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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14. D - 696
"이제 가을이구나..."
점점 날씨가 추워진 지 벌써 2달..
주황색과 갈색의 낙엽이 예쁘게 피고있는 가을이 다가왔다.
"으으으.. 추워.."
끼이익...
그렇게 창문을 닫고, 천천히 침대로 간 다음,
풀서어억-
"흐아아아.... 따듯한 전기장판이 최고야..."
부드러운 모피 이불과... 날 침대에서 못 벗어나게 하려는 전기장판 속으로 들어간다.
언니는.. 또 해결할 일이 생겼다고 밖에 나갔다.
"...이럴 줄 알았으면 핸드폰 사달라고 할걸.."
..아니야, 혹시 몰라.
"언니가 이런 상황을 대비해서 나 몰래 사놨을지도 몰라..!"
그리고 언니 나 생일선물 안 챙겨줬어!
...문제는 내 생일날 이 병을 받았다는 거지만..
아닌가? 하루 지나고 생일이었나?
그러면은 언니가 알려줬을 텐데.. 이상하네.
뭐.. 어쨌든 이번 생일은 최악이었어..
읏차..
삐그덕.. 삐그덕...
벽을 짚으면서..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걸어간다.
괜히 다쳤다가.. 상처 나면은 안 되니까..
"앗!"
역시나!
탁.. 탁.. 탁.. 탁..
빠르게 뛸 수는 없으니까.. 아까보다는 빠르게 가서,
"핸드폰을 얻었다!"
..랄까나?
"근데 이거 어떻게 쓰는 거지..?"
설명서 없낭?
뭐.. 쓰다 보면 알겠지~
그리고 다시 침대 지옥으로 들어간다.
...한 번 들어가면 나오기 힘드니까 지옥 맞아.
툭툭..
음.. 이게 키는 방법이 아닌가?
딸깍-
"켜졌다.."
스윽-
"딱히.. 뭐 비밀번호는 없나 보네?"
화면이 켜지고 그냥 막 만져보다가 우연히 잠금을 해제하는 데 성공했다.
오.. 핸드폰 진짜 신기해..
"이게 최신기술..!"
..언니한테 전화 못 하나?
툭-
일단 딱 봐도 연락이 가능한 버튼을 누르고..
툭- 툭-
'사랑하는 언니'
"어..언니도 참..."
마..맞긴 한데.. 그래도 직접 저장했을텐데..
...고맙네.. 정말..
뚝-
띠리리리- 띠리리리-
그러면서 휴대폰에서 소리가 나고,
- 여보세요? 세라야?
"언니!"
언니랑 연락됐어!
- 핸드폰 찾았구나? 잘했네~
"언니면 나 걱정한다고 집 어딘가에 휴대폰 둘 거 같아서 찾아봤는데 있더라? 그래서 연락했어!"
- 우리 세라 이제 그렇게까지 가능해~?
"우으으..! 나 애기 아니야!"
- 언니한테는 언제나 애기야~
이이잉...
- 그래서 왜 전화했어?
"아, 언니 보고싶어서!"
- 그래? 잠시만~
툭-
어..언니...?
언니가 전화 끊었는데..?
뚜루루루-
"으악!"
까..깜짝아..
꿀꺽.. 꿀꺽..
일단 놀랐으니까 물 한 잔을 마시고..
툭-
초록색 버튼을 누른다.
- 세라야, 잘 보여?
"응! 언니 얼굴 보여!"
- 다행이네~ 세라도 얼굴 보여 줘!
"어..어떻게..?"
- 으으음... 그 휴대폰 위에 보면 중간에 동그란 거 있잖아? 거기에 얼굴 비추면 돼~
부스럭- 부스럭-
"이..이렇게..?"
- 이제 언니도 세라 얼굴 보이네~
헤헤헤..
"핸드폰 진짜 신기하다.. 요즘 기술들은 다이래?"
- 으으음.. 그게 조금 옛날 거긴 해.. 언니도 오늘 갑자기 일이 생겨서 세라한테 새 휴대폰을 사줄 시간이 없었거든.. 그리고 세라 네가 필요 없다고도 했고..
"..이젠 필요할 거 같아. 이거 너무 편해!"
멀리서도 언니를 볼 수 있고, 언니가 멀리 있어도 볼 수 있고!
핸드폰 최고!
- 알겠어~ 그럼 다음 주에 휴대폰도 사고~ 가을 축제도 갈까?
"응응!!"
- 그래 그러자~ 그리고.. 응? 아.. 벌써 시간이야?
앗.. 언니 가야 되나 보다..
