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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빨리 고쳐와! 어휴... 이 새끼 진짜."

 

한 여자의 높은 목소리의 호통이 사무실을 가른다.

 

그 여자의 이름은 바로 김얀순.

 

나의 상사다.

 

나보다 겨우 3살 많지만, 그녀는 부장이고 난 인턴이다.

 

물론, 군대도 다녀오고 3년가량의 취직 생활에 치였긴 하지만...

 

겨우 8년 정도의 차이에 그녀가 부장이란 것은 놀랍다.

 

물론 그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먼저 이 대기업 회장의 딸이다.

 

낙하산...이기는 하다.

 

그런데 사원부터 시작해서 본인의 힘으로 올라갔다고 한다.

 

물론 위치가 위치인 만큼 빠르게 승진하는 것은 맞지만...

 

일을 잘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아까도 봤다시피 엄청 까칠하다.

 

일에 대해서 엄청난 완벽을 추구한다.

 

내 다른 상사인 차 대리님께서 말씀하시길 회장님께 인정받아야 한다나.

 

그래서 항상 일에 조금이라도 잘못이 있으면 갈군다.

 

특히 나를 무척이나 자주 호출한다.

 

남들 한 번 주의를 줄 것을 10분씩이나 세워두고 뭐라고 한다.

 

하...

 

참 돈 벌기 힘들다.

 

어찌되었든 이 서류부터 끝내야지.

 

"이얀붕 인턴! 지금 당장 뛰어와!"

 

사무실 저편에서 또다시 목소리가 들려온다.

 

하아아아...

 

젠장, 가봐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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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니까 너랑 부장이랑 TF를 한다고."

 

차 대리님의 말은 난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러니까... 인턴인 저와... 회장님 딸인 부장님과 함께 단둘이서 TF를 해야 한다고요?"

 

"그래."

 

"뭐를 위한 TF인데요?"

 

"몰라. 부장이 회장 지시받고 만들었다고 하던데."

 

"하아..."

 

"그래도 이 인턴, 잘 견뎌봐. 회사 권력자의 눈에 들었단 거 아니야?"

 

"그래도... 잘못하면 짤리는 거 아닙니까? 아니, 고소 같은 거 먹는 거 아닙니까?"

 

"잘하면 사원 다는 거지. 그래도 여기 한국 최대의 대기업 중 하나인 희얀이잖아."

 

"휴... 거절할 수도 없겠죠."

 

"힘내, 이 인턴."

 

"하아아... 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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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이 인턴 어서 와."

 

회사 건물의 구석진 곳에 있는 이 사무실은 중앙의 책상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없다.

 

일단 난 책상 위에 내 짐이 담긴 박스를 올려두고 주변을 둘러본다.

 

뭐랄까...

 

아무것도 없다.

 

부장도 노트북만 올려둔 체 작업 중이었다.

 

놀라서 주변을 돌아보는 나를 부장이 쳐다보고는 입을 연다.

 

"원래 여기가 회장실 옆의 창고였거든. 빌릴 곳이 여기뿐이라. 이 옆에 비서실 탕비실 있으니 필요하면 거기 가고."

 

말을 짧게 끝내고는 다시 작업에 열중하는 부장.

 

어째서 날 데려왔는지부터 해서 왜 둘이 있는지 등 묻고 싶은 게 많지만, 일단은 그저 앉았다.

 

노트북을 꺼내서 키고는 다시 부장을 바라본다.

 

그러고보니...

 

TF 창설 이유도 모르는데...

 

난 뭘 해야 하는 거지?

 

"저... 부장님?"

 

"왜?"

 

"저기 전 뭘 하면 되나요?"

 

"아... 대기?"

 

"네?"

 

"대기. 못 들었어, 새꺄? 업무는 조금 있다가 줄 테니 대기해. 아! 커피라도 타올래?"

 

"아... 넵."

 

난 일어서서 탕비실로 향했다.

 

"하아아... 커피나 타고 있다니."

 

투덜거리며 도착한 탕비실.

 

회장 비서실이라 그런지 뭐가 엄청 많았다.

 

하나하나 꺼내봤지만...

