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글을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피드백이나 좋은 의견 있을 시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전편 : https://arca.live/b/yandere/9655998


용사(파논) 성녀(엘리사) 암살자(아이샤) 궁수(아르카) 마법사(이얀붕) 기타 

---------------------------------------





내가 떨어진 이 세계는 판타지 소설 속 세계와 별반 다를게 없었다.

여러 종족들이 서로 화합하며 모여살고, 노예제도나 종족 간의 차별은 거의 없다.

뭐 어딜가든 악질적인 사람들은 있기마련이지만 표면적으로는 마족과의 전쟁을 제외한다면 평화로운 곳인듯 하다.






나는 지금 이 세계와, 내가 소환된 조르디온 제국에 대한 정보를 얻기위해 시장에서 제일 큰 주점으로 가는 중이다.

여러 여행자들과 사람들이 모이는 주점이야말로 정보를 얻기에는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점은 무려 5층 높이의 커다란 서양식 건물이였다.

-딸랑-






커다란 나무문을 열고 들어간 주점 내부는 왁자지껄했다.

동그란 나무 테이블들이 여기저기 나눠져 있었고, 특별 손님들을 위한 방도 1,2층에 만들어져 있었다.

여행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였고, 마을 사람들이나 귀족들도 몇몇 보였다. 아마도 여행자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겠지.






"어서옵쇼."






키가 2m는 훌쩍 넘어보이는 거구의 아저씨가 반갑게 인사를 했다.

거인족인가?






"평소에 보던사람이 아니군."






"하하. 안녕하세요. 이번에 용사파티에 참여하게된 이얀붕입니다."






나는 내가 용사 파티에 속한 다른 세계 사람이란걸 미리 알려주는게 정보를 더 빨리 얻기 쉽다고 생각했다.

어짜피 다른 세계 사람이 소환됬다는걸 제국내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꺼고, 내일이면 얼굴도 까발려질텐데 

정체를 빨리 알려주고 신뢰를 얻는게 더 좋아 보였다.

이 아저씨는 제네프. 여기 주점의 사장님이라고 한다.






그렇게 서로 간단한 통성명을 끝내고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했다.

원래부터 용사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았는데 마침 나를 만나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게 되어 신난 모양이다.

그 덕에 이쪽 생활에 대한 여러가지 유용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었다.






"아 그러고 보니 용사 녀석도 여기에 와있던데."






그제서야 구석탱이에 마련된 조그만 방에서 용사가 미녀들과 웃으며 술을 마시고 있는게 보였다.

뭐 용사정도되면 저런건 사치라고 한다. 참고로 이 세계엔 용사가 한 명이 아니다.

각 나라마다 검을 제일 잘 쓰는 사람들을 각자 용사라고 내세우고 마왕 토벌을 맡기고 있다고 한다.

어찌보면 용사라는건 한 나라의 힘과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했다.

용사가 가지는 책임도 막중하기에 그만큼 따르는 보상도 크다고.






...






그 순간 뇌리에 숙소에서 봤던 광경이 떠올랐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저거 위험한거 아냐?






-딸랑-






나는 문이 열리는 소리에 반사적으로 그 쪽을 쳐다봤다.

거기엔 우리 일행 중 한 명인 아르카가 있었다.

그녀는 누군가를 찾는듯 주점 내부를 여기저기 둘러보기 시작했다.






"안녕...? 아르카... 맞지? 너도 마을에 놀러나와 있었구나."






어색하게 인사를 걸어봤지만 그녀의 눈은 오직 용사가 있는 방만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인사가 씹힌건 마음이 아팠지만, 저 자리에 서있는게 엘리사가 아닌게 천만다행인 것 같았다.

그 때의 모습을 보면 용사가 저렇게 여자들이랑 노닥거리고 있으면 엘리사가 무슨 반응을 보일지 생각만해도 무서웠다.






그 순간






-쾅-






엄청난 굉음과 함께 용사가 있던 방의 테이블이 두동강 났다.

눈 깜짝할 사이에 아르카가 용사가 있는 방까지 이동해 맨손으로 테이블을 박살 내놨다.






"나의 파논한테 이렇게 깔짝대는 것들은 어디의 창년들일까?"






순간 나는 또 한 번 나의 귀를 의심했다. 뭐? 창년?






"파논 어째서 자꾸 이런 창년들이랑 놀아나는거야... 우리가 싫어졌어?"

"파논 자꾸 이러면 나나 엘리사나 슬퍼하지 않겠어?"






"이 엘프년은 뭐야?!"

"너 우리가 누군지 알고 이러는 거야?"






정신을 차린 몇몇 여자들이 아르카에게 따지기 시작했다. 복장을 보아하니 귀족집의 자제들인듯하다.






"아가리 안닥쳐?"

