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망. 도망.. 도망도 곱게 칠수가 없지. 운 좋다는. 좋다는건 정말 취소. "


착륙지가 되는 창 바로 아래에 위치한 쓰레기장은 스티로폼 박스, 플라스틱 용기들이 창가에 와닿도록 높게 쌓인것이 대부분이라 완충인건지 뭔지의 원리는 모르겠는데 충격으로 찌부러져 죽거나 크게 다치진 않았지만 다쳤다. 중간에 낀 술병 깨진것들이나 깡통들덕에 떨어지고난 몇초 후 어깨. 목, 허리에 죽도록 따끔하고 불쾌한 느낌이 느껴진다.


고개를 돌려야 보이거나 아예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곳에 자상이 생겼겠다. 자상통을 느껴 소리를 지르거나 고통스러워하던 해야겠지만 금방 떨어진 충격때문에 머리가 핑핑 돌았다. .. 당장에라도 구토를 해버리고 싶은 느낌. 하지만 괴로워할틈은 없다. 금방 그녀들이 이 건물 아래로 올테니. 나는 굴러 떨어져 쓰레기통에 벗어나, 머리를 부여잡으며 건물과 건물이 만들어낸 통로. 골목을 벗어나려 본능적으로 뛰기 시작했다. 이 마을을 벗어나면, 이번엔 어디로 가야 되는거지.


" 지휘관은 어딜 가는걸까 ~ , 있는거 다 알고 있으니까 나오지 그래? "


' ㅏ ' 자로 갈라진 길을 지나려는중 오른쪽 모퉁이 너머에서 들려오는 소름끼치는 투의 목소리. 둘은 건물속에 있을 날, 한명은 건물 밖으로 빠져나오려는 나를 잡으려는건가 생각하기 전 한명이니 상대할수 있겠지 싶었지만. 목소리의 주인은 UMP 45. 처음 마주할때마다 웃으며 인사나, 오늘 기분은 어때-같은 안부등을 물어보는걸 시작으로 여러 상담을 해주거나. 옷, 케이크같은 선물들을 주는등 서로 믿을수 있다는 좋은 관계를 일궈나갔지만 그녀가 갑작스레 한 고백에 당황해 순간적으로 거절했더니 눈물을 훔치며 지휘실을 뛰쳐나간후 한동안 보이지 않게 되었다.


다시 만난 이후엔 알게모르게 안거나, 안기는등 스킨십을 하거나. 내 물품, 특히 다른 아이들이 준 선물을 망가트리거나 훔치기까지 견딜수 없는 집착을 해 내가 아이를 망가트렸나. 내가 아이와 같이 있기엔 부족한걸까.. 생각해 자책하며 45에게서 자연스레 거리를 두자. 이에 대한 반감인지 집착이 더 심해져, 마지막으로 그녀를 봤을땐 초점을 잃은채 흐릿해진 눈을 보인채 입꼬리를 올려 소름끼치는 웃음을 보여줬었다.


.. 이 앞을 지난다면 정신나간 인형에게 바로 잡힐게 뻔할 뻔자. 그럼 이쪽에서 선공을 해야만 할텐데. 서약반지 , 볼링공, 실력행사. 하지만 첫째는 맞불. 45를 한동안 진정시킬수 있겠지만 다른 녀석들이 날 찢어죽이려 들지 모를 일. 리스크가 크다는게 아쉽고. 둘째는 볼링공.. 인데.


이건 정신공격. 오히려 쟤가 폭주해 날 죽이려 들지 모를 폭탄이다. 이런 리스크를 볼때 세번째밖에 남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역시 제일 하기 싫은건, 부담이 제일 없어. 생각만 하더라도 배덕감이 장난이 아니게 몰아치는걸 어째. ... 이마에 손을 얹어 잠깐이라도 열기를 식히려는 찰나 날 무시하냐고. 널 정말 그리워했다는듯 씨익. 씨익거리는 숨소리가 들려올때 이대로면 위험하다. 나도 상처를 입고. 그 아이도 상처를 입을거야. 라고 생각해 주저하지 않고 세번째를 행동에 옮겼다. 


바로 일직선으로 도망가겠다면 쫓아가 죽이겠다는건지 칼까지 들고 대기하고 있었지만 그녀에게 달려들자 당황한건지 멈춰선 그녀의 팔목을 잡고 그대로 다른 한손으론 그녀의 뒤통수를 감싼뒤에 벽으로 밀어붙였다. 얼굴은 그녀의 얼굴 가까이에 대 눈을 맞추고.


" 오랜만이네, 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