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 발단 : https://arca.live/b/writingnovel/267874

2편 - 추리 : https://arca.live/b/writingnovel/269224

3편 - 질주 : https://arca.live/b/writingnovel/2720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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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8월 3일, 삿포로. 밖에는 상상을 초월한 엄청난 양의 비가 천둥번개와 폭풍을 동원하며 끊임없이, 거칠게 내리고 있다. 그칠 줄 모르고 내리치는 태풍 소리를 들으며, 쿠로모리와 타케우치는 컴퓨터에 앉아 수사에 들어갔다. 연락을 기다리는 동시, 삿포로시의 수많은 카메라 영상을 일일히 들여보고 있는 도중, 쿠로모리가 생각에 잠겼다.

“지금으로선 차량의 마지막 확인 장소가 홋카이도 삿포로시 히가시구, 7월 12일 22시 58분 39초. 어디로 갔나...”
쿠로모리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수없이 많은 영상들을 돌려보고 또 돌려보며,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 어느새 시계는 4시를 가리켰다. 쿠로모리의 배가 요동치자 도시락통 더미에 손을 뻗었지만, 있어야 할 자리에 도시락통이 없는 것을 느끼고는 쿠로모리가 자리에서 일어나 방에서 나가더니, 5분 만에 세븐일레븐 비닐봉지를 들고 기진맥진하여 돌아와서는 바로 자리에 앉아 다시 영상들을 돌려보며 생각에 잠겼다.

“일반적으로 훗카이도에서 타 지역으로 넘어가려면... 철도, 카페리, 항공기의 방법이 있다. 이 중 대중교통, 즉 철도와 항공기는 불가능해. 가능한 방식은... 카페리를 이용하여 몰래 데려왔다던가, 개인용 경비행기를 이용했을 수도 있어, 하지만 공항 측에서 눈치를 채니 기내로는 못 들고가고, 화물칸이었으면 영면에 잠들었겠지. 아니면 어선? 일단 카페리는 차량명단 확인하라 했으니, 내 측에서는 어선 쪽을 찾아야겠다.”

쿠로모리와 타케우치가 다시 영상들을 돌려보기 시작했다. 얼마 후, 아침 햇살이 떠오르는 것과 동시에, 쿠로모리의 핸드폰으로 전화가 결려왔다.

“예, 여보세요... 뭐라고? 오오오! 고맙다! 덕분에 좋은 정보를 얻었다!”

쿠로모리의 얼굴에 기쁜 표정이 지어지며, 쿠로모리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주먹을 움켜쥐우며 환호했다.

“쿠로모리 선생님? 무엇입니까?”

쿠로모리가 갑자기 자리에 일어나서 소리치자, 깜짝 놀란 타케우치가 쿠로모리를 이상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물었다.

“나이스! 나이스! 좋아… 좋아… 아주 좋은 정보다! 타케우치! 이거야... 내가 원하던 정보.”

쿠로모리가 환히 웃으면서 다시 컴퓨터로 돌아가고는 파일을 찾기 시작했다.

“그래서 정보가 무엇입니까?”

타케우치가 당혹스러운 말투로 물었다.

“7월 17일 하코다테에서 아오모리로 넘어가는 카페리에서 우리가 찾는 차량과 차종에 번호판까지 똑같은 차량이 발견되었다. 물론, 그들이 이미 차량을 바꿔치기했을 가능성도 있다만, 어쨌든 좋은 발견이다. 어떻게든 연루되었다는 것 아니냐?”

쿠로모리가 빠른 속도로 파일들을 둘러보며, 기쁜 목소리로 빠르게 말했다. 잠시 후, 쿠로모리가 한 영상을 클릭하여 화면에 띄웠다.

“좋다! 영상을 찾았다. 아주 선명하네. 거기다 이거랑 같이 보면, 다각도로 확인 가능하군. 여기서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해상도를 높이면... 뭐야? 왜 이렇게 허술한 거야? 타케우치, 와서 이거 좀 봐봐.”

 

쿠로모리가 당혹해하며 멀뚱히 서 있는 타케우치를 불렀다. 그리고는, 화면에 있는 차의 창문을 가리켰다.

“자, 박스 사이로, 저 실루엣이 보이지? 각도가 높아서 보이는 것이야. 여기, 누군가가 누워 있어.”

쿠로모리가 화면에 있는 차 안에 보이는 정체불명의 물체를 가리켰다. 쿠로모리가 화면의 해상도를 늘리니, 검은색 머리의 한 여성이 테이프로 입이 막힌 채 누워있는 모습이 나왔다.

“시부야 씨…”

화면을 보는 타케우치의 얼굴이 굳고는, 눈이 살며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런 타케우치를 보며 쿠로모리가 웃으며 활발한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이것으로, 린은 7월 17일부로 혼슈로 넘어간 것이다. 라고 확신할 수 있어. 아오모리에서부터 카메라를 보면서 차량을 추적하자.”

말이 끝나기 무섭게, 쿠로모리가 자리에 앉아 다른 동영상들을 찾기 시작했다. 타케우치 역시 컴퓨터 앞으로 돌아가 자료들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오후 3시, 눈 밑에 다크서클이 진득하게 진 쿠로모리는 수북히 쌓인 도시락들을 옆에 둔 채 집요하게 화면을 바라보고 있다. 화면의 영상에는 촬영 시간이 7월 20일 3시 5분 이라 적혀 있다.

