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ㅆ…”
시체가 가득했다. 레아와 아오는 그것을 보며 오늘 먹은 것을 뱉어낸 듯 했다. 누가 이렇게 많은 사람을 학살한 거지? 시체가 썩어서 나는 쉰 냄새가 가득했다. 문의 건너편을 보자 검은 흔적이 보였다. 마치 문을 열기 위해 발버둥 친 듯한 모습이었다. 마치 열지 않으면 죽기라도 하기에 필사적인 듯한 흔적이었다. 나는 코를 막고 안으로 들어갔다.
“연락 안 된 게 얼마나 됐다고 했었지?”
“음… 아마 한 달 정도였을 거야.”
“시체의 부패 상태를 볼 때 정확하군. 어떻게 하겠나?”
나는 시체들을 확인하다 이상한 것을 하나 발견했다. 바로 이 부패한 시체가 가득한 곳에서 이질적이게 아직 붕괴가 시작되지 않고 팽창해 있는 시체. 물론 그 형체는 처참했지만, 그것보다는 그가 입고 있는 옷이 이질적이었다. 그는 기사단의 예복을 입고 있었다. 나는 엎어져 있는 그 시체를 뒤집고 그 시체의 옷을 뒤져보았다. 이 자가 어떤 기사단인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내가 그의 옷에서 주머니를 뒤지자 그의 지갑을 발견했다. 나는 그 지갑에서 그의 명함, 혹은 임명장 같은 것을 찾기 위해 그의 지갑을 열었다. 그리고 바로 그가 누군지 알 수 있었다.
“질투의 기사단원. 석차가 적혀있지 않은 걸 보니 하위 기사단원인 모양이야.”
“이 자가 그 전령 중 하나인가?”
“아마도. 이 자가 안에 있고… 문이 닫혀 있던 걸 생각하면, 밖에 핏자국이 없다는 걸 생각하면 범인은 아직도 안에 있을 거야.”
대담하기도 하지. 아니, 미쳤다고 해야 하나? 투쟁의 신전의 성직자들이야 그러려니 하겠지만 기사단의 전령을 죽이다니. 덕분에 의뢰비를 좀 더 뜯어낼 수 있겠네. 원래 상황을 알아보는 의뢰였으니 그 녀석을 잡으면 더 뜯어낼 수 있겠지. 원래의 의뢰비가 얼마였지? 나는 의뢰지를 펼쳐서 의뢰비를 확인했다. 10,000 아크? 보통 수배범 잡는 것보다 더 많은 의뢰비잖아? 잡는다면 자이언트를 잡는 것보다 더 비싸게 받아먹을 수 있겠네. 좋아, 나는 대검을 짚고 일어서 앞의 길을 보니 길은 두 갈래로 찢어져 있었다. 왼쪽과 오른쪽. 이 두 갈래길 외의 길은 보이지 않았다.
“둘로 찢어져서 가는 게 좋겠군. 어떻게 생각하지?”
“대충 찢어. 생각하기 귀찮아.”
“나랑, 아우루엔 둘이서 왼쪽으로 가고… 휴엔 너랑 류, 레아 셋이서 오른쪽으로 가봐. 이러면 괜찮지 않겠어?”
아오가 안으로 들어와서 말했다. 나는 딱히 나쁘지 않은 배치였기에 별 불만 없이 끄덕거리고 각자의 길로 향했다. 오른쪽으로 향하자마자 시체들이 가득했다. 당연하다시피 썩은 냄새가 진동을 했다. 나는 그것들을 무시하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다. 앞으로 걸어갈수록 시체의 수는 줄어들 줄 알았지만, 시체의 수는 점점 늘어만 갔다. 이제는 시체의 산이 만들어질 정도로 많은 시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부패의 정도는 입구에서만 못했다. 공기가 건조하지는 않았다. 아마 시체들이 입구의 시체들보다 2~3주 정도는 늦게 죽은 모양이었다. 점점 나아가자 문이 하나 보였다. 그 문은 살짝 열려있었고 나는 그 문을 활짝 열었다. 그 문이 열리자 그곳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는 붉은 보석 같은 것이 박힌 검은 색 검을 쥐고 있었다. 그 검이 마치 흐물거리는 것 같았지만 나는 기분 탓이겠거니 하며 그에게 다가갔다.
