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 TS衛生兵さんの成り上がり (syoset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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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 서부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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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 마슈데일 철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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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 동계 행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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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 북부 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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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 사바트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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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쿠샤, 선배, 나 돌아왔어」

 

 여름도 한창.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가운데.

 

「하이고, 당신 그 상처는 뭐꼬」

「도적한테 당했거든. ……나 참, 치안이 왜 이 꼴인지」

 

 상행을 마친 고무지는 얼굴에 붕대를 두른 채 돌아왔습니다.

 

 게다가 붕대에는 검붉은 피가 배어있었는데, 틈새로 보이는 상처가 매우 아파 보였습니다.

 

「도적이라꼬? 개않았나?」

「어, 호위가 물리쳐줬지. 역시 안전에는 돈을 붓고 볼 일이야」

 

 깜짝 놀라서 달려온 쿠샤 씨에게 고무지는 호쾌하게 웃어주었습니다.

 

 고무지는 마차 위에서 꼼짝할 수 없기 때문에 상행 중에는 신용할 수 있는 용병단에 호위를 의뢰하고 있습니다.

 

 이 남자, 정말 빈틈이 없습니다.

 

「그 호위한테 치료는 부탁하지 않으신 건가요?」

「응. 치료는 유료라더라. 그럴 바에는 선배한테 고쳐달라고 하는 편이 싸게 먹히잖아?」

「……염증이 생기면 큰일이니 다음부터는 꼭 치료를 받아주세요」

「그래. 미안해」

 

 하지만 이 구두쇠는 제 회복마법을 믿고 치료를 거절했다고 합니다.

 

 돈도 그럭저럭 있는 주제에, 제대로 그 자리에서 치료를 받아달라구요.

 

「너희는 뭔가 곤란한 일은 없었어?」

「아 그래. 우리도 한바탕 있었다. 토우리가 오스틴 출신이라꼬 습격받았다데」

「뭐? 마을에 있는 녀석들은 전부 납득했을 텐데」

「퇴역병들이 마을로 돌아왔다」

「뭐라고?」

 

 제게 치료를 받은 고무지는 저와 세돌 군이 폭행당했다는 말을 듣고는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화를 냈습니다.

 

 ……고무지의 화난 얼굴을 보는 건 마슈데일 이후로 처음인 것 같습니다.

 

「그놈들은 어떻게 됐어?」

「이성이 있는 사람이 잘 정리해줬다. 세돌이를 걷어찬 문디는 내가 불알을 날려줬지르」

「잘했어. 역시 내 와이프야」

 

 그런 일을 했던 건가요, 쿠샤 씨.

 

「그렇지. 그럴 수도 있었구나. 미안해 선배. 미처 생각하지 못했어」

「아뇨, 그」

「그래도 이 내가 돌아왔으니 안심해. 더는 그런 불성사가 일어나게 두지 않을게. 당분간은 마을에 머물 예정이니까 안심해줘」

 

 고무지는 그리 말하며 자신만만하게 미소지었습니다.

 

 어쩌면 그는 마을이 저를 받아들여주게 하기 위해서 발품을 팔고 있었던 걸지도 모릅니다.

 

 ……고무지는 사람의 내면에 아무렇지도 않게 파고드는 게 특기니까요.

 

「나는 내 사람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제가 이 마을에서 평화롭게 지낼 수 있는 것은 그의 비호가 있기 때문.

 

 초대면에 폭살당할 뻔한 남자에게 이렇게 신세를 지게 될 줄이야. 인생은 알 수 없는 법이군요.

 

 

 

 

 

 

「흐음? 선배, 그 한증탕에 들어갔다 왔어?」

「네. 매우 쾌적했습니다」

「나는 그거 별로 안 좋아한단 말이지」

 

 집에서의 고무지의 수발은 저와 쿠샤 씨가 맡고 있습니다.

 

 그가 끄는 말을 돌보고 먹이를 주는 건 대체로 제 일입니다.

