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 주저앉아있던 마왕은 땅을 짚고 일어난 후 자신을 둘러싼 몬무스들과 용사를 봐라보았다.


적게 잡아도 자신을 둘러싼 이들의 숫자는 1만을 넘어섰다.

마왕 본인이 기억하기로는 이렇게 많은 몬무스들이 모인 적은 처음이다.


몬무스들은 자신들의 지배자인 마왕의 말조차도 잘 듣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녀들에게 충성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언제나 정치와 권력과 부를 위해서 충성하고 싸우는 인간들과 달리

인간과 비교도 할 수 없는 힘과 인간보다 긴 수명을 가진 그녀들에게 인간의 권력과 부 따위는 가치가 없기에

그녀들이 마왕에게 가지는 충성심은 언제나 순수하고 인간보다 믿음직스럽다.


허나 그 성격이 자유로운 편이고

몬무스가 가지는 남편에 대한 사랑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여서 

마왕이 모이라 명령해도 모이는 자들은 체 1천이 넘어가지 않는다.


그런 일도 없겠지만 만약 마왕이 그녀들을 억지로 모이라한다면

남편이 있는 몬무스들은 마왕에게 쌍욕부터 박고 시작할 것이다.


실제로 레스카티에의 왕인 델에라가 장난으로 자신을 따르는 자들에게

'나의 명령이 중요한가? 너희들의 남편이 중요한가?' 

라는 질문을 했을 때 델에라는 욕부터 듣었다.


그리고 자신의 수하들에게 욕을 듣은 델에라는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했다.

신하가 주군에게 모욕을 가해도 될 만큼 몬무스들의 사랑은 소중하고 숭고한 것이다.


그리고 몬무스의 사랑이 얼마나 숭고하고 소중한 것인지 누구보다 더 잘 아는 마왕이기에

마왕조차도 용사를 너무나도 사랑하기에

그녀는 몬무스들에게 강압적이지 않다.

그녀들에게 강제적으로 무언가를 시키지 않는다.


그래서 마왕의 명령에도 몬무스들은 1천이 모이지 않고

인간과의 전쟁을 위한 병력이 늘상 소수에 불과하지만

몬무스들은 인간과 비교해서 압도적으로 강하기에 그런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1천의 몬무스가 있다면 인간의 왕국정도는 수월하게 털어먹을 수 있을 것이다.

몬무스들 중에서 가장 약한 자도 5명의 인간 병사정도는 수월하게 제압하고도 남는다.

심지어 몬무스들 중에서 조금 강한 편에 속하는 자들은 일반적인 수준의 용사들과 맞먹는다.


전술무기급으로 평가받는 용사들에게 일반적인이라는 말은 맞지 않겠지만

최강이라 불리거나 특별한 이명이 붙거나 용사들 중에서 강하다고 알려진 자들은 제외하고

조금 강한 몬무스들과 용사들의 수준은 같은 편이다. 


그런 그녀들이 무려 1만 이상이나 모였다.

아니 지금도 모이고있다.

심지어 그 구성원도 심상치 않다.


조금 강한 수준이 아니라 이름있는 강자들이 군데군데 석여있다.

심지어는 마왕조차 우습게 보지 못할 강자도 무리에 섞여있다.

조금 강한 수준의 자들은  수 천이나 모였다.

약해도 인간들 정도는 씹어먹을 자들이 수 만이나 모였다.


지금 당장 인간을 멸종시켜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병력이 이곳에 모였다.

주신조차 쉽게 건들 수 없을 정도의 병력이 이곳에 모였다.


이들이 이곳에 모인 이유는 바로 벨

벨 그 아이의 납치때문이었다.


몬무스들의 죄악이자 유일한 혼혈인 벨 그 아이의 납치사건으로 인해서 그녀들이 분노했다.

이 자리에 모인 자들은 벨의 구출과 복수만을 원할 것이다.

다른 것들은 돌아보지 않을 것이다.

복수와 살육에 미쳐서 아무런 죄가 없는 인간들조차도 죽이고 말 것이다.

그 과정에서 약한 몬무스들은 완전히 죽어버려 만마전에서만 살아가게 될지도 모른다.


수 많은 인간들이 죽을 것이고

겨우 몬무스들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인간들은 다시 그녀들을 배척할 것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주신 그년이 가장 이득을 볼 것이 분명하다.


그래 주신 그 개 같은 년이 가장 이득을 볼 것이다.

만약 자신이 여기에 모인 모든 자들을 풀어 준다면

엄청난 살육이 벌어질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몬무스들이 인간들을 죽이고 벨을 구출하는 데에 정신이 팔린 동안

몬무스들이 없는 곳에 홀로 있던 어린 몬무스들과 그녀들의 남편들이 위험할지도 몰랐다.


아니 위험할 것이 분명했다.

벨을 납치할 만큼 미친 자들이다.

혼혈이 몬무스들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아는 자들이

그리고 그런 혼혈에게 위해를 가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행동인지 아는 자들이 벨을 납치했다.

그런 자들이 성인 몬무스가 없는 곳에 있는 어린 몬무스들과 그녀들의 남편들을 가만히 놔둘까? 


그리고 자신들의 아이와 남편을 잃은 몬무스들이 인간들을 용서할까?
분노한 몬무스들은 더더욱 많은 자들을 죽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인간과 몬무스는 다시 반목하겠지

그것을 위해서 벨을 납치한 것이 분명했다.


마왕으로써 그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 만큼은 막아야한다.

함부러 움직이다가는 인간들과 몬무스들 뿐 만이 아니라

심지어 납치된 벨까지도 위험할지도 몰랐다.


사실 인간들과의 반목은 벨과 비교해서 중요하지도 않다.

