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님 그 고집 좀 접으시면 안됩니까? 이러다 마왕님이 늙어죽겠습니다."

"아직 200년 밖에 기다리지 않았다. 아직 250살 밖에 되지 않았더냐! 인간으로 치면 25살에 불과하거늘 어찌 그리 독촉하는 것이냐!"

".....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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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후의 마왕성.


큰일났다.


'본녀보다 강한 자가 나타나지 않는다.'


40년이면 제법 긴 세월이 아닌가. 그동안 그녀보다 강한 남자가 단 한명도 나타나지 않는다니 말이 되는걸까...


'이대로 평생 홀로 살아가야 하는건가...? 그건 싫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노처녀 확정이었다. 아니, 이미 결혼이 늦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시종장의 말을 들을 것을 그랬구나...!'


고고한 척 왕좌에 앉아서 여유로운 척 하고는 있지만 무척이나 조바심이 났다.


초조함에 버릇처럼 손톱을 물어뜯은지도 벌써 5년이 넘었다.


-타앙!

알현실의 문을 누군가가 박차고 들어왔다.


"마, 마왕! 그대를 무찌르러 내가 왔다!"


어딘가 어정쩡한 자세와 미덥지 못한 어딘가 유약한 얼굴.


그에 반해 반짝이는 검을 든 예쁘장하게 생긴 인간의 남자아이가 그곳에 서있었다.


"가, 각오해라!"


'잠깐만, 이거 일부러 져도 되는거 아니겠느냐?'


어차피 용사라는 직함도 있겠다. 마왕의 대적자로 이름이 높은 용사 정도라면 신민들도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터.


'본녀도 이제 결혼 좀 해보겠구나!'


"하! 그럴리야 없겠지만, 본녀를 그대가 쓰러뜨린다면 그대의 반려라도 되어주겠다!"


마왕은 기대감에 입술을 햝았다.


그래도 마계 최강에 앞서 마계 제일미의 칭호도 얻지 않았던가. 남자인 이상 구미가 당기는 제안일 것이다.


"피, 필요없다! 유혹에는 넘어가지 않는닷...!"


'이 새끼가...'

마왕은 머릿 속의 무언가가 뚝, 하고 끊어지는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