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 TS衛生兵さんの成り上がり (syoset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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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 서부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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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 마슈데일 철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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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 동계 행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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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에 들어서고 한 달 정도가 지났습니다.

 

「후견인, 말입니까?」
「그래」

 

 느릿느릿 동계 행군을 이어나가며 위생소대의 업무에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을 무렵.

 

 저는 아리아 대위에게 불려 어떤 제안을 받았습니다.

 

「일전의 철수전에서의 공적은 베르디한테 들었다. 부디 귀관의 공적을 치하하고 싶군」

「감사합니다」

「하지만 귀관은 이미 나이와 경력에 비해 충분하고도 남을 지위에 올라와 있지. 그 이상의 진급은 전례가 없을 정도로」

「네. 이미 과분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듣자 하니, 아무래도 지난번에 중위로 진급한 베르디 씨가 철수전 때의 제 공적을 보고한 모양으로, 이를 치하하기 위해 저를 불렀다고 합니다.

 

「……뭐, 딱딱한 말은 이 정도로 해둘까. 지금은 주변에 아무도 없고 말이지」

「네」

「미안하지만 토우리, 훈장은 베르디에게 양보해줘라. 성실하고 공부 잘하는 그 녀석이라면 일이 좀 늘어나도 멀쩡할 거야」

「그래 주시면 저도 감사합니다」

 

 아마 아리아 대위는 저를 이 이상으로 출세시킬 생각이 없는 것 같았습니다.

 

 저로선 매우 감사한 일입니다.

 

「그래서 승진 이외에 어떻게 하면 네 공적에 보답할 수 있을지 생각해봤는데 말이다. 문득 고아들의 후견인 제도가 떠올라서 이거라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다」

「후견인이라 하심은……?」

「다른 말로는 보호자겠군. 네게 무슨 일이 생겼을 때 그 뒤를 봐줄 보증인이다」

 

 아리아 대위의 제안이라 함은, 무려 그녀 본인이 제 후견인을 맡아준다는 얘기였습니다.

 

 아리아 대위는 렘벨 소령의 딸로, 이 대대의 대장입니다.

 

 뒷배가 되어준다면 이보다 든든한 사람은 없겠죠.

 

「나는 아버지처럼 인맥으로 너를 우대할 생각은 없지만, 후견인이 된다면 뭔가 곤란한 일이 생겼을 때 끼어드는 것 정도는 할 수 있겠지」

「네, 대위님」

「예를 들어 네가 중상을 입어 퇴역이 불가피해졌을 때, 내가 후견인으로 있으면 치료나 생활에 원조를 해주마. 너한테는 꽤 도움 되는 얘기라고 생각한다만」

「말씀대로 매우 감사한 제안입니다. ……왜 저한테 이렇게까지 해주시는 겁니까?」

 

 그 제안은 저한테도 아주 매력적인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고향이 불타고 의지할 수 있는 친척조차 없는, 그저 이 몸뚱어리 하나가 전부인 사람입니다.

 

 만약 군 생활을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부상을 입는다면, 의지할 곳이 없는 저는 돈을 벌 수단이 없어 길가에 쓰러져 죽어버리겠죠.

 

 하지만 아리아 대위가 뒤를 봐준다면 얘기는 크게 달라집니다. 그녀의 가문은 군사 명가이고, 아버지인 렘벨 소령은 이 군대의 최고 권력자입니다.

 

 분명 제가 부상당하더라도 잘 대해줄 겁니다.

 

「토우리, 너는 내 가족을 두 번이나 구해 줬다. 마슈데일에서는 아버지를 궁지에서 구해 줬고, 전날에는 사촌 동생 베르디의 생환에 큰 공적을 남겼지. 말하자면 우리 가문의 은인이라 할 수 있다」

「아뇨. 저는 직무에 충실했을 뿐입니다」

「그것만으로도 내가 네 후견인이 되기에는 충분한 거야」

 

 아리아 대위는 다정한 말투로 그렇게 말을 이었습니다.

 

「아버지와도 끝난 얘기다. 바로 찬성해주셨다고? 좋은 생각이라며 말이야」

「……」

「부디 네 뒷바라지를 하게 해주지 않겠나, 토우리」

 

 

 

 

 

 

 

 

 

 

 저한테는 마다할 이유가 없는 제안이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아리아 대위님」

「그래. 맡겨줘라. 실이 되지는 않을 거다」

 

 저는 흔쾌히 아리아 대위의 제의를 받아들였습니다.

