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2]


//용병 주둔지



살카즈 전사: 쳇, 이 녀석들은 저번에 그—— 여길 어떻게 찾아낸 거지!?

살카즈 전사: 어서 후퇴해! 꾸물대지 말고!


W: 포위 당했네, 적의 수가 많아.


살카즈 전사: 그럼 빠르게 한 방향으로 돌파하자고!!


W: 적의 척후병들이 이미 우리의 모든 초소들을 처리해서, 우리한테 불리한 상황인데......


살카즈 전사: 쓸데없는 소리 그만해! 그럼 여기 서서 술사에게 당하기만을 기다리자는 거야!?

살카즈 전사: 잠깐, 너, 넌 헤드레이의......네가 왜 여기에?

살카즈 전사: 헤드레이는? 그 녀석의 부하들은? 그 녀석이 이곳의 책임——


살카즈 전사: 내, 내 통신 장비를 부수다니! 무슨 생각이냐——!


W: ......시끄러, 정말.

W: 순찰 책임자는 나야, 이래야 너희 주둔지 주위에 오리지늄 폭탄을 설치하기 좋잖아.


살카즈 전사: ......너! 헤드레이! 네가 감히 우릴 배신해......!


W: 그렇게 듣기 싫은 말로 얘기하지 말아 줄래?

W: 우리가 먼 길을 떠나기만 하면 항상 손님이 오니까, 누군가는 남아서 집을 봐야지.

W: 손님들한테 간식 좀 대접한다거나, 그런 손님으로서의 대우를 잘 해주면 녀석들도 나중에 죽자고 따라오진 않을 거 아냐?

W: 그런 거니까, 고생 좀 해줘.


살카즈 전사: 너, 너 애초부터 적이 올 걸 알면서도 일부로 우릴 여기서 죽게 내버려둔 거냐——!?


W: ......후후.

W: 그럼 조금만 더 발버둥쳐줘, 너희들이 오래 버틸 수록, 우리가 더 멀리 갈 수 있으니까.

W: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를 전할게.



_


헤드레이: 분명 빠져나오지 못한 다른 소대들을 도와주라고 명령을 내렸을텐데, 왜......

헤드레이: ......아무도 안 빠져나왔지?


W: 그 녀석들은 자신들이 뒤를 맡겠다고 했어.

W: 안심해, 내가 그 녀석들한테 작은 선물까지 남겨뒀으니까......아마 우릴 도와 적들의 발목을 잡아둘 거야.


이네스: ......난 이곳에 남을 위해 자기 몸을 던질 사람은 없다고 보는데.

이네스: 타인을 희생시키고 자신의 부대를 먼저 생각하는 거라면 어떠한 미사여구도 필요없이 훌륭한 판단이다.

이네스: 하지만 상사에게 진상을 숨기는 거라면 얘기가 달라져.


W: ......


이네스: 넌 날 속일 수 없어, W, 네 언행에 주의해.

이네스: 넌 아직 어리니까 말이야.


W: ......마음에 새겨놓을게, 이네스 대장.

W: 우린 아직......함께 있을 시간이 많으니까.


이네스: 이제 어쩌지?


헤드레이: ——됐어, 이미 벌어진 일이고, 어찌됐든 결과는 매한가지였을 거다.

헤드레이: 어쩌면 W의 판단이 맞았을 지도 모른다.


이네스: ......정말 그렇게 생각해?


헤드레이: 이 주둔지에는 우리와 조금이라도 관계가 있는 살카즈가 없어.

헤드레이: 그 녀석들의 신분, 과거, 생사 전부 우리와는 관계없는 일이야.


W: 정말 단호하네.


헤드레이: 일 얘기부터 하지, 이네스, 넌 W와 나눠져서 사람들을 이끌어라.

헤드레이: 메신저들은 무전을 잘 보고 있고, 지정된 위치에서 재합류한다.

헤드레이: ......나도 곧 뒤따라가겠다.


이네스: ......


