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시발 진짜 지랄하지 말라고"

제국 변방에 있는 한 집에서 용사가 중얼거렸다.

"내가 여기서 그동안 한 게 몇인데 아직도 업적이 99%에서 멈춰있는거야?"
그는 눈앞에 떠 있는 업적이라 적힌 창을 주시했다.

[업적 달성도 (99%)]

"대체 1%에 해당하는게 뭐길래 업적을 달성을 못하냐"

………………

이유도 모르겠지만 난 이세계로 전이했다.
트럭에 치인것도 아니다, 자살한것도 아니고, 작가에게 불만의 편지를 보낸것도 아니다.

그냥 눈을 딱 감았다가 뜨니까 이세계로 와있었다.
눈앞에는 저게 옷인지 아니면 거적대기인지 중요부위만 가린 금발의 여성이 날 지켜보고 있었다.
배경이 무슨 푸른색이랑 하얀색이 오묘하게 섞여서 울렁거리는걸 보니 정상적인 곳은 아닌거 같고.

"어서오십시요. 용사여. 당신은 이 세계를 지켜야하는 소명으로 소환이..."
'결국에는 그냥 아무런 이유도 없이 일단 소환하고 봤다는거 아닌가 이거'
이야기는 어디에서나 들어볼듯 했다.
마족이 침공했다 인류가 위험하다 살려달라.

하지만 솔직히 반 나체인 여성이 이렇게 컨셉잡고 이야기하고 있는걸 보고 있자니 진짜 이세계인가 싶긴했다.
스스로를 여신이라 칭한 여성이 손가락을 휙 하고 흔들자, 내 눈앞에 푸른색의 창이 나왔다.

"흔히들 당신 세계에서 스테이더스 창이라고 불리는 물건입니다. 어째선지 다들 이거를 원하시더라구요"
그녀는 헤실헤실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만들어내느라 얼마나 많은 신력을 썼는지 몰라요."

"...오, 진짜 스테이더스 창이네"
나는 게임에서나 보던 스테이더스 창을 둘러보았다.
내 스텟도 적혀있고....신체 사이즈들은 왜 적혀있는거람.

내가 스테이더스창에 열중하고 있는 동안, 여신은 말을 잇기 시작했다.
"단순히 이세계만 구원해달라 하며 그런 능력을 주는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요, 모든이들은 목표가 필요한 법이죠. 목적의식이 있어야지 사람은 살아간답니다."

무슨 이야기를 저렇게 구구절절하게 이어가나 싶었는데, 여신은 이번에는 반대편의 손가락을 휙 휘둘렀다.
이번에는 황금색의 창이 나왔다.
스테이더스 창은 이미 준게 아닌가?

나는 이번에 나온 걸 천천히 읽었다.

"업적...창..."
"맞아요! 업적창입니다! 당신의 업적이 기록되는 의대한 창이죠!"
여신은 갑자기 감정적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 세계를 구하며, 당신의 발자취를 남기고!
이 세계를 위한것들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아무리봐도 자기가 만든 이 업적창이란거에 큰 자부심이 있나보다.

"자, 그럼 이세계로 얼른 레츠고입니다!"
"에...뭐?"
그리곤 손가락을 딱 부딪히고는 날 포탈로 던져버렸다.
………………………………

처음에 업적은 쉽사리 쌓였다.
길가던 여우를 잡아도 [첫 사냥]이라고 업적을 기록해주고
중간중간 새로운 기술을 배워도 [검술의 기초] [검술의 극의] [마법의 기초] 같이 기술로 이루어진 업적도 있었다.

솔직히 기분은 좋았다
업적이 천천히 30% 그리고 50% 같이 채워질 때 말할 수 없는 카타르시스가 있었다.

뭐랄까, 이세계를 제대로 즐기고 있는 기분?
잘하고있다고 부둥부둥 해주는게 이런 기분인거같기도 했다.

