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소설은
이젠 철이 지났지만, 6챕 막혔던 늒네가 왠지 기분이 미쳐서 걸캎세계관을 기준으로 써낸 창작글이야.
따라서 원작에 등장하지 않는 인물이 등장하고 있고 

원작붕괴요소가 있을 수 있으니까 싫다면 뒤로가기 눌러도 돼!(그래도 대놓고 붕괴를 노리진 않으니까 봐주면 기뻐!)

덧붙여 실제 사건, 인물, 배경과는 일체 관련이 없어!


늒네의 말 : 드디어 자잘한 복선을 회수하고 중대한 비밀을 터뜨렸다! 이제 막은 클라이막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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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상황을 정리하자.”



나는 임시 거점 안에서 대원들을 둘러보았다. 시주는 그 부하와 함께 자신의 진영으로 돌아갔다. 귀환 명령이 떨어진 듯 했다. 그래서 이 자리에 있는 면면들은 전부 우리 08소대뿐이였다.



“우선 제일의 발단이 된 사건은 역시 ‘인페르노 쇼크’라고 생각해. 우리에게 있어서 그 일이 호수였는지, 악수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은 움직임을 바꿨어. 덕분에 S시 근처에서 스파이의 징후를 포착했고 세실리아가 의심되는 정황을 잡았어.”



만일 그 사태가 없었다면 ‘인페르노 웰킨’ 작전이 진행되었을거고 세실리아의 정체를 밝히지 못한 나나 우리는 분명히 어딘가에서 허를 찔렸을거라고 예상된다. 그 점만 놓고 본다면 나는 ‘인페르노 쇼크’에 대해서 크게 부정적인 의견은 없었다.



“그러던 중, S시 근처에 나타난 시설 조사를 위한 동맹군과의 협력 체제가 결정되었고 이번 파견 작전이 이루어졌어. 하지만 이번엔 소쇼우신이 사고에 휘말렸지. 나름 위험했지만 수확은 있었다고 생각해. ‘은총의 4인’과 아르스는 서로 적대하는 관계일 확률이 높아.”



아르스는 자신과 무관하다고 했지만 정말로 그렇다면 굳이 언급할 이유는 없었다. 그 말은 즉, BETA는 아르스의 작품이고 날뛰는 걸 허가하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다. 어째서 제멋대로 날뛰는가까지는 알 수 없지만 굳이 이유를 찾는다면 ALPHA가 있어서? 레라제는 그것들은 ALPHA가 아닐 뿐더러 우리들의 적이라고 언급했다. 마땅히 떠오르는 건 BETA뿐이고 우리라고 했으니 이는 개인적인 사유로서도 아니다. 문에 의하면 아르스는 배신자로서 오래전에 축출된 마신이니 마신들에게 있어선 당연히 적대해야 할 대상일지도 모른다.



“다만 아르스에게 있어서 ‘은총의 4인’은 큰 의미를 지니지 않는 것 같아. 적어도 그는 4인 중 하나인 리아나를 모르는 눈치였으니까.”



그 밖에도 의문은 꽤 남아있는 상태지만 나는 우선 여기까지 해두기로 했다. 아직 중요한 문제가 하나 남았다.



“그리고 마지막인데. 지금부터 말하는 건 사실이야.”



이 정보를 어떻게 다뤄야할지 시주와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을 때는 꽤나 골치를 썩여야만 했다.



“구조연구소 소장, 파우스트 짐머만 교수가 죽었어.”


“그게 무슨 소린가요?”


“이코스.”


“그 남자가 죽다니. 갑자기 말해도 혼란스러운거에요.”


“뭐, 기분은 알겠지만… 일단 점장의 얘기를 계속 듣자.”



흥분한 이코스를 제지한 건 주노였다. 주노도 캐서린의 일이 있으니 이런저런 생각이 많겠지. 결국 JUDAS는 파우스트의 암약, 같은 일이었고.



“말 그대로야. 파우스트 교수는 인간이기를 포기한 것 같아보였어. 괴물이 되어있었고 우리는 괴물이 된 그와 싸워서 그를 쓰러뜨린거야. 그 이후에 아르스라는 마신과 재회한거지.”


“흐응~ 살아있었구나.”


“흑백의 컬러가 섞여있달까, 일단 중성적인 목소리와 외모긴 했어. 다른 건, 한쪽 눈이 유달리 빛났다는 느낌일까. 그리고 검은 불꽃을 조종하는 것 같았어.”


“헤에. 그 검은 불꽃이란 건 한번 보고싶어~.”


“파우스트의 사체를 재조차 남기지 않고 순식간에 태워버릴 정도였으니 평범한 불꽃은 아닐거라고 생각해.”


“정말로, 그 남자가 죽었다니. 믿을 수 없어요.”


“그래. 그래서 일단 이 일은 함구할거야. 그 장소에 있던 건 우리뿐이니까. 이 일은 시주와도 이미 얘기를 해뒀으니까 다들 알고만 있어둬. 절대로 입밖에 내진 마.”


“혼란을 방지하려는 거?”


“그래. 동맹군에는 구조연구소와 연결이 있는 세력이 꽤 있을거야. 실제로 이번 조사 현장에 온 제 2특연대는 알아보니 구조연구소의 테스트부대였어. 만일 교수의 죽음이 알려졌을 때 그 여파가 상상할 수 없어. 최악의 경우로 교수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우리 부대가 추궁당할 가능성도 있으니까. 만일 그렇게 된다면 나는 내 목적을 잃게 될거고 안 그래도 힘을 잃은 동맹군은 기반 하나를 잃고 더욱더 위태로워질텐데 그 상황에서 ALPHA와 새로이 BETA까지, 남은 인류들이 버틸 수 있을지 솔직히 희망은 안보여.”



