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거스의 모습)

쇼거스는 크툴루 신화에서 나오는 괴물이 모티브인 몬무스로 마소도 세계관에서는 슬라임계열의 그 무엇으로든 변할 수 있는 몬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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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오노라는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비상계단을 바라보고 있었다.

데오노라 옆에서 데오노라와 마찬가지로 비상계단을 보고 있던 시로의 표정 또한 데오노라의 표정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보라색 경고문에 보라색 비상계단이라니 이건 아무리 봐도 '나 쇼거스요'라고 광고하는 꼴이였다.

아무리 몬무스들에게 점령당한 호텔일지라도 이렇게나 대놓고 나타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심각한 두 사람과는 반대로 벨은 눈을 빛내면서 비상계단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직 어린 벨의 정신이 보기에는 보라색 비상계단은 위험하고 이상한 것으로 보이기보다는 화려하고 신기한 것으로 보였다. 


구시대부터 신시대 까지 꽤나 긴 세월을 살았던 벨은 모든 몬무스들의 모습과 그들이 마물일 적에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그들이 어떤 존재든이지 잘 알고 있다.

허나 기억을 잃고 정신연령이 8~9살 수준까지 어려진 벨은 오로지 마물일 적에 모습만을 기억하고 있지 대다수의 몬무스들의 특성과 외형을 잘 알지 못했다. 

한마디로 지금의 벨은 쇼거스가 뭐지 모른다.


쇼거스란 슬라임계통의 몬무스로 사람들이 쓰는 물건이나 건축물로 위장해서 사람들이 방심할 때 덮치는 몬무스이다.

위장하는 물체의 외형은 완벽히 따라할 수 있지만 아쉽게도 자신의 색깔이 보라색계통말고는 색깍을 변화시킬 수는 없기에 약간은 어설픈 존재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것이 그녀들의 재능을 격하시킬 이유는 되지 않는다.

그녀들의 위장능력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하기에 어쩔 때는 건물 전체를 소화시키고 건물자체로 위장함으로써 남자를 덮치고 강간하기도 한다.

어떤 것이든 소화시키고 그 외형을 완벽히 따라하는 재능과 더불어 가사일 또한 천부적인 소질이 있기에 그녀들은 메이드계열의 몬무스 중 1인자라고 불리우는 키키모라와 함께 메이드계열의 몬무스의 양대산맥을 이룬다.


그런 몬무스인 현재 비상계단으로 위장중인 쇼거스는 현재 당황하고 있었다.

벨은 보지 못했겠지만 비상계단으로 위장한 쇼거스는 저 앙증맞고 아름다운 아이를 관찰 하는 동안 똑똑히 보았다.

아이처럼 하얀 여자가 손을 휘젓자 푸른 불꽃이 생기고 그 불꽃과 닿은 팬텀이 순식간에 불타오르면서 성불당하는 모습을...

고스트들을 위협할 때  보이던 저 여자의 얼굴과 온 몸에 소름이 돋게 만드는 저 여자의 끔찍한 살기... 구시대 때 전장에서 딱 한 번 느껴본 살기였다.


기억났다. 

저 여자가 어떤 존재인지 기억났단 말이다.

처음에는 저 여자를 보고 그 어떠한 의문도 나지 않았다.

자신은 저런 인간여자를 본 적이 없으니까 허나 저 여자의 살기를 느끼자 몸이 기억하는 잊어버릴 수 없는 기억이 떠올랐다.

자신이 아직 인간이던 시절 이름난 용병으로써 고액의 계약금을 받고 처음으로 전장에 나섰을 때 봤던 그 괴물이다.

이 호텔보다 거대한 뱀의 몸뚱아리 그리고 그 몸뚱아리를 덮고있는 금강석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강도와 탄력을 가져서 그 어떤 것으로든 깨부실 수 없었던 하얀비늘을 가진 시로헤비

보는 것만으로도 온 몸이 굳게 만드는 뱀의 동공의 지닌 시로헤비

전장의 악마라고 불리우는 시로헤비 

드라고니아의 왕 데오노라의 전 부인이나 시로헤비 중에서 가장 강한 자 등 수 많은 칭호로 불리지만 최근들어서는 용사살해자 사테라라고 불리우는 시로헤비


앞에 있는 저 하얀 여자는 그 사테라였다.