W: ......


헤드레이: ......그리고.

헤드레이: 난 너희들이 서로를 어떻게 이용하든 안하든 신경 안 쓰겠는데, 그래도 상대방에게 직접 손 대진 마라.


이네스: 직접만 아니면 되는 거지?


W: 그거야 간단하지.


헤드레이: ......하아.

헤드레이: 난 그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길 바라. 솔직히 내가 어떻게 할 수도 없는 일이겠지.

헤드레이: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살아나가고 싶다면, 적어도 지금은 살카즈들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낼 수 있도록 해줘.



_


헤드레이는 항상 그랬다.

생각해봐야 할 일은 대충 생각하고, 생각해봤자 소용없는 일에 대해선 정말 생각이 많았다.

......나도 W가 우수한 전사라는 것에 동의한다, 하지만 그녀에겐 부족한 게 많다.

만약 그녀가 아주아주 전투에 능한 살카즈가 아니었다면......

......흥.






W: 날이 아직 어두워지지도 않았는데, 모닥불 앞에 앉아있는 거야?

W: 아니, 넌 아무래도 모닥불을 좋아하는 모양이네.


이네스: ......하지만 난 남에게 방해받는 건 싫어해.

이네스: 예정 합류 시간보다 3시간이나 더 늦었잖아.


W: 그 공격은, 너와 헤드레이가 계획한 거였어?


이네스: 헤드레이한테 물어봐.


W: 그는 이 일에 대해서 모르던데.


이네스: ......그렇다면 우연이라는 거지.

이네스: 거기 있는 용병들은 보통내기들이 아니니까, 평소에 원한받기도 쉬우니 그럴 수도 있지.


W: 뭐야, 난 또 헤드레이가 일부로 위치를 노출시킨 줄 알았잖아.


이네스: 그렇게 했었어야 했으려나?


W: 왜 안 그랬어?


이네스: 넌 우리가 널 속이고 있는 건지 아닌지 어떻게 알아?


W: 날 죽이려 했다면 진작 그랬겠지, 하지만 지금은 그래봤자 모두에게 좋을 게 없잖아?


이네스: 흥......

이네스: 우리 부대에 들어오기 전에, 넌 어디에 있었어?


W: 아아, 이제와서 면접이야?


이네스: 헤드레이는 팀원의 과거를 추궁해본 적이 없었지, 하지만 난 달라.


W: 넌 확실히 우리와는 달라.


이네스: 너......지금 시비 걸고 있는 거야?


W: 내가 알기론, 이네스는 근접전에 약하던데.







W: ——!


이네스: 그럼 가르쳐 주지, 더 오래 살고 싶다면 네 힘을 너무 맹신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이네스: 살카즈 용병들은 모두 칼 한 자루를 가지고 있어.


W: 이거 좀 의왼데, 난 그게 네 마술봉인줄 알았는데, 그건 그렇고——

W: ——핫, “살카즈 용병”이라니? 네가?



이네스: ——쳇.


W: 난 네가 백병전에선 꼼짝없이 당할 줄 알았는데, 그래도 뭐, 내가 좀 거만했던 모양이야.

W: 고마워, 팔에 난 긁힌 상처 하나 쯤이야, 교훈 하나 얻은 거 치고는 싸게 먹힌 거겠지.

W: 영리하게 여지를 잘 남긴다는 점에서, 넌 헤드레이랑 꽤나 닮았어.


이네스: 난 오히려 네가 신기해, 너처럼 거만한 용병들은 보통 다 죽었거든.

이네스: 게다가 넌 이 짧은 시간 동안 수많은 동료들의 흥미를 불러 일으켰어.

이네스: 하지만 난 네가 우리 부대에 들어오기 전에 네 이름을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잖아, 당연히 의심할 만하지.

이네스: 넌 그때 의도적으로 헤드레이에게 접근했어, 왜지?


W: 그 답은 이미 네가 말했었잖아.


이네스: 뭐?


