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머니 아버지.


저는 항상 잘 지내고 있어요.


2년전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간뒤 귀국한다는 말 뒤로 갑자기 연락이 두절되고,


몇달후에 갑자기 외국에서 새로운 인연을 찾았다고 해서 많이 놀라셨죠?


그때 다들 몇달만에 연락해서 하는 소리가 그거냐, 장난 말고 귀국이나 하라고 크게 걱정하셨는데.. 결국 허락해주셔서 다행이에요.


저는 언제나 잘 지내고 있어요.


여자친구 제가 사랑하고, 저를 너무 사랑하는 아내 집이 엄청난 대저택인건 저번에 설명드렸었죠? 그곳에서 전 잘 지내고 있습니다.


오히려 한국에서 살던때보다 훨씬 더 좋은거 같아요. 이곳은 공기도 깨끗하고 풍경도 좋고, 이곳에서 평생 살고 싶어요.


제 근황을 알고싶어하는 애들이 많을텐데, 제가 한국으로 돌아올 날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정도로 이곳은 너무 살기 좋은 땅인것 같아요.


아맞다얀진이가제소식들으면그냥대화도하지마세요 소꿉친구였던거도다옛날일이죠여행떠나기전크게싸워서얼굴도보기싫어요 그러니까꼭걔앞에서제이야기는꺼내지도마세요아셨죠?


아, 이번달에도 부모님에게 용돈 보내드렸는데 잘 받으셨나요? 제 아내가 이런거는 해야한다고 꼭 매달 용돈 보내겠다는데, 이번에도 좀 많이 보내드렸습니다ㅎㅎ


다음에 기회가 될때 또 영상통화 했으면 좋겠어요. 이 도시가 다 좋은데 한국이랑 비교해서 전파가 훨~~씬 안통한다는 점은 좀 아쉽네요 ㅠㅠ


이쯤해서 편지는 마치겠스




"얀붕아.. 보낼 편지에 피 묻히지 말라고 했지?"



"헉..허억... 야..얀순아...


내가 잘못하긴 했지만.. 손에 상처자국이 몇갠데.. 피를 어떻게 안묻혀..


수..수정테이프 그런거 있잖아.. 그런거로 지우고 쓰면 되지 않아..???"



"얀붕아.. 이런거라도 티를 꼭 내야겠어?


가족에게 연락이라도 하고싶다며 사정사정대서 특별히 편지정도는 쓰게 해준다고 했는데..


그래도 저번처럼 눈에 훤히 보이는 세로 트릭은 안써서 발전했다 싶었는데..


이새끼가 이젠 핏자국을 남겨?


너 그리고 얀진이 그년 이야기할때 왜이렇게 글씨체가 부자연스러워?"



"너.. 너가 강조하라며.."



"얀붕아.. 너무 대놓고 쓰진 말라고 했지?


어디보자.. 얀붕이에게 이번엔 무슨 벌을 줘야하지?"



"야..얀순아 제발!!


이번엔 진짜 실수잖아 실수!! 진짜 부모님한테 잘지낸다고 보내려 했어!!


제발제발제발 그러지마 제발 나 너무 아팠어 제발 그러지마!!!!"



"그래.. 이번엔 그래도 실수니까..


손톱 두개정도면 되려나...?


이번엔 송곳대신 뺀찌가 필요하겠네.."



"??


얀순아 한번 봐주는거 아니었어??


잠깐만 얀순아 가까이 오지 말아봐 생각 조금만 더해봐


나 진짜 도망 안칠거야 여기서 평생살거야 편지내용 진심이야 그러니까 ㅎㅏㄴ번만



아아아아악!!!! 씨발!!! 나 잘못한거 없다고!!!!!


왜!!! 왜 이번엔 왜 또 이러는데 !!!! 아아악!!!!"



"우리 얀붕이.. 아직도 잘못한걸 모르는거야?


두개만으론 안될거같은데..


조금만 더 참자?"



얀붕이의 편지 내용은 사실이다.


얀붕이를 지극정성으로 사랑하는 아내가 있고,


둘은 대저택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이곳의 풍경은 너무나도 아름답다.


얀붕이가 있는곳이 외국이 아니라 한국에 어느 한 저택가라는점.


아내가 외국인이 아니라 중학교시절 인연이 있는 얀순이라는점을 제외하면 얀붕이의 편지내용은 사실이다.


얀붕이가 아내를 사랑한다는 말?


지금은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의 생활을 몇년 더 지속한다면 사실이 될수 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