 

「젊은 남자들에게 바냐는 조금 힘들거든」

「……어째서인가요?」

 

 잡담 중에 바냐에 대한 화제가 나오자 고무지는 미묘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신세를 지고 있으니 그가 원한다면 업고 가줄 생각이었는데 말이죠.

 

「……그, 흥분하면 바로 들켜버리잖아. 나는 다리가 없으니까 누가 업어주지 않으면 들어가지도 못하고」

「아」

「쿠샤 앞에서 서는 거라면 몰라도, 그, 다른 여자한테 눈을 옮기는 게 들키면 쿠샤가 엄청 무서워지거든」

「……그렇군요」

「하지만 남자인 이상 저절로 눈이 가버리고 말아」

 

 뭐어, 기분은 압니다. 저도 미인이 바냐에 들어오면 힐끗힐끗 시선을 빼앗기고 마니까요.

 

 이상한 뜻이 아니라, 눈이 이끌린다는 느낌이지만요.

 

「바냐는 성스러운 장소니까 흥분하는 것만으로 시선이 따가워져. 눈앞에 진수성찬을 차려놓고선 못 먹게 하는 느낌이랄까」

「그런 걸까요」

「그리고 가끔 남자들한테 권유받는다고. 절로 엉덩이가 욱신거린다니까」

「남자한테는 천국일 줄 알았는데 의외로 힘든 곳이었군요」

「알아주는 거야? 뭐, 선배랑 들어가면 전혀 신경 안 써도 되겠지만」

 

 확실히 그렇게 생각하면 유부남에게는 조금 힘든 장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묘령의 여자들이 맨살을 드러내는 가운데서 부처처럼 무심하게 있어야 하니까요.

 

「뭐, 그런 이유로 나는 우리 집 욕조만으로 충분하다는 거야」

「그러신가요」

「선배는 가고 싶으면 마음대로 해도 돼. 한창때의 남자들을 낚기에는 딱 좋은 장소거든」

「저는 임자가 있기 때문에 그런 건 사양할게요」

「그랬어?」

 

 제가 그 장소를 마음에 들어 하는 것은 남녀노소 상관없이 커뮤니케이션을 취할 수 있어서 더할 나위 없이 멋진 스파 체험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목적이 아닙니다.

 

「뭐, 선배는 급할 필요 없지. 시집가기 늦을 것 같으면 세돌이랑 붙어먹으면 되니까」

「아무리 그래도 나이 차가 너무 나죠」

「나랑 쿠샤도 6살 차이다?」

 

 저랑 세돌 군은 12살 차이인데요.

 

「저 같은 거랑 결혼하면 세돌 군이 불쌍하잖아요」

「걔, 누가 봐도 선배한테 홀딱 반했더만」

「그 나이대의 애들은 원래 잘 놀아주는 사람을 따르는 법이에요」

 

 고무지의 말대로 지금의 세돌 군은 저를 볼 때마다 활짝 웃으며 달려오곤 하지만요.

 

 다른 또래 아이들과 놀게 되면 저한테서 떨어지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뭐, 그건 그렇고, 아까 하던 얘기를 마저 하자면, 선배한테 건네줄 물건이 있어」

「건네줄 물건이요?」

「어. 좋은 걸 발견했거든. 거기 있는 나무상자를 열어봐」

 

 고무지는 떠올렸다는 듯이 손을 치며 그리 말했습니다.

 

 그의 손가락이 가르치는 방향에는 작은 나무상자가 있었습니다.

 

「그 상자 안에서 통을 꺼내줘」

「이거 말인가요?」

「맞아 맞아. 그 철로 만들어진 검은 통」

 

 저는 고무지가 말하는 대로 검은 통을 꺼내 들었습니다.

 

 그건 묵직한 검은 철제 통이었습니다.