"어디서 벌레같은 것들이 말을 하는거지? 입에서 시궁창냄새가 나는 것 같으니까 닥쳐주면 좋겠어."






"...아니면 냄새의 원인을 제거하는 것도 좋겠지?"






초점이 없는 흐리멍텅한 눈으로 아르카는 그녀들을 쳐다보며 허리춤에 차고있던 단도를 빼들었다.






"아르카 그만해!"






다행히 옆에 있던 용사가 아르카를 제지하고 방에 남아있던 그녀들을 얼른 밖으로 피신시켰다.






"죄송합니다. 제가 잘 타이를테니 이번만은 너그럽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녀들은 뭐라뭐라 궁시렁대더니 각자 빠르게 흩어졌다.






"어째서....어째서....파논...저 쓰레기들을 감싸는거야....응?...."






아르카의 초점 없던 죽은 눈이 금방 울것같은 눈으로 변해버렸다.






"아르카 내가 몇번이고 말했잖아. 나는 그녀들을 상대하지 않으면 안돼. 우리는 공짜로 여행다니는게 아니잖아."






조르디온 제국은 황제 밑에 여러 가신들과 귀족들이 권력을 쥐고있는 구조였다. 

그들의 권력은 막강했기에 여러 나라의 문제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일이 많다.

용사에 대해서도 귀족들은 서로를 견제하며 자신들의 입장을 공고히하고 있다.

용사 일행의 여비문제도 그들이 많은 후원금을 내주고 있어서 용사일행이 부족함 없이 원정을 다닐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용사라는게 애초에 무엇인가. 왕국 최고의 검사가 아니던가.

만약 그들이 용사의 마음을 사로잡아 자기편으로 만들 수 있다면? 왕국 최고의 검사라는 엄청난 힘을 손에쥐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들의 가문의 딸들을 용사에게 보내 환심을 사려하는 일도 많다고한다.

용사가 가지고 있는 위치도 그렇고 서로서로 용사를 차지하고 싶어하기에 이러한 일이 벌어져도 귀족들은 함부로 용사 일행에게 손을 대지는 못한다.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누가 죽거나 다치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는 분위기이다.






용사도 마지못해 귀족들의 자제들을 받아주고 맞춰주는 거겠지...






"훌쩍"

"저런년들은 그냥 죽.어.버.리.면 좋을텐데..."






"아니면 내가 가서 몰래 죽여버릴까?"





"아르카!"

"이제 괜찮아, 그만해!"






용사도 잠깐 화가 났는지 큰 소리로 아르카를 꾸짖었다.






그 순간





"파...파논? 미...미안해...미안해..미..안해미안해미안해미안해미안해미안해미안해미안해미안해미안해미안해미안해미안해미안해미안해미안해미안해큰소리치지마잘못했어잘못했어잘못했어잘못했어잘못했어잘못했어잘못했어잘못했어잘못했어잘못했어잘못했어잘못했어잘못했어잘못했어용서해줘용서해줘용서해줘용서해줘용서해줘용서해줘용서해줘용서해줘용서해줘용서해줘용서해줘용서해줘용서해줘용서해줘용서해줘"






파논이 큰소리로 뭐라한 것 때문에 아르카가 많이 놀란 것 같았다.

허허... 그런데 이거 어디서 본 광경인데?






"아...아르카..."

"미안해 잠시 흥분해서... 뭐라 하려던건 아니야."






용사도 놀랐는지 아르카를 꼭 안아주었다.






"흐윽...."

"나는 그저 파논이 걱정되서...저년들이 파논한테 해코지 할까봐..."

"나를 싫어하지 말아줘. 나는 파논이 없으면 아무도 없단 말이야..."






용사는 상황이 진정되자 제네프한테 부서진 물건들에 대한 값을 치루고 아르카를 데리고 주점 밖으로 나갔다.

나는 그저 그 일련의 모든 상황을 넋 놓고 보고만 있었다.

반으로 부셔진 테이블과 여기저기 깨진 가구들이 그 때의 상황을 잘 보여주는 듯 했다.

그리고 나는 봐버렸다.






"이제 돌아가자 아르카. 그나저나 저녁은 먹었어?"





"아니 아직! 파논이랑 같이 먹으면 좋겠는데..."






"그래그래. 여기 시장에서 제일 맛있는거 먹고 돌아가자."






"응! 같이 저녁먹고 같이 돌아가자. 이렇게 영원히 같이 지내는거야. 영.원.히❤"






아르카가 파논한테 안겨 매우 행복하다는 표정으로 입이 찢어질 듯이 웃고 있었던 것을.

행복이랄까... 행복이라기보단 광기에 가까운 얼굴이였다.






"제네프 아저씨..."






"...왜?"






"저 잘 할 수 있을까요?"






"... 남자라서 괜찮지 않을까?"






시발.... 어쩐지 집에 가고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