"큭...용사 네이놈...!"
그렇게 천천히 업적들을 달성하며  마왕까지 잡고 나니 [최종무곡] 이란 업적은 나왔는데 업적 달성도가 70퍼센트 밖에 안됐다.
"뭐야, 마왕만 잡으면 다가 아닌거야?"
무엇보다도 집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도 안되는걸 보니 조건이 업적 100% 달성인가 싶었다.

그래, 어느게임이든간에 있었으니까. 엔딩후에도 업적을 모을 수 있는 게임들이.
그리하여 마왕만 잡기 위해 수련했던 나는 천천히 삶을 즐기기로 시작했다.

"아아...용사님!! 돌아오셨군요!"
왕국으로 돌아오자, 공주는 날 끌어안으며 울었다.

마왕을 잡기전에 약속했었다.
돌아오면 결혼을 울리자고.
"약속 지키러 왔어요"

그렇게 온 왕국의 축복을 받으며 결혼하자 [당신의 삶에 축복을] 이라는 업적이 달성됐다.
마왕을 잡고 난 뒤에도 업적들은 존재했던거다.

그렇게 70%에서 멈춰있던 내 업적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공주와 첫날을 가졌을 때도 [동정탈출]
왕국에서 행복하 나날들을 이어갈때도[행복한 결혼생활]

아이까지 생겨 업적을 받고, 행복한 생활을 이어가던 중에 갑자기 또 업적이 멈췄다.
[83%]
행복한 결혼 생활 후에는 천천히 100%를 향해 가는줄 알았으나, 결국에는 또 멈춰버렸다.

"결국 평범하게 사는걸로는 안되는건가"
나는 업적창을 보며 중얼거렸다.
검은색으로 가려져 있는 업적들을 보았다.

"여신이 뭘 바라는지는 몰라도, 업적창이 이정도로 차있는데 안깨는게 이상한거 아니야?"

그렇게 나는 할 수 있는건 모두 해보기로 했다

……………………
볼륜을 저질렀다.
옆나라의 공주랑 잠자리를 가졌다.

그러니까 또 업적이 나왔었다. [금가기 시작하는 일상]
"뭐든간에 업적으로 취급이 될지도 모른다는거네"

오크랑도 잠자리를 가졌다.
엘프랑도 잠자리를 가졌다.
수인이랑도 잠자지를 가졌다.
드래곤이랑도 잠자리를 가졌다.

그리고 마왕이랑도 했다.
"용사여..그때 살려둔 이유가 그것이냐"
"아니 어쩌다가보니까"

아니 그런데 왜 다 업적이 나오는 것일까.
[이종족 러버] [불가능없어씨] [어제의 숙적은 오늘의 연인]
이 좆같은 여신은 내가 혼혈의 시초가 되기라도 바라는것일까 싶었다.

이렇게 온갖 생활을 하다보니 결국 공주랑은 사이가 틀어져 이혼했다.
"아니 어떻게 고블린에 박은 좆으로 저랑 또 잘려고해요! 이 짐승새끼야!!!!!!!!!"
"아빠...닭장냄새나..."
아이도 나를 피했다.

근데 이것도 업적으로 나왔다.
[결혼 생활의 파탄!]
[아버지! 아버지!!!]

"이런 시발"
여신 이새끼가 제일 좆같은 새끼였다.
그런데 저거 받고나니까 업적이 90%가 됐다.
……………………

"아니 내가 안박은 곳이 없고 나무딸도 했고 다했는데도 업적이 99%라고?"
구멍이란 구멍에는 다 넣어봤고,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에는 모두 시도를 했다.

그런데도 업적이 99%이고 딱 하나 안되어 있는 칸을 보고는 생각했다.
이거 설마 여신은 아닐까
내가 모든 종족들이랑 했다고 자부 할 수 있다.

그런데 신족은 이곳에 살면서 여신밖에 못봤다.
딱 하나 남았다면 그거밖에 없지 않을까

애초에 이렇게 말도 안되는 업적들을 넣은 여신의 정신대가리도 보고 싶었다.
"좋아 내가 간다 이 여신발년아"
그렇게 나는 마지막 업적 하나를 달성하기 위해 다시 길을 나섰다.


갑자기 생각나서 찍 싸고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