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3장(10편~13편)        4장(14편~17편{예정})              5장                   1장(4편~6편)             2장(6편~9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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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1편   https://arca.live/b/lastorigin/9679372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2편   https://arca.live/b/lastorigin/9756344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3편   https://arca.live/b/lastorigin/9875022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4편   https://arca.live/b/lastorigin/11385415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5편   https://arca.live/b/lastorigin/13814933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6편   https://arca.live/b/lastorigin/16908026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7편   https://arca.live/b/lastorigin/19013937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8편   https://arca.live/b/lastorigin/27670962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9편   https://arca.live/b/lastorigin/27801626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10편  https://arca.live/b/lastorigin/27931461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11편  https://arca.live/b/lastorigin/28114900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12편  https://arca.live/b/lastorigin/28247502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13편  https://arca.live/b/lastorigin/28420778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14편  https://arca.live/b/lastorigin/28532967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15편  https://arca.live/b/lastorigin/28660379


※해당 작품은 픽션입니다. 이 작품의 설정은 공식 설정과 다를 수 있습니다.




사령관이 유미와 함께 앞으로의 계획을 짜는 도중 이상 현상이 발생했다.


쾅! 쾅! 후드득!


폭탄이 터지는 소리와 미세한 건물의 흔들림, 그리고 천장에서 조금씩 떨어지는 시멘트 가루까지.


결코 예삿일이 아님을 직감한 사령관과 유미가 서버실에서 뛰쳐나왔다.


그리고 정면에 있는 유리창 너머의 밖으로 시선을 향했다.


새벽녘의 하늘에 모든 것을 빨아들일 것 같은 새카만 구멍이 도심의 상공 여기저기에 생겨나 있었다.


그 모습에 유미가 떨리는 목소리로 눈에 보이는 현실을 부정했다.



"마…말도 안 돼. 왜 벌써 침공이?"



뻥 뚫린 검은 구멍에서 철충이 메뚜기 떼처럼 쏟아지고 있었다.


사령관과 유미 둘 다 그 광경에 넋을 잃었다.


그리고 구멍 속에서 평범한 철충과 다른,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하는 철충 하나가 지면을 향해 떨어지고 있었다.


그걸 본 사령관은 몇 초 뒤의 일을 예상한 듯, 주위를 둘러봐 거대한 기둥을 찾아 숨었고 사령관이 

멍하니 서 있는 유미를 자신이 있는 곳으로 끌어오려 했다.


쾅! 삐이이-! 


거대한 철충이 땅에 닿음과 동시에 충격파가 도시를 덮쳤다.


핵탄두라도 떨어진 듯한 소음과 뒤이어 들려오는 이명에 사령관이 유미를 끌어당기는 게 조금 늦었다.


챙그랑!


바깥과의 경계선 역할을 하는 유리가 충격을 버티지 못하고 깨졌고 그 파편은 고스란히 사령관 쪽으로 향했다.


대부분은 두꺼운 기둥에 막혔지만 유미의 합류가 늦어 그녀가 상처 입는 걸 피할 수 없었다.


큼지막한 유리 조각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그녀의 아킬레스건을 찢고 지나갔다.


왼발에서 느껴지는 끔찍한 고통에 그녀가 비명을 질렀다.



"아악!"


"유미!"



피범벅이 된 그녀의 왼발을 본 사령관의 눈에 힘이 들어갔다.


급히 자신이 입고 있던 옷을 찢어 붕대처럼 상처에 둘렀지만, 유미는 식은땀을 흘리며 신음을 내뱉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충격파의 영향인지 건물의 천장과 바닥이 조금씩 갈라지고 있었다.


건물이 붕괴할 조짐에 사령관이 이를 악물었다.



'일단 탈출해야 한다.'



지체할 시간이 없다고 판단한 사령관이 유미를 바로 등에 업혔다.


일단 계단으로 내려갈 생각이었지만 시간이 빠듯해 보였다.


혹시나 유미가 다른 길을 알 수 있을지도 몰라 물어보기로 했다.



"유미, 혹시 계단 말고 빠르게 내려갈 만한 통로가 있어?"


"으윽, 네, 사령관님. 스카이브릿지로 이어진 반대편 건물에 있어요."



