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커피를 마시던 도중 내가 잘못 들었나 생각하고 다시 물어봤다
"아니 생각을 해봐 봐 여성을 위해서 평등을 외치는 게 아니라 그냥 역차별을 주장하고 있잖아"
"하핫... 난 그런 거에 그다지 관심이 없어서..."
"뭐야... 자기, 시사 얘기 나오면 무조건 한마디씩 거들면서..."
"아니.. 뭐, 의도는 좋게 시작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변질이 된 건 없지 않아 있다고 생각해..."
사실 난 커뮤니티를 하기에 페미니즘에 대해 자세히 알았으면 알았지 모르는 수준은 아니다
평소에 정치 얘기를 안 하던 여자친구가 저렇게 화내는 모습이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다
그리고 정치외교학과인 내가 살면서 느낀 건 가족끼리라도 정치 관련 얘기를 꺼내는 건 상당히 민감한 문제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기는 여자력이라는 단어 알아?"
"응? 그건 또 뭐야?"
"일본에서 2009년에 생긴 유행어라는데 '남자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한 여성스러움'을 뜻한대"
"아... 그래?"
"예를 들자면 배려를 잘해준다든지, 요리를 잘해준다든지, 그런 거 말이야"
"아아 이해갔어"
"나 정도면 여자력은 상당히 높은 편 아니겠어?"
홍조를 띄며 볼을 감싸는 그녀의 모습은 상당히 귀여웠다
"하하.. 그렇겠네 ㅋㅋ"
하긴... 그녀는 나랑 연애하면서 딱히 거절보다는 수긍을 주로 하는 편이었다
네가 좋으면 나도 좋다면서 한 발짝 물러나는 그녀의 모습은 고마우면서도 미안했다
"그치? 어디 가서 이런 여자 찾기 드물걸?"
"잘했으면 쓰다듬어 줘"
"어...? 그래그래 ㅋㅋ"
고양이처럼 기분 좋은 소리를 내며 내 칭찬을 받는 그녀는 정말 사랑스러웠다
이런 사람이 내 여자친구라니... 정말 축복받은 인생이 아닐까 싶다
"자기 잘 가요~"
"응 집 가면 연락해~"
-1주일 뒤-
"웬일이야? 집으로 놀러 오라고 하고?"
"그냥... 보고 싶어서"
"왜? 싫어?"
"아니야~ 오래간만에 집 구경하고 좋지 뭐 ㅋㅋ"
홍차를 마시며 그녀와 대화하는 것만큼 재밌는 것도 없었기에 흔쾌히 난 대답했다
"다시 생각해 보니까 페미니즘이라는 거, 살짝 좋아졌어"
"응??? 갑자기?"
전혀 생각도 못 한 주제였다
"굳이 나 힘들게 내가 너 눈치만 보는 거 같아"
"응?"
"이젠 날 위해서 살래"
"페미니즘에 따르면 무조건적으로 여성이 우위니까 그냥 넌 내 말만 따르면 되는 거지?"
"그게 무슨 소리야"
갑자기 찻잔을 잡을 힘이 없어진 나는 그만 잔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이런 이런... 힘없어 자기?"
"그러게 남자가 힘 좀 기르지 그랬어?"
"어... 어...?"
정신이 몽롱해지며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음란한 표정을 지으며 내게 다가와 내 손목을 붙잡았다
"자기야...? 왜 그래..."
"그냥 확 임신해버리고 결혼해 버리려고 ㅎㅎ"
"1년 정도 연애했으면 됐잖아?"
"기다리다 지쳤어... 나도 이제... "
얀순이의 눈엔 평소엔 보지 못한 하트가 그려져 있었다
"자기... 장난치지 말고... 응...?"
"장난같아 보여...? 아! 혹시 돈때문에 그래?"
"걱정 마 나 돈 많아 ㅎㅎ"
"내가 책임지고 너 먹여살릴게"
"자기야... 너무 급해... 조금은 신중하게..."
"야, 말대꾸하지 마"
"그냥 좋다고만 해..."
"우읍!!!"
진한 타액을 섞으며 강압적인 그녀에게 난 몸을 바쳤다
-The End-
나무위키에서 여자력이란 문서랑 이 짤 보고 회로 돌아서 써 봄
돈 많은 눈나에게 결혼당해 기둥서방으로 사는 거 제 간절한 꿈 중 하납니다...
여자가 압도적인 능력으로 남자 먹여 살리는 거...
아 아무튼 이게 페미니즘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