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이 소설은 백합입니다. 백합물이 싫으시면 뒤로 가주세요!
스토리
12. D - 700
으..으아아아아....
"세라야 괜찮아~ 자 천천히!"
"끄응.. 흐아.."
지금.. 정말 오랜만에 휠체어에서 내려 천천히 걷고 있다.
다..다리아파...
오늘 수영도 하기로 했는데에..
"좋아! 여기까지!"
"흐아아..!"
털석- 덥석-
"세라야.. 그렇게 주저앉을 때 말 좀 하고 앉아줘.. 너 다치면 상처 안 낫는단 말이야.."
"으..응.. 미안해 언니.."
내 몸이 그렇게 약해..?
"그래도 나 점점 건강해지는 거 같지 않아?"
"언니 눈에는 아직까지 툭 치면 부러지는 나뭇가지야.."
앗..
살이 더 쩌야 되나..?
"운동도 하고.. 밥도 많이 먹어야지."
"..나 밥은 지금도 많이 먹는 거 같은데.."
하루 세끼에.. 디저트에 간식까지 챙겨 먹는데..?
그것도 매일!
근데, 살이 안 쪄..
"이제 조금 쉬었다가 수영하러 갈까?"
"응!"
그렇게 약을 먹고 한숨 잔 다음에,
"후후, 오늘은 수영장에 우리밖에 없어!"
"그..그래도 이거 창피해..."
난 인생 처음으로 비키니를 입었다.
으으으... 그냥 속옷만 입고 밖에 돌아다니는 기분이야..
첨버엉-
"흐아..! 여름이라고 물 차갑게 해놨네...!"
언니가 물 온도를 예상 못 했는지 들어가자마자 춥다고 하면서 몸부림친다.
..얼마나 차갑길래..?
스윽.. 획-
....얼음물이야.
그냥 얼음물 들이부운 거라고..!!
"세라야 들어와!"
"싫어! 물 차가워!"
"그러지 말고~"
"까아아악!!"
이거 놔!! 이거 놓라고!!
어딜만ㅈ..!!!!
첨버어엉-
"푸하아악..! 차가..!! 추워어어..!!!"
"히히, 이렇게 붙잡고 있으면 따듯하지롱~"
흐아.. 흐... 하으...
...진짜 따듯해져서 짜증 나.
"튜브 필요해 세라야?"
"응..."
"삐졌어..?"
촤악-!
"푸핰..!"
"헤헤, 이제 풀렸어! 그리고 튜브 탈래!"
"그랭~"
..언니 왜 더 좋아하는 거 같지..?
나한테 물 맞는 게 좋은 건가?
..언니 취향 위험해....
"자자~ 읏차!"
뿌드득... 첨벙-
"세라야!"
"콜록콜록..! 언니 미워..!!"
아..아파...
튜브침대에서 중심 못 잡고 넘어졌는데.. 물에 박치기 해가지고.. 으으...
"미, 미안해..."
"..안아줘."
꼬오오옥-
언니 가슴 사이에 얼굴 넣고 온기를 느끼는 건.. 진짜 최고야..
그리고? 이건 오직 나만의 것!
"괜찮아..?"
"우웅..."
"미안해.. 언니가 더 보고 있었어야 했는데.."
히잉..
언니한테 미안한 감정 들게 해버렸어...
"자, 다시 올라갈까?"
"응!"
뿌드득...
읏..차아아...
다행히 이번엔 올라오는 데 성공했다.
어으.. 힘들어...
한 99%는 언니가 도와준 거 같은데.. 그래도 버티고 있어야 되니까 너무 힘들어...
"언니, 언니도 올라올 수 있어?"
"으음.. 중심 잘 잡아?"
출러엉-
"흐아아..!"
"잡았다!"
풍더어엉-!
"..언니."
"미안.."
아니.. 올라오는 것까지는 좋아..
근데 왜 언니가 중심을 못 잡고 그대로 다이빙을 하냐고!!!
"영차, 자 세라야!"
이번엔 언니가 먼저 가볍게 올라가고 나를 위로 올려준다.
...내가 있어서 그렇게 불편하게 올라간 거 였구나..?
그리고 올라와서 언니의 위로 누워 햇빛을 받는다.
...사람도 광합성 하나?
하면은 지금 딱 그런 상황인데.
와중에 언니도 비키니라서.. 온기가 그대로 전해져서 좋아..
신기하게 언니는 저런 거 입을 때 부끄러운 감정이 없는 거 같단 말이지..
