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원문 : TS衛生兵さんの成り上がり (syoset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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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 서부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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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 마슈데일 철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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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 동계 행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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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 북부 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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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 사바트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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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산가는 죽여도 죄를 묻지 않는다.

 

 여태 일도 하지 않고 노동자들의 피땀을 취하며 사치의 극을 다한 악인들이다.

 

 그 응보로써 재산을 몰수하여 모두가 나눠 갖는 것이 새로 태어난 사바트의 법률이다.

 

 당시 저희를 향해 총을 겨눈 강도들의 주장은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고무지가 이제껏 집을 지켜와 준 쿠샤 씨에 대한 답례로써 분발해서 산 목걸이가 강도의 신경을 건드린 겁니다.

 

 목격자의 증언에 의하면, 쿠샤 씨는 저항할 틈도 없이 밀려 넘어져선 군용 나이프로 목을 슥삭슥삭 잘렸다고 합니다.

 

 마을에 울려 퍼진 최초의 비명은 쿠샤 씨의 것이었던 겁니다.

 

「……」

 

 이날 마을의 분위기는 이제까지 경험해 본 적 없는 색을 띄고 있었습니다.

 

 평소 주택가를 잇는 대로에선 초목과 흙의 내음에 섞여 향기로운 빵과 스프의 냄새가 풍기곤 합니다.

 

 지금 시간대라면 아이들이 뛰노는 목소리나 주부들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흔들리는 초목의 소리로 떠들썩했을 겁니다.

 

 그러나 이날은 화약 특유의 코를 찌르는 매캐한 냄새가 섞였고, 집들의 외벽에는 피가 낭자했으며, 여기저기에 움찔조차 하지 않는 육편이 굴러다녀니고 있었습니다.

 

 소리를 내는 것은 강도들의 노성이나 총소리뿐. 이따금 비명소리와 도움을 청하는 단말마만이 울려퍼졌습니다.

 

 「으, 으」

 

 저는 치미는 구역감을 억누르는 게 최선이었습니다.

 

 지옥의 문은 이리도 간단하게 열리는 거였나요?

 

 인간이란 이렇게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평화를 깨부술 수 있는 거였나요?

 

 

「……읏, 고무지!」

 

 

 쿠샤 씨는 초점 없는 눈으로 저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저는 필사적으로 호흡을 유지하며 총소리가 들렸던 거실 뒷문으로 우회했습니다.

 

 어쩌면 고무지까지 쏘였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넋 놓고 있을 틈이 없습니다.

 

 최소한 그와 세돌 군만이라도 구해야 합니다.

 

 

「……」

 

 벽 너머로 안쪽의 상황을 엿보니 남자 몇 명이서 대화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세돌 군의 엄청난 울음소리에 묻혀 내용은 잘 들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적의 기척에 주의하며 귀를 기울였습니다.

 

「복수의 발소리가 거실을 이동 중……」

 

 발소리의 중요성은 알렌 씨에게 수 차례나 가르침 받았습니다.

 

 보지 않고도 기척을 감지하여 적의 위치를 대략적으로 알아차리는 겁니다.

 

「목소리로 보면…… 강도는 두 명이려나요」

 

 거실 근처에서 세돌 군이 울고 있고, 그 안에서 적이 두 명 정도가 걸어다니고 있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달리 숨을 죽이고 있는 적이 있을 수도 있지만, 당장에 파악 가능한 건 이 정도입니다.

 

「……」

 

 

 좀 전에 커다란 총소리가 울렸었습니다. 즉, 적은 총으로 무장하고 있으리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저는 맨몸. 굳이 들자면 메스를 투척 무기로 사용할 수 있는 게 전부겠네요.

 

 메스 투척 같은 건 연습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솔직히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역시 제가 뛰어들어도 시체가 늘어날 뿐일 확률이 큽니다.

 

 빈틈을 찔러서 한 명을 어떻게 한다 치더라도, 다른 한 명이 총구를 겨눠 온다면 승산은 없습니다.

 

어떻게든 안에 갇힌 두 사람을 구할 방법이…….

 

 

 

────뒤는 잡았다. 무기가 없다고? 빼앗으면 돼.

 

────적당한 둔기로 뒤에서 머리를 내려치면 한 명은 쓰러뜨릴 수 있어.

 

────적의 진행 루트를 예측해. 슬슬 둘로 나눠질 때야. 고립될 타이밍에 덮쳐버려.

 

 

 

 

 ……그때 문득.

 

 누군가의 조언이 들린 것만 같았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적당한 크기의 둔기가 있었습니다.

 

 그건 던지기 좋은 사이즈로 굳은 흙덩어리.