 

「이건……?」

「거깄는 자물쇠를 풀고 열어봐」

 

 지시받은 대로 그 철통을 열자,

 

「이건…… 수술 세트인가요」

「응. 핀셋이랑 메스가 3개씩, 그리고 바늘이랑 실, 숫돌이 들어가 있어. 내열성 제품이니까 열탕 소독도 가능해」

 

 신품 수술 도구가 깔끔하게 수납되어 있었습니다.

 

 고운 은색의 광택으로 보아 꽤 고급품이라는 것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선배한테 주는 선물이야. 어때?」

「정말 멋진 물건입니다. 아, 이 구멍에 끈을 통과시키면 어깨에 멜 수 있군요」

「맞아. 그것만 있으면 여차할 때 수술 도구를 가지러 갈 필요가 없으니 편할 거야」

 

 휴대 가능한 수술 세트……. 매우 좋은 물건을 받아버렸습니다.

 

 이걸로 언제든지 중상자에게 응급처치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무지. 무척 기뻐요」

「그치? 선배의 밑천으로 써먹어 달라고」

「평생 소중하게 간직하겠습니다」

 

 아니타 씨의 진료소에도 수술 도구는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빌린 물건.

 

 제 전용 수술 도구가 있다는 건 역시 기쁜 일입니다.

 

 그것도 휴대할 수 있다면 말할 것도 없죠.

 

「선배가 마슈데일에서 치료할 때 군용 나이프를 사용하던 게 떠올랐거든. 자기 전용 응급처치 세트는 가져본 적 없었던 거 아냐?」

「네. 그때 제 의료 물자는 누군가가 일으킨 폭발에 날아가 버렸거든요」

「그건 머릿속에만 담아줘, 선배」

 

 사실 군용 나이프는 의외로 응급처치에도 쓸 수 있어서 메스가 부족할 때는 위생부에서도 사용하곤 했습니다.

 

 괴사 조직을 제거할 때에 생각보다 유용합니다.

 

「응. 역시 선배한테는 무기보다 의료 도구가 어울려」

「……고맙습니다」

「가능하다면 더이상 그런 뒤숭숭한 물건을 쥘 일이 없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군용 나이프는 제 손에 비해 너무 큰 감이 있었습니다.

 

 그가 오늘 선물해준 메스가 훨씬 손에 잘 맞을 것 같습니다.

 

「네. 저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고무지에게 받은 수술 세트.

 

 이걸 사용해서 평생 오셀로에서 치유사 생활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위생병이었다는 사실을 잊고, 로들리 군과 떠나간 전우들을 애도하면서 민간인으로 살아가는 것도 괜찮을지도…….

 

 저는 건네받은 철통을 보며 그런 감상을 품었습니다.

 

 

 

 

 

 

 

 

 그건 전우에 대한 배신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무서운 전장에 비하면 이 마을에서의 생활은 너무나도 평온하고 행복했습니다.

 

「……뭐야 이건」

「왜 그러시나요, 고무지?」

 

 그런 얼빠진 생각에 대한 벌이 내린 걸까요.

 

 모든 것이 붕괴하는 전조로써 한 장의 호외가 오셀로에 도착했습니다.

 

「그 종이에 뭔가 적혀있나요?」

「요제그라드……. 사바트의 수도가 불타버렸다고 적혀있어」

「수도가요? 누구한테요? 설마 오스틴군?」

「아니」

 

 그 호외는 수도의 신문사가 찍어낸 것이었습니다.

 

 날짜는 대략 1개월 전이었습니다. 저희가 사는 오셀로는 사바트의 변경이기에 정보가 상당히 늦게 도착한 겁니다.

 

「노동자협회라는 녀석들이래」

「……노동자협회?」

 

 저는 그 조직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이게 사실이라면 무시무시한 사건일 거야」

「이 정보의 진위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고무지도 행상에 나가지 않는 편이 좋겠네요」

「그래야겠네. 요즘 들어서 묘하게 치안이 나쁜 것 같긴 했는데……」

 

 저는 레미 씨와 면식을 트긴 했지만, 그녀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받지 못했습니다.