- 세라야~ 언니 다시 일 생겨서 금방 갔다 올게?
"으응, 아니야. 천천히 하고 와."
- 세라 심심하잖아~ 최대한 빠르고 완벽하게 끝내고 올게!
"헤헤.. 알겠어!"
뚝- 띠로링-
"..이제 뭐하지?"
언니가 전화를 끊으니까 다시 할 게 없어졌어...
..영상이나 볼까?
다시 휴대폰을 뒤적이다가.. 굉장히 익숙한 모양의 앱.. 앱 맞지? 여튼 그걸 누른다.
빨간색에 하얀 삼각형이 들어가 있는 앱..
"..왜 다 의사 관련 영상뿐이야...?"
언니가 이런 걸 많이 봐서 이런 건가?
...계정 새로 만들래..
언니 계정까지 쓰는 건 좀 그래!
사용자 프로필로 들어가서... 어.. 새로운 계정 만들기...
"그리고.. 메일 주소..?"
..몰라, 그냥 내 이름 영어로 적고 숫자만 조금 붙일래.
다음.. 다음... 다음....
...뭐야? 만들어진 거야?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다음이랑 건너뛰기를 누르다 보니 계정이 만들어졌다.
괜찮겠지?
안 괜찮으면.. 언니 왔을 때 새로운 계정 만들지 뭐~
"이제 언니 전화 올 때까지 영상이나 봐야지.."
*
..뭔가 재밌는데...
"재미없어..."
언니랑 전화하는 게 더 재밌어...
가끔 가다.. 개그 컨텐츠.. 라고 해야 되나?
그런 걸 봐도 조금만 웃기지.. 막 그렇게 재밌지도 않네.
"어으.. 눈 뻐근해.."
3시간 정도를 영상만 보니까.. 눈이 너무 뻐근해...
띠리리링-
툭-
"언니!!"
- 안녕 세라야~ 별일 없었어?
"응!"
헤헤, 언니다 언니!
- 영차...
"응? 언니 이제 집 오는 거야?"
- 맞아~ 영상통화로 바꿔줄까?
"영상통화..?"
- 그.. 얼굴 보이는 거!
"응응! 바꿔죠!"
- 알겠어~ 끊었다가 다시 걸개?
"웅!"
뚝-
띠리링-
- 세라야~
"헤헤, 언니~"
하아아.. 언니 얼굴 보니까 너무 좋다..
- 미안해 세라야.. 원래 오늘 놀이공원 갈려고 했는데 못 갔네..
"놀이공원...?"
- 응.. 이제 가을이라서 날씨가 딱 좋잖아? 그래서 오늘 갈려고 했는데 일이 생겼었어..
"아..."
가고싶었는데.. 뭔가 좀 아쉽네..
- 그 대신~ 다음 주에 가을 축제 가기로 했잖아?"
"응.."
- 그때 놀이공원도 가자! 가을 축제 이벤트도 있데!
"정말?!"
- 응응! 그리고 휴대폰도 사고~ 츄러스랑 솜사탕도 먹고~ 그러고 놀자!
"좋아!!"
그리고 그렇게 언니랑 행복한 상상을 하며 얘기를 하다가..
삑- 덜컥-
끼이익-
"세라야~"
"언니!!"
풀서어억-
"흐아아아.. 좋다아.."
"헤헤.. 나도 언니 좋아.."
언니랑 이렇게 누워있다가..
"냠냠... 맛있어!"
"다행이네~"
맛있는 것도 먹고...
"이제 씻을까?"
"응~"
언니랑 같이 씻다가...
"흐앗?! 세라야!"
"..말랑말랑..."
..의도치않게 약간 사고가 나기도 했지만..?
....말이 안 되는 촉감이었어....
이 세상에서 제일 부드러운... 음....
스르륵...
"잘 자, 세라야.."
"우응.. 언니도 잘 자..."
따듯한 물에 몸을 담그고 있었고.. 부들부들한 이불과 전기장판의 협공에 다시 잠에 빠져든다.
많이 자면 좋은데... 뭔가 싫어...
언니랑 같이 지내는 시간이 줄어드는 기분이야...
텁- 스윽스윽...
"얼른 자.."
"우응..."
바보..
맨날 나 먼저 챙기는 바보 언니...
사실.. 세라는 언니가 자신을 언제나 데리고 다닐 줄 알아서 휴대폰이 필요 없었다고 생각했었다네요~
그리고 결국 오늘처럼 혼자 있는 상황이 생길 거 같아서 핸드폰을 사달라고 했습니다.
확실히, 이런 달달한 일상이 좋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