W: 카즈데일에는 그의 목을 원하는 자가 많다고.


이네스: ......아무렇지도 않게 털어놓다니, 대체 무엇이 네 생각을 바꾼 거야?


W: 음......뭔가 이러는 편이 더 이익이 생길 것 같아서.


이네스: 대체 무슨 이익을 원하는 거야?


W: ......네가 알 바 아니야.


이네스: 너 방금 흔들렸어, 재밌네, 아무 핑계나 대서 얼버무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W: ——또 네 그 오리지늄 아츠야?

W: 정말 꼴보기 싫은 눈이네, 이유는 네가 상관할 바 아니야.


이네스: 그거야 모르는 일이지......


W: ......

W: 무슨 소리지?


이네스: ......무언가가, 다가오고 있어.

이네스: 한두 부대가 아니야, 하지만 진짜는 저 중에 하나만 있겠지. 흥, 꽤나 신중한 걸......


W: 아아, 듣고보니 규모가 꽤 큰 모양이던데, 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고용한 거지?


이네스: ......헤드레이 말이 맞았어, 이 전투는 이전의 어느 것보다도 규모가 커.

이네스: 아마 이제부턴 우리가 여지껏 경험해보지 못한 전투를 경험하게 되겠지.


W: 무서워?


이네스: 훗.


W: 헤드레이는 아마 본대와 함께 이곳에 올 거야, 무전 켜라고 메신저에게 일러.


이네스: 지금 나한테 명령하는 거야......?


W: 아아, 네네네......

W: 그럼 계속 이 모닥불이나 지키고 있어. 주둔지에서 상황 좀 보고 있을 테니까.


이네스: ......

이네스: 저게 바로......바벨탑의......



_


헤드레이: 미안, 도중에 루트를 조금 바꿔서, 시간이 더 걸리고 말았다.

헤드레이: 하지만 진짜는 이 앞으로 가고 나서 부터다.


이네스: 전원은 위치로.


헤드레이: 음......네 쪽은 어때?


W: 문제 없어.


헤드레이: ......달궈진 풀숲과 갈라진 진흙들을 보니, 아마 여기서 가만히 앉아만 있었던 건 아니었나 보군.


W: 에이, 이 정돈 몸풀기에 불과하지, 절대 "직접 손대기"는 아니었다고?

W: 그치?


이네스: 안심해라. 다음 번엔 다른 이가 보기 전에 네 시체를 잘 숨겨둘테니.


헤드레이: ......하아.

헤드레이: 다시 한번 말하겠다, 우리의 임무는 간단하다, 그 누구도 목표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거다.

헤드레이: 의심가는 모든 위험 요소들은 없애버리고, 접근하는 자들은 경고 없이 바로 공격해라.

헤드레이: 또 다른 질문 있나?


W: 아니, 목적지가 어딘데?


헤드레이: 말할 수 없다. 호위 임무는 팀을 나눠 진행될 예정이다. 지도는 이미 나눠줬겠지, 3일 후 목적지에 도착한다.

헤드레이: 우릴 맞이할 사람이 올 거야.


이네스: ......헤드레이.

이네스: 그들이 옮기고 있는 건 대체 뭐야?


헤드레이: 이것 또한—— 잠깐, 이네스.

헤드레이: 네 아츠로 운송대를 탐색하는 건 계약 위반이야, 그들을 얕잡아 보지 마, 그만 둬!


이네스: 근데 네가 저 녀석들은 단순한 운송대라고——

이네스: 운송대......아니, 내가 먼저 멋대로 그렇게 생각한 건가, 이건 확실히 우리가 보호해야 하는 운송대가 맞아——

이네스: 하지만 그들이 옮기고 있는 건......뭔가 거대한데, 이 그림자는......

이네스: ......배 한 척? 아니, 이건......

이네스: 뼈대?



___


[DM-2 END]



카즈데일 북쪽, 자작 나무 숲이 있다.