 

"아, 제기랄. 이거 뭐하는 커피들이냐."

 

이것저것 뒤지다가 난 결국 아무거나 골라서 타기 시작했다.

 

"하... 김얀순. 얼굴은 예쁜데... 성질은 왜 그 모양이야."

 

커피를 타면서 생각해봤다.

 

왜 그럴까.

 

아버지가 주는 부담이 그렇게나 큰 걸까?

 

"그래서 난 왜 데려올걸까..."

 

이것도 문제다.

 

신입 괴롭히기인가?

 

내가 마음에 안 들어서 자르려는 목적인가?

 

내가 알 길은 없다.

 

커피 2잔을 대충 타고는 손에 들었다.

 

갈색의 액체.

 

"침 뱉어도 모르지 않을까..."

 

이런저런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일 좀 시키고 말만 좀 험한거지... 하..."

 

순간 욱했지만...

 

사실 꽤 좋은 기회다.

 

열혈 딸이면 회사 관련 사정에도 밝을 것이고 나의 앞으로의 생활이 도움이 될 것이다.

 

회장 딸이 맡는 일이라면 리스크가 큰 일도 아니겠지.

 

잘 되면 진급시켜주지 않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다시 창고... 아니 회의실에 들어섰다.

 

"으앗! 씨발!"

 

문을 열고 들어가니 부장이 화들짝 놀란다.

 

"아앗!"

 

덩달아 놀란 나.

 

하마터면 쏟을 뻔했네.

 

"다음부터는 노크해. 메너가 없어. 사내 새끼가."

 

"죄송합니다."

 

어우, 깜짝아.

 

분명 헤실헤실거리는 표정으로 노트북을 보고 있다가 놀란 것 같은데...

 

잘못 봤겠지.

 

그 완벽주의 부장님이 그럴 일은 없겠지.

 

"커피 옆에 두면 될까요?"

 

"아, 그래."

 

내가 종이컵을 옆에 내려두자 부장은 낚아채서 마시기 시작한다.

 

"음..."

 

나도 한 모금씩 머시던 중 부장은 고심하는 둣한 소리를 낸다.

 

"문제라도 있나요, 부장님?"

 

"아니."

 

커피를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날 다시 본다.

 

"침 같은 거 안 뱉어요, 부장님."

 

"의...의심 안 했어! 뭘 그렇게 생각을 해, 미친놈아!"

 

"아니... 저를 너무 뚫어져라 쳐다보시길래... 죄송합니다."

 

"크흠... 됐어. 너가 커피 타오는 동안 일을 나누고 계획을 좀 잡아봤어."

 

의심했네.

 

했어.

 

그래서 드디어 일하는 건가.

 

"오. 그럼 전 뭘 하면 될까요?"

 

"옆에 앉아봐."

 

난 의자를 끌고 가 부장 옆에 앉았다.

 

확실히 옆에 앉아보니 느껴졌다.

 

매력적인 여자긴 하다.

 

옆에서 본 얼굴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특히 립스틱이 발라진 붉은 입술은 너무나 탐스러웠다.

 

정장은 그녀의 잘 잡힌 몸매를 부각한다.

 

"뭐해? 집중 안 해? 새끼, 빠져가지고."

 

"아... 아닙니다."

 

"쯧."

 

부장은 혀를 한 번 차고는 설명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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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다 이해했지?"

 

"저... 부장님?"

 

"왜?"

 

"그럼 이번 주는 야근 계속 하는 겁니까?"

 

"음... 뭐... 일단 이틀은 하자."

 

"아..."

 

"싫어?"

 

"그..."

 

"꼬우면 테스크포스 그만두고."

 

"아닙니다."

 

"이게 조금 급한 사안이라, 오늘하고 내일만 나 좀 도와줘. 지금 우리 부서에서 여유 있는 사람이 너뿐이라."

 

"넵."

 

하...

 

씨발...

 

야근 뭐야...

 

나도 그냥 만만해서 끌고 온거네.

 

돌겠네.

 

"이 인턴."

 

"네, 부장님."

