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시여. 당신은 대체 어디에 계십니까? 저는 지금 나이를 먹을대로 먹고 늙어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당신은 저를 과녁으로 삼지도 않고 벌을 내리시지도 않았군요. 


크히히히히히히. 


크히히히히히히히히!


저는 살아생전에 학생때부터 개를 묶어 죽였습니다. 커서는 장교로 군복무를 했을 시절부터 누군가를 죽이면서 제 흔적들을 말끔히 지워왔습니다. 그리고 군대를 제대한 이후에도 계속 살인을 하고 철저하게 숨겨왔습니다. 그렇게 제 완전 범죄는 계속 성공했습니다! 나는 그렇게 사람을 죽여오면서 깨달은 게 있습니다.


난 천벌같은 건 받지않는 다는 걸요!


게다가 그 30여년전에 이태원에서 잠깐 들른 그 낡고 작은 전파상을 운영하던 여자같이 고운 얼굴을 한 주인장한테서 공짜로 받은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제 살인을 기념하기 위해 항상 사진을 찍어왔습니다. 으흐흐흐. 마음같아서는 그 주인장도 죽이고 싶었는데 시간이 없었던 게 한이었지. 그 남자가 카메라를 공짜로 주는 대신에 무슨 규칙을 준수하라고 했었는데. 무슨 상관인가. 


그리고 전 제 최후의 살인을 순진한 호구한테 모든 죄를 뒤집어씌웠습니다. 그와중에 들킬뻔도 했지만 그동안 쌓아놓았던 인맥덕분에 전 피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17년동안 나한테 화살이 날아와서 심판할지 하늘을  올려다봤죠, 하지만 내가 죽어가는 그 순간에도 나를 심판하는 일은 오지도 않았습니다. 


내가 즐겁게 사람을 죽이고 죄를 뒤집어 씌웠을때도 당신의 과녁은 어디로 향하신겁니까?


비록 내 딸과 사위한테 모든 증거가 들키기는 했지만 다 죽어가는 나한테 벌같은 건 오지도 않아. 이제 나도 죽는구만. 정말이지 즐거운 인생이었어.


으히히히히히.


으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 



 아니... 뭐야? 왜 내몸이 묶여있는거야? 왜 감촉이 느껴지는거야? 그것도 줄에 묶여있잖아? 젠장! 뭐야! 누가 나 좀 풀어줘! 


- 저벅, 저벅, 저벅 -


하하. 다행이군. 어이! 학생! 제발 나 좀 와서 이 줄 좀 풀어줘!


- 퍼억! -


크아아아아앗! 뭐야?! 이 xx가! 누굴 치는거야?! 내가 누군줄 알고 내 머리를 쳐?! 노인을 공경하지 못할 망정-!


- 퍼억! -


"에이씨. 진짜 시끄러운 놈이네. 개가 왜 이렇게 말이 많아?"


뭐? 내가 개라고? 그게 무슨 소리하는거-?


- 퍼어억! 퍼어어억! 퍼어어억! -


으아아아악! 그만해! 그만 때리라고! 머리가! 머리가 너무 아파! 아프다고!


"이야. 이 녀석 혈기왕성하네? 좀 더 묶어서 죽여볼까?"


뭐라고? 너 방금 뭐라고했어? 날 묶는다고?


- 꽈아아아아악! -


으아아아아악! 그만-! 그만해... 크으으으윽! 숨이! 숨이 마켜! 그르르르르륵! 저 놈은 뭐야? 도대체 저 놈은 뭐길래?!



후하. 후하. 내가... 꿈을 꾼건가? 뭐야? 여긴 또 어디야? 이 시골은... 대체 어디에서 많이-?


- 푸우우욱! -


크헉! 쿨럭! 뭐야? 어째서 내 배가 뜨거워지는거야? 으. 으아아아아아! 내 배가! 누구야?! 내 배를 찌르는 녀석이?!


"크흐흐흐흐! 이야! 비명이 힘차네! 물고기처럼 팔딱거리네? 이래야 죽일 맛이 있지."


크허허헉! 누가! 누가 나 좀 살려줘! 부탁이야! 내 배가! 배가 아파! 부탁이야! 살려줘!


"자아. 어디 멱을 따볼까?"


그만해! 원하는게 뭐야?! 원하는 게 뭐냐-!


- 푸슈슈슈숙! -


커허헉! 커헉!



뭐... 뭐야?! 으으으으! 아파! 너무 아파! 도대체 아까 그건 뭐야?! 처음에는 내 목을 졸랐는데? 이번에는 내 배가 찔렸어! 으아아아! 너무 아파! 아직도 아프잖아!?


- 푸우욱! -


으아아아앗! 이번에는 또 뭐야?! 이번에는 내 경동맥을! 그만해! 또 그 자식이다! 대체 누가 날 죽이는거야?! 


- 화르르륵 -


뜨거워! 그만해! 몸이 뜨겁게 타고 있어! 


- 촤아아아악! -


으아아아아! 내 손가락들이! 손가락이! 그만해! 그만! 분명 난 죽었는데?! 왜 내 몸이 나은거냐고?! 그런데도 너무 아파! 너무 아프다고!


대체?! 뭐가 어떻게 된거야?! 기억났어. 내가 당하고 있는 거... 내가 살인했던 그대로 누군가가 재현하고 있잖아?! 말도 안돼?! 


대체 누가 날?! 그 녀석이 나한테 복수하고 있나?! 아니야! 그 놈은 감옥에 있어! 그런데 왜 내가 죽을 때마다 몸이 나으면서 죽고 죽는 걸 반복하는거냐고! 제발 부탁이야! 


누가 날 이 지옥에서 꺼내줘!