결국 언젠가는 파우스트의 죽음도 드러나겠지만 그건 최대한 늦는 편이 좋다. 적어도 동맹군이 다시 기반을 잡지 않으면. 그리고 지금으로선 그 부분은 유일한 연줄인 시주와 제3집단군에게 맡길 수 밖에 없다.



“뭐, 앞으로를 지켜봐야 되겠지. 일단 작전은 여기서 종료야. 모두 수고했어. 귀환 수단은 코코의 덕분으로 수송헬기를 탈 거야. 그때까지 장비체크를 끝내고 여유롭게 쉬어둬.”



부대원들을 해산시키고 짧았던 듯, 길었던 듯한 하루를 회상하며 크게 한숨을 고르고 있자 곁으로 레이카가 다가왔다.



“왜 그래?”


“…둘이서만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레이카답지 않은 조심스러운 모습에 그 내용이 범상치않은 것이라고 직감한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코코를 불렀다.



“무슨 일?”


“잠깐 레이카와 둘이서 대화하게 해줄 수 있을까?”


“설마 이상한 짓 하려는 건 아니지?”


“아니거든! 너는 사람을 뭘로 보고…!”


“아니면 됐어. 뭘 그리 과하게 반응하는거야. 헐, 설마 진짜로.”


“어이. 자꾸 그러면 너의 부끄러운 과거를 털어버리는 수가 있다.”


“뭐, 뭣? 너, 너너. 너. 대체 그런 걸 어디서…!”


“문이 가끔 즐겁게 얘기하거든.”


“선생님…!!!”



코코는 달아오른 얼굴로 문을 향해 튀어갔다. 아, 왠지 통쾌하군.



“괜찮나요?”


“응? 아, 뭐. 평소 주고받는 일이고. 이젠 익숙해졌달까.”



저편에서 코코의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다른 사람에게 제 얘기를 멋대로 하지 마세요!”


“깡!”



마신이라도 두렵지 않은 모양이군, 저 아가씨는.



“그럼 가자고.”


“아, 네.”



나는 소란스러워진 현장을 뒤로 하고 레이카와 함께 그 자리를 떠났다.



“음. 괜찮을 것 같아.”



만일을 위해 방을 살짝 뒤졌지만 도청의 흔적은 없었다. 나는 의자를 놓고 레이카와 마주 앉았다.



“보통 일이 아니란 건 알겠어. 무슨 얘긴데?”



레이카는 잠시 침묵을 유지하고 있었다. 나는 레이카가 입을 열때까지 가만히 기다려주었다. 본인이 먼저 꺼낸 말이고 이제와서 묵비권을 행사할 녀석은 아니다.



“… 먼저 점장 씨께 사과드리지 않으면 안될 일이 있어요.”


“으음. 응? 사과? 내게?”


“진실을 숨긴 일이에요. 다른 세계라고 했지만 사실 저는 이 세계가 어떤 곳인지 알고 있었어요.”


“거짓말은 아니니까 딱히 상관없지 않아? 혼자서 낯선 세계에 떨어졌다. 자신이 누구인지 대체 누구를 믿고 말할 수 있겠어? 그리고 나는 딱히 레이카를 정보를 목적으로 데려온 건 아니니까.”


“역시 이상한 사람이군요, 당신은.”


“최근 스스로도 의문인 곳이야, 그건.”



적어도 운세는 최악이라고 생각하는데.



“제가 처음 그걸 깨달은 건 로코코 아가씨를 만났을 때였습니다.”


“코코를?”


“네. 여기서 만난 로코코 아가씨는 제가 알던 로코코 아가씨와는 다른 인물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모습이 달라서 처음엔 내심 당황하고 있었습니다.”


“흐음, 그건 당황하고 있었던 건가… 자연스럽게 아가씨라 부르길래 이상하다 싶긴 했지만서도.”


“별로 놀라지 않으시는군요.”


“아니, 그… 뭐랄까. 미묘한 위화감이 있었거든. 코코말고도 말이야. 레이카 너는 처음 만나는 사람들 중에서 몇몇은 이미 알고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경우가 있었어. 그래서 문득 떠올려봤던 것 뿐이야.”



시주의 경우도 그랬다. 보통은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라고 하지 영광이라고까지는 표현하지 않는다. 시주가 유명인이라고 해도 이 세계에 온지 얼마되지 않는 레이카로서는 어색한 일이다. 즉, 레이카는 진짜로 얘기를 들어온 시주를 만나 영광이었다는 얘기가 된다. 거기서 나는 코코의 일을 비롯해 이전의 일들을 연결시켜 레이카의 진짜 정체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 것이다. 물론 그 결과는 터무니없어서 어디에도 말할 수 없었지만.



“고민하던 게 바보같습니다…….”


“하핫… 뭐, 무슨 일이든 들어줄테니까 편하게 털어놔. 너를 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앞으로도 없을거고.”


“후우. 그렇다고는 해도, 사실 제 존재의의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오늘 그 자가 한 말 덕분이에요. 말의 늬앙스에서 추측했을 뿐이고 직접 확인하지도 못해서 100%진실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요.”


“그래, 알겠어.”


“그럼.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저는 점장 씨가 없는 세계에서 만들어진 점장 씨의 복제품입니다.”


“…….”



레이카가 마침내 털어놓은 말은 생각보다 꽤 가슴에 깊게 박혔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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