그곳에서 생명들은 봄에 시작하여, 겨울에 끝이 난다.

그리고 기나긴 겨울엔 죽음 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모든 생명들은 약속이나 한듯 그곳을 떠나고, 오직 지면에 드러난 오리지늄 결정만이 달빛을 반사하고 있다.

......회색 나무 줄기, 가늘고 긴 그림자들이 서로 교차하니, 전혀 생기가 없는 모습이다.

그것이 내가 본 풍경이다.



......

......이네스!

......이네스! 쳇!

......제길!




W: 혹시 깨어났다면, 부탁이니까 빨리 좀 일어나 줘.


이네스: 으윽——

이네스: (머리가......아파......)

이네스: 지금......무슨 상황이지?


W: 별 거 아냐, 근데 방금 넘어져서 네가 기억을 잠시 잃어버렸을 지도 모르는 거니까, 내가 말은 해줄게.

W: 한 시간 전에 우린 기습을 당했어, 술사가 마법 장벽을 펼칠 틈도 없었고, 팀은 흩어지고 지금 근처에는 우리 둘 뿐이야.


이네스: ......

이네스: 통신은?


W: 방해를 받고 있어, 무슨 수단을 사용한 건진 몰라, 상대방은 분명 지금까지 만났던 사냥감 중에서 가장 전문적일 거야.

W: 그래도 좋은 소식이라면, 상대방이 목표를 향해 가진 않았다는 거지.

W: 아무래도 녀석들은 어디서 주워들은 정보로 오고, 아무 것도 모르는 모양이야.


이네스: ......


W: ......


이네스: ......계속 움직이자, 팀과 합류해야 해.


W: 어라라? 난 네가 날 의심해서 한두 마디 정돈할 줄 알았는데?

W: 내가 널 살려둬서 미끼로 쓸지도 모른다고.


이네스: 너랑 내가 지금 싸우면, 누가 이길 거 같아?


W: 당연히——


W: ......

W: 쳇—— 정말이지, 성격이 나빠, 어떻게 바로 내 몸상태를 알아낸 거야?


이네스: 아......너 그렇게 아팠었구나.

이네스: 난 네가 자신의 감정까지 연기하는 법을 알아버린 줄 알고 순간 걱정했는데, 쓸데 없는 걱정이었나 보네.


W: ——넌 일어나서 처음으로 하는 일이 아츠로 동료를 관찰하는 일이야? 정말 자신감 넘치네, 대장.


이네스: 습관이야.


W: 아, 과연, 눈을 뜨자마자 하는 일이 사주 경계라니, 꽤나 겁쟁이셨네.


W: 쯧! 아파라......


이네스: 방금 미끼라고 했어? 그거 괜찮은 생각이야.

이네스: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용병을 데리고 다니는 게 바보짓이지.

이네스: 넌 남아 있어, 내가 금방 주위의 적들에게 네 위치를 알려주고 갈테니까.

이네스: 넌 그 녀석들이랑 즐겁게 잘 놀고, 너무 빨리 죽진 말라고.


이네스: 나중에 봐, W.

이네스: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하겠는데, 넌 널 한번도 믿은 적 없었어.


W: 쳇, 너 이——!

W: ——


_


살카즈 전사: ......용병 발견, 한 명이다.

살카즈 전사: 상대방의 코드네임 확인, W.


W: ......이렇게 빨리?

W: 아니, 우릴 계속 따라오고 있었던 건가......?


살카즈 전사: 너희같은 사람들을 한두 명 쯤 보내주는 일 쯤이야 전혀 두려워 할게 못 되지.

살카즈 전사: 흥, 원래는 너희가 본대와 합류할 때까지 기다릴 생각이었는데, 동료를 버릴 줄이야.

살카즈 전사: 부대의 정보를 전부 내게 넘겨라, 그럼 아플 새도 없이 죽여주지.


W: 이거 곤란하네......난 원래 엄청 솔직한 사람인데, 정말 아무 것도 모르는 걸.