 

"힘든 거 알아. 얼굴만 봐도, ㅈ같네~ 라고 적혀있거든. 야근 수당도 챙겨주고 잘 처리되면 원하는 부처로 정규직 전환 시켜줄 테니까, 나 좀 도와줘."

 

"넵!"

 

쓰읍...

 

거절하기에는...

 

너무나 좋은 조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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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수고했어."

 

부장은 내 어깨를 두드리고는 나간다.

 

"안...녕...히..."

 

내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부장은 나갔다.

 

아아아...

 

죽겠다.

 

야근이 처음은 아니었다.

 

고등학교 시절 야자는 밥 먹듯이 했다.

 

대학교에도 밤새운 날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군대도 빡셌다.

 

인턴 생활하면서도 여러 번 했다.

 

하지만...

 

점심 30분, 저녁 30분을 빼고 풀로 업무를 달릴지는 상상도 못 했다.

 

부장, 저 미친년은 저걸 어떻게 해내지?

 

일어날 수가 없다.

 

방금 문서를 어떻게 완성했는지도 모르겠다.

 

어...

 

눈이 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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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

 

부장의 목소리가 귀청을 찢는다.

 

"으어어!"

 

괴상한 소리를 깨는...

 

잠깐만 왜 부장의 목소리로 깨는 거지?

 

난 주변을 둘러본다.

 

"아니, 미친놈아 왜 여기서 자?"

 

"죄송합니다."

 

난 돌아서서 옷을 정리하고 얼굴을 한번 비빈다.

 

회사에서 잠들 줄이야.

 

"휴우... 오늘만 견디면 좀 여유로워지니까. 하루만 더 부탁할게. 빨리 준비해."

 

한심하게 쳐다보며 머리를 부여잡는 부장.

 

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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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야. 정신차려."

 

"깨...깨어 있습...니...다... 으..."

 

"너 또 여기서 자게? 시발 일어나!"

 

새벽 3시.

 

부장은 맹한 나의 멱살을 부여잡고는 흔든다.

 

"일어나라고. 병신아"

 

"으으윽...케흑."

 

난 겨우 중심을 잡고 섰다.

 

"정신차려, 임마."

 

"네..."

 

비틀비틀 걸어가기 시작한 나.

 

앞에 흐릿하게 부장이 보인다.

 

하아아...

 

그냥 회사에서 잘까.

 

겨우 겨우 몸을 이끌고 엘레베이터 앞까지 왔지만 도저히 집에 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부장이 엘레베이터에 타라고 손짓하지만 난 몸을 돌려 창고로 걸어간다.

 

"야! 하... 새꺄 일로와."

 

"네?"

 

"일로오라고!"

 

"으윽... 넵."

 

난 발걸음을 겨우 겨누며 엘레베이터에 탄다.

 

"태워줄게. 이 머저리 같은 놈."

 

"으으으... 감사합니다..."

 

지하 주차장에 가자 빨간 스포츠카가 보였다.

 

"타. 새꺄."

 

"으...차... 좋으시네요."

 

"잠에 취한 새끼가 헛소리하기는."

 

난 좌석에 앉자마자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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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

 

귀엽...?

 

뭐지...

 

으으으... 일어나야겠다.

 

"으..."

 

"일어났어, 새꺄? 그럼 내려."

 

부장의 말에 정신이 든다.

 

"감사합니다."

 

난 엉거주춤 차에서 내렸다.

 

시계를 바라본다.

 

3시 반.

 

2시간 반은 자겠지...

 

그런데 내가 집주소룰 부장에게 말했나?

 

잠결에 불렀나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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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출근한 회사.

 

이틀이나 똑바로 자지 못해서 어지럽다.

 

출근한 창고에는 부장이 있었다.

 

"안녕하세요."

 

고개를 숙여 인사하니 부장도 날 보고는 입을 연다.

 

"어, 왔어?"

 

"오늘은 업무가 뭔가요?"

 

"오늘부터는 정기 프로잭트야."

 

"네?"

 

"어제부로 원래 우리가 있던 부서에는 인사조정 끝났어. 이제 우리 2명은 독립적인 태스크포스야. 그래서 내가 준비하던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할려고."

 

"저랑... 둘이서요?"