“흐음… 7월 20일 새벽, 토치기현 닛코시에서 발견... 인가... 어디 보자... 박스 배치도 똑같고... 저 실루엣은 아직도 있군. 바꿀 때가 된 듯 한데...”

쿠로모리가 잠긴 목소리로 조용히 독백하고는 크게 하품했다. 직후, 주변을 둘러보더니, 곤히 잠들은 타케우치를 발견했다.

“하긴... 졸릴 만도 하겠지.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쿠로모리가 조용히 독백하고는, 녹차병을 까 마시며 다시 모니터를 보기 시작했다.

오후 5시 얼마 안 지나, 쿠로모리는 여전히 다크서클이 가득한 채 도시락을 먹으며 카메라 영상들을 돌려보고 있는 가운데, 타케우치는 아직까지도 잠들어 있다. 다만, 가위에 눌린 듯 에어컨이 가동하고 있는데도, 타케우치의 얼굴에는 식은땀이 가득했다.

“프로듀서…”

“시부야 씨?”

“프로듀서... 프로듀서... 도와줘... 도와줘... 토... 토비타신치!”

“시부야 씨! 토… 토비타신치? 흐아악!”

타케우치가 깜짝 놀란 듯, 숨을 가쁘게 쉬며 책상을 박차고 일어났다. 타케우치의 얼굴은 식은땀이 흐르고 있고, 그의 눈동자는 공포갑에 휩쓸린 듯 보인다.

“타케우치? 무슨 일인가?”

깜짝 놀란 쿠로모리가 잠시 동영상을 정지하고 타케우치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선생님! 토비타신치! 오사카로 가야 합니다!”

타케우치가 양복을 가다듬고 서류가방을 챙기며 쿠로모리에게 급히 소리쳤다.

“오사카? 으음… 일단은 혼슈로 넘어갔으니 그쪽에 행동대원이 필요할 수 도 있군.”

화면을 뚫어져라 보던 쿠로모리가 무의식적으로 답했다. 직후, 쿠로모리가 노트북을 켜고서는, 무언가를 확인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무언가를 인쇄하고는, 인쇄물을 서류가방을 들고 쿠로모리 앞에 서있는 타케우치에게 웃으며 건넸다.

“훗, 꿈속에서 무의식적으로 연결된 사랑의 힘이라도 되는 것인가? 흥미롭군. 여기, 오사카행 표야. 지금 태풍이 온다고 해서 사람들이 몰려가지고 겨우 구했어. 그럼, 조심히 가. 어차피 린은 혼슈에 있는 듯 하니, 나도 곧 신주쿠로 돌아갈 듯 해. 특별한 일이 있으면 연락할게. 당분간 거기에 대기하고 있다가 내가 다시 신주쿠로 부를 듯 해.”


“네… 네… 알겠습니다. 도착하고 연락하겠습니다.”

타케우치가 비행기 티켓을 손에 잡자, 쿠로모리가 타케우치의 어깨를 툭툭 치며 타케우치를 배웅했다. 곧바로 타케우치가 방을 떠나고 호텔 로비로 가니, 시마무라가 미리 대기하고 있었다. 시마무라가 타케우치에게 공손히 인사하고는, 타케우치를 호텔 앞에 정차되어 있는 차로 안내하였다. 타케우치가 차에 타자, 시마무라가 잽싸게 운전석에 타 빠르게 출발했다.

타케우치가 방에서 나간 직후, 쿠로모리는 다시 자리에 앉아 수많은 카메라 영상들을 돌려보기 시작했다. 얼마 후, 오후 6시 30분. 쿠로모리의 핸드폰으로 전화가 걸렸다.

“7월 24일... 하마마츠... 응, 전화? 아, 여보세요... 뭐라고? 알았어. 응. 응. 좋아. 나도 그쪽으로 가도록 하지.”

급보에 깜짝 놀란 쿠로모리가 급히 노트북을 키고는, 여행사 웹사이트에 들어가 항공편들을 마구잡이로 검색하기 시작했다.

“뭐야? 비행기가 다 결항되서 표가 없어... 젠장! 일단 신치토세에라도 가야 해!”

다급한 표정을 지으며 가파른 숨과 함께 굵은 땀을 흘리는 쿠로모리가 급히 전화기를 꺼내고는, 시마무라에게 전화를 걸고는 핸드폰을 넘어 소리쳤다.

“시마무라인가? 나다. 신치토세로 가야 한다. 한시가 급하다!”

쿠로모리가 자신의 캐리어를 들고, 키를 빼낸 후 방문을 잠그고는, 호텔 로비로 뛰쳐나갔다.







얼마 전, 신치토세 공항.

“이 비행기는 18시 12분, 삿포로 신치토세 국제공항을 출발하여, 20시 19분 오사카 칸사이 국제공항에 도착합니다.”

“시부야 씨…”

희망을 품은 타케우치를 태우고, 비행기가 무지막지한 비바람을 뚫으며 오사카를 향해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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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주말 사이에 갑자기 바빠서 글을 쓸 시간이 줄어들었네요.

얼마 없던 시간을 짜내어 쓴 것이라, 제 역량을 모두 끌어온 것 까진 않은 듯 하네요...

이제 앞으로의 전개가 제 머리속에 확실히, 작은 부분까지도 구상되어 있습니다.

백일장 응모 마지막 날까지 시간이 꽤 있으니, 5편은 새하얗게 불태울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