살카즈 전사: 넌 상처가 깊다, 우리에게 남겨진 시간이 별로 없어, 게다가 성급하게 고문같은 걸 했다간 우리 둘다 안 좋겠지.


W: 그럼 네가 그 여자를 쫓으면 되잖아, 그녀가 나보다 더 잘 안다고.


살카즈 전사: ......그녀는 널 미끼로 썼는데, 밉지 않은 거냐?

살카즈 전사: 나랑 함께 하는 게 더 좋을 걸?


W: ......미끼라.

W: 너......공업 오리지늄 부스러기로 원석충 유인해봤어?


살카즈 전사: ......무슨 소리냐?


W: 카즈데일에서 쓰는 방법 중 하나야, 원석충 때문에 골치 아픈 일이 자주 있어서 말이지.

W: 야생의 원석충들은 지능이 낮아서, 오리지늄에 반응한다고 해——

W: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넌 그 유인 당한 벌레들이 어떤 결말을 맞는지 알아?


살카즈 전사: 헛소리 하지——


-@-


W: 마치 네 뒤에 매복한 동료처럼 너덜너덜해지는 거야.


살카즈 전사: 어——언제부터!?


W: 하, "미끼"라고 말까지 했는데, 설마 함정이 없겠어?

W: 넌 빨리 손을 썼어야 했어, 아님 도망치거나. 지금 너한테 기회 한 번 줄테니까, 우리 다시 해볼까?

W: 콜록콜록——

W: ——이렇게 빨리!? 아니, 우릴 계속 따라오고 있었던 건가......?


살카즈 전사: 이 미친 X이!!


-@-


살카즈 전사: 윽—— 뒤에—— 누가——


이네스: 조용히, 움직이지 마.

이네스: 검에 문외한인 사람도 휘두를 수 있을 정도의 검이지만, 내가 검술 마스터같은 사람이 아니라서 말이지.

이네스: 조금만 실수하면 너는 죽어.


살카즈 전사: 너—— 넌 언제부터——


이네스: 난 그림자와 매우 친하다고, 넌 정말로 정찰 요원 한 명도 없이 날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이네스: 자, 알려줘, 네 주인은 누구야?


살카즈 전사: 난—— 절대 안 말할——

살카즈 전사: 끄아아악!!


W: 살살해, 남의 오장육부를 다 뒤집어 놓는데 대체 어떻게 말을 하라는 거야?


살카즈 전사: 카즈데일은—— 너흴—— 용서하지 않을 거다——


이네스: (카즈데일......)

이네스: 응, 고마워.



//이네스가 결정타를 날린다.



W: 정말 고문 못하네.


이네스: ......안타깝게 됐어, 네가 아직도 살아 있다니.


W: 그럼 그 녀석이 날 죽이고 난 다음에 네가 손을 썼어도 됐잖아, 마음도 급하셔라.


이네스: 흥, 너보단 당연히 저 녀석들을 죽이는 게 먼저지. 이 벌레들 때문에 내가 얼마나 피해를 입었는지 알아?

이네스: 게다가 죽은 그 녀석들도 대놓고 허점을 드러내고 있었는데, 이걸 누가 참아?


W: ......하하.

W: 너, 꽤나 살카즈다워 졌잖아.


이네스: 익숙해진 거야.


W: 방금 소란이 꽤 컸는데, 혹시 다른 적들을 끌어들이진 않았겠지.


이네스: 그건 좋은 거 아니야? 적들이 목표에서 멀어지도록 하는 거잖아.

이네스: 그 녀석은 "한두 명쯤 보내줘도" 라고 했지......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은 모두 죽은 건가.

이네스: 이 정도 수준으론 그렇게 많은 동료들을 처치하지 못 할 거야.

이네스: 하물며 그 녀석은 두려워하고 있었어, 전장엔......아무래도 다른 게 있는 모양이야.


W: 흣챠.


이네스: ......너 다친 거 정말로 연기한 거야?