부럽당..
직업 때문에 그런가? 의사인데 부끄러워 하면 진찰도 진료도 다 못 하잖아.
"언니, 이러다가 피부 타는 거 아냐?"
"응? 아아, 그건 걱정 마. 이미 천장에 비닐 쳐놔서 피부가 탈 일은 없으니까."
"...무슨 마법 썼어?"
"극도로 발전된 과학은 마법과 비교해도 손색없다고~"
...그런가?
최근에 그 사람 보니까 그건 아닌 거 같던데..
으으으음...
언니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흐아아.. 좋다아..."
"나도 좋아..."
헤헿..
역시 언니랑 같이 있는 게 최고야...
..언니가 내 생각만 읽을 수 있다면 더 좋았는데..
그러면 내가 말 안 해도 언니가 다 해줄 거 아냐.
..그건 너무 귀찮아하는 건가..?
그래도 언니면 행복하게 해주지 않을까 싶은데..
스윽스윽-
"우리 세라가 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아~"
"말할 수 없어!"
"..! 설마.. 그렇고 그런 생각을 한 건 아니지..?"
"..언니 먹고 싶다?"
첨버어엉-
"어, 언니는 무서워..."
언니가 날 놓고는 빠르게 수영장 구석으로 가서 숨었다.
...꿈에서는 나 잡아먹고서는..?
..그때 기분 엄청 좋긴 했었는데...
언니가 날 안아주고.. 사랑한다는 감정이.. 곧바로 들어왔었어..
물론 감정을 상대방한테서 못 느끼긴 하지만?
그래도 그게 느껴질 정도로 언니가 날 아껴주고 사랑하는 걸 느꼈어..
난 그것만으로도 행복해.. 히히..
...근데 꿈에서 그런 게 느껴지나?
"있잖아 언니."
"웅?"
"꿈에서도.. 그... 감정이나 감각이 전부 다 느껴져?"
"사, 사람마다 다르니까? 언니가 본 환자 중에서도 꿈에서 칼에 찔려서 아프다고 한 사람도 있고, 뭐 어디에 박았는데 안 아팠다고 한 사람도 있고... 다 다르니까~"
헤에...
그럼 난 꿈속에서 감각이나 그런 게 느껴지나 보네?
신기하당..
"읏차..."
"..언니 또 중심 못 잡아서 엎어지기만 해 ㅂ..."
풍더어엉-
"...언니."
"어, 어..?"
진짜.. 이 언니ㄱ...
덜컹-
"프학..!"
"세라야!"
꽈아아악.....
끄하악.. 하윽....!
이..이거.. 이번엔 뭔가 다른데..?
"쿨럭..!"
..각혈까지 한다고...?
"세라야, 약!"
"아..아앙..."
아그작.. 아그작...
써어어...
벌컥.. 벌컥...
약을 씹고 있다가.. 언니가 준 물을 마시고 다시 진정한다.
"헤엑.. 헤엑...."
"...일단 들어가서 쉬자."
"아니야.. 나 괜..찮....."
어..라아...
나.. 갑자기 왜 이렇게 졸리지...?
"한숨 자고 있어, 세라야."
"수면제... 내가 그만......"
*
"..지금은 그 방법뿐이었어..."
병세가 점점 악화가 되니까.. 어쩔 수 없었어..
끼이익-
빠르게 직원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방으로 올라간다.
삐삐빅- 철컹-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가선, 세라를 닦아주고, 옷도 푹신푹신한 잠옷으로 바꿔주고..
"조금만 편하게 쉬고 있어.."
띠링-
...응?
나한테 메시지가 올 일이 없는데..
센트럴 직원들한테도 세라가 살아있을 때까지는 진짜 급한 일 아니면 연락하지 말라고 했는데..
'원장님, 세라네 부모님 부고 소식 들렸는데 어떡합니까 이거..?'
"....어?"
그 인간들이 갑자기 왜..?
'우리 병원으로 온 거야?'
촤악-
오랜만이면 오랜만이고, 아니라면 아닌...
30일만의 의사 코트를 입고,
'네, 사망사유까지 다 나와 있어요.'
다시 센트럴로 향한다.
세라가 보면 힘들 테니까.. 나 혼자 해결하고 오지 뭐.
...설마 또 너냐..?
이 소설의 좋은 점: 제목을 남은 목숨으로 하니까 딱히 제목과 내용을 신경 안 써도 괜찮아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