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소설은
이젠 철이 지났지만, 6챕 막혔던 늒네가 왠지 기분이 미쳐서 걸캎세계관을 기준으로 써낸 창작글이야.
따라서 원작에 등장하지 않는 인물이 등장하고 있고 

원작붕괴요소가 있을 수 있으니까 싫다면 뒤로가기 눌러도 돼!(그래도 대놓고 붕괴를 노리진 않으니까 봐주면 기뻐!)

덧붙여 실제 사건, 인물, 배경과는 일체 관련이 없어!


늒네의 말 : 공백기가 있었던 겸 2연참 2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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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로운 분위기 속에서 그들의 대화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런데 레라제 씨는 마신이죠? 어째서 저를 구해주신 건가요?”


“너를 잃는 건 인류의 대손해니까 말이지. 그만 발이 나가고 말았어. 뭐, 그것들이 맘에 들지 않았던 것도 있는데.”


“미안, 실례할게. 그 결정변이체들은 너희들의 동료인게 아냐?”


“소쇼우신만큼은 아니지만 꽤 매력있는 누님인걸. 좋아, 특별히 알려줄까. 그것들은 우리의 적이다. ALPHA같은 게 아냐. 됐지?”


“무슨? 소쇼우신을 덮친 건 너희들의 짓이 아니야?”


“아니야. 다른 녀석들은 애초에 관심도 없을걸? 그리고 나는 별로 그런 유쾌하지 못한 일은 사양이라고. 한다면 정면승부로 힘을 겨뤄서 소쇼우신을 쟁취하겠어. 일전에도 말했던 것 같군.”


“지금 여기서 싸울 생각?”



주노의 말에 다시 긴장된 분위기가 흘렀다.



“응? 아아, 관둬. 서로 전력도 아닌 승부에 그녀를 거는 건 아름답지 못한 짓이군. 거기에 그녀에게도 나름 도움을 받은 것 같고 오늘은 못본 척 넘어가주지. 다음에 정면으로 도전하겠어. 기다려줘, 소쇼우신! 나와 함께 이면세계에서 너의 아름다움을 퍼뜨리는거야!”


“그, 죄송합니다. 역시 다른 세계는 무리예요…….”


“하하핫! 그럼 그 날을 기대하고 있지!”



레라제는 어느새 모습을 감췄고 울상을 짓고 있는 소쇼우신이 남아있었다.



“하우우…….”


“걱정말아요, 소쇼우신 씨. 점장님이 꼭 지켜주실 거예요.”


“그런 바보점장따윈 어찌되도 좋지만 저 바보에게 당할 수는 없는 거예요.”


“좀 더 강해지지 않으면….”



그런 소쇼우신을 글루니에와 이코스가 달래고 있고 코넬리아는 조용히 중얼거리고 있었다. 문은 레라제의 기색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을 알렸고 주노는 속으로 방금전의 대화를 다시 떠올려보고 있었다.


‘그것들은 우리의 적이다.’



그건 대체 무슨 의미였을까? 유독 단호하게 들렸던 그 목소리는 왠지 모르게 아까전에 들었던 점장의 목소리를 떠올리게 했다. 이유를 생각하던 주노는 불쾌감에 생각이 미쳤다. 레라제가 불쾌한 감정을 드러낼 정도로 적대하는 적이 있다? 그런데 그 적은 ALPHA와 유사한 외견을 지녔음에도 ALPHA는 아니라고 했다. 문득 주노는 등골이 얼 것만 같은 가능성이 뇌리를 스치는 바람에 식은땀이 흘렀다. ALPHA는 본래 이면세계에서 온 존재다. 그리고 지금 또 갑자기 나타난 미지의 존재가 있다. 이면세계가 하나란 법은 없으니 설마 또다른 이면세계의 존재가 나타났다거나? 만일 그렇게 되면 인류에겐 또 하나의 강적이 나타나는 셈이고 세계는 더욱 혼란에 휩싸일 터였다. 주노는 싫은 상상을 뿌리칠 셈으로 점장에게 통신을 넣었다. 하지만 아까와는 달리 이번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상대가 받지 않았다.



“정말이지 싫네…….”



주노는 작게 중얼거리면서 통신 대신 우선 보고메시지만이라도 보내놓기로 했다.



「원래의 점장 시점에서 진행됩니다.」



약 1시간 전.



“레이카. 뭔가 알겠어?”


“아니… 네. 적어도 이 시설들은 제가 있던 곳은 아니군요. 하지만 아마도 동류일 것입니다.”



나는 분산조사를 지시한 후, 시주의 시선을 피해 레이카와 은밀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혹시 너랑 비슷한 존재가 또 있을 가능성이 있어?”