W: 아니아니, 아무리 그래도 상처까지는 못 꾸며내겠지.

W: 단지 그렇게까지 신경쓰지 않는 것 뿐이야.

W: 너야말로 깨어나자마자 내가 그 녀석들에게 준비해둔 작은 선물들을 눈치챈 거야?


이네스: 만약 내가 깨어나지 않았더라면, 넌 날 미끼로 썼겠지.


W: 나였으면 네가 죽을 때까지 기다렸을 거야.


이네스: 흥......

이네스: 만약 어느 날 네가 네 마음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상대를 만난다면......

이네스: 아마 넌 그 녀석의 상대가 되지 못 할 거야.


W: 그런가, 그럼 난 기대하고 있을게.



_


W: 시작됐다, 네 아츠로 이 일대를 한번 봐주면 안 돼?


이네스: ......말 안 해도 알아.


이네스: ......

이네스: 아니......


W: 잠깐, 네가 그런 안색을 한다는 건 지금 상황이 우리한테 그리 좋진 않다는 건데.


이네스: ......네 말이 맞아.

이네스: 하지만 도망칠 순 없으니까, 울며 겨자 먹기로 할 수 밖에 없어.


W: 넌 정면 대결은 잘 못하잖아, 나한테 죄다 맡길 셈이야?


이네스: 우선 서쪽으로 가자, 헤드레이의 부대와 합류하면 어쩌면 기회가 생길 지도 몰라.


W: 근데 합류를 못한다면?


이네스: ......그럼 우린 죽은 목숨이지.



_


살카즈 전사?: 호송대는 이미 절반이나 해치웠습니다. 하지만 운송대가 A5 포인트에 도달하는 걸 막진 못 했습니다.


살카즈 전사?: 함정이 많습니다......호위가 가장 완전한 몇 대대들은 모두 연막탄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살카즈 전사?: 바벨탑이 비상식적인 작전을 사용하는 것이거나, 그게 아니라면......

살카즈 전사?: 애당초 호위가 필요 없는 걸지도 모르는 거겠죠.


살카즈 전사?: ......네, 더는 시간을 끌 수 없습니다, 속전속결해야죠.


살카즈 전사?: 원래는 둿처리를 그 패거리한테 맡기면 충분할 줄 알았는데......그 녀석들이 이것도 못 할 줄은 몰랐습니다.

살카즈 전사?: 아무래도 용병 사이에도 실력 차가 꽤나 있는 모양입니다, 헤드레이의 소대가 생각한 것보다 강합니다.


살카즈 전사?: 만일 상대 쪽이 먼저 찾아낸다면......어쩌면 우리가 활용할 수도 있겠죠.

살카즈 전사?: 계속 쫓을 까요?

살카즈 전사?: 하지만 전방은 어쩌면......


살카즈 전사?: ......


살카즈 전사?: 알겠습니다 장군님.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_



살카즈 전사: ......놓쳤어?


살카즈 전사: 흩어지자, 너흰 동쪽으로, 난 서쪽으로 갈게.



W: 후우......후우......

W: 이 녀석들, 정말, 상대하기 까다로운 것 같아.


이네스: 말 안 해도 알아, 잘 숨어.

이네스: 칫......

이네스: ......


W: 됐어 이제, 너 아까부터 쉬지도 않고 그러는데, 눈 멀 수도 있다고, 넌 눈도 안 아파?


이네스: 쓸데 없는 소리, 으윽, 그래도 출구 하나를 찾아낼 수 있다면——



용병: 히—— 히이익—— 시, 싫어—— 항복할테니까——


-@-


W: 아, 이 맑은 소리 좀 봐, 그 녀석들 실력 봤어?

W: 이 녀석들 용병으로 위장하고 있을 뿐이지, 전혀 용병같은 게 아니야——


이네스: 조용히 해!


W: 다른 매복은 없다고 쳐도, 지금 폐허에 보이는 녀석들만 잔뜩인데, 전혀 이길 수가 없잖아.


