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3장(10편~13편)       4장(14편~17편{예정})                5장                  1장(4편~6편)             2장(6편~9편)

            ㄴ해당 구분은 컴퓨터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1편   https://arca.live/b/lastorigin/9679372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2편   https://arca.live/b/lastorigin/9756344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3편   https://arca.live/b/lastorigin/9875022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4편   https://arca.live/b/lastorigin/11385415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5편   https://arca.live/b/lastorigin/13814933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6편   https://arca.live/b/lastorigin/16908026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7편   https://arca.live/b/lastorigin/19013937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8편   https://arca.live/b/lastorigin/27670962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9편   https://arca.live/b/lastorigin/27801626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10편  https://arca.live/b/lastorigin/27931461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11편  https://arca.live/b/lastorigin/28114900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12편  https://arca.live/b/lastorigin/28247502


※해당 작품은 픽션입니다. 이 작품의 설정은 공식 설정과 다를 수 있습니다.




땅바닥에 누워 있는 티아멧이 불편한 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자 그걸 본 사령관은 티아멧이 해줬던 무릎배개를 해주기로 했다.


괴로운 얼굴을 하고 있는 그녀의 상태가 심히 걱정되었다.



"티아멧은 괜찮은 거야?"



사령관의 질문에 티아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곤 한쪽 무릎을 꿇어 누워있는 티아멧의 앞머리를 살며시 만져 정리해 주었다.



"지금 티아멧이 쓰러진 이유는 기존의 기억과 새로 들어온 기억의 정리가 진행되고 있어서 그래.

 그 과정이 무사히 끝나면 일어날 거야."

 

"…후, 그런가."

 


몸의 긴장이 풀렸는지 사령관의 상반신이 뒤로 넘어갔다.


흰 바닥 위에 대(大)자로 몸을 뻗은 그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티아멧이 발작을 일으키고 꿈의 세상이 무너질 때 판단력과 행동에 힘을 너무 쏟은 탓에, 지금 그의 심신은 매우 지친 상태였다.


그 모습이 티아멧을 걱정하는 것처럼 보였는지 티아가 부연설명을 했다.



"날뛰지 않고 조용히 자고 있는 게 오히려 괜찮다는 신호니까, 크게 걱정 안 해도 돼."



티아의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 사령관이 작게 실소했다.


티아멧을 힐끗 본 사령관은 지금이 타이밍이라 여겼는지 티아에게 말을 건넸다.



"티아, 질문 하나 해도 될까?."


"응, 말해."


"너는 어떻게 내가 꿈속을 다니고 있다는 걸 아는 거지?"



분명 자신이 쓰러지기 전 그녀가 말했다. '꿈속을 제집처럼 드나드는 건 평범한 정신력으론 안 돼.'라고.


그렇게 말한다는 건 지금 사령관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 질문이 나올 줄 알았는지 티아가 쓴웃음을 짓고 대답했다.



"아는지 모르겠지만 사령관이 꿈을 드나드는 건 인류 중 최초가 아니야.

 철충의 출현으로 멸망한 구 인류 중에서도 사령관처럼 꿈을 드나든 사람이 있었지."



여태껏 많은 종류의 기록물을 읽어봤지만 그런 내용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하지만 그게 아니고서야 티아가 저 내용을 알 리 없으니 사령관은 잠자코 듣기로 했다.



"내가 수행하는 주 업무는 정신 보호용 AI지만 다른 것도 병행하고 있어. 구 인류는 나를 꿈의 관리자라고 명명했지."


"……"


"사람의 꿈에 들어가는 건 인권침해니, 뭐니 하면서 금지했지만 바이오로이드는 해당 사항이 없었어.

 그리고 꿈에 들어가는 이유는…뭐, 몸에 흠집이 안 나는 c구역이라는 소문에 모이는 손님이 있었으니."



몸에 흠집이 안 나는 c구역.


거짓말이라고 믿고 싶은 만큼 추악한 진실에 사령관은 차갑게 분노했다.


어떻게 인간과 똑같이 생긴 바이오로이드를 현실에서도 모자라서 꿈에서까지 그렇게 잔인하게 다루는 것인가.


사령관의 반응에 티아가 감탄 어린 목소리로 칭찬했다.



"역시 사령관은 다른 인간과 달라. 멸망 전의 인류사회에 있던 바이오로이드가 받는 불합리한 처우에 공감하며 분노하지."



그리고 고개를 돌려 아쉽다는 말투로 작게 말했다.



"만약 사령관 같은 사람이 많았다면, 그렇게 죽일 이유도 없었는데 말이야."


"뭐? 그게 무슨 소리…"



티아의 의미심장한 말에 사령관이 되물으려 할 때, 기절해 있던 티아멧이 반응을 보였다.



"으…으…"



티아멧이 힘겹게 내뱉은 신음에 티아가 한걸음에 내달려왔다.


그녀의 눈이 서서히 떠졌다.


아직 초점이 잡히지 않았는지 그녀의 시야에 들어오는 흐릿한 두 인영을 본 티아멧이 물었다.



