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의 땅은 언제나 기름져 맛난 과실이 항상 맺혀 있었고 모든 동물은 나무의 기대 잠을 청할 수 있었다.

신께선 첫번째 인간에게 에덴의 관리를 맡게 하셨고

그의 갈비뼈를 떼어 여자를 만들었다.


여자. 훗날 모든 인간의 어머니라 불리는 그 여자는 자신의 남편을 사랑했다.


"아담 제가 직접 딴 과일을 드셔보세요"


"고마워요 이 과일을 자라게 해주신 신께 감사드리나이다."


여자는 아담을 진심으로 사랑했다.


"아담 저 밤하늘의 별을 보세요 아름답지 않나요"


"그렇군요.

 저 별들을 수놓으신 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집시다."


여자는. 진실로 진실로 아담을 사랑했다.


"아담 여기 제가 만든 화관을 받으세요"


"이렇게 아름다운 꽃과 줄기를 키우신 분에게 줄 것도 만들었겠지요?"


그러나 아담은 여자만을 바라보지 않았다.



여자에게 있어 아담은 자신의 전부, 태생부터 아담의 일부였기에 그를 진심으로 사랑했고 또한 소중했다.


아담은. 


여자만을 사랑하지 않았다.

그는 여자보다 신을 더 사랑하였고. 에덴의 모든 것, 여자가 준 선물까지도 신의 이름으로 감사를 올렸다.

여자와 함께있는 것도 신의 뜻이기에

여자를 사랑하는 것도 신의 뜻이기에

아담에게 있어 신은 그 무엇보다 사랑스러운 분이였고 아담은 에덴의 다른 들짐승, 산짐승들과 다르지 않았다.


여자는.


마음속에서 무언가 소용돌이 치고 있었다.

지금의 여자로서는. 선악이 없기에 모르는 감정

순수하지만 그렇기에 위험한 감정


자신은 아담을 진심으로 사랑하지만 아담은 그렇지 않다.


그 사실을 꼽씹을 때마다 소용돌이는 더더욱 강해졌고

그때마다 아담에게 달려가 그를 꼭 껴안았다.


그렇게. 몇번의 달이 지나가고.


소용돌이는 이제 여자가 감당 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 상태였다.

해소하지도 못한 채 쌓인 감정은 매 순간마다 계속해서 여자를 집어삼켰다.

여자는 아담에게 이 감정에 대해 물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위대하신 신께 기도하면 될겁니다. 그분은 우리를 사랑하시니까요"



여자는 소용돌이를 애써 억누른 채 신께 기도했다.  


그러자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왔다.

기분나쁘고 소름끼치는 숨소리와 함께


"여자야 넌 어찌하여 그러고 있느냐"


답한것은 신이 아니였다.


답한것은 



그래 뱀이였다.


"무엇이 그렇게도 괴로우냐? 무엇때문에 신께 그토록 빌고 있느냐?"


뱀은 매끈한 머리를 이리저리 흔들며 여자에게 다가왔다.


"나는 아담을 사랑합니다. 그로나 아담은 그렇지 않아요. 그 사실을 상기할 때마다 마음속에서 원인모를 소용돌이가 치고 있습니다."


여자의 말을 들은 뱀이 기다란 혀를 날름거렸다.


"여자야 그건 내가 답하지 못하는 구나. 하지민 방법이 있다."


"방법?"


"에덴의 가장 중심. 두 나무중 하나.

선과 악의 열매만이 너의 그 의문을 풀어줄 것이야."


선악과.


"하지만 그것은..."


처음 신께서 에덴을 만들고. 아담과 여자에게 에덴의 모든 과일을 먹되 중앙의 두 나무, 지혜와 생명의 나무만큼은 먹지 말라 당부하셨다.


뱀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혀를 나불거리며 말을 이어갔다.


"넌 아담을 사랑하지 않는냐. 그러나 아담은 신을 더 사랑한다.

네와 신이 비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정론이다.


여자는 그저 아담의 갈비뼈에서 나온 존재일 뿐 무엇하나 가지지 못했다.


