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에 일어난 반란을 제압하지 못하였기에 잠시 수도를 떠나 그들을 제압할 병력을 모아야한다.

 그렇게 황궁의 숨겨진 비밀통로를 이용하여 수도를 빠져나가려던 참, 자신의 황녀궁에도 비밀통로가 있다며 자신을 따라오라는 얀순이.

 반란군이 나를 찾기위해 황녀궁보다 먼저 황궁으로 찾아올 거 라는 생각이 들자, 나는 얀순이를 뒤따라 갔다.

 황녀궁의 비밀통로를 얀순이를 뒤따라 걷던 도중 돌연 얀순이가 돌아서더니 위와 같이 말했다.

 그런 얀순이의 말의 나는 이해가 되지 않아 얀순이에게 물었다.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더냐. 얀순아."

 "말그대로의 의미입니다. 아마 수도에서 일어난 이번 반란... 아니 혁명이라 해야겠죠. 어찌되었든 이것이 끝나면 다음 황제는 저일 것 입니다."


 ···아 알겠구나...

 이번 반란이 끝나고 다음 황제가 되는 것이 얀순이이다? 그럼 아마 이번 반란의 주도자는 얀순이가 될것이다.

 그런 반란의 주도자가 내 앞에 있으며, 호위는 데려오면 들킬 위험이 높아진다는 얀순이의 말에 데려오지 않았다.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진 나는 지금이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궁금해왔던 점을 얀순이에게 물었다.


 "얀순아. 아버지이자 황제인 나를 배신하면서까지 이번 반란을 주도한 이유가 무엇이더냐."

 "배신이라뇨? 이번 반란은 전부 아바마마를 위해서 한 일 인걸요."

 "이 상황이 나를 배신한 것이 아니더면 무슨 상황인게냐!"


 이 반란의 목적이 나를 황제의 자리에서 끌어내리는 것이면서 나를 위해서라는 얀순이의 모순적인 말에 얀순이가 황제인 나를 우롱한다 싶어 화를 내버렸다.

 얀순이는 그런 나를 안절부절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화를 제게 내지 마주세요... 이번 일이 왜 아바마마를 위한 일인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옛날,-"



***


 
 -저는 황제인 아바마마와 평민 출신이며 무희인 어머니로부터 태어났습니다.

 어머니는 저를 낳으면서 결국 세상을 떠나버렸지만, 아바마마께서 제게 어머니는 예쁘고 아름다운 여성이라 하셨죠.

 하지만 아바마마와 어머니의 출신이 문제였나, 고위 귀족의 자제들 사이에서 저는 그들에게 많이 놀림을 받았습니다. 황녀라는 신분이 가지고 있음에도 말이죠.

 그래도 다행히 저에겐 신분에 걸맞는 능력이 있었습니다.

 그런 제 능력을 본 아바마마는 제 능력을 칭찬하셨습니다. 그때 저는 처음 받아보는 호의에 혼이 빠져나갈 정도로 기분이 좋아짐을 느꼈죠.

 하지만 이 기분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아바마마의 첩들이 자신들의 자식을 위해 저를 견제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저는 아무 대항도 할 수 없었습니다. 혈통주의이자 계급사회인 이 나라 안에서는 돌아가신 어머니가 첩들 사이에서 가장 낮은 평민이기에 저는 그들 앞에서 기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아바마마의 칭찬에 중독되었기 때문에 그들 뒤에서는 제 능력을 갈고 닦기 바빴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몇년이 지나 아바마마께서 제게 능력이 어느정도 성장했는지 물어보자 저는 기뻤습니다. 몇년이 지난 지금까지 제가 보여준 능력을 기억하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으니까요.

 저는 지금까지 갈고 닦은 능력을 아바마마께 보여주고, 아바마마는 그 자리에서 놀라 제게 행정에 관한 큰 권한을 주셨죠.

 그렇게 행정에 관한 업무를 하며 저는 사회의 정세를 알았습니다.

 이 사회에서 고위직은 고위 귀족들이 독점하고 있었으며, 능력이 있는 자들은 신분때문에 하위직에서 머물고 있더군요.

 하지만 제가 행정에 관한 업무를 처리하는데는 별로 상관이 없었기에 그냥 무시하며 아바마마께 칭찬을 받을 생각으로 열심히 일하였습니다.

 그렇게 또 몇년이 지나자 아바마마께서는 저 덕분에 국세가 안정되었다면서 말해주며 제 권한을 강화시켜주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고위 귀족들의 생활만 안정되었지, 오히려 계급간의 불평등이 심화되어 국세는 지금 불안정한데 말이죠.

 권한이 강화되어 좀 더 열심히 일하니, 제 일처리 속도나 정확성에 다른 사람들을 저를 칭찬하기 바빴습니다. 하지만 아바마마께서 준 칭찬과 달리 뭔가 제게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행정에 관한 업무를 하던 도중, 어떤 고위 귀족이 자신이 하던 일을 대신 해달라 하더군요. 솔직히 하기는 싫었지만 고위 귀족과 마찰을 일으키기 싫어 대신 한다 하였습니다.

