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왜 당신을 믿지도 않는 자를 불러선 큰 힘을 주고 저희 세계의 온갖 재물과 여자를 바치냐는 말입니다."


 한스의 의문을 들은 여신이 씁쓸하게 말했다.


 "지구의 신이 그걸 바라니까요."


 "예?"


 "지구의 신은 자신의 모든 아이가 행복하길 원해요. 하지만 지구에선 도저히 가망 없는 앰생...크흠, 낙오된 인생일 경우, 저희 세계로 보네는 거죠."


 "예?"


 "그래서 저희는 그렇게 보내진 자의 행복을 위해선 무엇이든 해야한답니다. 그 자에게 초월적인 능력을 주든, 자신의 세계 사람들을 바보로 만들든, 지식치트라며 어떤 일을 행해도 원하는데로 이루어지게 만들든 말이죠."


 "어째서...!"


 한스의 외침에 여신의 눈에 드리워진 슬픔이 깊어졌다.


 "지구의 신은 모든 차원의 신 중 정점에 있는 존재니까요. 그의 말을 거역할 수는 없어요. 후후, 그래도 저는 사정이 나은 편이랍니다? 아예 지구에 의존하는 차원의 신들, 그러니까 빙의라는걸 관리하는 자들은 아예 인과를 비틀어서라도 원작지식이란 것을 통하게 만들어야 하니까요."


 그렇게 말하며 아련한 듯 슬픈 미소를 짓던 여신은 곧 표정을 굳히고 의지를 담은 눈으로 눈앞의 사내를 봐라 보았다.


 "그렇기에 실례를 무릅쓰고 당신께 부탁합니다. 잠시후 이동된 장소엔 저와 뜻을 함께 하는 신들이 보낸 자들이 있을 겁니다. 그들과 함께 지구의 신을 물리치고 부디 이 억압을 끝내주세요."


 차원이동의 준비로 점차 몸이 빛으로 흩어져가는 한스는 어두운 표정의 여신에게 안심하라는 듯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렇게 미안하실 것 없습니다. 저는 당신의 충직한 종, 당신께서 바라신다면 어떤 고난도 마다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어머니 여신이시여, 제 믿음에 맹세코 이 과업을 완수하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성기사 한스의 몸이 완전히 사라지자


 다른 신들과 연결을 통해 지구의 신의 눈을 피한 대규모 이동 술식을 사용한 여신은 완전히 지친채 쓰러졌다.


 "예, 당신을 믿겠습니다. 이 세상을 구할 '진짜' 용사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