“휘유~ 화려하게도 노셨군! 안 그래? 사람 피를 와인이라고 생각했나?”
“……”
“진짜 재밌게 노셨나 봐? 왜 이리 말이 없어!?”
“야 잠시…!”
류의 그 말과 거의 동시에 나는 그의 머리를 향해 대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그자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마치 나뭇가지로 돌덩이를 때린 듯한 느낌, 절대 사람의 머리를 가격한 느낌이 아니었다. 그러자 그의 목이 뒤로 꺾이며 바로 뒤돌아보았다.
“%#^##^&$%…!”
“뭐!?”
나는 대검을 휘두른 자세 그대로 그것을 놓은 뒤 그것을 걷어찼다. 그러나 그것은 마찬가지로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자는 잃은 자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를 볼수록 전혀 인간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보는 느낌이었다.
“……”
그자는 나의 다리를 붙잡고는 나를 류가 있는 방향으로 던져버렸다. 나는 류가 받아주겠거니 하며 뒤를 돌아보았지만, 녀석은 사뿐히 자리를 비키고 있었다. 이런 빌어먹을 자식 같으니! 나는 어디서 보았던 낙법을 떠올리고 그것을 따라 해보려 했으나 그 순간 레아가 내 앞에 나타나서 나를 벽으로 순간이동 시켰다. 아프지만 멀리까지 날아가서 벽에 박히는 것보다는 나은 선택이었다.
“괜찮으세요!?”
“그래, 고마워 꼬마.”
“별말씀을요… 그런데 저 사람은 뭐죠!?”
그 순간 류가 우리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한 대 쥐어박아 주고 싶었지만 그럴 틈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상실종인가?”
“상실종? 그게 뭔데!?”
“설명은 나중에! 달려온다!”
그 사내는 우리를 향해 달려오며 그 검을 들었다. 그러자 류가 자신의 장도를 약간 뽑아 그 공격을 막아냈다. 그러자 그 사내는 잠시 주춤하더니 류의 공격을 흘리고 레아를 노렸다. 나는 그에게 달려들어 그의 오른손을 잡고 그를 잡아 던졌다. 다행히 그 사내는 무겁기는 했으나 최소한 인간을 벗어난 몸무게는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얼마 안 가 그의 검을 땅에 꽂아 자세를 바로잡았다. 그가 자세를 바로잡자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다.
“캬하하하하하하! 이렇게 성능 차이가 나는데 꽤 잘 치네 그래. 인간!? 캬하하하핫!”
나는 그 사내를 주시하고 있었으나 그는 입을 열지 않았다. 그는 말을 하지 않았는데 목소리가 들린다? 그렇다는 건 케이나처럼 말하는 무기인 건가?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음~ 내가 궁금한가 봐? 그런데 곧 죽을 너희에게 내가 왜 이름을 알려주어야 하지!? 캬하하하하하! 농담이야! 내 이름은 로스트 웨펀 이클루엔! 만나서 반갑다…”
제정신이 아니었다. 저 인간도 인간이지만 이클루엔의 웃음소리는 광기에 휩싸여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광전사와 같아서 나에게 공포를 심어주었다.
“케이나! …케이나!!”
류가 케이나를 깨우고 있었으나 그녀는 여전히 대답이 없었다. 잠들면 잠을 깰 생각을 안 하는 모양이다. 젠장 큰일 났군. 나는 급히 대검을 주워 그자에게 달려들었다. 이클루엔과 검을 부딪히자 이상한 느낌이었다. 그것은 마치 단단한 젤리를 찌르는 느낌이었다.
“히흐헤헤흐헤헤헤헤!! 『에로지온』!!”