 그렇게 귀족의 일을 대신 하면서 저는 이상한 점들을 발견했습니다. 귀족의 일을 전부 끝내 이상한 점들을 전부 조합하자 이 국가에서는 반란의 조짐이 보이더군요. 그것도 상당히 오랜기간을 준비한 것 같은 반란이 말이죠.

 어느정도 능력이 있더라면 바로 볼 수 있을텐데 라며 생각하며 저는 고위 귀족들의 무지함에 치가 떨렸습니다.

 저는 아바마마께 이 사실을 알려 칭찬이나 받아야겠다 하고 생각하며 황궁으로 발길을 돌렸는데, 누군가 저에게 자신을 반란의 임시 리더라며 소개하고 저의 비상한 머리로 자신들을 이끌어달라로 부탁하였습니다.

 생각해본다고 그에게 말하고 저는 다시 황궁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가던 도중 딸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옆에 있는 엄마에게 사랑이 무엇이냐고 묻더군요. 엄마는 딸의 질문에 어떠한 대상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사랑이라 했습니다.

 저는 걸으면서 생각해봤습니다. 제게도 사랑이라 하는 것을 줄 수 있는 존재가 있나 하고요.

 있더군요.

 모두가 절 부정하고 있을 때 가장 먼저 절 긍정한 단 한사람이.

 바로 아바마마. 당신이었습니다.

 황궁에 도착하자 저는 고뇌에 빠진 아바마마를 봤습니다.

 고뇌에 빠진 이유가 능력이 있는 사람들을 뽑아 자신의 백성들이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고 싶지만, 고위 귀족들의 견제 때문에 이도저도 못하는 자신의 무능력함 때문이더군요.

 그리고나선 아바마마께선 단 한마디를 중얼거리셨습니다.

 
 "이런 내가 황제여도 괜찮은 것 인가..."

 
 저는 아바마마께 아끼고 소중히 여기기는 사랑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아바마마가 행복해 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게 됐습니다.



***



 "그것이 바로 이 반란입니다. 아바마마"


 그렇게 반란의 이유를 내게 말하는 얀순이는 행복해보였다.

 나는 그런 얀순이에게 말했다.


 "얀순아. 네가 정녕 나를 위해서 이 일을 저질렀다고 해도 내겐 이 일은 나를 위한 일이 아니다. 얼른 반란군들에게 명령을 내리거라. 수도에서 일으킨 반란을 중지하고 해산하라고."

 
 히히히

 돌연 웃으며 섬뜩한 표정으로 내게 말하였다.


 "아바마마께서는 흘린 물을 한방울도 남기지않고 다시 담을 수 있나요? 저는 담을 수 없습니다. 애초에 담을 생각도 없고요."

 그리고선 내 멱살을 잡고 들더니 나를 통로 안쪽으로 던졌다.

 순간 귀에 몸이 바람을 가르면서 나는 소리가 들리더니  몇초후 벽에 부딪혀 등에 고통이 느껴졌다. 나는 분명 통로 일직선으로 던져졌는데 벽에 부딪혔다는 말도 안되는 상황에 뒤를 돌아보니 어떤 문이 있었다.


 "크윽... 뭐야. 왜 여기에 문이...?"


 나를 던진 얀순이는 내게 천천히 다가오며 말했다.


 "아바마마. 제가 아까 말하였죠. 황녀궁에 비밀통로가 있다고. 하지만 제가 그 비밀통로가 어디로 이어져 있는지는 말 안했습니다. 아바마마께선 당연히 이 통로가 밖으로 연결되어 있는 줄 아시겠지만 사실은 이 통로는 한명이 편히 생활할 수 있도록 만든 방이랑 이어져있습니다."


 마침내 내게 온 얀순이는 문을 잡고 열더니 나를 그곳안으로 집어넣었다.


 "저는 아바마마가 저를 제외한 황후나 첩들 등 다른여자를 보는 것이 도저히 용납이 되지 않기 때문에 두가지 선택지를 드리죠."


 첫번째 손가락을 들며 말하는 얀순이.


 "첫번째, 제가 황제가 되어 아바마마께서 아끼시는 백성들이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테니, 아바마마는 여기서 생활하며 피곤에 지친 저를 위로하며 안아주기. 저는 개인적으로 이 선택지를 추천드리죠."


 두번째 손가락을 들며 말하는 얀순이.


 "두번째, 첫번째 선택지를 고르지 않고 밖으로 나가 반란군들에게 잡히고 처형당하기. 저는 개인적으로 이 선택지는 비추천하죠."


 내게는 애초에 선택지라 할것이 없다.

 얀순이에게 첫번째 선택지를 고른다고 하니 기뻐하며 내게 말했다.


 "매우 현명하신 판단에 감사합니다. 아바마마."


 그리고선 내게 키스하며 말하였다.


 "이 다음은 이 혁명이 완전히 끝난 이후에 부탁드리죠. 아바마마♥"



--


소설 링크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