 

"싫어? 나랑 있는 게 싫냐, 새꺄?"

 

"그런 게 아니라, 부장님. 아니, 저 같은 게 부장님이랑 둘이서..."

 

"너 일 잘하니까 그래. 그러면 하는 걸로 할게."

 

"감... 감사합니다."

 

"맞다, 너 이제 사원이야. 음... 좀 더 내 옆에 있어야겠지만."

 

"괜찮아요. 힘들긴 했어도 많이 배웠습니다."

 

"오오, 짜식. 사회생활력 좀 는다."

 

"그... 야근 많이 하실건가요?"

 

제발...

 

승진도 승진이지만...

 

에건 너무나 중요하다.

 

"바빠지면? 어제랑 그저께처럼 하겠지."

 

"윽..."

 

"싫냐?"

 

"아... 아뇨."

 

"그러면 커피나 또 타와. 오늘은 앞으로 무슨 일 하는지 설명해줄게."

 

"넵."

 

난 사무실에서 나서서 탕비실로 향했다.

 

이틀간 부장의 커피를 수십잔 타면서 이제 취향까지고 파악했다.

 

살면서 들어보지도 못한 커피였지만, 분명 고급진 것은 틀림없다.

 

"하... 침이라도 뱉을까."

 

승진시켜준 것은 고맙지만...

 

그냥 자기 밑에서 막 굴릴려고 그러는 것 같다.

 

'퉷.'

 

"이틀이니 날 엿 먹이면, 지도 먹어봐야지."

 

설마 알겠어?

 

'똑. 똑.'

 

난 사무실 문을 가볍게 두드리고 들어갔다.

 

침을 뱉은 커피를 부장에게 건네고 자리에 앉는다.

 

또 커피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부장.

 

그러더니...

 

'꿀꺽. 꿀꺽. 뀰꺽.'

 

원샷해버렸다.

 

얼굴은 살짝 빨개지더니 맛있었다는 듯이 입맛을 다신다.

 

"맜있네. 평소랑 좀 다른데?"

 

"네?"

 

놀라서 소리친 나.

 

"뭐야, 침이라도 뱉은거야?"

 

"아...아니 그냥 제 커피 맛있다고 해주신 개 처음이라."

 

대충 어물쩡 넘겨야한다.

 

걸리면 ㅈ된다.

 

"그랬나... 뭐... 다음부터 이댜로 타와줘."

 

"넵."

 

분명 침 뱉은 거 말고는 평소와 변화가 없다.

 

뱉어야나.

 

아씨, 커피 타는 것도 빡세졌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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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런거야."

 

커피를 머시고 부장은 자신의 원대한 계획을 설명해주었다.

 

부장의 말에 따르면 이사진으로 승진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실질적 이익이 필요하다고 한다.

 

딸이라도 마음대로 안되나...

 

여튼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을 견제하는 세력을 피해 실적을 내야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아직 인턴인 나를 데려왔다고 한다.

 

"부장님?"

 

"뭐, 설명이 부족해?"

 

"그래서 뭐로 실적을 내는 겁니까?"

 

"음... 그게... 사실 나도 모르겠어."

 

"네?"

 

"아, 무슨 아이디어가 하늘에서 별 떨어지듯 그냥 툭 나오는 줄 알아?"

 

"흐음... 부장님은 회장님 따님아니십니까? 뭐, 새로 진행하는 실험적인 사업 같은 거 맡으시면 안됩니까?"

 

"으음... 그것도 괜찮네."

 

"여튼 오늘은 아이디어 내는 것이 일과입니까?"

 

"아... 아니. 이 창고 청소하고 사무실로 바꾸는 거."

 

"윽..."

 

"하루만 더 고생하자. 야, 사내 새끼인데 뭐 챡상 옮기고 하는 것 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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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왔다갔다 했다.

 

다른 층 창고에서 책상을 옮기고.

 

데스크톱 2대를 옮기고.

 

화이트보드도 끌고오고.

 

프린터기에...

 

하아아...

 

침 뱉길 잘했다.

 

썩을 년.

 

한참을 일하는데, 부장은 보이지도 않았다.

