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https://arca.live/b/yandere/46417806?target=all&keyword=%EC%9D%BC%EC%A7%84%EB%85%80&p=1 

1편: https://arca.live/b/yandere/46733446?p=1

2편: https://arca.live/b/yandere/47125901?p=1

3편: https://arca.live/b/yandere/47569521?target=all&keyword=%EC%9D%BC%EC%A7%84%EB%85%80&p=1




" 흐응~ 흐으응~"


자칫 우스꽝스러워 보일 수도 있지만, 신경 쓰지 않고 콧노래를 계속 흥얼거린다.


보다 정확히 말한다면 흥얼거린다는 표현보다,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흘러나온다는 표현이 더욱 적절할 것이다.


커피 다섯 잔을 한 번에 들이킨 것처럼, 심장이 미치광이처럼 쿵쿵거린다. 마치 드럼을 두드리는 것과 같은 그 소리는, 나의 귓가에 쉴 새 없이 울려 퍼진다.


들뜬 시선을 돌려, 수증기가 맺혀 가려진 욕실의 유리문을 응시한다.


형언할 수 없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그림자가, 그 너머로 비치고 있다.



조금만 기다려.


바로 찾아갈 테니까.



약간 더러워진 와이셔츠를 벗고 치마를 내리자, 거울 속의 나는 완전한 속옷 차림으로 변한다.


레이스와 프릴이 달린, 고풍스러운 디자인의 검은 코르셋과 가터벨트.



2020년대에 이런 걸 시골에서 입는 여자아이라니, 세간에 밝혀졌다가는 분명 변태년으로 취급당할 것이다.



".....흥, 귀여워서 입는 건데 무슨 상관이야."


시대착오적인 복장 따위가 어디 있어?


.....라고 말하고 싶지만, 비정상적인 복식인 것은 확실하다.


코르셋 위에 현대식 와이셔츠 교복이라니, 확실히 밸런스가 안 맞는 패션이다.


뭐, 내 외모라면 패션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자존감이 부족한 여자들이나 자기 옷차림에 전전긍긍하는 법이니까.



쓸데없이 귀족적인 속옷을, 그와 대조되는 망나니 같은 기세로 대충 벗어던진다.



거울 속에 비치는 나의 모습을 보자, 약간 긴장되던 마음이 약속된 승리의 여유로움으로 가득 채워진다.



'쩔어!! 내가 직접 봐도 엄청나!!'


눈처럼 새하얀 피부. 약 174cm의 큰 키와 우월한 비율.


지난번에 몰래 측정했을 때 둘레 98cm가 나와서 놀랐던, 제대로 맞는 속옷을 구하기도 어려운 탄력적인 형태의 가슴.


지하철 자리에 앉을 때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풍만한 골반과, 그와 대조적으로 양 손으로도 감싸 안는 게 가능할 것처럼 잘록한 허리 라인.



'이런 여자아이의 알몸을 보고, 건강한 남자아이가 넘어오지 않을 리가 없잖아!!'


이미 승부는 끝났다.


남은 걱정은.......성 경험이 아예 없어서 고통이 어느 정도일지 모른다는 점일까?


하지만 그것도 이젠 상관 없어.


예일이가 주는 선물이라면, 분명 고통마저도 달콤하게 느껴질 테니까.



잠시 그런 유치한 낭만적 나르시즘에 빠져 있던 나는, 예일이를 너무 오래 기다리게 했다는 사실을 간신히 깨달았다.


이제 들어갈 차례겠지?


너무 기다리게 하면, 많이 미안하니까.



드르륵-



"예일아...?"


미닫이 문을 열자, 후끈한 수증기가 욕실에서부터 빠져나간다.


실루엣만 간신히 드러나는 예일이의 뒷모습이, 움찔거리며 떨리기 시작한다.


수줍음을 느끼는지, 욕조에 몸을 담근 채로 문 쪽을 등지고 있다.



아아, 귀여워.


부끄러워하는 모습마저도, 마치 큰 기니피그가 움찔거리는 것만 같아서.....


이미 통제불능인 심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며 전신으로 피를 펌프질하자, 자궁이 있는 아랫배와 다리에 저릿저릿한 감각이 내달린다.


수증기 사이에 섞인 예일이의 몸 냄새. 수컷으로서의 체취가, 면도날처럼 날카로워진 후각 속을 파고든다.


몰래 아빠의 와인을 꺼내 마셨던 때와 같은, 아니, 그 때보다 더한 고양감이 머릿 속을 가득 채워 나를 바보처럼 만들고 있다.



글러먹었네. 정말로 글러먹었어.


발정기의 암캐처럼 제멋대로 달아올라서는, 다리를 후들거리며 추잡한 꿀물이나 질질 흘리는 천박한 아가씨라니.



아아, 정말로 어울리지 않으면서도, 말도 안되게 정확한 표현이야.


그야, 부정할 수 없는 걸.



나는 좋아하는 남자아이와 헤어지기 싫어서, 타고난 음탕한 몸으로 유혹해 범해진 후 임신까지 하려는 여자아이니까.


