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2.5주년] 환상!: BlueRose





[2.5주년]

환상! : BlueRose (完)

― Mira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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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편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신비로움과 불가능의 상징인 푸른 장미를 얻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설화가 있었다.

그러나 긴 시간이 흐르고 흘러 사람들은 푸른 장미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고,
그렇게 탄생한 푸른 장미는 오늘날 기적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




















[ 독단적으로 생환 확률이 낮은 작전을 수행한 점에서는 면목이 없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


[ 해당 아티팩트는 위험성이 높고,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한다고 판단. ]


[ 콜드 케이스 처리가 아닌, 일정 기간 관찰 후 파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


[ 현재 저의 부재로 연기되었던 패스파인더 프로젝트의 인원 차출이 완료되는 즉시 자세한 경위서를 작성하여 제출하도록 하겠습니다. ]


[ 이상입니다. ]










***














"카린 양, 정말 안 쉬어도 돼요?"






항상 생글생글 웃고 다니던 주시영도 이번만큼은 심각한 표정이었다.
뉴오하이오 함교로 향하는 카린의 주위를 맴돌며, 휴식을 권유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다.






"카린 양, 카린 양~ 듣고 있어요? 하아..."






주시영은 카린이 다시 돌아오던 날의 기억이 아주 강렬하게 남아있었다.


독단적으로 아티팩트를 사용한 뒤, 감쪽같이 사라져 비상이 걸리게 하더니.
한 달 뒤 사라졌던 그 자리에서 기절한 채로 나타날 줄은... 그것도 빛기둥과 함께 화려하게 등장했다.

바로 자초지종을 들으면 좋겠건만, 카린은 인원 증설 후 경위서를 작성해서 보여준다는 대답뿐이었다.






"괜찮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전 일반인이 아니라 카운터입니다. 회복하는데 일주일씩이나 필요하진 않아요."
"카린 양, 카린 양.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묻지 않을게요. 근데 아무리 그래도 어깨뼈 골절에 정복도 다 찢어질 정도로 구르고 왔는데... 다른 곳도 아픈데 없는지 확인해 봐야지 않겠어요?"






아무리 옆에서 설득을 해도 함교로 향하는 카린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주시영의 말대로 카린은 아직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었다.


대체 사라진 동안 무슨 일을 당한 건진 몰라도, 골절은 기본에 돌아오고 응급처치를 받은 뒤로 3일을 내리 잔다거나...
본인은 그렇게까지 늘어져서 자고 싶지 않았던 모양이지만, 혹사당한 신체는 쏟아지는 잠을 거부하지 못했다.






"걱정되는 마음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급하게 다른 쉘터에서 신원미상의 인물이 침식 구역을 떠돌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어요."
"네!? 그냥 침식체를 잘못 본 거 아니에요? 만약에 데몬 타입 침식체라도 된다면... 저희끼리만 가는 건 좀 위험하지 않을까요?"
"저도 그 가능성을 무시하는 건 아닙니다. 그래서 사람으로 확인되면 구조를, 침식체인게 확인되면 신속하게 퇴각할 거에요."






아니, 논리적 설득이 하나도 안 통하네.


자신의 마음도 몰라준다며 삐진 표정을 짓는 주시영.
카린은 아랑곳하지 않고, 함교로 들어가는 문을 열였다.






"사이버캣, 좌표 받았어요?"
"야, 소령! 너 진짜 안 쉬어도 돼?"
"전 멀쩡합니다. 그보다 정말로 사람이면 구조가 시급하니 자료 좀 띄워주겠어요?"






사이버캣이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들고 있던 전자기기를 만지자, 함교의 커다란 홀로그램 화면에 사진 몇 장이 띄워졌다.
연속된 사진을 토대로 추측하면, 사람의 형상을 한 무언가가 침식체와 싸우는 듯한 풍경이었지만, 너무 높은 고도에서 촬영한 탓에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카린은 곧바로 뉴오하이오의 목적지에 좌표를 입력했다.
전술 오퍼레이터가 접수했다는 알림과 함께 뉴오하이오는 어디론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근데 사람 한 명 구하겠다고, 부상 입은 군인과 함선까지 끌고 가다니 비효율적이네요~"
"야, 됐어. 말도 없이 사라지는 바람에 없던 만큼 굴려 먹는 거야. 지 팔자, 자기가 꼰 거지 뭐."