 

 아마 세돌 군이 만들었을 특별한 경단. 딱딱하게 마른 진흙 경단이었습니다.

 

「……」

 

 진흙 경단을 주먹에 쥐고, 저는 슬쩍 집의 외벽에 달라붙어 상황을 살폈습니다.

 

 ……안에서 남자 한 명이 나와 창고로 향하는 것이 보입니다.

 

 아무래도 한 명은 거실의 가구를 밖으로 옮기는 역할이고, 다른 한 명은 창고를 물색하는 역할인 모양입니다.

 

 즉, 지금 집안에는 적이 한 명밖에 없다는 겁니다.

 

 

「……응?」

 

 저는 숨소리를 죽이고 뒷문을 열어 안으로 진입했습니다.

 

 움켜쥔 진흙 경단은 꽤 묵직했습니다.

 

 저는 야구공 정도 되는 흙덩어리를 있는 힘껏 휘둘러서,

 

「쥐새끼가 몇 놈 더 있었나?」

「에잇」

 

 남자가 뒤돌아보려던 찰나에 측두부를 향해 전력으로 투척했습니다.

 

「커, 억……」

 

 고작 진흙이라고는 해도, 나름대로 단련하고 있는 제 전력 투구는 무시할 수 없는 위력이었습니다.

 

 강도는 오른쪽 얼굴이 함몰되어 귀와 코에서 피를 뿜으며 실신했습니다.

 

「토우리!」

「세돌 군, 어딘가에 숨어 있어주세요」

 

 저는 그 남자가 손에 쥐고 있던 소총을 줍고선 곧장 현관 방향을 겨누었습니다.

 

「무슨 일이야?!」

「……」

 

 직후, 다른 한 명이 총을 겨눈 채로 집으로 돌격해왔고,

 

「네놈은 뭐냐!」

「【순(盾)】!!」

 

 서로의 모습을 확인한 순간, 거의 동시에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아얏……」

 

 저는 사격하자마자 바로 【순】을 전개했습니다.

 

 적의 탄환은 【순】을 파괴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궤도가 빗나가 종아리를 꿰뚫는 데 그쳤습니다.

 

 저는 고통에 무심코 얼굴을 일그러뜨렸습니다.

 

 그래도.

 

「아」

 

 제 탄환은 적의 콧등에 명중하여 적의 뇌수를 흩날리며 절명시켰습니다.

 

 적과 동시에 총격을 주고받는 훈련을 해둬서 다행입니다.

 

 순간적으로 【순】을 내지 못했다면 저는 하복부를 꿰뚫려 중상을 면치 못했겠죠.

 

「제 상처는 경상. 치료는 나중으로 미뤄도 됩니다. 고무지, 고무지는 무사한가요?」

「……여기, 야」

 

 저는 다리의 통증을 억누르면서 고무지를 찾았습니다.

 

 그는 탁자 밑에서 피를 토하면서도 살아 있었습니다.

 

「고무지! 다행입니다, 무사했군요. 바로 상처를 확인하겠습니다」

「아니, 됐어. 먼저 선배 다리부터 치료해」

「……제 다리는 치명상이 아닙니다. 고무지가 훨씬 중상이에요」

「그 정도는 나도 안다고」

 

 서둘러 고무지에게 달려간 저는 그 상처의 심각함에 내심 동요했습니다.

 

 출혈량으로 보건대, 틀림없이 치명상이었습니다. 몸은 이미 과다출혈로 죽기 직전이었고, 몇몇 장기는 파열해 있었습니다.

 

 이는 바로 수술에 들어가도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운 수준이었습니다.

 

「선배. 지금 시작해서 나를 치료할 시간이 있어?」

「네. 당신이 정신 차리고 버텨주기만 한다면 분명 늦지 않을 겁니다」

「내 말은 그게 아니야. 이렇게나 사방에서 총소리가 울려대는데, 도둑놈들 동료가 오기 전까지 가능하냐는 소리야」

 

 제가 고무지의 치료에 돌입하려는 순간.

 

 창백한 얼굴의 그에게 저지당해 치료하는 손을 멈췄습니다.

 

「세돌이를 데리고 도망쳐 줘, 선배」

 

 ……냉정하게 제 「직감」에 물어봤습니다.

 

 여기서 고무지의 치료를 시작하면 마칠 때까지 발각되지 않을 수 있는지를.

 

 

 복수의 장기 파열. 최대한 생략하고 급한 불만 끈다고 하더라도 수술에는 1시간 가까이 걸릴 겁니다.

 

 애초에 수술 중에 실혈사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무사히 마칠 확률은 3할 미만.

 

 그리고 수술 중에 강도들이 상황을 살피러 오지 않을 확률은…… 거의 0%.