능력인가!? 그 순간 녀석이 액체처럼 변하며 나의 대검을 집어 삼키려 했다. 그 액체가 대검에 닿자 대검에 금이 갔고 나는 그것을 확인하고 대검을 버린 뒤 이클루엔을 잡고 있던 손을 무릎으로 차고 이클루엔을 팔꿈치로 내리찍었다. 그러자 그 사내가 몸을 움직여 나에게 주먹질을 하고 검을 다시 쥐었다. 그리고 그 사내는 나에게 발차기를 날렸다. 그리고 그의 얼굴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는 자홍색 머리칼을 지니고 짙은 보라색과 하늘색의 오드 아이를 가진 사내였다.
“고맙다. 덕분에 조금… 정신을 차렸다.”
나와 류는 아직도 그를 경계했다. 그가 아직도 이클루엔을 쥐고 있었고, 그는 아직 자세를 잡고 있기에…
“내 말을 듣고 먹어 치웠으면 내게 몸을 빼앗기지도 않고 좋았잖냐!? 캬하하하하하하!”
“시끄러워. 미친 무기야… 이 미친 무기는 뭐만 하면 난리야!?”
나는 레아와 류의 상태를 확인했다. 류는 아직 전투 가능한 상태이고, 레아는 조금 지쳐있긴 하지만 가능할 것이다. 나는 대검을 꽉 쥐고 그를 죽어라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 사내는 이내 자세를 누그러뜨리며 검을 쥐고 바닥에 꿇어앉았다.
“후… 힘들어 죽겠네. 도와줘서 고마워요. 음… 뭐라 불러야 하지? 저…”
“휴엔, 류, 레아. 이렇게 셋이야. 알아두라고.”
“그… 런가요? 레아… 레아라…”
그가 잠시 멍하게 있던 그 순간 그는 한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부여잡으며 이클루엔을 다른 한 손으로 쥐고 일어났다. 그러자 이클루엔의 흐물거리는 촉수와 같은 검날이 그의 몸에 들러붙기 시작했다.
“집어치워! 이클루엔!! 그만두라고!!”
“캬하하하하! 네놈의 정신이 흐트러질 때만큼 먹기 좋을 때가 없다고 경고했을 텐데!? 그러게 정신 팔리면 안 되잖아! 안 그런가 지크!?”
“그만…! 그만해!! ‘그 분’에 대한 기억으로 나를 망가뜨리지 마!!!”
“좆까고 그냥… 네놈의 그 성능 좋은 몸이나 내놔!”
그 순간 이클루엔의 검은 형체가 그를 집어삼켰다. 이내 그는 검은 갑옷을 입은 듯한 모습이 되었고 눈과 같은 부분이 붉은 색으로 빛났다. 그것은 마치 갑주를 두르고 검을 든 잃은 자 같은 모습이었다.
“%#$#$^$%#%…!!!”
지크라고 불린 그 사내는 나에게 맹렬히 돌진해 왔다. 이클루엔이 지크라고 부른 그 사내의 이성은 완전히 없어진 듯했다. 류와 레아는 그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나는 대검이 거의 부서져 갔기에 대검을 버려두고 권총을 들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저격이나 기관단총이 나을까? 나는 저격 소총을 들고 스코프를 통해 그 사내를 보았다. 그 사내의 검은 갑주에는 틈이라고 할 만한 곳이 거의 없었다. 대검은 통하지 않았는데 총이 통하길 바라야 하는 상황이라니.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헛웃음이 나왔다. 그러나 티끌만큼의, 아니 티끌보다 조그마한 희망을 가지고 그를 겨눴다. 류와 레아는 협공하여 적의 주의를 끄는 모양이었다.
“레아! 목으로 달려들어!”
“네!!”
둘은 합을 맞춰본 지 얼마나 됐다고 서로 손이 되고 발이 되는 모습이었다. 후우… 나는 잠시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였다. 그리고 그자에게 저격할 준비를 마치고 눈을 뜨자 그자는 이미 류와 레아를 건너 내 앞에 서 있었다.
“%#$^#$##$…”
“이런 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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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다음 소제목 뭐로하지...
글머리를 일반으로 해버렸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