남편이 아닌 인간들 쯤이야 호감가는 생물에 불과하지만

벨은 하나밖에 없는 우리의 보물이다.


그런 벨을 다행히 주신과 납치범들은 사로잡은 그 자리에서 죽이지 않았다.

혼혈들이 부활할 수 없다는 것들을 알면서도 벨을 죽이지 않았다.

혼혈을 완전히 멸할 수 있는 기회임에도 벨을 죽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주신과 납치범들이 우리에게 원하는 것이 있을 것이 분명했다.

일단 납치범의 요구를 들어주어서 벨을 우리에게 돌려주게 하는 것을 전제로 행동한다.

그리고 일이 틀어졌을 때는.....


남편과 아이와 같은 지킬 자들이 없으면서 완전히 죽을 위험도 없는 조금 강한 수준의 몬무스들만을 데리고 벨을 구출한다.


그리고  구출작전에서 제외된 모든 몬무스들에게는 집으로 돌아가게 하고 경계를 서게한다.

경계를 서게해서 위험에 대비하고 어린아이들과 남편 그리고 같은 몬무스들을 지키라는 명령을 내린다.


몬무스에게 중요한 것이 남편과 어린 자식들이라도 해도 이번에는 마왕인 자신의 말은 무조건 따를 것이다.

자유분방한 몬무스들이라도 해도 이번 일에는 칼날같은 군기로 무장한 체 마왕인 자신의 명령을 수행할 것이다. 

심지어 마왕인 자신의 영역이 아닌 지팡구나 안개의 나라같은 지역도 첩의 말을 들어줄 것이다.

우리와 우호적인 인간의 지도자들 조차도 벨이 납치당했다는 소식을 듣는다면 무조건적으로 자신의 말을 따를 것이 분명했다.


마왕은 생각을 마치고 몬무스들에게 명령을 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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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무스들은 자신들의 지배자인 마왕을 보았다.


마왕은 자리에서 일어선 체로 여기에 모인 몬무스들에게 말하고 있었다.


이번 일을 꾸민 자는 주신과 주신을 따르는 인간 과격파로 보인다고


실제로 벨을 납치한 노스크림의 전 가주는 

이미 멸망한 신성교국 레스카티에의 원로로써 주신을 믿는 인간과격파라고  


주신이 벨을 납치한 이유는 인간과 몬무스 사이를 이간질시키려는 것이라고

몬무스인 자신들을 분노케 해서 인간들을 학살하게 만들어서 인간들이 몬무스들을 다시 배척하게 만들려는 거라고

벨을 구출하기 위해서 몬무스들이 없는 사이 몬무스들의 남편과 어린 몬무스들을 죽여서 몬무스들이 더더욱 분노하게 만들려는 것이라고 


납치범들은 벨을 납치할 만큼 미친 놈들이라고

 인간과격파에 꾀에 속아서 지금 이 상태로 인간들을 치고 벨을 구출하려한다면

오히려 납치당한 벨이 위험할 수도 있다고


그러니 일단은 주신과 납치범들을 요구를 듣고 벨을 돌려받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그리고 만약 일이 틀어질 때를 대비해서 몬무스들이 살고있는 모든 지역과 몬무스들에게 우호적인 인간국가에 비상령을 내릴 거라고


여기 모인 자들 중에서 인간 용사 수준의 강자임과 동시에 지킬 자가 없는 자들만을 모아서 주신을 침으로써 벨을 구출할 구출팀을 꾸리고


그와 동시에 벨의 구출에 참여하지 않는 자들은 제자리로 돌아가서 자신들의 가족과 사회를 지키라고




객관적으로 보아을 때 마왕의 혜안과 지휘는 뛰어났다.

이 자리에 모인 몬무스들은 벨의 구출에 모두가 참여할 수 없다는 것에 불만을 품을 지언정 마왕의 말을 거역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들은 마왕의 지시에 따라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떤 자들은 자신이 속한 곳을 지키려 갔으면

어떤 자들은 자신의 무장을 정비했으면

어떤 자들은 마왕의 명령인 비상령을 안개의 나라와 지팡구 그리고 우호적인 인간의 나라에 전달하려고 떠났다.

모두가 자신들의 일을 하고 있을 때


오직 데오노라만이 자리에 서서 생각에 잠길 뿐이었다.


'여는 아이의 부모로써 아이를 사랑해야한다.

여는 아이의 부모로써 아이를 키워야한다.

여는 아이의 부모로써 아이를 지켜야한다.


허나 여는 이 중에서 그 어떤 것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오히려 그 아이에게 늘상 상처만을 입혔다.

아이에게 늘상 고통만을 주었다.

여와 마물들이 준 상처에 완전히 망가져버렸기에 사랑조차 줄 수 없었다.


심지어 오늘 아이를 지키지도 못했다.


베아트리스 사랑하는 여의 아이를 여는 지키지 못했다.

이런 여에게 부모자격이 있을까?


단언컨대 여에게는 부모자격이 없다.

여는 벨에게 사랑을 줄 자격도 벨에게 사랑받을 자격도 없다.

벨과 함께 살아갈 자격이 없다.


허나... 여에게 벨과 함께 살아갈 자격이 없다는 것이 

여가 벨을 사랑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

여가 구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겠지


벨을 구하기 위해서 여는 그 무엇도 할 것이다.

여의 목숨으로 벨을 구할 수 있다면 웃으면서 목숨을 끊을 것이다.

벨을 구할 수만 있다면 그 누구에게라도 도움을 청할 것이다.


그래 그것이 그 사테라라 할지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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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설정을 짤 때 벨의 성별은 양성으로 설정해놓았습니다.

허나 지금은 남성으로 바꾸었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양성인 벨도 나쁘지는 않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