이네스: ——무슨 생각이야?


W: ......응?

W: 지금 이런 상황에서도 날 감시하는 거야?


이네스: 아니, 나도 아직 눈은 안 멀었다고——

이네스: 네가 지금 한가득 안고 있는 건......쇠뇌수의 유탄? 무슨 생각이야?

이네스: 다 함께 죽자는 거야?


W: 죽일 수 있는 만큼 전부 죽인다, 매우 정상적인 생각이잖아?


이네스: 죽을 짓을 사서 하지 마, 아무 의미도 없는 짓이야——


W: 의미?

W: 그럼 우리가 살아서 무슨 의미가 있는데?


이네스: ......역시 살카즈엔 전부 미친 녀석들밖에 없어.


W: 넌 미친 녀석이 아니니까, 난 한 번도 널 믿은 적이 없어.


이네스: 어이, W! 잠깐!

이네스: 쳇, 돌아와!



이네스: ——!


살카즈 전사: 흠, 한 명 발견, W, 명단에 올라와 있는 녀석이다.

살카즈 전사: 폭발 범위가 엄청난 오리지늄 유탄을 손으로 던지다니, 정말 보는 사람을 깜짝 놀라게 만드는 무모한 짓이군.

살카즈 전사: 대체 어떻게 한 거지? 내 동료들이 한순간에 화염에 휩싸여 사라졌는데, 정작 자신은 멀쩡하다고?


W: 음, 하다보니 요령이 생겼거든.


살카즈 전사: ......장군께선 널 굉장히 맘에 들어하실 거다.

살카즈 전사: 저항은 포기해라, 바벨탑이 너희에게 준 모든 임무들을 밝혀라, 너희들의 재능을 뽐낼 다른 곳도 있을 거다.


W: ......넌 뭘 믿고 날 믿어?

W: 난 뭘 믿고 널 믿어?


살카즈 전사: 정말 영리하군.

살카즈 전사: 용병은 전쟁의 도구다. 만약 우리가 서로 경쟁한다면, 당연히 쓸만한 도구를 손에 갖고 있어야 겠지.


W: 아니, 사용이 편리한 일회용 도구를 말하는 거겠지?


살카즈 전사: 마음대로 생각해라.

살카즈 전사: 4시 방향 17m 거리에 숨어있는 탐색 마법에 능한 용병 녀석도 잘 생각해보길 바란다.

살카즈 전사: 우선 네 검을 내려놔라, 너에게 승산은 없다. 물론 도전해 온다면, 받아들이겠다.



이네스: ......

이네스: 흥......

이네스: 무슨 생각이야?


살카즈 전사: 음......정보대로군, W, 이네스.

살카즈 전사: 너희 부대의 8할은 이미 죽었다. 남겨진 패잔병들은 바로 이 사람처럼 거론할 가치도 없는 녀석들이다.


이네스: 네 발 밑에——


살카즈 전사: 아, 그래.

살카즈 전사: 이 잔해들은 원래 완전한 인간이었다.


이네스: ——


살카즈 전사: 알겠나? 너희 앞에 서있는 건 평범한 용병도, 킬러도, 자객도 아니다.

살카즈 전사: 이렇게 하지, 너희 리더까지 더해서, 너희 3명은 아무 2명이서 팀을 짜 나머지 한 명을 죽여라.

살카즈 전사: 너희 중 아무나 한 명의 머리를 들고 이곳으로 와라.

살카즈 전사: 모든 손실과 책임은 그 죽은 사람의 머리에 묻겠다, 그리고 우린 나머지 2명을 받아들이겠다.

살카즈 전사: 오해하지 마라, 이건 내 아이디어가 아니다. 하지만 우리도 죽은 전사들의 빈자리를 메꿔야 해서 말이지.

살카즈 전사: 우리가 전장에서 만난 게 아니라면, 어쩌면 우린 더 즐겁게 합을 맞출 수도 있었을 것을.