카린은 고용된 두 용병의 볼멘소리에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딱히 틀린 말도 아니었으니.
머릿속에는 그저 도착했을 때의 플랜을 계속해서 세울 뿐이었다.






"카린 양~ 듣고 있어요~?"
"집중해야 하니 좀 조용히 해주시겠어요? 그리고 전달받은 지역은 CSE 레벨이 높아서 헬기로 접근했다간 침식파로 인해 헬기가 고장 나 추락할 겁니다. 고레벨 침식지역에서 살아남았다면 카운터일 가능성이 크니 마냥 손해는 아니에요."
"아, 네이~ 네이~"






카린의 잔소리 폭탄을 맞은 주시영을 향해 사이버캣은 왜 나댔냐며 혀를 찼다.
나름 괜찮다며 명령을 받고 나오긴 했지만, 카린은 이곳저곳이 쑤시는지 가는 길 내내 스트레칭을 했다.














"......"






환상.


꿈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생생했고. 기억은 온전했다.
만약 잠들어서 생긴 꿈이었다면, 자신이 사라졌다는 증언은 나올 수 없으며. 현실로 돌아오자마자 미친 듯이 잠을 자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샬롯..."




누가 들을까, 아주 작게 나지막이 뱉은 이름.

이미 지나가버린 일은 후회하지 않았지만, 단 하나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면...
여전히 환상에 묶여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흘러가는 샬롯이 마음에 걸렸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더 이상 없음을 알지만,
계속 마음 한구석에서 불현듯 생각이 났다.









"거의 다 도착했어. 멍청이 소령."
"카린 웡 소령입니다."
"알았어. 바보 소령."
"푸하하!"






카린이 자신을 놀리는 사이버캣과 비웃는 주시영을 한 번 째려보고는 전술 홀로그램을 띄워 외부의 상황을 확인했다. 침식 구역의 한가운데, 뉴오하이오의 레이더에 무언가 하나둘씩 잡히기 시작했다.


대부분 빨간색의 적성 개체, 그리고 신원을 알 수 없는 초록색의 개체.
식별코드조차 확인할 수 없는 것으로 보아 육안으로 직접 확인하지 않는 이상 정체를 알 수 없었다.






"전방 5km에 신원미상의 인물 발견. 천천히 접근하겠습니다."
"식별코드조차 없다니... 흔치 않은 일이긴 하네요."






주시영이 자신의 턱을 만지며 진지한 표정으로 전술 홀로그램을 보며 말했다.


점점 앞으로 나아가는 뉴오하이오, 함교의 창 너머로 조금씩 무엇인가 보이기 시작했다.
사이버캣이 뒤에서 지켜보다가 놀란 듯, 자리에서 일어나 카린에게 외쳤다.






"바보 소령! 적성 개체가 사라지는데?"
"네?!"






사이버캣의 말대로 신원미상의 개체가 움직일 때마다 적성 개체의 신호가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었다.
이젠 거의 확신이었다. 분명 높은 확률로 사람이 있다. 그것도 카운터가!






"일단 구조가 필요한 카운터라는 전제하에 구조작전을 시작하겠습니다. 일단은..."






열심히 설명하던 카린의 말문이 막혔다.
카린답지 않은 행동에 주시영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돌려 카린의 얼굴을 보았다.


눈을 가늘게 뜨고, 말없이 함교의 창 너머를 응시하는 카린. 


곧 카린은 숨을 크게 들이키더니 자신의 전술컴퓨터와 소총을 챙기기 시작했다.






