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이 소설은 백합입니다. 백합물이 싫으시면 뒤로 가주세요!

스토리

10. D - 704

11. D - 703

12. D - 700

13. D - 698


14. D - 696

"이제 가을이구나..."


점점 날씨가 추워진 지 벌써 2달..


주황색과 갈색의 낙엽이 예쁘게 피고있는 가을이 다가왔다.


"으으으.. 추워.."


끼이익...


그렇게 창문을 닫고, 천천히 침대로 간 다음,


풀서어억-


"흐아아아.... 따듯한 전기장판이 최고야..."


부드러운 모피 이불과... 날 침대에서 못 벗어나게 하려는 전기장판 속으로 들어간다.


언니는.. 또 해결할 일이 생겼다고 밖에 나갔다.


"...이럴 줄 알았으면 핸드폰 사달라고 할걸.."


..아니야, 혹시 몰라.


"언니가 이런 상황을 대비해서 나 몰래 사놨을지도 몰라..!"


그리고 언니 나 생일선물 안 챙겨줬어!


...문제는 내 생일날 이 병을 받았다는 거지만..


아닌가? 하루 지나고 생일이었나?


그러면은 언니가 알려줬을 텐데.. 이상하네.


뭐.. 어쨌든 이번 생일은 최악이었어..


읏차..


삐그덕.. 삐그덕...


벽을 짚으면서..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걸어간다.


괜히 다쳤다가.. 상처 나면은 안 되니까..


"앗!"


역시나!


탁.. 탁.. 탁.. 탁..


빠르게 뛸 수는 없으니까.. 아까보다는 빠르게 가서,


"핸드폰을 얻었다!"


..랄까나?


"근데 이거 어떻게 쓰는 거지..?"


설명서 없낭?


뭐.. 쓰다 보면 알겠지~


그리고 다시 침대 지옥으로 들어간다.


...한 번 들어가면 나오기 힘드니까 지옥 맞아.


툭툭..


음.. 이게 키는 방법이 아닌가?


딸깍-


"켜졌다.."


스윽-


"딱히.. 뭐 비밀번호는 없나 보네?"


화면이 켜지고 그냥 막 만져보다가 우연히 잠금을 해제하는 데 성공했다.


오.. 핸드폰 진짜 신기해..


"이게 최신기술..!"


..언니한테 전화 못 하나?


툭-


일단 딱 봐도 연락이 가능한 버튼을 누르고..


툭- 툭-


'사랑하는 언니'


"어..언니도 참..."


마..맞긴 한데.. 그래도 직접 저장했을텐데..


...고맙네.. 정말..


뚝-


띠리리리- 띠리리리-


그러면서 휴대폰에서 소리가 나고,


- 여보세요? 세라야?

"언니!"


언니랑 연락됐어!


- 핸드폰 찾았구나? 잘했네~

"언니면 나 걱정한다고 집 어딘가에 휴대폰 둘 거 같아서 찾아봤는데 있더라? 그래서 연락했어!"

- 우리 세라 이제 그렇게까지 가능해~?

"우으으..! 나 애기 아니야!"

- 언니한테는 언제나 애기야~


이이잉...


- 그래서 왜 전화했어?

"아, 언니 보고싶어서!"

- 그래? 잠시만~


툭-


어..언니...?


언니가 전화 끊었는데..?


뚜루루루-


"으악!"


까..깜짝아..


꿀꺽.. 꿀꺽..


일단 놀랐으니까 물 한 잔을 마시고..


툭-


초록색 버튼을 누른다.


- 세라야, 잘 보여?
"응! 언니 얼굴 보여!"

- 다행이네~ 세라도 얼굴 보여 줘!

"어..어떻게..?"

- 으으음... 그 휴대폰 위에 보면 중간에 동그란 거 있잖아? 거기에 얼굴 비추면 돼~


부스럭- 부스럭-


"이..이렇게..?"

- 이제 언니도 세라 얼굴 보이네~


헤헤헤..


"핸드폰 진짜 신기하다.. 요즘 기술들은 다이래?"

- 으으음.. 그게 조금 옛날 거긴 해.. 언니도 오늘 갑자기 일이 생겨서 세라한테 새 휴대폰을 사줄 시간이 없었거든.. 그리고 세라 네가 필요 없다고도 했고..

"..이젠 필요할 거 같아. 이거 너무 편해!"


멀리서도 언니를 볼 수 있고, 언니가 멀리 있어도 볼 수 있고!


핸드폰 최고!


- 알겠어~ 그럼 다음 주에 휴대폰도 사고~ 가을 축제도 갈까?

"응응!!"

- 그래 그러자~ 그리고.. 응? 아.. 벌써 시간이야?