 

 베른한테서 「레미는 타인의 목숨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테러리스트」라는 말을 들었을 뿐입니다.

 

「안 좋은 예감이 들어」

「그 예감이 빗나가면 좋겠는데요」

 

 그래서 이때 사바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는지 같은 건 알 도리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고무지의 안 좋은 예감은 최악의 형태로 적중하고 말았습니다.

 

 이로부터 머지않아 「사바트 혁명」이라 불리게 되는, 사바트 연방을 양분하는 큰 내란이 발발합니다.

 

 악마 베른에게 인도된 지옥으로 향하는 문이 소름끼치는 소리와 함께 천천히 열리려 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수도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을까요.

 

 사실, 당시 「사바트 정부가 항복을 거부하여 승리의 기회를 놓쳤다」는 정보가 널리 퍼지면서 거의 폭동에 가까운 데모가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시민들은 정부한테 해명과 보상을 요구하며, 연일연시 정치가들의 자택이나 근무처 앞으로 몰려들었습니다.

 

 그러다 결국 시민의 손에 의해 정치가가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맙니다.

 

 신변의 위협을 느낀 정치가들은 데모에 참가했던 국민들을 도적 떼로 둔갑시켜 군에게 대처를 명령했습니다.

 

 군사력으로 시민들을 굴복시키려고 한 겁니다.

 

 

「왜 우리가 동포와 가족들을 쏴야 하는 건데?」

 

 

 그것은 실로 악수였습니다.

 

 병사도 한 사람의 국민이라는 사실을 그들은 새까맣게 잊고 있었던 겁니다.

 

「저기 있는 사람은 내 여동생이야! 쏘지 마!」

「하지만 명령이……」

「그 이상 사격하면 너부터 죽여줄 테니까 그리 알아!」

 

 당연하지만, 수도에 주둔한 병사들의 태반은 수도 출신이었습니다.

 

 즉, 그들한테 있어서는 자신의 가족과 친구를 쏘라고 명령받은 셈인 것입니다.

 

「어이쿠, 미안. 명령이 뭐였는지 기억이 안 나네. 이거 어쩌지」

「기억이 안 나면 어쩔 수 없죠」

 

 이 명령을 지시받은 부대는 적지 않았고, 많은 부대가 사보타주를 걸고 나왔습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일부 병사들은 탈영하여 데모를 지원하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군의 지휘계통은 흐트러져 마비되고 말았습니다.

 

 

「작금의 사바트는 다시 태어나야만 합니다. 전쟁을 증오하고 평화를 사랑하며 가족과 힘을 합쳐 살아갈 수 있는 국가로!」

 

 

 그런 혼돈에 빠진 정세 속에서 세력을 급격하게 불리기 시작한 것이 바로 레미 울랴코프가 이끄는 「노동자협회」였습니다.

 

 거리 한복판에 거대한 바리게이트를 설치하여 부상한 시민들을 옮겨 치료하면서 전쟁 반대의 목소리를 올렸습니다.

 

 그 활동은 많은 시민들의 지지를 받아 이내 대량의 원조가 모였습니다.

 

 레미 울랴코프라는 사람 자체의 압도적인 미모와 카리스마도 그 세력 확대에 한 몫 거들었습니다.

 

 그들의 영향력은 날이 갈수록 높아졌고, 시민들은 점차 정부보다 노동자협회를 따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노동자협회」가 정부보다 영향력, 군사력, 인망 등 모든 면에서 웃돌기 시작한 그날.

 

 사실상 사바트 연방은 붕괴하고 말았습니다.

 

 

「돈의 망령이 권력을 쥔 탓에 이 국가는 일그러져 버렸습니다」

 

 

 「노동자협회」는 구 정부의 싹을 지우기 위해 정부 고관의 자택을 덮쳐 암살을 자행하고 다녔습니다.

 

 그들의 화살은 「전쟁의 계속을 희망했던」 군사 기업한테도 향했습니다.