그렇다면 저 은발의 여인은 드라고니아의 왕인 데오노라겠지 저 하얀 아이는 요즘들어서 떠들썩한 소문의 주인공인 베아트리스겠지.

도망쳐야만 한다. 

살고싶다면 도망쳐야만 한다. 

위장을 해제하고 도망치고 싶었으나 쇼거스는 도망칠 수가 없었다. 

이미 저들에게서 멀어진 마음과는 달리 쇼거스의 몸은 단 1도 움직일 수 없었다.

그저 공포와 무서움에 떨면서 아무것도 못하고 있을 때... 은빛 머리를 가진 여인 아마도 데오노라가 그녀의 머리속에 말을 걸었다.


'이봐... 거기 쇼거스 여의 벨은 지금 이 호텔에서 쉬고 싶으니 다시는 이런 떨거지들이 벨의 곁으로 다가오지 못하게 해라.

그리고 벨앞에서 위장을 풀지마라. 이 아이가 조금의 위화감도 느끼지 못하게 하라고 잘 할 수 있겠지?'


이유는 물어보아서는 안 된다.

용병시절의 감이 말해준다.

아무런 대꾸도 하지말고 그저 따르기만 하라고


데오노라는 말을 끝내자마자 벨의 손을 잡고 비상계단을 올랐다.

쇼거스는 데오노라의 말이 끝나자 마자 이 건물 곳곳에 흩어져 있는 자신의 분신체들에게 명령했다.

지금 당장 이 호텔에 있는 모든 알프들에게 몬무스들에게 경고하라고

드라고니아의 보물인 베아트리스왕자가 그의 부모와 함께 이 호텔에 방문했으니 다시 예전처럼 정갈하고 품격있는 호텔로 바꿔놓으라고


쇼거스의 신속한 대응에 호텔은 난리가 났으나 그것을 벨이 그것을 알 필요는 없겠지

벨은 그저 양손을 사테라와 데오노라에게 잡힌 체로 그들과 웃고 떠들면서 계단을 오를 뿐이었다.

단지 부모의 사랑하에 보호받으면서 웃기만 하면 될 뿐이었다.

행복한 미소를 끼운 채로 평화를 즐기기만 하면 될 뿐이었다.


비록 지금 프론트의 직원인 엘프가 경악에 찬 소리를 내면서 쓰러져서 호텔 프론트는 난리가 났지만 말이다.

호텔로비를 이루던 고스트들이 쇼거스의 말에 너무 놀라서 성불당했지만 말이다. 

4층에 위차한 언데드들이 신속히 지하로 대피했지만 말이다.

6층에 있는 레스카티에의 궁전과 이어진 포탈이 있는 666호실과 그 방에 있던 데몬이 델에라에게 이 사실을 보고하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달리고 있지만 말이다.

원래 드라고니아 소속 메이드였던 키키모라가 출장메이드로 온 나폴리탄 호텔에 방문한 벨을 모시기 위해서 옷매무새를 다듬고 있지만 말이다.

복도를 가득채운 슬라임과 미믹들 그리고 데스나이트들이 창고에 숨은 체로 숨 죽이고 있지만 말이다.

이상한 나라에 연결된 남자화장실로 위장한 문들과 그 문들을 지키는 체셔캣들이 하트의 여왕에게 이 사실을 보고하기 위해서 발에서 불이 나게 뛰고 있지만 말이다.

호텔의 수조관을 채우는 인어들과 상어 몬무스인 머샤크들이 인근 바다로 대피하고 있지만 말이다.

호텔의 옥상에 자리잡고 있는 드라고니아 소속 와이번들과 드래곤들이 데오노라의 분노를 피하기 위해서 음속을 뛰어넘는 속도로 드라고니아로 도망치고 있지만  말이다.


그 사실을 벨이 신경 쓸 필요는 없겠지

이 이야기는 단지 벨의 가족여행일 뿐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