 

어디를 간거야?

 

어느정도 사무실 모양새가 갖춰지자 난 의자에 쓰러지듯이 앉아 넋을 놓고 있었다.

 

양쪽 벽을 바라보는 책상과 의자 배치.

 

문 반대편에는 프린터기가 놓여져 있고 그 위에 화이트 보드가 걸려 있다.

 

프린터기 옆에는 종이를 비롯한 잡다한 것을 쌓아두었다.

 

내 자리의 컴퓨터를 키고는 필요한 것을 하나씩 하나씩 설치한다.

 

'덜컥!'

 

그러다가 열린 문.

 

"필요한 것은 다 챙겨왔습니다, 부장님."

 

"야."

 

"네?"

 

"나랑 니랑 마주보게 설치해."

 

"아... 넵."

 

뭐야.

 

내 얼굴 보기 싫을 것 같아서 저렇개 해뒀는데.

 

하아아...

 

난 다시 책상을 돌리고 컴퓨터를 옮겼다.

 

그렇게 마주보고 앉은 2명.

 

모니터 너머로 부장의 얼굴이 적나라하게 보이자 기분이 오묘했다.

 

"슬슬 가볼까?"

 

시계를 바라보니 벌써 6시였다.

 

짐 옮기고 하는 데에 그렇게 시간이 많이 들 줄이야.

 

"따라와."

 

"네, 퇴근 아닙니까?"

 

"응? 어제 분명리 오늘 회식 괜찮냐고 물었고 너가 괜찮다면 새꺄."

 

"어... 넵. 그렇죠. 깜빡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랬나...

 

아, 오라면 가야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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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더어어... 마아아시자아~"

 

"부장님, 취하셨습니다."

 

"아냐. 아냐. 괘앤찮아."

 

이 사람.

 

이렇게 술에 약했나?

 

"이제 가죠, 부장님."

 

"으음... 너도 내가 싫지?"

 

"예?"

 

"내가 싫으니까아... 그냥 가자는거잖아..."

 

"아닙니다. 부장님 너무 취하셔서."

 

"야, 글고 부장님이 뭐야. 갸우 3살 차이인데... 선배라 해. 선배."

 

"아...아니... 그... 예, 선배님. 가시죠."

 

"죠아. 죠아. 그럼 2차 갈까나~"

 

"아니, 벌써 3차잖습니까."

 

"그으래? 으휴... 집에 가야나."

 

"넵. 갑시다."

 

"야, 이얀붕."

 

"네, 선배님."

 

"내가 싫어?"

 

"아뇨."

 

"내가 좋아?"

 

"까칠하셔도 배울 게 많은 분이라 생각합니다."

 

"아뉘이이... 여자로서 말이야."

 

"아..."

 

뭐야, 왜 갑자기 저런 질문을...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 후후후. 죠아."

 

부장은 쓰러지며 내개 앉겼다.

 

이제는 어떻게 할 수가 없겠네.

 

내 품에 안긴 부장을 끌고 난 밖으로 향했다.

 

택시를 하나 잡고는 뷰장을 태웠다.

 

"선배님!"

 

"왜에~"

 

"집 어디십니까?"

 

"몰라~"

 

"장난칠 때가 아닙니다."

 

"으으으..."

 

점드는 부장.

 

아... 씨발 미치겠네.

 

나도 택시에 타고는 난 내 집 주소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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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도착한 내 집.

 

시계를 보니 11시였다.

 

아직 시간이 좀 있으니 이 양반이 좀 일어나면 돌려보냐기로 했다.

 

모텔을 갈까 싶었는데, 하필 모텔이 회사 주변에 있어, 회사 사람들에게 걸리면 난쳐할게 뻔히 보였다.

 

"일어나세요! 부장님!"

 

집으로 부착해서 가면서 계속 소리쳤다.

 

그럴수록 나에게 안기기만 하는 부장.

 

으윽...

 

여자가 그래오면 더 난쳐해질 뿐이다.

 

집에 도착해서는 침대 위에 대충 부장을 눕혀놓고 바닥에 쓰러지듯 누웠다.

