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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발...제발 그만해줘..."

  

   나의 사정에도 이 악마는 허리를 멈출 생각은 없어 보인다. 

악마라고 한건 그녀가 성격이 좋지 않음을 의미 하는 것이 아니다. 

그녀는 남자의 정을 착취하는 악마, 즉 서큐버스이니까.


  "이제 더 이상은...안나.오...ㅏ.."

   

   그녀는 대답 대신 내 입술을 뺏어 타액을 흘려 보냈다.

그녀의 타액에는 미약효과가 있다.

그녀의 질척한 혓놀림에 침은 삼킬 새도 없이 목구멍을 넘어갔고, 음란한 소리가 고막을 통하지 않고 들려왔다.


  "오늘은 10번 밖에....하으응..안했는데 벌써 우는 소리를 내시다니...아직도 20번 남았다고요?"

  

  내 남근은 애석하게도 시들 생각은 커녕 아까보다 단단해졌다.

감각이 남근에 집중되어 그녀가 엉덩방아를 찧을 때마다 새된 소리를 흘렀다.

나는 결국 오늘밤도 그녀가 좋아할만한 쾌락에 물든 얼굴로 무거운 사랑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그녀와 이런 관계가 된 지는 채 몇주가 되지 않았다.

 내가 더 빨리 대처했더라면 그녀에게 잡히지 않고 평화롭게 살 수 있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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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네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며 건배하세."

  

   여느 마을에서나 있을 법한 술집, 시끌벅적한 분위기의 공간이다. 

내 오랜 친구인 그는 내가 번듯한 가게를 연 것을 진심으로 축하 하고 있었다.


  "하하, 정말 고맙네. 자네도 하는 사업이 번창 하고 있지 않은가? 나보다 훨씬 큰 가게를 열거라 믿네."

  

  "자네 만큼은 아니지. 그나저나 비결이 뭔가? 언제부턴가 자네가 하는 일이 술술 풀리기 시작했지 않은가?"

  

   나는 그의 어깨에 팔을 걸고 조심스레 말했다.

   

  "자네한테만 하는 이야기인데...사실은 안개의 숲에서 어느 처녀와 만난 뒤로부터 내 운수가 달라졌다네."

  

  "호오? 한번 말해보게."

  

  "그때는 내가 그곳을 헤매고 있었지..."

  

*****


   안개의 숲, 위험한 마물은 나오지 않지만 방향 감각을 상실하게 하는 안개가 항상 끼어있는 곳이지.

   

진귀한 약재들이 지천에 널려있으나 한번 들어가면 굶어 죽을때까지 나오지 못하는 사람이 태반일세.


나는 어떻게든 돈이 필요했기에 들어갔네만, 지금 생각하면 미친짓이었지.


나는 두꺼운 실타래를 들고 숲으로 들어갔다네.


약재를 캐고 실을 따라 마을로 돌아갈 심산이었지.


계획은 약재를 캐고 돌아가려 할때 까지는 완벽하다 생각했었네.


하지만 실을 따라 돌아 가는 도중에 실이 뚝 끊겨 있던게 아니던가?


나는 잘린 부분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헤맸고, 결국 지쳐 주저 앉게 되었다네.


이제 죽은 목숨이라 생각하던 차에 어디서 나온지 모를 처자가 내게 말을 걸었는데, 그녀가 얼마나 아름답던지!


이목구비도 뚜렸하고 봉긋한 가슴에 가련한 자태, 필시 3-4년 뒤엔 손에 꼽을 미인이 될 상이었지.


그 처녀는 마법에도 능통해 내 팔에 행운을 올려주는 문양을 그려줬다네.


그러곤 거짓말 같이 실을 찾을 수 있게 되었고, 나는 숲에서 탈출 할 수 있었지.


그 처자에게도 같이 나가지 않겠냐 물어봤지만 그녀는 근처에 산다고 하더군.


또 만나고 싶긴 하지만 무서워서 말이지.


*****


  "자네, 아직도 그 문양이 남아 있는가? 한번 볼 수 있겠는가?"

  

  "원래 아무에게도 보여준적 없지만, 자네와 나의 사이 아닌가, 보여주겠네."