으아아아아! 대체 뭐냐고?! 대체 왜 내가 죽였던 그 장소에서 살해당하고 되살아나는거야?! 차라리! 차라리 죽여줘! 


- 솨아아아아아아아! -


으으으으... 이번에는... 잠깐만? 저 가게는... 나한테 공짜로 줬던 그 주인의 가게잖아? 아직도 남아있어? 이익! 뭐든 상관없어! 구해달라고 해야겠어! 제발... 또 죽기 전에 어서 가야해!


- 딸랑 -


"네. 어서오세요. 무엇을 찾으러 오셨나요?"


"이보시오! 전파상 양반! 제발 나 좀 도와주쇼! 경찰을 불러주쇼! 어떤 미친 놈이 날 죽이려고하고 있소! 것도 몇차례-!"


"당신이 죽인 사람들한테 행했던 살인을 그대로 당하고 있다고 말씀드리시는거죠?"


"뭐... 뭐야? 난 아직 아무 말도 안했는데 그걸 어떻게? 당신... 혹시 이 가게의 주인의 아들이요?"


아니. 뭐야? 왜 저 청년의 얼굴이... 왜 그대로인거지? 아무리 그래도 그 가게 주인이 그대로 일리가 없지... 그런데 너무 똑같다... 대체 뭐가 어떻게 된거야?


"아니요. 전에 뵌 적이 있었는데요? 저한테 받으신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받으시면서 당부받으셨던 규칙 기억나십니까?"


뭐... 뭐야?! 30년전에 봤던 전파상이 그대로라고? 말도 안돼. 어떻게 젊은 모습 그대로 갖출 수 있는거지?! 대체 어째서?


"당신이... 30년전의 전파상이라고? 그 카메라가 나하고 무슨 상관이-?"


"전 그때 말씀드렸습니다. 그 카메라의 사진을 누구도 안보이는 곳에 보관하시라고 말이죠. 그것만 지키시면 아무런 일도 없을거라고 말이죠."


"규칙? 잠깐만! 난 규칙을 지켰-?! 그거라면 사위하고 딸이 봤는데, 무슨 상관이 있다는거요?! 난 이미 죽었는데."


"확실히 당신은 죽었죠. 하지만 규칙이란건 말입니다. 산 자건 죽은 자건 규칙을 지켜야한다는 걸 말이죠. 설령 자의로 그랬던 타의로 그랬던 당신은 그 규칙을 어긴 댓가를 치루는 겁니다."


"개소리마! 난 전직 장교로 있었던 몸이야! 그래! 내가 그동안 연쇄살인사건과 실종사건의 진범이다! 내 손에 죽기 싫으면 당장 날 되돌려-!"


- 욱신! 욱신! -


"크으으으아아아아아아! 내 몸이! 또 내몸이! 아파! 아프다고! 전파상 양반! 부탁이요! 제발 이것 좀 어떻게 해주시오! 모든 걸 줄테니 제에발!"


"정말이지 당신은 어리석군요. 생전에 과녁을 피했을지는 몰라도 죽은 후의 종착점을 피할 수 없다는 걸 말이죠. 그 종착점은 지옥이 아니란거죠."


"지옥도 당신한테는 아까운 곳이니까요."


"으아아아아아! 지x말라고! 이 x같은 곳에서 나가게 해달라고! 난 죽었으니까 그만 죽여달라고!"


- 촤르륵 -


"히이이익! 안돼... 안돼! 벌써 누가 날 찾아왔어!"


"이런. 벌써 오셨네요? 당신이 지금껏 저지른 과거의 행각이 저희 가게에도 찾아왔으니까요."


"뭐? 내 과거라고?"


이 녀석... 대체 무슨 소리하는거야? 내 과거라니?


"자아. 뒤를 돌아보세요. 당신을 몇차례동안 죽인 사람이 누구인지?"


무슨 뚱딴지같은-? 으... 으어어어어어. 말도 안돼? 지금껏 날 몇번이나 죽여왔던게...


나라고?! 


"으아아아아아아아! 안돼! 오지마! 오지말라고! 꺼지란 말이야!"


- 꽈악! -


- 드드드드드드드드드득! -


"이보슈! 전파상 양반! 제발! 날 여기서 구해줘!"


"전 그때 분명히 말씀드렸습니다. 규칙을 어긴 자는 살아있건 죽어있건 댓가를 치뤄야한다는걸요."


"이제 당신은 당신이 죽여왔던 사람들의 수만큼 영겁의 세월동안 살해당할겁니다. 미치고싶어도 미칠 수 없습니다."


으아아아아! 싫어! 싫어! 싫다고! 이게... 이게 나한테 내려진 과녁이라고?! 으아아아아아아! 영원히 나한테 살해당하라고?!


안돼... 안돼!!!!


- 짤랑 -


"인간들은 시대를 흐르건 변하지않는군요. 자기한테 천벌이 내려오지않는다고 영원히 피할 수 있다고 착각을 하다니. 


"정말이지 인간이란건 선하건 악하건 어리석기 짝이 없군요. 당신이 누명을 씌운 청년은 19년의 인생을 낭비했지만... 당신은 영원히 인생을 낭비해버렸군요." 


"결국 당신이 일생동안 쌓아온 끝에 찾아온. 당신의 종착점이니까요." - 야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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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해서 이 웹툰들을 모르시는 분들이 있어서 미리 링크를 드립니다. 제가 이번 글을 쓰게 된건 당신의 과녁에서 진범이 천수를 누리고 천벌을 받지않고 죽었다는것에 분노한겁니다, 그러다가 호러전파상이라는 웹툰을 통해서 죽어서도 고통스럽게 하기위해서 쓴 겁니다.


- 모릅니다라는 반응은 절대 사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