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붕이가 어쩌다 그런 실수를 했는지 나는 이해할 수가 없다. 


그는 분명 그의 아버지의 유산을 상속받기 전에, 의과대학을 다닌 경력이 있고, 의학지식이 상당하다고 알고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날 저녁 함께 식당에 가서 저녁을 먹은 뒤, 얀붕이는 그의 고급 아파트로 가기 전에 잠시 내 집에 들려 나와 함께 파이프를 피우며 잡담을 나누었다. 


내가 잠시 다른 방에 갔을때 얀붕이가 낭랑하게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자네가 상관없다면 키니네를 4그레인 먹을게. 감기에 걸린 것 같아."

"좋아." 내가 소리쳐 대답했다.

"두 번째 선반에 키니네 병이 있어. 한 숟갈 먹으면 나아질 거야"


내가 다시 돌아온 뒤 우리는 함께 벽난로 앞에 앉아 파이프를 피웠다. 


그런데 8분가량 지나서 얀붕이가 스르르 쓰러졌다. 


나는 얼른 약장에 가서 안을 들여다 보았다.


"돈이 이렇게 사람을 멍청이로 만든다니까!"
내가 화가 나서 말했다. 


거기에는 얀붕이가 먹고 뚜껑을 닫아 두지 않은 미르타자핀 병이 있었다.


나는 쥐 죽은 듯이 잠자고있는 얀붕이를 내 침대로 옮겼다. 


그때, 초인종이 울리더니, 어느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혹시 거기 얀붕이 있나요?"
 
"누구세요?"

"얀붕이 여자친구에요. 문좀 열어주세요."


나는 그에게 여자가 있었는지 고민하다, 문을 열었다.


그러자, 아름다운 여성이 들어오더니, 얀붕이가 있는 내 침대 쪽으로 걸어갔다.


"얀붕이가 항우울제를 집어먹고는 깊은 잠에 빠져서, 그 친구 지금 발로 차도 안 일어날거에요"

"알아요, 알고있어요"


나는 그때 그 여자가 어떻게 그걸 알고있는지 의문을 품었어야 했다. 


그녀는 얀붕이의 다리를 잡고, 능숙하다는 듯이 얀붕이의 고급 정장이 바닥에 질질 끌리는 것을 무시하며 그를 끌고 갔다.

"그 친구한테 술 먹이면 안돼요"

"알고있어요. 저도 많이 써봤거든요. 미르타자핀."

그러고는, 그를 검은 지프 그랜드 체로키로 보이는 자동차에 싣더니, 나에게 눈웃음을 짓고는, 차를 몰아 순식간에 사라졌다. 


나는 휘몰아치는 태풍이 지나간 것 같은 기분에,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나는 얀붕이가 여자친구를 나 몰래 사귀고 있었겠거니 생각하며 집으로 들어가 소파에 몸을 뉘었다. 


그리고, 얀붕이가 여자친구가 없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에게 새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사실을 다리 두개가 아작난 그에게 들은건 이틀 후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