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도 좋은데, 바닷가나 조금 걸을까..."


주말. 화창한 날씨. 나들이 가기 좋은 날.


집에만 있기 무료했기에 나왔는데. 그것뿐이었는데.


"꺄아악! 거대 오징어다! 도망쳐!"


시민들의 비명소리. 거대한 그림자.


"크라켄이라고 불러라! 이 가방끈 짧은 것아!"


빌런이 나타났다. 휴일엔 좀 쉬지, 빌런은 쉬는날도 없나..


퍼어억.


"크으윽! 내 스페셜 거대오징어가..."


"...아깐 크라켄이라면서요?"


"이익! 두고보자!"


내 주말, 거대오징어 사냥으로 대체되었다.


***


"영화보러 가자고? 좋지! 신작 나왔다던데 그거 볼까?"


주말. 친구와 영화를 보러 나왔는데.


"신작 영화보다 재밌다! 홀리데이 스톰에 들어오지 않겠나!"


스크린에 영화는 안나오고 빌런 홍보영상이 재생된다.


스윽.


"로튼 포테이토 신선도 87%의 우리 홍보 영상이!!"


"...다음엔 정식으로 영화관에 올려서 홍보하세요. 남의 영상관 뺏지 말고."


친구와의 휴식. 빌런 세뇌홍보물 저지로 대체되었다.


***


연차 썼다. 오늘은 평일이다.


주말마다 빌런이 나타나서 쉬는게 쉬는게 아니야.


PC방에 나타나지는 않겠지.


"시민들의 폭력성을 확인하기 위해 PC방의 전력망을 모두 차단해 보았습니다."


"아!!! 승급전!!!"


"안돼! 수강신청 5분남았다고!!"


화면에서 나오는 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비명. 


또.


"시민보다 폭력적인 히어로다! 비폭력주의 만세!"


"남이 하던일을 방해하고 화가 안날 꺼라 생각하지 마세요...알겠죠??"


연차. 지역 전력망 복구로 대체되었다.


***


지쳤어. 안 나가. 방콕할거야. 집에만 있을거야.


"날마다 오는게 아니다! 홀리데이 스톰 특제 라이브 콘서트! 바로 여기서 지그으으음! 시자아악 합니다!!!"


빠지직.


귀를 찌르는 소리. 유리창에 금이 가고 있다.


"...이! 미친! 빌런 새끼야아!! 쉬는날엔 좀 쉬자!!!"


쉬는날만 귀신같이 등장하는 빌런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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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날에 집착하는 악당이 나타났다. 쉬집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