 겁니다.

 

 그 무기가 얼마나 간단히 사람의 목숨을 빼앗을 수 있는가. 위생병이었던 저는 누구보다도 뼈저리게 알고 있습니다.

 

 ……아아, 한심하기 그지없어.

 

 그런 자조와 함께, 저는 눈을 감고 울었습니다.

 

 ……그때.

 

 탕 하고.

 

 고무지의 집 쪽에서 돌연 커다란 총성이 울렸습니다.

 

「……큽!」

「토우리 쨩?!」

 

 똑똑히 들었습니다. 그의 집에서 큰 총소리가 울린 것을.

 

 저 집에서 누군가가 쏘였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이 미친 순간 허리의 떨림이 멈췄고, 눈치채 보니 저는 이미 일어나 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니타 씨」

「왜, 왜 그래, 토우리 쨩」

「저는 고무지의 상황을 보고 오겠습니다」

「자, 잠깐!」

 

 안 좋은 예감이 들어 심장 박동이 멈추지 않습니다.

 

 무언가 치명적인 일이 일어난 것 같은 오한에 목구멍이 말라갔습니다.

 

「……이쪽에 폐가 가지는 않도록 하겠습니다!」

「야!」

 

 저는 고무지에게 받은 검은 금속 상자를 어께에 메고 진료소 뒷문으로 뛰쳐나갔습니다.

 

 장난치지 마세요. 고무지는 말주변이 좋은 게 장점이잖아요.

 

 어째서 총소리가 들리는 건데요.

 

「……」

 

 저는 달렸습니다. 만에 하나라도 무슨 일이 생긴다면 고무지를 구해야 하는 건 접니다.

 

 제 최근 몆 개월의 평화는 고무지 덕분에 존재했던 겁니다.

 

 그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내버려둘 수 없습니다.

 

 저는 적의 위치를 확인해가면서 주택가의 뒷골목을 달렸습니다.

 

 발포음이 들리고 아직 몇 분밖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즉사만 아니라면 아직 살릴 가망은 있습니다.

 

 아무한테도 들키지 않도록 발소리를 죽이면서,

 

 발각되지 않게 천천히 고무지의 집의 뒷문 근처까지 달려서…….

 

 

「……아」

 

 

 도착한 고무지 잡화점의 입구엔.

 

 낯익은 여자……, 쿠샤 씨의 목이 피를 흩뿌리며 굴러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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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주말 아니면 힘들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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