 

 

 ……고무지를 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고무지, 저는 당신에게 구해졌는데」

「그런 표정 짓지 마. 나도 예전에 구해졌으니까 쌤쌤이야」

 

 고무지는 그리 말하며 웃고는 최후의 힘을 쥐어짜서 세돌 군에게 손짓했습니다.

 

 세돌 군은 딸꾹질하면서 천천히 아버지의 곁으로 걸어갔습니다.

 

「세돌아」

「……아빠?」

「아빠는 이제 안 될 것 같다. 이제부터는 엄마랑 선배가 하는 말을 잘 들으면서 살아가라」

 

 고무지는 상냥한 웃음을 띄우며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들의 얼굴을 쓰다듬었습니다.

 

「세돌아, 앞으로 남은 인생 동안 신용할 상대는 잘 골라야 해. 의리를 보답할 줄 아는 사람의 신뢰는 절대로 배신하면 안 돼. 사람을 속이고 다니는 교활한 놈들은 역으로 철저하게 속여버려」

「……?」

「지금은 몰라도 괜찮아. 세돌이가 컸을 때 다시 떠올려 주면 돼. 그렇지. 우선 이 선배만은 절대로 배신하지 마. 이 사람은 무슨 일이 있어도 널 구해줄 사람이니까」

「토우리를?」

「그래」

 

 고무지는 피투성이가 된 손으로 아들의 뺨을 쓰다듬는 것을 멈추고는 슬쩍 제 방향을 보더니.

 

「쿠샤랑 세돌이를 부탁할게. 난 선배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고 있거든」

「……고무지」

 

 그런 말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쿠샤 씨는, 이미.

 

「알겠습니다. 이제부터 쿠샤 씨와 함께 이 마을에서 탈출하겠습니다」

「응. 선배가 붙어있으면 안심이지」

「제 목숨과 바꿔서라도 당신의 가족은 꼭 지켜내겠습니다」

 

 저는 힘을 잃은 고무지의 손을 쥐며 그렇게 선언했습니다.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쿠샤에게 전해줘. ……마지막까지 한심한 남편이라 미안하다고」

 

 그는 피가 스민 눈물을 글썽이며 마지막으로 세돌 군을 바라보고는.

 

「아아, 젠장. 겨우 쟁취한 평화였는데」

 

 그리 말하며 숨을 멈췄습니다.

 

 

 

 

 

 ────위험 감지. 몇 분 내에 이곳으로 적이 들이닥칠 예정.

 

 ────이곳에서의 총격전은 세돌 군이 휘말릴 위험이 큼.

 

 ────서둘러 퇴각을.

 

 

 

 

 

 어린 세돌 군은 움직이지 않게 된 고무지의 얼굴을 두드리고 있었습니다.

 

「아빠! 아빠아!!」

 

 그는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아버지의 볼을 두드리며 큰 소리로 흐느끼고 있었습니다.

 

 분명 그 목소리는 이쪽으로 다가오던 강도들에게도 들렸을 겁니다.

 

 

 ────마침 잘 됐어. 울게 놔두자. 지금은 다리의 치료에 전념할 때야.

 

 ────정신적 충격은 쌓아두는 것보다 울어서 내보내게 하는 편이 빨리 진정돼.

 

 ────아빠, 아빠, 하면서 울어 준다면 총을 맞은 게 이 집의 아버지라고 오해해 줄 게 틀림없어.

 

 

 ……제 안의 냉정한 부분이 매우 냉혹한 판단을 내렸습니다.

 

 저는 울부짖는 세돌 군을 방치하고, 우선 자신의 다리를 조치하기 시작했습니다.

 

 고무지에게 받은 수술 세트 덕분에 1분 내로 치료를 마쳤습니다.

 

「……좋아. 세돌 군, 갈까요」

「토우리, 아빠, 아빠, 아빠가!」

「아빠는 잠깐 낮잠을 자고 있을 뿐이에요. 세돌 군도 낮잠자러 갑시다」

 

 도망가는 중에도 그가 계속 운다면 발각되어 살해당하고 말 겁니다.

 

 그를 달래면서 안전한 장소까지 철수해야만 합니다.

 

「아빠, 안 일어나는데?」

「나중에 눈을 뜰 거예요」

「진짜?」

「물론이죠」

 

 저는 찢어질 것만 같은 가슴을 억누르고 세돌 군을 들어 안았습니다.

 

 그의 반신반의하는 눈을 향해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분명 엄마도 먼저 도망쳤을 거예요. 자, 빨리 갑시다」

「……」

 

 울어서 눈이 퉁퉁 부은 세돌 군을 힘껏 끌어안고.

 

 저는 그런 잔혹하고 악랄한 거짓말을 입에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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