"그러나 네가 지혜의 열매를 먹게 된다면. 신의 권능을 손에 넣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아담도 널 바라보겠지"


뱀의 속삭임은 마치 사괴처럼 달콤했고 어두웠으며 불처럼 따뜻했다.

무엇보다 여자는 아담이 자신을 봐줄 것이라는 한줄기 

희망을 품었고

나아가 신보다 자신을 더 사랑해줄 거라는 생각을 가졌다.






신께서 자리를 비운 어느 날

여자는 몰래 에덴의 중앙으로 걸어갔다.

그곳에는 생명과 지혜의 나무가 탐스러운 열매를 품은 채 여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


"자 어서 여자야 신의 권능을 손에 넣고 아담의 사랑을 손에 넣어라"


뱀의 말을 끝으로 여자는 선악과를 따 한입 베어물었다.


"어?!"


곧바로 여자의 정신은 깨어나 선과 악을 구별하게 되었고 자신의 마음 속에서 소용돌이치는 감정을 알게 되었다.

이건 끝없는 사랑이다.

신조차 이길 수 없는 진정한 사랑

동시에 느껴지는 욕구

소유욕, 성욕, 독점욕

그 모든 것들과 함께 나타나는 감정

질투,시기,오만

온갖 것들이 여자의 머리에서 울려 퍼졌다.


아담을 사랑한다.

나는 오로지 아담만을 사랑한다.

그 누구도 아담을 가질 수 없다. 

설령 신이라 해도!

오로지 나만이 아담을 사랑해야 하고 아담은 나만을 사랑해야 한다.


그는 넘쳐나는 지혜를 통해 앞으로 자신에게 닥칠 상황을 예측했다.

그리고 조용히 미소지었다.


곧 자신은 파멸한다. 그러나 아담과 험께라면 설령 그곳이 업화의 바다라 해도 망설이지 않을 것이다.


여자는 선악과를 하나 더 따 아담에게 가져갔다.


"아담!"


"이브. 어딜 갔다 온 건가요?"


에덴의 변두리에서 동물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아담은 반가운 마음에 여자에게 다가왔다.


"오..오지마세요!"


순간 여자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몸을 가렸다.

그녀는 실오라기 하나 골치지 않은 상태였고 그것은 아담또한 마찬가지 였다.


"이...이거"


여자는 몸을 배배 꼬며 열매 선악과를 아담에게 전해줬다.


선악과를 받은 아담은 손에 든 과일이 지혜의 열매라는 사실을 알고 화들짝 놀랬다.


" 이건 선악과 잖아요 신께서 하신 말씀을 잊으셨나요? 이걸 먹으면 저희는 죽습니다.!"


아담은 손에 든 과일을 떨어트리며 사시나무 떨듯이 뒷걸음질 했고 여자는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아담에게 다가갔다.


"괜찮아요 전 먹어도 죽지 않았습니다. 아담. 이건 지혜의 열매에요 이걸 먹으면 우린 하느님과 같은 존재가 될 수 있어요"


뱀이 여자에게 한 것처럼 여자도 아담에게 속삭였다.

세계의 모든 지식.

선과 악의 구별

그것이 결코 좋은일이 아니란 것쯤을 여자는 알고 있었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남자는 잠시 망설이더니 이내 마음을 다잡고 여자의 손에 들린 선악과를 집어들었다.


"...그럼...고맙습니다. 여자"


"아담"


아담이 열매를 먹기 전 여자는 오랫동안 못한 말을 꺼냈다.


"저에게도 이름을 주세요."


"...갑자기 무슨"


"모든 들짐승과 산짐승에게 이름이 있지만 전 아닙니다.

아담 저에게 이름을 주세요"


앞으로 일어날 비극에서. 서로 함께 헤쳐나갈 수 있기를 바라며

영원이 아담에게 불릴 이름을, 여자는 간절히 바랬다.


"고맙습니다



하와"




하와.

질투와 사랑의 극한

평생 아담을 사랑하면서 살아갈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