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진이를 좋아해 고백하려는 얀붕이

하지만 그런 얀붕이에겐 자신을 집요하게 스토킹하는 얀순이가 있었다


어떻게 해서든 그를 얀진이에게서 떼어놓으려는 얀순이, 그녀가 있는 이상 얀붕이는 고백을 시도조차 하지 못할게 뻔하다


방법을 강구하는 얀붕이 

아주 잠깐이라도 좋으니까 방해만 안받으면 된다 그렇게 골똘히 생각해낸 수단이 납치


얀순이를 납치하여 가두는데 성공한 얀붕이

얀진이를 찾지만 어디서도 볼 수가 없었다 

주변 사람들은 행방을 모르고 집에도 돌아가지 않은 상황, 얀붕이는 얀순이를 떠올린다


얀순이를 추궁하는 얀붕이

그녀는 납치를 시인했다

밀려오는 두통에 이마를 짚고 신음하는 얀붕이

얀진이를 풀어달라고 닦달하지만 얀순이는 그를 보면서 웃고 있을 뿐이다

깊이 한숨 쉬며 위치만이라도 알려달라고 호소하는 얀붕이


'1단어 1떡?'


얀붕이는 귀를 의심했다

장난할 때가 아니다 너가 한 짓은 범죄라며 윽박지르는 얀붕이지만 '그럼 얀붕이가 한 짓은 뭘까요~?' 라는 천연덕스런 물음에 말문이 막히고 만다


얀붕이 일생 최악의 협상은 지지부진했다 

어떠한 제안을 하더라도 그녀는 얀붕이를 따먹는 것만큼은 양보하지 않았다 

얀붕이는 별다른 수확을 얻지 못하고 지쳐갔다


'얀붕아 그냥 나 풀어주면 안돼? 아까 얀붕이도 말했잖아 납치는 범죄라고'


그는 거절했다

위치를 알려주기 전까지는 절대 해방할 수 없다

알려주더라도 고백이 끝날 때까지 풀어줄 생각도 없었다


얀붕이는 좋은 기회라고 여겼다

저 철면피같은 여자가 자신을 풀어달라며 호소한 것을 기가 죽었다고 생각했다

의기양양하여 아무도 널 찾을 수 없을테니 시키는대로 고분고분 따르라며 위협했다


'와~우리 얀붕이 그렇게 철저하게 날 납치해준거야?'


고개를 끄덕이는 얀붕이

상대는 얀순이로 철두철미하게 준비하는건 당연한 일이었다 카메라의 사각으로 얀순이를 유인하여 누구도 모르는 자신만의 공간에 그녀를 가둔 것이다

하지만 얀붕이는 자신이 내뱉은 말이 엄청난 실수임을 바로 깨달았다


'이렇게 맛있는 밥상을 차려줘서 너무 고마워 얀붕아♡' 


그녀를 묶고있던 밧줄은 힘 없이 풀렸다

어안이 벙벙하여 그저 흐리멍덩하게 바라만 보고 있다

바로 도망갔어야 했다 하지만 사고가 따라주질 않았다 '좆됐다' 보다 '어떻게?' 라는 생각이 앞선 것이다


목덜미를 사정 없이 때리는 전류에 얀붕이는 쓰러졌다

옷과 살갗이 스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얀순이는 옷을 벗고 있다 자신이 무엇을 당할지는 갑갑한 머리로도 이해할 수 있다

얀붕이는 존나게 따먹힐 것이다 아주 존나게


'얀붕이가 나한테 푹 빠질 때까지 절대로 안내보낼거야♡'


캄캄해지는 시야 속에서 섬뜩한 속삭임은 분명하게 들렸다


얀붕이는 하루만에 풀려났다

싱겁다고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얀붕이로서는 필사적으로 호소해 얻어낸 결과다

그는 얀순이를 만족시키기 위해 온갖 아양을 떨어댔고 그녀가 요구하는 모든 체위를 시도했으며 비정상적으로 많았던 할당량을 전부 채운 뒤 혼인신고서에 사인까지 하고나서야 해방될 수 있었다


얀순이로서는 아쉬울게 없었다

염원하던 얀붕이와 하나로 이어졌다

더군다나 얀붕이가 납치하여 벌어진 결과인 이상 그는 어디에도 호소하지 못할 것이다

납치를 하기 위한 얀붕이의 행적이 명백히 수상하고 강간 당했다고 신고하면 그의 인생은 마지막이 되겠지

여자를 납치했는데 도리어 자신이 강간당했다는 말을 누가 믿어주겠는가?

얀순이는 얀붕이의 생사여탈권을 쥐고있다


얀진이는 딱히 납치당한 것이 아니었다

얀순이와 함께 잃어버린 핸드폰을 찾고 있었을 뿐이었다

얀순이는 얀붕이에게 불려가고 핸드폰은 거주지에서 멀리 떨어진 역사의 분실물로 보관되어 있었다고 한다

물론 왜 하필 타이밍 좋게 얀붕이가 고백하려는 날에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는 얀순이만 알 것이다



써달라고 하려던걸 중간부터 내가 써버린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