 

 어쩌면 저는 가족이라는 존재에 굶주려 있었던 걸지도 모릅니다.

 

 태어나보니 고아였고, 유일하게 마음 둘 곳이었던 고아원마저 잃어, 소중한 사람이라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전우들뿐.

 

 그래서 어딘가 마음의 버팀목이 되어줄 사람을 찾고 있었다, 그런 기분이 듭니다.

 

「얘기는 이상이다. 토우리, 이제껏 이상으로 마음 편하게 의지해라」

「감사합니다」

 

 사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아리아 대위는 순수한 선의로 제안해준 모양이지만, 그 배후의 렘벨 소령의 속내는 시커멨습니다.

 

 군에도 다양한 파벌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지금 이 군에 있는 지휘관의 대부분은 렘벨 소령 파벌의 병사들입니다.

 

 다양한 군벌이 있지만, 현재 상황에선 『사바트에 대한 철저 항전』밖에 답이 없음을 알고 있기에 방침 때문에 옥신각신하는 일은 없습니다.

 

 국가 비상 상황이므로 어느 정도 일치단결한 겁니다.

 

 그럼에도 물밑에서는 대량의 전사자로 인한 빈자리의 쟁탈전이 일어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원래도 렘벨 소령의 파벌은 집안 편애가 심하고, 자신의 손이 닿는 사람을 중역으로 세우는 악습이 있습니다.

 

 그러던 차에 제가 남부군으로부터 위생병을 원조받길 희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소령은 의구심을 품었습니다.

 

 위생부는 군의 심장입니다. 만약 제가 파견 온 위생병의 밑으로 들어가 그 파벌에 포섭된다면 위생부에 대한 렘벨 소령의 영향력은 매우 낮아집니다.

 

 거기서 아리아 대위의 후견인 제안을 듣고 「그 수가 있었군」이라며 찬성한 겁니다.

 

 위생부에 대한 영향력도 유지하고, 저에 대한 포상도 되는 일석이조의 방안.

 

 그리하여 저는 아리아 대위에게 후견받는 입장으로 렘벨 소령의 파벌에 편입하게 되었습니다.

 

 말은 그렇지만, 저한테는 무언가 크게 바뀌지는 않고 『뒷배가 생겼다』 정도의 인식이었습니다.

 

 제가 이런 군벌 관계를 의식하게 되는 건 이보다 훨씬 훗날의 일입니다.

 

 

 

 

 

 

 

 

 

 

「애초에 겨울에 대대적인 공세에 나서는 것은 리스크가 너무 크다」

 

 후견인이 생긴 김에 앞으로의 전투 예정에 대해 아리아 대위에게 물어보니.

 

 아리아 대위는 군사 기밀 때문에 자세히는 알려줄 수 없다고 전제한 뒤에, 사실상 거의 전부를 알려주었습니다.

 

「만약 사바트군과 참호 너머로 대치하는 상황이었다면 조금은 공세에 나설 수도 있었겠지」

「네」

「그러나 지금처럼 적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어떻게 공격 작전을 실시하겠나. 적의 정확한 위치를 알아내지 못하는 한 우리는 예정 합류 지점을 목표로 느릿느릿 진군할 수밖에 없는 거야」

 

 그녀의 반응으로 보아 당분간은 전투가 벌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 당분간은 부하의 육성에 집중해 달라는 얘기겠죠.

 

「수도에서 위생소대의 보충이 올까요?」

「위생소대의 결원 보충은 현재로선 어렵다. 조금만 기다려줬으면 해」

「알겠습니다」

 

 혹시나 해서 위생병의 보충 전망을 물어봤으나 여의치 않은 것 같았습니다.

 

 소대장은 부대에 결원이 발생했을 경우, 보충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도 윈에서는 물자는 정기적으로 보급해주지만, 병사는 좀처럼 보내주지 않습니다.

 

 오스틴군은 안 그래도 병사들을 필사적으로 긁어모으는 중입니다.

 

 즉시 전선으로 보낼 수 있을 정도의 여유는 없는 거겠죠.

