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밟히는 소리

아픈 청년의 귀에 쟁기는데

그의 슬픔이 흐르는 뺨을

아무도 닦아 주지 않았다.


삼한의 땅에 복되지 못한

그의 슬픔이 세상을 우러러

아무런 진동도 주지 못했다.


청년의 가련한 꿈은 붉게 물들어가는데

여명의 시대는 가고 황혼의 시대가 오니

그 붉게 물든 것은 열매가 아니라 낙엽일지니


그렇게 낙엽 밟히는 소리

아픈 청년의 귀에 쟁기는데

그의 슬픔이 흐르는 뺨을 닦아 주지 못하는

가을바람의 황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