"누구… 티아야?"


"…"


"다행이야, 못 일어날까 봐 얼마나 걱정했는데!"



티아멧이 별문제 없이 일어나자 사령관은 다행이라는 듯 말없이 미소를 지었고,


티아는 정신을 차린 티아멧을 얼싸안고 기뻐했다.


초점이 덜 잡힌 흐릿한 눈을 한 티아멧이 물었다.



"여기는?"


"사령관과 함께 떨어지는 널 구했어. 혹시 기억 안 나?"


"사령관…? 아, 사령관은. 사령관은 괜찮으셔?"



그제야 기억이 난 듯 티아멧이 눈을 크게 뜨고 버둥거리자 티아가 토라진 얼굴로 흥 소리를 내며 비켰다.


그러자 티아의 뒤에 있던 사령관을 티아멧은 발견할 수 있었다.


그를 본 티아멧이 먼저 사과했다.



"사령관, 괜찮으세요? 제가 모르고 손톱으로 할퀴었는데…"


"괜찮아. 평소에도 자주 긁혀서 어느 정도 내성이 있어."


"고통에 내성이 어디 있어요. 등 이쪽으로 내밀어 보세요. 상처있으면 약 발라 드릴게요."



풋풋한 연인처럼 행동하는 둘의 모습에 티아의 표정이 썩어들어갔다. 


둘 사이에 피어오르는 분홍빛 기류에 티아가 거칠게 난입했다.



"염장질은 꿈밖에서 해!"



-


-



몇 개의 질문을 통해 티아멧이 잊었던 옛날 기억과 오르카 호에서 쌓아 온 기억 모두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


그 사실에 사령관은 다행이라고 하며 티아멧의 머리를 쓰다듬었고 티아멧 또한 고양이처럼 사령관의 손길에 머리를 비벼왔다.


티아는 마치 소중한 걸 뺏긴 사람처럼 그 둘을 흘겨보고 있었다.


티아멧 또한 사령관에게 이것저것을 물어보며 어떤 상황인지 파악했다.



"그럼 며칠 동안 소문으로 들렸던 꿈속의 얼굴 없는 인간님은 사령관을 얘기하는 거였군요."


"맞아. 그게 미스터리로 불릴 줄은 몰랐지만…"



계속되는 이야기에 티아가 불편한 기색의 기침 소리를 냈다.


그 소리에 티아멧과 사령관이 동시에 티아를 바라보았고, 티아가 사령관에게 말했다.



"아직 할 일이 있지 않아? 여기서 여유롭게 보낼 시간이 없을 텐데?"



티아의 핵심을 찌르는 질문에 '아' 소리를 내며 사령관이 탄식했다.


이제야 절반이 끝났다는 사실에 땅이 꺼질 듯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잠깐. 나는 꿈에서 어떻게 나가는지 모르는데…"


"…뭐? 그럼 지금까지 어떻게 다음 꿈으로 넘어갔는데?"


"꿈이 무너지면서 생겨난 통로로 들어왔지."



사령관의 말에 티아가 맙소사 하는 표정으로 손을 이마에 댔다.


그 반응에 사령관은 자신이 여태껏 매우 위험한 방법으로 꿈을 넘어왔음을 직감했다.


티아가 할 말이 많은 표정으로 사령관을 째려보았다.


그러곤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허공에 손을 저었다.


그러자 다른 꿈으로 갈 수 있게 해주는 문이 그 자리에 생성되었다.


놀란 눈을 한 티아멧과 사령관을 본 티아가 짧게 설명했다.



"다음 꿈으로 갈 수 있는 문이야. 기억해 사령관. 꿈속 세계가 무너지는건 매우 위험한 사실이라는것을"



티아의 조언에 사령관은 알겠다고 하고 티아멧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아직 해야 하는 일이 남았기 때문이다.


티아멧도 그 사실을 눈치채고 별다른 말 없이 사령관을 보내기로 했다.



"현실에서 다시 보자, 티아멧."


"현실에서 봬요, 사령관."


"나중에 또 봐, 사령관."



그렇게 티아와 티아멧은 저 건너편의 꿈으로 가는 사령관을 배웅했다.



-


-



사령관이 문에 들어감과 동시에 그들이 있던 하얀 공간이 찢어졌고, 그녀들이 생활하고 있던 집으로 돌아왔다.


티아멧은 멍하니 사령관이 서 있던 곳을 응시했다.


그런 티아멧을 음흉하게 바라본 티아가 뒤에서부터 그녀를 껴안으며 씩 웃었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으니 다음 단계는 섹스어필을 할 차례겠지?"


"세…섹스 어필?!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티아멧이 펄쩍 뛰었다.


티아멧은 차오르는 흥분을 가라앉히며 티아를 노려보았다.



"그건 됐고, 티아. 물어볼 게 있어."


"응? 뭔데?"


"호,혹시 사령관하고 그거 했어?"


"……"



티아는 안 봐도 훤히 보이는 그녀의 고생길에 후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티아멧이 깨기 전까지 최대한 진득하게 교육해 주리라 마음먹은 티아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