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일 잘나가는 전독시 싱숑작가, 백작가 유려한작가의 도입부와 스타일 짧게 분석해 본다.

 

보통들 프롤로그 1화 보고 설정이랑 전개 속도 마음에 안들면 나간다.

 

근데 싱숑하고 유려한은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준다.

특히 유려한은 통하지도 않던 소재인데 특별한 점이 없어서 여기 갤러리에서 저게 왜 팔리냐고 저게 재밌냐고 많이 까더라.

 

내 생각에는 이들이 통하는 건 시적인 표현을 많이 사용해서 독자에게 이미지를 잘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특히 그걸 도입부 부분에 사용해 이거 독특한데? 라는 느낌을 주면 뒤로가기 비율을 줄일 수 있다.

 

싱숑 첫작인 멸망 이후 세계 프롤로그 첫 도입부이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거대한 탑에 의해 어둠 속에 가려진 하늘.

곳곳에서 폐허가 된 건물들.

간헐적으로 들리는 비명들과 신음소리.

곳곳에서 피어오르는 포연.

 

그리고 이어지는 침묵.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것만 빼서 보면 한편의 시다. 굉장히 짧은 단문에 문장 형태도 갖추지 않았고, 이미지와 감각적 표현만 있다.

이거는 비록 소설속에 들어갔지만 한편의 시다. 내용도 소설 진행 내용이나 배경 세계관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포연(시각), 폐허(시각), 어둠(시각), 하늘(시각)

침묵(소리), 신음(소리), 비명(소리)

 

이미지와 소리의 감각을 섞은 전형적인 공감각 표현이다. 공감각적 표현은 읽는 사람에게 감상을 불러일으킨다.

포연이라는 잘 쓰이지 않는 단어를 써서 읽는 템포를 한 번 늦춰주는 것도 전형적인 시적 표현이다.

 

 

 

이거는 백작가 1화 첫 도입부이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남자는 누군가 자신의 몸을 부드럽게 토닥이는 손길을 느꼇다.

 

거친 손이 마치 고단한 부모의 손길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그만큼 따뜻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부드럽게 (촉각) 토닥이는 (촉각) 거친(촉각) 손길(촉각) 따뜻했다(촉각)

 

이 짧은 문장 안에 촉각 감각을 상상시키는 단어가 다섯 개가 들어간다.

이거는 같은 감각을 반복해 자극해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특정 감각에 대한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기법이다.

 

 

다들, 모바일에 최적화된 단문이라는 문장 자체에 집착하는데,

대리만족이든 대리상상이든 뭐건 간에 읽는 사람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져야 하기 때문에

단문을 써서 이미지를 상상시키는게 모범답안이다.

 

극히 짧은 단문 안에서 이미지를 상상시키려면 시적인 표현과 어휘 기법를 사용할 수밖에 없고,

내가 봤을 때 이게 앞으로도 트렌드로 갈거 같다. 심지어 여성향하고도 잘맞는다.

 

근데 여기서 전독시랑 백작가가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아서 어설프게 따라하려고

뇌내 망상을 문장으로 만들어놓으면 이미지가 아니라 자기 기분을 '설명'하려고 하기 때문에 라노벨같은 문장이 나온다.

 

짭은 글을 감각적으로 표현하는건, 시 하나에 단어 뭐 넣을지를 며칠씩 고민하면서 내공 쌓아 스타일 만드는 부분이다.

그걸 소설로 쓰는 싱숑과 유려한을 보면 매 문장을 이렇게 쓰려고 노력한다기보다, 이미 스타일이 몸에 익었기 때문에

같은 전개와 같은 내용의 글을 써도 읽는 사람이 받는 느낌이 달라진다.

 

이미지즘 스타일을 갖춘 사람이 장편 플롯 공부해서, 소재 아무 대충 아무렇게나 파쿠리 치면 가장 안정적으로 팔리는 글이 나올 거 같다.

이미 통하는 것이 검증되었고, 희귀한 스타일이기 때문에 연독률이 유지될 거 같다.


출처: 싱숑/유려한 성공 요인 분석과 향후 트렌드 예측 - 웹소설 연재 갤러리 (dcinsi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