그쪽 건물에 각층에 일반 쓰레기 수거함이란 곳이 있는데 그곳으로 빠지면 단숨에 1층으로 내려갈 수 있다고 유미가 말했다.


건너갈 수 있는 구름다리는 60층과 35층 두 곳에 설치되어있다.



'여기가 50층이었지.'



단순 거리로 따지면 60층으로 올라가는 게 정답이겠지만 지금은 건물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비상사태.


위층으로 올라가다 가는 길이 막히는 순간 둘 다 생존할 확률이 급감할 것이다.


만약의 상황을 가정한 플랜 b를 위해서라도 사령관은 아래의 다리를 이용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선택이 옳았다는 걸 오래 지나지 않아 알 수 있었다.



-


-



사람과 바이오로이드가 뒤섞여 아수라장이 된 계단을 내려온 사령관은 겨우 35층에 도착했다.


문을 열어 복도로 나오자 깨진 유리창 너머로 형태만 남아 있는 구름다리가 보였다.


금이 가 있어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지만, 시도라도 해볼 심산으로 사령관은 다리의 입구로 향했다.


그런데 그곳의 입구에 바이오로이드 한 무리가 어떤 상자를 둘러싼 형태로 총을 든 채 대기하고 있었다.


무리의 구성원을 본 사령관이 인상을 찌푸렸다.



'왜 레프리콘 분대가 여기 있지?'



브라우니 셋, 레프리콘 하나.


분명 스틸라인은 블랙리버의 소속인데 어째서 펙스의 건물에 있는 것인가.


뭔가 이상함을 느꼈지만, 목적지가 코앞에 있기 때문에 사령관은 갈등했다.


저 넷을 뚫고 가야 하는가 아니면 곧바로 내려가야 하는가.


자신 혼자라면 당연히 전자를 고르겠지만 지금은 유미가 등에 업힌 상태.


까닥 잘못하다간 유미가 총을 맞아 더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어쩔 수 없이 다시 내려가려고 등을 돌렸는데 계단 쪽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무언가에 짓눌린 것처럼 천장이 조금씩 내려오더니, 이내 문 너머로 보이는 계단이 무너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여파로 사령관이 있는 곳까지 무너지려 하자 사령관은 다시 우회해 구름다리 쪽을 향해 전력으로 질주했다.


당연히 그런 움직임은 레프리콘 분대의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반사적으로 총구를 사령관에게 향했지만 그들의 눈길은 뒤에서 무너져 내리는 천장을 향하고 있었다.


자연재해 같은 광경에 압도된 넷이 순간 같이 약속이라도 한 듯 석상이 되었다.


사령관은 멍한 표정으로 자신에게 총구를 겨누고 있는 넷을 향해 고함을 내질렀다.



"뭘 꾸물 대는거야! 어서 반대편으로 뛰어! 곧 무너진다!"



사령관의 샤우팅이 효과가 있었는지 제정신을 차린 레프리콘이 침착하게 지시를 내렸다.



"브라우니 42, 77! 먼저 반대편 건물로 가서 혹시 모를 위험요소를 제거하세요! 저와 브라우니 48은 상자를 들고 이동합니다!"



레프리콘의 명령에 브라우니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어쩌다 보니 사령관은 브라우니 둘과 나란히 구름다리에 진입했고, 그 뒤로 레프리콘과 브라우니 하나가 상자를 들고 먼저 간 이들을 따라왔다.


그렇게 일행이 다리의 절반을 지났을 때, 일이 터지고 말았다.


무너지는 건물에서 나온 철충화 된 드론 두 기가 다리 위에 있는 그들을 발견하고 미사일을 쏘기 시작한 것이다.


펑! 펑!


미사일이 다리에 박힐 때마다 시멘트로 만들어진 굳건한 다리가 조금씩 흔들렸다.


그리고 그 흔들림은 뒤에서 상자를 들고 있던 두 바이오로이드에게 치명타로 다가왔다.



"아악!"



흔들리는 다리 위에서 브라우니가 드론의 미사일 파편에 휩쓸려 들고 있던 상자를 놓치고 말았다.


그리고 그 반동에 레프리콘 또한 상자를 놓쳤다.


쿵! 후드득!


떨어진 상자가 꽤 무거웠는지 원래 있던 다리에 생긴 금이 더욱 벌어졌다.