 

 레미는 연설로 백성들을 선동하였고, 많은 기업 본사가 민중에 의해 불태워져 갔습니다.

 

 기업은 악이라는 풍조는 서서히 널리 퍼졌고.

 

「우리 모두는 평등해야 합니다. 재물을 쌓아두고 독점하는 기업은 악 그 자체입니다」

 

 자산가에 대한 무차별적인 증오로써 민중들 사이에 침투해 갔습니다.

 

 

 

 레미 씨는 자신의 연설에 이러한 사상을 담았습니다.

 

「국민이 모든 재산을 공유할 수만 있다면 빈부격차는 없어집니다」 라고.

 

 

「모든 국민의 재산을 정부가 관리할 것이다」라고도 바꿔 말할 수 있는 이 무시무시한 사상은 수많은 빈곤층 노동자들에게 환영받았습니다.

 

 그들은 이 사상이 실현될 수만 있다면 멋진 국가가 탄생하리라 굳게 믿었던 겁니다.

 

 레미 씨 자신도 분명 그리 믿고 있었을 게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이 새로운 사상 때문에 사바트는 대혼란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이 사상으로 대의명분을 얻어, 자산가에 대한 무차별적인 약탈이 사바트 전역에서 유행한 겁니다.

 

 사족을 달아 두자면, 레미 씨는 결코 약탈 행위를 용인한 적이 없습니다.

 

 그녀가 무력 공격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노동자들의 피와 땀을 착취하던 기업들뿐이었지, 상인을 비롯한 기타 자산가들에게는 「정부 타도를 위한 기부」 명목으로 일부 지원받는 정도에 그쳤었습니다.

 

 레미 씨는 상인들을 배척할 생각은 전혀 없었으며, 오히려 물자 운송을 위해 적극적으로 회유하고자 했습니다.

 

 그녀가 기업을 적대시한 것은 알기 쉬운 악당을 만듦으로써 아군의 결속력을 높이기 위해서였습니다.

 

 실제로 레미 씨는 연설에서 「행상은 국민의 윤택한 삶에 불가결하다」라고 말하기도 했고, 적잖은 수의 소상인들이 그녀의 후원자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연설을 들은 민중은 「자신들이 듣고 싶은 대로」 해석하고 말았습니다.

 

 「모두가 재산을 공유한다」고 했으니 절도가 용인된다고 착각하거나, 「기업은 적」이니까 상인을 덮치는 것은 정당한 행위라고 생각한 겁니다.

 

 레미 씨의 발상은 새로워도 너무 새로워서 많은 민중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만 겁니다.

 

 

 이 급격한 치안 악화에 대처하기 위해, 레미 씨는 독자적으로 치안유지군을 조직했습니다.

 

 치안유지군은 한창 데모가 벌어졌을 적에 탈영한 군인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사설군입니다. 이들은 사상을 곡해하여 만행을 저지른 도적들을 하나둘 처벌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손이 닿은 곳은 수도 주변뿐으로, 변경까지 대처할 여유는 없었습니다.

 

 평화로운 마을이었던 오셀로에도 전란의 도화선이 서서히 꼬리를 들이대기 시작했던 겁니다.

 

 

 

 충격적이게도, 이때의 사바트는 전쟁을 치르던 때의 수 배에 달하는 희생자를 내고 말았습니다.

 

 심지어 사망자의 대다수는 병사가 아니라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던 민간인들이었습니다.

 

 이리하여 사바트 연방정부의 붕괴를 계기로 사바트 사상 최악의 1년이 막이 올랐습니다.

 

 

 이 참상의 어디까지가 그의 노림수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지옥을 만들어낸 자가 오스틴의 영웅, 베른 바로우라는 것에 이견의 여지는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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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트가 러시아 모티브인 줄 알았는데 소련이었네



다음 화 : TS 위생병 씨의 성공담 85화 - TS물 채널 (arca.l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