"엥?! 카린 양 왜 그래요? 에엥? 작전 설명해 줘야죠!"
"야, 야! 뭔데!?"
"사이버캣! 뉴오하이오를 부탁해요. 시영 씨는 일단 따라오세요!"
"아니! 설명해달라니까요! 하다못해 가면서 설명한다고 말 좀 해줘요!"






두 여자가 우르르 나가고, 혼자 남은 사이버캣이 함교의 창으로 가까이 걸어가 밖을 내다보았다.
끼고 있는 안경을 고쳐잡으며, 고개를 쭈욱 빼가면서까지 바깥 상황을 본 사이버캣이 중얼거렸다.






"카운터인가...?"















-
















카린은 뉴오하이오에서 확인한 방향으로 달렸다. 영문을 모른 채 일단 무작정 따라오는 주시영보다 더 빠르게, 전속력으로.




회복이 덜된 몸으로 냅다 강하하는 바람에 온몸이 아파오는 듯했다. 하지만 멈출 수는 없었다.

만약 방금 본 것이 환상이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 










"카린 양! 말 좀 해달라니까요! 그리고 이렇게 무작정 침식지역 위를 달리면 엄청 위험한 거 알잖아요!"






뒤에서 소리치는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환상인지 현실인지 알고 싶었다.








한참을 달려 도착한 곳에는 이미 침식체와 한참을 싸운 흔적이 생생했다.
 부상 상태로 달린 탓에, 숨이 턱 끝까지 차올라 무기와 전술컴퓨터도 내려놓은 채 무릎에 손을 올려 고개를 숙이고 기침을 했다.


뒤따라 온 주시영이 기침을 하는 카린에게 괜찮나고 물으며 등을 쓸어내렸다.

그리고 그들의 앞으로,
침식체와의 싸움으로 인해서 흙먼지를 뒤집어쓴 흰색 형상이 조금씩 다가왔다.






"...당신은 누구신가요? 혹시, 카운터?"






잔뜩 경계심을 품은 주시영의 물음에도 그 사람은 답하지 않았다.
간신히 숨을 고르는 카린에게 시선을 둘뿐이었다.






"안녕."






분명히 기억하고 있는 익숙한 목소리에 카린의 눈이 커졌다.
믿을 수 없어서,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여전히 흐물흐물하네."






무심해 보이는 듯하지만, 분명히 기쁨을 담은 미소.
그 옆으로 땅에 꽂은 깃발, 푸른색의 검.


그것은 환상이 아니었다.




환상의 굴레를 끊어내고,
현실에서 피워낸 기적이었다.


















환상!: BlueRose


Fin.

























+)


약 86000자가 되는 분량이 끝났습니다!


재미가 있을지 없을지 확신이 들지를 않아서, 대회 참여하는걸 많이 망설였는데.

결국 참여할거 였으면 일찍 참여해서 후반부에 좀 공을 많이 들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좀 많이 큰....


커플링요소가 있다고 1화에 표기했지만, 이루어질수 있다는 여지를 줄정도로 노골적으로 적진 않았읍니다... 즉 첨부터 이어줄 생각 없었다는 이야기...

혹시라도 급전개 혹은 드리프트 충격이 있을까봐 항상 토막글과 부제로 미리 암시를 두었는데 이게 괜찮은 장치였는지 모르겠네요


사실 카린은 카케만 봐도 앞으로 나아가는 캐릭터인데 샬롯은 아마 그렇지 못할 거라는 생각도 들어서 플롯 짤때 신경 많이 썻습니다...

그러다보니 토막글은 모두 샬롯을 위한 이야기 였으며, 본문도 카린이 주인공이지만은 마지막에는 친구와 재회하는 샬롯으로 마무리 했습니다!


오랜만에 애정캐릭터로 쓰는 문학이기도 하고, 거기에 못쓸줄 알았던 블루로즈건 << 이 아이디어 쓸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따로 직접 그린 삽화는 이곳에서 확인이 가능합니다!


긴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창작대회 개최해주신 개최자 분께도 감사인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