W: ......배려도 좋으셔라.


이네스: 운도 없네, 난 싸움은 잘 못해서, 아마 이 끔찍한 여자를 이길 순 없을 것 같은데.


W: 갑자기 꽤나 솔직해졌네.


이네스: 그래, 그러니까 우리에게 남은 선택지는, 우리가 합심해서 헤드레이를 죽이는 거야.


W: 그래, 헤드레이.



살카즈 전사: 그럼——



-@-


살카즈 전사: ......음.

살카즈 전사: 왜 용병들이 이렇게 목숨을 갖다 버리는지.......정말 그 이유가 듣고 싶군.



W: 난 누가 날 갖고 노는 건 싫은 걸, 아무래도 난 남의 목숨을 갖고 노는 게 더 재밌는 것 같아서 말이야.

W: 게다가, 난 네가 나보고 이래라저래라하는 게 맘에 안 들어, 뭐랄까, 네가 낸 그 저급한 문제도 정말 따분하다고.


이네스: ......


W: 아, 이 눈이 멀어도 미친 듯이 화를 낼 것 같은 새끼 양으로 말할 것 같으면......

W: 뭐, 그녀는 살카즈가 아니니까, 아무튼 넌 그녀의 심기를 건드렸어.


살카즈 전사: ——이 싸움이 어떤 결말일지는 너희도 잘 알고 있을 거다, 너흰 이미 패배했다.


W: 결말?

W: 음......글쎄다.



_


정말 가려고? 선박이 바로 눈앞에 있는데?


응, 그들이 이렇게 빨리 알아챌 줄이야, 정보 요원의 실수인가.


용병 호위대가 있잖아.


우린 그 전사들을 자신들이 알지도 못하는 위험에 빠뜨린 거야.


용병은 원래 그렇잖아, 우리도......조만간 그 책임을 질 거라고.


난 그들을 구할 수 있어, 우리의 실책으로 인해 진실을 알지 못하고 죽게 될 전사들을 말이야.


......부정은 하지 않겠어, 테레사, 하지만——


그 어떤 살카즈, 그 누구도, 헛되게 죽을 이유는 없어.


......하아......그럼 내가 너랑 함께 갈게.


응, 고마워——

——켈시.


_



이네스: ......


W: 음, 역시 아직도 지원군이 있는 건가......대체 어디서 이렇게 나오는 거야......


W: 이 인원 수는......

W: ......


이네스: 어이, 놀라 자빠지지 말라고.


W: 미안......의식을 유지하는 게......힘들어서......


이네스: 네가 사과를 해......?


W: 저번에 내가 기절한 널 도왔으니까......이번엔 네가 도와줄 차례야......

W: 괜찮잖아, 치사하게 그러지 말고......조금만......쉴게.....


이네스: ......쳇.

이네스: 14, 15......아니, 더 많아......

이네스: 소리없이 질서정연해, 전문적인 녀석들이네......아니, 우리보다 더 전장에 익숙한 녀석들인가......

이네스: ......카즈데일......흥......





이네스: ——!



이......거......누구 없.....

누가......구해......



이네스: 통신이......회복됐다?

이네스: ——!

이네스: 이, 이게 무슨......무슨 느낌이지......

이네스: 누군가 오고 있어......!



이네스: ......헤드레이.


허드레이: ——이네스!W는? 너희 지금 있는 위치의 좌표가 뭐야?


이네스: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넌 카즈데일에서......살았었지.

이네스: 한 가지 알고 싶은 게 있는데.....


허드레이: ——다쳤어? 일단 숨부터 고르고 있어.

허드레이: 안전한 곳에 숨어라, 내가 운송대 본대에 지원군 요청을 했으니——


이네스: 일단......내 말부터 들어, 허드레이.


허드레이: ......그래, 듣고 있다.






이네스: 살카즈의 왕은......그러니까......카즈데일을 잃은 그...전하가......

이네스: 혹시......백발의 여성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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