앗.. 언니 가야 되나 보다..


- 세라야~ 언니 다시 일 생겨서 금방 갔다 올게?

"으응, 아니야. 천천히 하고 와."

- 세라 심심하잖아~ 최대한 빠르고 완벽하게 끝내고 올게!

"헤헤.. 알겠어!"


뚝- 띠로링-


"..이제 뭐하지?"


언니가 전화를 끊으니까 다시 할 게 없어졌어...


..영상이나 볼까?


다시 휴대폰을 뒤적이다가.. 굉장히 익숙한 모양의 앱.. 앱 맞지? 여튼 그걸 누른다.


빨간색에 하얀 삼각형이 들어가 있는 앱..


"..왜 다 의사 관련 영상뿐이야...?"


언니가 이런 걸 많이 봐서 이런 건가?


...계정 새로 만들래..


언니 계정까지 쓰는 건 좀 그래!


사용자 프로필로 들어가서... 어.. 새로운 계정 만들기...


"그리고.. 메일 주소..?"


..몰라, 그냥 내 이름 영어로 적고 숫자만 조금 붙일래.


다음.. 다음... 다음....


...뭐야? 만들어진 거야?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다음이랑 건너뛰기를 누르다 보니 계정이 만들어졌다.


괜찮겠지?


안 괜찮으면.. 언니 왔을 때 새로운 계정 만들지 뭐~


"이제 언니 전화 올 때까지 영상이나 봐야지.."


*


..뭔가 재밌는데...


"재미없어..."


언니랑 전화하는 게 더 재밌어...


가끔 가다.. 개그 컨텐츠.. 라고 해야 되나?


그런 걸 봐도 조금만 웃기지.. 막 그렇게 재밌지도 않네.


"어으.. 눈 뻐근해.."


3시간 정도를 영상만 보니까.. 눈이 너무 뻐근해...


띠리리링-


툭-


"언니!!"

- 안녕 세라야~ 별일 없었어?
"응!"


헤헤, 언니다 언니!


- 영차...

"응? 언니 이제 집 오는 거야?"

- 맞아~ 영상통화로 바꿔줄까?

"영상통화..?"

- 그.. 얼굴 보이는 거!

"응응! 바꿔죠!"

- 알겠어~ 끊었다가 다시 걸개?

"웅!"


뚝-


띠리링-


- 세라야~

"헤헤, 언니~"


하아아.. 언니 얼굴 보니까 너무 좋다..


- 미안해 세라야.. 원래 오늘 놀이공원 갈려고 했는데 못 갔네..

"놀이공원...?"

- 응.. 이제 가을이라서 날씨가 딱 좋잖아? 그래서 오늘 갈려고 했는데 일이 생겼었어..

"아..."


가고싶었는데.. 뭔가 좀 아쉽네..


- 그 대신~ 다음 주에 가을 축제 가기로 했잖아?"

"응.."

- 그때 놀이공원도 가자! 가을 축제 이벤트도 있데!

"정말?!"

- 응응! 그리고 휴대폰도 사고~ 츄러스랑 솜사탕도 먹고~ 그러고 놀자!

"좋아!!"


그리고 그렇게 언니랑 행복한 상상을 하며 얘기를 하다가..


삑- 덜컥-


끼이익-


"세라야~"

"언니!!"


풀서어억-


"흐아아아.. 좋다아.."

"헤헤.. 나도 언니 좋아.."


언니랑 이렇게 누워있다가..


"냠냠... 맛있어!"

"다행이네~"


맛있는 것도 먹고...


"이제 씻을까?"

"응~"


언니랑 같이 씻다가...


"흐앗?! 세라야!"

"..말랑말랑..."


..의도치않게 약간 사고가 나기도 했지만..?


....말이 안 되는 촉감이었어....


이 세상에서 제일 부드러운... 음....


스르륵...


"잘 자, 세라야.."

"우응.. 언니도 잘 자..."


따듯한 물에 몸을 담그고 있었고.. 부들부들한 이불과 전기장판의 협공에 다시 잠에 빠져든다.


많이 자면 좋은데... 뭔가 싫어...


언니랑 같이 지내는 시간이 줄어드는 기분이야...


텁- 스윽스윽...


"얼른 자.."

"우응..."


바보..


맨날 나 먼저 챙기는 바보 언니...


사실.. 세라는 언니가 자신을 언제나 데리고 다닐 줄 알아서 휴대폰이 필요 없었다고 생각했었다네요~

그리고 결국 오늘처럼 혼자 있는 상황이 생길 거 같아서 핸드폰을 사달라고 했습니다.

확실히, 이런 달달한 일상이 좋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