끝자락에 도착한 사령관 쪽은 큰 영향이 없었지만, 레프리콘이 있는 곳은 영향이 있었다.


간신히 제 몸을 겨눈 레프리콘이 뒤로 밀린 상자와 드론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그녀의 두 눈에 갈등이 서렸다.


이를 악문 레프리콘이 결정을 내렸다.



"상자는 포기합니다. 브라우니! 저쪽 건물로 있는 힘을 다해 뛰세요!"



그 순간 둘의 머리 위에서 무언가 부서지는 굉음이 들려왔고 둘의 위치에 그늘이 조금씩 짙어졌다.


60층에 있던 구름다리가 끝에서부터 무너져 35층의 구름다리로 떨어지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보고 몸이 굳은 브라우니를 레프리콘이 거칠게 이끌었다.



"정신 똑바로 안 차려?! 뛰어 얼른!"



상자를 포기한 점은 좋았지만, 브라우니의 머뭇거림이 둘에게 독이 되었다.


둘의 달리는 속도와 무너지는 속도를 대충 계산한 사령관이 눈매를 좁히며 유미에게 양해를 구했다.



"유미, 잠깐 여기 있어 줄래? 다리 위에 있는 둘이 걱정돼서 그래."


"네. 조심히 다녀오세요, 사령관님."



유미를 조심스럽게 내린 사령관은 입구 근처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브라우니 둘에게 명령했다.



"브라우니 42, 77! 엄호사격을 실시해! 목표는 드론! 엔진 쪽이나 미사일 발사 장치를 노려!" 


"네? 넷! 알겠습니다!"



꿈속이라 그런지 아니면 원래 브라우니 기종이 그런지 몰라도 사령관의 명령을 잘 따라주었다.


브라우니 둘의 적절한 원호 덕에 레프리콘과 브라우니는 드론이 쏘는 미사일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아직 다리 위에 있는, 거의 다 도착한 두 바이오로이드의 주변을 본 사령관이 레프리콘을 향해 소리쳤다.



"레프리콘! 명령이다, 손 길게 뻗어 지금 당장!"



레프리콘 또한 순순히 왼손을 그에게 쭉 내밀었고 그에 맞춰 오른손을 뻗은 사령관이 레프리콘의 손목을 붙잡아 있는 힘껏 땅겼다.


그의 괴력에 놀란 레프리콘과 브라우니가 사령관에게 날아와 사이좋게 그의 몸에 안겼다.


동시에 조금 전까지 그녀가 서 있던 구름다리의 바닥이 위에서 떨어진 파편에 깔려 무너졌다.


그 소리에 뒤를 돌아본 레프리콘과 브라우니는 이제 아무것도 남지 않아 휑하게 비어 있는 공간을 보며 

창백한 표정을 지은 채 침을 삼켰다.



-


-



레프리콘 일행에 감사 인사를 받은 사령관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유미를 등에 업었다.


그의 뒤로 레프리콘이 슬금슬금 다가와 말했다.



"인간님. 혹시 가실 곳이 없다면 저희 합류지점으로 오시지 않겠습니까? 이 정도로 심각한 사태면 민간인 분들을 위한 난민캠프가 마련됐을 겁니다."



레프리콘의 제안에 사령관이 곰곰이 생각했다.


꿈속 철충의 스펙이 어떤지 모르거니와 유미라는 부상자가 있는 상태였기에 그에게 나쁜 제안은 아니었다.


고개를 끄덕인 사령관은 계단을 통해 내려가려는 레프리콘를 말리며 유미가 알려준 탈출 경로를 공유했다.


원래 있던 건물에서 건너오는 게 문제였지 그다음부터는 일사천리였다.


유미가 말한 수거함을 찾은 후 그곳에 들어가 마치 미끄럼틀같이 생긴 통로로 내려와 그녀의 말대로 1층에 도착했다.


그렇게 무사히 건물 밖으로 빠져나온 사령관은 폐허가 된 도시를 보며 착잡한 기분을 느꼈다.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대도시의 위용을 보여준 건축물은 대부분 쓰러지거나 뼈대만 남긴 채 흉한 모습만이 남았다.


그 모습을 눈에 새기며 사령관은 레프리콘 분대와 같이 폐허를 거닐며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