  

   나는 팔을 걷어 그 문양을 보여주었다. 친구는 문양을 보자마자 입은 바싹바싹 마르고, 팔을 떨며 내 어깨를 짚었다.

   

   "자네..자네! 이거는 행운을 올려주는 부적같은게 아닐세! 이건 저주라고, 상당히 질이 나쁜!"

   

   그는 옆자리 까지 들릴 정도로 당황하며 크게 말했다. 

그의 눈빛이나 행동으로 보아선 거짓말 같진 않아 보인다. 

불안한 마음에 나는 그에게 화를 냈다.

   

  "자네 무슨 소리인가? 그럴 리가 있는가? 이 문양이 생긴 뒤로 내 인생은 잔잔한 바다의 돛단배처럼 정말 매끄럽게 나아갔단 말이네."

  

  "당연히 그럴걸세! 이 문양을 느낀 마물은 자네를 건들 생각도 할 수 없네. 이 문양의 주인이 두렵기 때문이지. 자네는 확실히 마물로부터 위험한 경로를 이동하며 장사를 했지 않는가!"

  

  "그럼 도대채 이 문양이 뭘 뜻하길레 그러는 건가?"


  "소유자를 표시하는 노예의 낙인일세. 지금 이럴 때가 아니네. 최대한 빨리 이것을 지울 방법을 찾아보게나. 숲에서 만난 그 악마가 눈치채기 전에 빨리!"


   나는 이후 친구의 말대로 마법을 잘 아는 사람을 수소문해 보았지만 이 문양을 지울 수 있는 이는 없었다. 

그런 나날이 계속되던 어느날 아침, 나는 창밖으로 안개가 보이는 저택 안에 있었다.


   나는 침대에 누워 있었고, 그런 나를 육감적인 몸매를 한 미녀가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가 그때 숲에서 만난 그 악마라는 사실을 알게 되기까진 얼마 걸리지 않았다.

   

  "깨어나셨네요? 당신은 오늘부터 여기 사는거에요. 거부권은 없답니다."

  

  "이런 미녀랑 산다는데 불만이 있을리가 없지."


   나는 강력한 힘을 가진 그녀가 무서웠지만 환심을 사기 위해 그런 말을 했다. 실제로 그 말은 잘 먹혀 들어갔다.

  

  "어머어머, 오늘은.......4번 할게요."


   처음 그녀와 하는 관계는 솔직히 좋았다. 

그녀는 성행위를 강요 하기는 했지만 정중하게 대해 줬으며, 저택 내에만 있으면 자유를 보장해줬다. 

하지만 그녀는 갑자기 많은 횟수를 요구하기도 해서, 그런 날에는 다음날 밤까지 기절하듯 잘 때도 있었다. 

오늘은 그녀가 터무니 없는 횟수를 요구했다.

   

  "오늘은......60번 해야겠네요. 침대에 누워요."

   

  "그렇게까진 무리라고..그런건 사람의 몸으론 버틸 수 없어."


  "제 타액을 먹으면 여유롭게 하실 수 있을 거에요."

  

  "애초에 횟수는 무슨 기준으로 정하는거야? 60번은 말도 안된다고."

  

  "아 그거라면....그거 전부 당신 탓이에요. 저는 문양으로 당신이 누구랑 이야기 하는지 알 수 있었어요."


  "그거랑 이거랑 상관있어?"

  

  "네...문양이 적힌지 34일 째에 다른 여자랑 1시간 이야기 했더라고요? 1분당 1회씩 짜나기로 결심 했으니 오늘은 60번 할 차례에요."


   문양이 그려진 지 약 4년째, 나는 적어도 4년간은 그녀에게 짜일 운명이다. 

한창 장사 할때 여자 거래인과 2시간도 넘게 협상한 적도 있던 걸 생각하면 그 날에 내가 제 정신을 유지 할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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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노피아 같은데서 연재 해보고 싶어서 이렇게도 저렇게도 써보는 중. 필력 늘어난 후에 총 분량이 3-400쪽 정도 되는 소설 연재하는게 목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