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때부터 난 사람들의 감정이 눈에 들렸다.


더럽고 추악한 사람들의 속마음이 보지 않으려해도 자연스럽게 내 눈에 들려온만큼 난 사람들을 믿을 수 없었다.


그런 나를 유일하게 기쁨으로만 봐주던 엄마 아빠가 사고로 중환자실에 누워계시던 날 난 세상에대한 신뢰를 모조리 잃어버렸다.


그래도 다른 사람보다는 좋은 마음이 많이 들려오던 친척들의 더러움이 보였다.


아니 들려왔다.


- 오빠네가..... 재산이 많았는데 저애를 맡으면?-


-근데 중환자실이면 병원비 많이드는거 아냐?...차라리-


-음.... 일단 재산 분배가-


-일단 엄마 아빠가 맡을라나?-


드라마에선 이런일은 재벌가에서나 일어나는줄 알았는데 겨우 집 한채 달랑 있는 우리들도 겪는 일이었다는게 웃겼다.


얼마 버티지 못하고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충격에 몸져 누워 늙은몸을 버티지 못하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세상에 나는 홀로 남았다.







믿을곳 하나없이 진짜 홀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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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순이는 학교의 왕이었다.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진짜 왕이었다.


아버지의 기부로 학생신분에서도 교사를 뛰어넘는 발언권과 그런 얀순이 아래 설설기는 개미들.


아무리 부자동내에 뛰어난 학군이라도 결국 더 큰 돈 앞에선 똑같은 개미가 되어버리는 사람들에 얀순이는 세상의 이치가 돈이라는것을 너무 일찍 깨닳아버렸다.


다행이도 이런 깨닳음과 걸맞게 얀순이의 부모님은 돈이 많았고 얀순이는 그 권력의 정당한 계승자였다.


학주가 교문앞에서 복장과 소지품을 단속해도 얀순이는 아무 일 없다는듯이 당당하게 위반을 하고 있었다.


못본척 다른 애들만 줘패고있는 학주를 지나쳐 들어간 교실에는 얀순이만의 장난감이 있다.



모든 개미가 설설 기어다닐때


주제도 모르고 아직 개미가 아닌척 고개를 빳빳히 들던 고아새끼......


니가 누구의 돈으로 먹고 살며 학교를 다니는지도 모르는 배은망덕한 고아가


"얀~~~붕~~~아"


얀순이의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흠칫 놀라는 저 뒷통수가 목소리를 못들은체 하자 건방지고 귀여워서 놀려주고 싶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꾀죄죄하네? 집에 따듯한 물이 잘 안나와?"


한발 한발 다가가 맡아본 머리 냄새는 얀순이가 보내준 샴푸가 아닌 다른 냄새가 난다.


"또 내가준거 안쓰고 다른거 쓴거냐?...... 그지새끼가 꼴에 자존심이야 뭐야?"


얀순이는 품에서 얀순이만의 특제 향수를 꺼내 얀붕이의 머리 위에 부어버렸다.


"이거 씻어내면 죽여버린다"


적은 양이지만 한두방울이면 충분한거를 한통 부어버린만큼 얀붕이 주변에는 지독한 향기가 머리아플정도로 흘러넘쳤다.


얀순이의 향기가 잘 스며들라고 흘러내리던 향수를 토닥이던 얀순이는 순간 드는 빡침에 얀붕이의 머리를 잡고는 고개를 들어올렸다.


"야이 씨발아.... 니 뭔데 대답이없냐?"


"........... 꺼져 .... 니년 땀냄새 때문에 머리 ㅈㄴ 아퍼"


항상 새롭고 황홀한 대답만 들려주는 얀붕이의 입담에 얀순이는 가버릴뻔 했지만 지금은 참아야만 한다.


"돌쇠!.... 세~바스챤!"


얀순이의 부름에 충직한 두명의 헬창 학생들이 얀붕이를 끌고 교실 뒷편으로 끌고가려 했다.


항상 있는일인지 익숙한듯 반항도 하지 않던 얀붕이다.


"음.... 수업 시작까지 15분 남았으니까 15분만 맞자"


얀붕이의 턱을 톡톡 치며 얀순이는 달콤하게 말했다.


"뭣들하니? 얼른 안패고"


결국 아침 조회가 시작 될때쯤에서야 아픈 몸을 추스리며 일어난 얀붕이의 고통스러워 하는 표정에 얀순이는 오줌을 싸버릴것만 같았다.


'너무 황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