듣기만 해도 정말로 쓰레기 같아.


이딴 걸 스스로 생각해내고, 아무런 망설임 없이 실천하려는 내가, 구역질이 날 정도로 혐오스러워.



배덕감, 피학심, 기대로 뒤섞인 오만가지 생각을 하며, 나는 예일이가 있는 욕조 속으로 천천히 들어갔다.



뜨거운 물이 전신을 부드럽게 감싸자, 짜릿한 오한이 뒤섞인 쾌감이 신경계를 자극한다.


과도한 심장 박동으로 인해 일렁거리는 시선을 바로잡으며, 얀붕이의 등과 어깨를 뚫어지게 훑어본다.


내가 들어오기 전에 닦아냈는지 낙서는 이미 사라져 있었지만, 어디에서 생겼는지 모를 흉터는 그대로였다.



"........."


그 모습을 보자 다시금 마음 속에 분노와 살의가 치솟아 오르지만, 다시금 억제한다.


복수는 나중에 해도 충분하다.


지금 중요한 것은, 다시는 내 곁을 떠나지 못하도록 족쇄를 만들어 놓는 것.



그런데.....


"......예일이의 몸, 생각보다 훨씬 남자다웠구나?"


"새, 새삼스럽게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진심이다.


진심으로 조금 놀랐다.


의외로 평소에 단련을 열심히 했는지, 예일이의 등과 어깨는 탄탄하고 단단하게 벌어져 있었다.


이곳저곳에 나 있는 흉터만 없었다면, 여자아이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물론 그딴 것 없이도 난 이미 엄청나게 흥분하고 있지만.



"........등, 씻겨 줄게."


"그, 그건.....!"


답변은 듣지 않는다.


대충 머릿속에서 뭉개버린 후, 허리를 양 팔로 끌어안고 부드럽게 가슴을 밀착시킨다.



예일이의 숨결이, 순간적으로 짐승처럼 거칠어졌다가 다시 되돌아온다.


최대한 무언가를 절제하려는 듯이 격렬하게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익사할 정도의 사랑을 담아 힘껏 껴안는다.


그대로 새하얗고 말캉말캉한 손을, 천천히, 아주 천천히 예일이의 가슴팍으로부터 점점 아래쪽으로 내린다.



"그, 그만.....그만 해......."


"싫어. 귀여우니까 계속 할 거야."


붉은 사과처럼 달콤하게 농익은 목소리로 속삭이며, 손을 더욱 아래로 가져간다.


아래로, 아래로, 아래로,



툭-



".......어, 어라?"


"........."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뜨겁게 달궈진 쇳덩이와 같은 감촉이 손끝에 느껴진다.


당황한 탓일까, 여유를 잃어버린 나의 손이 얼어붙은 것처럼 온수 속 허공에 멈춘다.


아직 배꼽에 닿지도 않았을 텐데?



창백한 손을 다시금 더듬거리자, 한 손에 다 잡히지 않을 정도로 길고 굵직한 막대기 같은 것이 손에 잡힌다.


온천수처럼 뜨거운 목욕물 속이었지만, 그것은 마치 금방이라도 내 손에 화상을 입힐 것처럼 뜨거웠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어림잡아 내 팔뚝과 비슷한 길이일까? 이런 걸 물 속에 넣은 기억은 없었는데.



"......."


이윽고 내가 붙잡은 것의 정체를 깨닫자, 한순간에 몸이 얼어붙는다.



".......대, 대단하네! 어, 엄청.....그, 그러니까....!!"


"........."


돌처럼 굳어버린 혀를 간신히 움직여, 어색한 말 한 마디를 내뱉는다.


예일이는 고개를 푹 숙인 채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이, 이런 걸 지금부터 내 안에.....집어넣어야 하는 거야?


........


............시, 신경이 망가지는 건 아니겠지?


두려움과 동시에, 형언할 수 없을 정도의 흥분과 기대감이 불어 닥친다.



오, 오히려 다행이야.


목적을 위해서라면 아픔 따위는 어차피 상관없으니까.....내 엉덩이라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 같고.......


무엇보다, 이 사이즈라면 분명히 한 방에 나를 임신시키겠지? 배, 배출하는 양도 아마.....엄청날 테니까.......



".........."


흐트러진 정신을 다시 붙잡는다.


나는 약하지 않아. 약하지 않다고.


이제 다 끝났다. 여기서 내가 어설픈 유혹의 말만 속삭인다면, 이제.......



똑- 똑- 똑-


"아가씨. 손님이 오셨습니다."


".......아."


날뛰는 기관차처럼 폭주하던 쾌락회로와 사고회로의 엔진이, 한순간에 식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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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들의 이름을 처음 구상했던 대로 변경했음.


얀붕이=류예일.


얀순이=박에스더(모계 성씨), 에스더 듀크(부계 성씨)


처음 구상한 건 분명 이건데 오히려 많이 어색하네. 배경이 시골과 그 근처 신도시라 작정하고 옛날 식으로 지었음.


대놓고 성기나 유두 지칭은 안 나오지만 문제가 생기면 19로 전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