 

 

 

 

 

 그러니 저는 살아남은 소대원들을 소중히 지켜내야 합니다.

 

 체력도 있고 믿음직한 케일 씨.

 

 늘 자신이 넘치지만, 자신에게는 엄격한 아르노마 씨.

 

 엘마 씨를 비롯해 위생병을 보조해주는 간호병분들.

 

 이 몇 안 되는 인원으로 군대 전체의 건강을 지켜내야 합니다.

 

 

 

 그러니.

 

 

「저, 아르노마 씨. 또 옆구리에 멍이」

「아……」

 

 

 아무리 아르노마 씨가 어른이라고 해도 괴롭힘을 보고도 못 본 체할 수는 없습니다.

 

「역시 이상합니다. 아르노마 이등위생병, 그 타박상이 생긴 경위를 상세하게 보고해주세요」

「아……, 아니, 그」

「어려서 미덥지 않게 느껴지실지도 모르지만, 당신의 상관으로서 더는 간과할 수 없습니다. 정확한 보고를 부탁합니다」

 

 제가 아르노마 씨의 멍을 알아채고부터 대략 보름.

 

 이따금 그의 부상에 대해 물었으나 대충 흘려넘긴 탓에 깊게 참견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슬슬 제대로 된 보고를 받고 싶습니다.

 

「누군가한테 당하신 건가요, 아르노마 씨. 이건 분명 구타당한 흔적이죠?」

「……아니, 아. 정말로 신경 쓰지 않았으면 해. 머잖아 매듭지을 생각이라서」

「당신의 위치로 어떻게 매듭을 지으신다는 겁니까. 저라면 공정한 상벌을 내려줄 상관에게 연결해줄 수 있습니다. 제발 상의해주세요」

「뭐…… 분명히 싸움이 있긴 했지만, 진짜로 문제는 없어. 혼자서 잘 해결해 볼게」

 

 제 힐문에도 아르노마 씨는 여전히 애매한 미소를 띄우며 얼버무렸습니다.

 

 알렌 씨는 내버려 두라고 했지만, 아르노마 씨는 중요한 위생소대 동료입니다.

 

 그 혼자에게 해결을 맡기는 것보다 상관인 저와 고민을 공유하는 편이 더 좋을 게 분명합니다.

 

「아하하, 꼬마 소대장님은 상태가 완전히 호전된 거 같아서 다행이네. 그래도 소대장님이 나오면 조금 상황이 까다로워질 것 같아서 말야」

「그렇군요. 그럼 상황을 봐가며 겉으로는 보이지 않게 배려하겠습니다. 이제 그 상황을 보고해주시겠습니까?」

「……」

「방금 아르노마 씨의 입으로 싸움이라는 말을 꺼내셨죠. 부하의 트러블에 대해서는 상관에게도 책임 소재가 있습니다」

 

 아르노마 씨와 케일 씨는 제가 심적으로 몰렸을 때 도움을 주셨습니다.

 

 돌이켜보면, 허공을 바라보며 중얼거리는 건 서부전선에서 몇 번이고 보아온, 신병들이 부서지기 직전의 전형적인 징후였습니다.

 

 그런 상황이었는데도 저는 『이대로면 위험해』라는 자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혼자서 고민을 끌어안으면 상상 이상으로 시야가 좁아지기 십상입니다.

 

「이건 명령입니다. 보고해주세요」

 

 그러니 이런 건 똑바로 보고해주셔야겠습니다.

 

 

「……후우. 명령이면 어쩔 수 없네. 알았어, 꼬마 소대장님」

「이해해주셨나요」

「다만 조금 설명이 길어질 것 같아서. 나도 생각을 정리하고 나서 설명하고 싶어」

 

 아르노마 씨는 제 열의에 기가 눌렸는지 쓴웃음을 지으며 마침내 납득해 주었습니다.

 

「오늘 밤까지 보고서 형식으로 자세한 내용을 보고할게. 소대장님도 문서로 남기는 편이 상관과 상의하기 쉽겠지?」

「네, 알겠습니다. 그럼 보고서 작성을 부탁드립니다」

 

 지금 바로 얘기를 듣는 건 불가능했지만, 오늘 밤까지 자세한 내용을 문서로 적어서 가져와 준다고 합니다.