“그건 없다고 확신합니다. 저를 만든 자는 제가 유일한 희망이라고 말했으니까요.”


“본대쪽에 연구자료같은 게 남아있으면 골아파지겠군.”


“음. 중요한 정보는 대부분 제가 있던 시설쪽에 있었다고 생각하므로 괜찮지 않을까요? 이곳의 시설들은 외곽지역에 있던 평범한 시설이에요. 아무래도 여파에 떠밀린 것 같은데요.”


“지금으로썬 너의 정체가 드러날 계기가 없기를 기도해야지.”



말을 마치자 복도 저편으로부터 아이린이 모습을 드러냈다.



“다녀왔습니다.”


“어서와, 아이린.”


“무카는?”


“시주 중위랑 함께 있어요.”



시주랑 무카가 함께 있다라. 괜찮은건가, 그거? 나도 시주를 대하는 건 어려운데 우등생 타입인 무카가 시주를 과연 감당할 수 있을지….



“뭐, 찾은 건 있어?”


“별로요. 전체적으로 버려진 건물 같은 느낌이에요.”


“건물자체만 이동해 온 걸지도 모르겠네요.”


“좋아, 일단 나머지도 모이고나면 방침을 재결정하자.”



조사 구역은 크지 않았기에 얼마 지나지 않아서 모두가 되돌아왔고 우리는 이곳을 떠나기로 했다. 조사는 어느정도 끝냈고 ‘인페르노 쇼크’의 경우처럼 어느순간, 다시 사라질 지도 모른다. 그때 건물 안에 있다면 어찌될지 모르는 일이므로 안전을 중시하기로 했다.



[그렇군. 거긴 꽝인가. 수고했네, 중위.]


“아닙니다.”


“소장님쪽은 뭔가 찾으셨습니까?”


[아무래도 이 시설은 원력을 연구하던 시설같네. 아직 조사는 더 필요한 시점이야.]


“원력… 이군요.”


[상당히 흥미롭지. 거기다 이쪽과 매우 유사한 방식이야. 그 사람의 의견을 직접 물어보고 싶군.]



누구를 말하는 건지는 알겠지만 굳이 언급하고 싶지는 않으니 모른척하기로 했다



“그럼. 이제 저흰 어떻게 할까요? 그쪽을 지원하면 되겠습니까?”


[그렇군. 이곳 일손이 부족하진 않지만 현장의 남쪽 경계를 담당해주면 고맙겠군.]


“알겠습니다. 그럼 이동하겠습니다.”



화상통신을 끝내고 나는 부대원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이번에도 협력이란 건 말뿐인 것 같네요.”


“무, 무카…….”



불만스러운 듯이 투덜거리는 무카를 아이린이 당황해서 이름을 불렀다. 아무래도 시주의 눈치를 보고 있는 듯 했다. 그녀도 동맹군 소속이니까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한걸지도.



“하하! 앞에서는 들려줄 수 없는 말이군! 실제로 도움을 받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되었는데도 그들은 쓸데없는 자존심을 지키고 싶어하는거다. 으음, 정말이지 성가신 일이지.”


“인간 관계란건 복잡한 거니까 말이야. 거기에 정치까지 끼어들게 되면 그야말로 어쩔 수 없어. 반드시 꼭 어느 한쪽의 잘못이란 것만은 되지 않고.”


“하지만 점장이여. 그대는 너무 집착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만.”


“귀찮은 일은 사양하고 싶거든. 그리고 그 사람이랑은 그다지 얽히고 싶지 않아.”



본래도 싫은 사람이었다. 하물며 지금은 레이카까지 곁에 있으니까 가급적이면 피하는 길이 좋겠지. 그래서 시주에게도 파우스트의 소재에 대한 건 굳이 묻지않고 있었다. 짐작이라면 대충 있지만.



“점장님은 원력을 이용하는 것을 싫어하세요?”


“음.”



유키가 갑자기 그렇게 물어와서 나는 바로 대답하는 대신 잠시 호흡을 골랐다. 그러고보면 유키도 신비한 힘을 쓰는 거였지. 그나저나 원력의 이용이라. 솔직히 이용 자체를 반대하진 않는다. 다만 수단은 고르고 싶다. 니드호그의 일이라던지, 캐서린의 일이라던지. 여하튼 그처럼 대를 위해 소의 희생은 정당하단 합리화를 하고 싶진 않으니까.  


“힘은 필요해. 하지만 그 힘을 위해 누군가가 희생되어야 한다면 필요없어.”



스스로 말해놓고도 무거운 말이라 느꼈다. 나는 지금의 동료들을 지키고 싶다. 하지만 가끔 내 힘으로 벅차다고 느껴질 때, 나는 그런 힘의 유혹을 과연 견뎌낼 수 있을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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