 

아아아... 죽는 줄 알았네.

 

그런데...

 

웰케...

 

잠이...

 

으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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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퍽!'

 

"으윽!"

 

등에서 강한 통증이 느껴진다.

 

뒤돌아서 보니...

 

씨발, 부장이다!

 

정신이 번쩍 들면서 어제 일이 생각난다.

 

"부...부... 켈록... 켈록."

 

"일어... 뭐야, 왜 기침하고 지랄이야."

 

"아 그게... 켈록...어제는... 고의가 아니라..."

 

"나도 알아. 빨리 일어나. 회사 가야지."

 

"네엡... 켈록."

 

웰케 몸이 무겁지...

 

어...

 

'털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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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 혼미하다.

 

가늘게 뜬 눈으로는 부장이 보인다.

 

"뭡니까... 부장님."

 

"아프면 청춘인데. 넌 일어나지를 못하냐."

 

"으으...아프면 환자죠."

 

"이 새끼 며칠 일해주니까 기어오른다."

 

"으극... 죄... 켈록. 켈록."

 

뭐라고 말할 힘도 없다.

 

너무 무리했나.

 

몸이 일어나지지를 않는다.

 

"먹어."

 

부장은 내게 죽을 내밀었다.

 

"어으으... 감사합니다."

 

"빨리 먹어서 나아서 일해야지."

 

"으으으... 넵."

 

"야."

 

"네?"

 

"그... 너가... 그렇게... 된거에도... 내 책임이 있으니까... 뭐랄까... 오늘... 그... 니 옆에서 간... 간호해줄테니까... 빨리 나아."

 

"네?"

 

"아, 선배가 후배 챙긴다는 건데, 문제있어?"

 

"아닙니다."

 

잠깐만... 선배, 후배?

 

어제 일을 기억하나?

 

나에게 안기고... 좋냐고 물어보던?

 

몰라.

 

그게 중요해?

 

아파 죽겠네.

 

죽을 겨우 다 먹자, 부장은 그릇을 들고간다.

 

난 다시 누웠다.

 

"야... 이얀붕."

 

"네에?"

 

"내가 매력적이라고?"

 

"으으으... 어제 일 기억나십니까?"

 

"크흠..."

 

"으윽... 그렇다고 생각은 합니다."

 

"그래? 그러면...쓰읍. 지금뿐이겠지."

 

갑자기 부장은 누워있는 나의 위에 올라탄다.

 

"뭐... 뭡니까!"

 

내 외침에도 부장은 그저 나를 웅시하며 옷을 벗는다.

 

순식간에 알몸이 된 그녀.

 

힘없이 누워있는 나의 옷도 벗긴다.

 

"저... 부장님?"

 

몸을 숙이고는 아래를 자극하는 그녀.

 

내가 내려다보자 그녀는 매혹적인 눈빛으로 날 올려다보았다.

 

난 금방 달아올랐다.

 

이 아픈 와중이 몸은 정직하구나...

 

"미안... 너가 너무 귀여운 걸."

 

그녀는 조금 기어올라와 내 입술에 자신의 입슐을 포갰다.

 

"으읍! 읍!"

 

씨발.

 

씨발.

 

씨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거지?

 

"푸하... 너의 침맛은 다시 봐도 맛있네. 탕비실에서 너 너무 귀여웠어~"

 

"히익! 알고 계셨...으브븝."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는 다시 키스를 가했다.

 

그녀는 천천히 하복부로 나의 그곳을 비비기 시작햤다.

 

아픈 몸.

 

게걸스럽게 탐해지는 입술.

 

그리고...

 

'찌거어억.'

 

부장은 삽입과 동시에 입을 땠다.

 

"아프니까... 청.춘.이.지."

 

그러고는 부장은 다시 입을 맞췄다.

 

내 회사 생활은 뭔가 심각하게 꼬인 것 같다.


*****


긴 글 읽어줘서 고맙다


먼가 마무리가 이상한데....


오랜만에 단편 쓰니 익숙하지가 않네


혹시 적어줬으면 단편 소재 생각나면 언제든지 알려줘 


소설 댓이나 내 소설 모음집 댓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