 

「그럼 서류 작성하러 가볼게. 기다리고 있으렴」

「네, 아르노마 씨」

 

 구두로 툭 보고하는 게 아니라 문서로 한다는 점에서 아르노마 씨의 사회 경험이 엿보입니다.

 

 그런 생각을 하며 저는 밤까지 그의 보고를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이때의 저는 정신은 회복했지만, 아리아 대위의 후견인 얘기 등으로 생각할 거리가 많아서 몇 가지 까먹고 있던 게 있었습니다.

 

 하나는 아르노마 씨가 외국 국적이었다는 점.

 

 그는 동쪽에 있는 플라멜이라는 나라 출신인데, 군대에서 타 국적의 병사는 스파이 의혹을 받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래서 알렌 씨도 아르노마 씨가 스파이 같다고 생각하면 증거를 잡고, 아닌 것 같으면 지켜주라고 제게 조언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르노마 씨를 그저 믿고만 있었습니다.

 

 스파이 같은 걸 실제로 본 적도 없는 데다, 아르노마 씨는 매우 뛰어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회복마법 솜씨는 아직 멀었지만, 다정하고 의지가 되는, 그리고 자신에게 엄격한 사람.

 

 그런 그의 인품에 마음을 열어버렸던 겁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일부 병사들은 스파이라는 자들이 어느샌가 군에 섞여들어 중요한 정보를 적에게 빼돌리는 족속들이라는 사실을 똑똑히 알고 있었습니다.

 

 군 경력이 길고 정보전의 중요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베테랑 군인들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는……, 파리스 준위는 계속해서 위생소대에 접근했던 거겠죠.

 

 외국 국적이자 『본인이 강하게 희망』하여 선발대인 렘벨군의 위생소대에 배속되었다는 플라멜인 위생병을 심문하기 위해서.

 

 

 파리스 준위는 처음부터 아르노마 씨를 의심하고 있었나 봅니다.

 

 아무래도 그는 조금 인종차별적인 생각도 지니고 있었던 모양이라, 플라멜인이라는 인종에 대해 『믿을 수 없다』, 『역겹다』 등의 부정적인 인상을 가지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런 그는 아르노마 씨의 정보를 듣고 「그럼 스파이가 틀림없군」이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라기보단 정확히는 저와 연결점을 만드는 계획을 꾸밈과 동시에, 위생소대에 얼굴을 보이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르노마 씨에게 공갈 및 심문을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때리고 차는 건 물론, 때로는 총기를 겨눈 적도 있다고 합니다.

 

 저는 파리스 준위가 뒤에서 그런 일을 벌이고 있었던 줄은 전혀 모르고.

 

 태평하게 「아르노마 씨는 미남이니까 다른 남자들의 질투를 사기 쉽겠지」라는 엉뚱한 추측을 하고 있었습니다

 

 정작 아르노마 씨는 신원 때문에 스파이로 의심받는, 저라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태에 빠져 있었음에도.

 

 

 

 

 그리하여 밤.

 

 결국 사건이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큰일입니다, 토우리 위생병장. 바로 출동해줄 수 있겠습니까」

「무슨 일입니까?」

 

 아르노마 씨가 오기를 기다리며 베르디 씨에게 제출할 금일 위생소대 근무 기록서를 작성하던 때.

 

 당황하며 위생부로 달려온 낯선 보병의 재촉을 받고, 저는 쌀쌀한 겨울의 밤중을 달려나갔습니다.

 

「……뭣」

 

 저는 서류를 작성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못 들었는데, 듣자 하니 베르디 중대의 야영지에 총성이 울렸다고 합니다.

 

 망을 보던 병사는 총성을 듣고 곧바로 소리의 출처로 향했습니다.

 

 그러자 캠프 내에서 뒤통수를 관통당해 죽은 시신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살 가망은 있습니까, 위생병장」

「살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그의 신체는 아직 따뜻했고, 총에 맞은 후두부에서는 동맥혈이 간헐적으로 뿜어져 나오고 있었습니다.

 

 엎드린 채 쓰러져 있는 그는 이미 사망이 확실해 보였습니다.

 

「파리스, 준위님……」

「아시는 분입니까?」

 

 

 그 인물의 정체는 지난 철수전에서 완벽한 정찰로 저희를 안전하게 철수시켜 준 일등공신, 파리스 준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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