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붕이가 도내 최강인 거임.


말 그대로, 모든 모의고사에서 전국 석차 1위를 차지한 얀붕이는 자신의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함.



'외모 역시 사람 간의 관계에서 중요한 요소'

라는 가치관을 바탕으로 식단 관리, 피부 관리, 적절한 유산소 운동, 충분한 수면시간 확보까지.



자신의 모든 것을 가꾸기 위해 노력함.


교복은 단정하게.
과하게 줄이지 않아도 체형이 그 이상으로 훌륭하면 커버가 될 정도임.



자기계발 도서는 읽지 않고, 확립된 가치관을 바탕으로 행동함.



'초등학생 사이에서는 발이 빠른 아이가 인기가 많고,
중학생 사이에서는 싸움을 잘하는 아이가 인기가 많고,
고등학생은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인기가 많다.'

라는 말이 있는데,




자연히 얀붕이 또한 인기가 많음.


척 봐도 엘리트 코스를 밟을 것 같은 얀붕이를 재수 없다고 하는 녀석들도 있지만,

대개 그들도 현실과 타협하여 얀붕이에게 굽실댐.



하지만 그 들 가운데에 얀붕이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도 있음.



얀순이는 얀붕이에게 반했음.


계기는 압도적인 노력의 차이.



타고난 재능으로 승부를 보는 얀순이는 모든 분야에서 매번 얀붕이에게 패배했음.



얀붕이가 남들과 나누는 이야기를 근거로 미루어볼 때, 재능은 자신이 위인데



그렇지만 얀붕이가 가진 노력의 재능은, 가히 강박증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몸에 배어있는 거임.



매일 08시 15분에 자리에 착석해 5분여간 잡담을 한 뒤, 21분이 시작되는 순간 정확히 공부를 시작하고


점심 시간을 알리는 종이 치면, 5분 정도 복습을 하고 운동을 하러 나감.


식당에 사람이 없는 시간을 노려 최소한의 시간 낭비를 요구하는 동선을 짜는 거임.



이러한 노력이 몸에 밴 사람을 이길 리가 만무함.



뒤늦게 재능에 노력을 더하고, 자기가 더 뛰어나다고 자기 암시를 걸어봐야 소용 없음.




타고난 외모를 이용해 얀붕이를 방해해보려는 노력도 전부 허사임.



"얀붕아... 나랑 정식으로 사귀지 않을래...?"



남들이라면 단박에 OK할 정도의 외모인 얀순이지만

얀붕이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말하는 거임.



"공부에 매진해도 모자를 시간에 연애라고? 정신이 나갔군."



대놓고 망신을 당한 얀순이에게서 분노가 치밀어 오르게 됨.



집안의 재력을 이용해 몰래 그를 납치해보고자 했지만, 그 또한 소용이 없음.



검정색 스타렉스를 타고 얀붕이를 미행해 도착한 곳은 바로 동네 경찰서.



신분에 위협을 느낀 얀붕이는 학원에 가지 않고 경찰서 조서 접수 테이블에 앉아

조서는 접수하지 않고 영단어장을 읽으며,

벙찐 얀순이에게 말하는 거임.



"하루 3번 이상 우연히도 모르는 사람과 동선이 겹친다면,
비상구를 찾으라는 명언이 있다."



얀순이가 식칼을 들고 얀붕이를 찌르려고 하면,

다 쓴 공책 뭉치로 얀순이의 식칼을 막아내고
그걸 그대로 식칼에 찔러넣은 뒤



"폐지 줍는 할머니께 드릴 공책이었지만, 네가 가져다 드리면 되겠군. 아카특별시 얀챈로 69-74 얀얀상회에 계실거다. 폐지값은 저축하도록."



라며 시크하게 뒤를 돌아 사라지곤 함.



철벽도 이런 철벽이 없음.



약이 잔뜩 오른 얀순이가 얀붕이의 빈틈을 찾기 위해
얀붕이가 화장실에 갈 때를 노려 따라 들어가면



"그럴 줄 알고 사람이 없는 여자 화장실로 들어왔다. 시원하게 볼일 보도록."


라며 그대로 유유히 빠져나감.


결국 수능 날까지 얀붕이의 마음도 얻어내지 못하고

얀붕이를 따라다니느라 수능 성적도 곤두박질친 얀순이가

추운 날씨에 흥흥 콧물을 들이마시며 집으로 향하고 있을 때



뒤에서 얀붕이가 다가와 외투를 덮어주는 거임.



"수능 시험이 있는 11월은 환절기라 면역력이 떨어지는 시기, 외투를 가지고 다니지 않으면 춥지."



"...이이씨! 이제 와서!!!"


기쁘기도 하고 왠지 화도 나는 얀순이가 얀붕이를 솜주먹으로 투닥투닥 때려도

점점 기분이 좋아져서



"여태 부리던 애교중에 이게 제일 봐줄 만 하구만."


얀순이를 놀리는 거임.



그 날 그대로 야스까지 진도를 뺀 둘.



얀순이는 동거를 시작한 뒤로도 이름값을 하려고 함.


그렇지만 청렴결백 상남자 얀붕이.



얀순이가 어디 가냐고 집착하며 째려보는데
얀붕이의 분 단위로 규칙적인 일상은 변하지를 않는 거임.



심지어 얀붕이는 얀순이더러
따라올 수 있으면 따라오라고 하는데


얀붕이의 살인적인 스케줄을 도저히 못 따라가겠는 거임


얀순이는 결국 얀붕이를 한 방 때리멕이기 위해
인생을 건 도박을 하기로 함


콘돔에 몰래 구멍을 뚫어놓고 얀붕이에게 제공하는데

얀붕이는 유심히 콘돔을 살펴보더니


돌연 콘돔으로 풍선을 불기 시작함.


얀붕이의 ㅆㅅㅌㅊ 폐활량에 의해  풍선의 형상이 나오긴 했지만 뚫린 구멍으로 공기가 새서 금새 줄어들고 마는 거임.



그렇게 마지막 계획을 들켜 시무룩해진 얀순이를


얀붕이가 그대로 넘어뜨리고


"예상보다는 빠르지만 네가 잘 키우면 지금도 안 될 건 없지."


라며 그대로 아이 만들기를 하는




그런 이야기 어디없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