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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한 사령관의 하루 (16)

 

 

 

 

 

……사령관은 이상해. 언제나, 언제나 슬퍼 보여.

 

어쩌면 행복을 느끼는 방법을 잊어버렸을지도 몰라.

 

X-05 에밀리

 

 

 

 

 

 

49.

 

오후 7시. 저는 알람이 울리자마자 껐습니다.

 

여느 때처럼 침실 책상에 앉아 일하고 계시던 주인님께서 제 눈치를 봤습니다.

 

“……조금만 더 하면 끝납니다.”
 
“내일 끝내세요.”
 
“한 번만 봐주시면 안 됩니까.”


“안 돼요. 그냥 꺼버리기 전에 저장하고 얼른 쉬세요.”


“요즘 성격이 좀 바뀌신 것 같습니다만…….”
 
“그게 누구 탓인지 한 번 맞춰보실래요?”


주인님이 작게 헛기침한 뒤 컴퓨터를 끄셨습니다.

 

하여간 이렇게 감시하지 않으면 일을 멈추질 못하니 어쩔 수 없습니다.

 

“이제 3시간 정도 쉬시고, 그 뒤엔 주무세요.”
 
“알겠습니다. 그럼 전술의 역사에 대해…….”


“공부는 금지예요. 뭐가 됐든 일이라고 인식되는 건 전부 안 돼요.”


“그럼 전 뭘 해야 좋을까요.”


“이번 기회에 새 취미를 가져보시는 건 어떠세요? 아니면 부대원들과

 

어울리셔도 좋고……공부 빼면 뭐든 좋아요. 정 뭣하면 주무셔도 돼요.”

 

“7시간 자는 것도 너무 깁니다. 뭐가 됐든 생산적인 일을 해보죠.”


어휴, 쉬는 시간마저 일하려고 하시다니……성실한 것도 이 정도면 병입니다.

 

“취미, 취미, 취미……애초에 취미란 무엇이지? 취미의 뜻은 전문적으로 즐기는

 

것이 아닌 즐기기 위한 행위라는 뜻. 그럼 나는 무엇을 즐거워하지? 뭘 해야

 

더 효율적이지? 어찌해야 합리적인 투자를 통해 효율적으로 행복을 느낄까…….”

 

주인님께서 중얼중얼 혼잣말을 하시다가, 자리에서 일어나셨습니다.

 

“아무래도 저 혼자 답을 찾는 건 효율적이지 못한 것 같습니다.”


“네?”

 

“적절한 조언을 듣고 싶어졌습니다. 잠깐 다른 부대원들에게 묻고 오겠습니다.”


그 후, 주인님은 침실을 떠나셨습니다.

 

“……또 이상한 사고를 치시진 않겠죠?”


하지만 믿어드려야 합니다. 너무 일일이 간섭하는 것도 좋지 않겠죠.

 

“그럼 남은 일이나 해야지…….”


주인님의 쉬는 시간이 길어진 만큼, 저와 다른 아이들이 해야 하는 일이 늘어났습니다.

 

저는 서류더미를 들고 침실을 나갔습니다.

 

 

 

 

 

 

 

50.

 

일이 너무 많아!

 

겨우 일과 시간이 끝났지만, 아직도 산더미처럼 쌓인 일감을 보고 있자면

 

한숨만 나온다. 아자즈가 온 뒤로 할 일이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 많다. 아, 몰라. 내일의 내가 어떻게든 해주겠지.

 

커피라도 마시면서 한숨 돌리려던 중, 누군가가 연구실에 들어왔다.

 

“포츈 언니, 저번에 만들다가 만 그거-”


“저는 사령관입니다만.”


푸웁! 나는 마시던 커피를 뿜었다.

 

“오, 오빠!? 또 무슨 일을 가져온 거야?! 이미 일과 시간은 끝났다고!”

 

“아뇨, 그게 아니라 조언을 듣고자 왔습니다.”


다……다행이다……또 무슨 말도 안 되는 연구를 시키는 줄 알고 놀랐네.

 

올 때마다 기상천외한 것들을 요구하니 긴장을 안 할 수가 없다.

 

“그래? 알겠어. 그래서 이 닥터 닥터맨에게 무슨 조언을 구하려고 왔어?”


“당신의 호칭은 닥터입니다. 당신의 성별은 여성이니 맨이 불어선 안 되며

 

같은 단어가 두 번 반복되는 것은-”

 

“농담한 거잖아. 어휴, 그렇게 살면 안 피곤해?”


“아, 농담입니까.”


무슨 농담을 못 하겠네 정말. 굳이 지적할 필요 없는 걸 지적하는 이유가 뭘까…….

 

오빠가 내 맞은편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본론만 말하겠습니다. 저는 행복을 느껴야합니다.”


“……흠,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주면 좋겠는데.”

 

“콘스탄챠 S2는 저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제가 취미를 가지길 바라는 것 같더군요.

 

하지만 저는 따로 취미를 즐기고 있지 않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아- 그런 거였나. 나는 또 사랑 고민이라도 하는 줄 알았네.

 

“그냥 하고 싶은 걸 하면 어때? 아, 애들이랑 보드 게임하는 거 좋아하지?”


“그 취미엔 몇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 게임을 하려면 아이들이 모두

 

모여야 합니다. 둘째, 그들은 제가 너무 잘 한다고 생각해서 저와 게임을

 

하는 걸 기피합니다. 매번 제가 이기니 재미가 없다고 했습니다.”

 

“애들 상대로 진심으로 게임한 건 아니지?”


“봐주는 건 좋지 않습니다.”


하여간 그러니까……어휴, 됐다. 설명해봤자 이해하지 못할 게 뻔한데.

 

“아,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뭔데?”


“닥터, 당신이 제 상대가 되어주면 좋겠습니다.”


“……뭔가 어감이 이상한데. 아무튼 같이 게임하자는 거지? 좋아.”


그러면 뭘 하면 좋을까. 그 때, 마침 저번에 가지고 놀던 체스가 떠올랐다.

 

“체스 둘 줄 알아?”
 
“규칙은 압니다.”


“그럼 체스하자. 미리 말해두지만 난 체스로 패배한 적이 없어, 1553번의 승부에서

 

2번의 무승부를 제외하면 언제나 승리했지. 후후, 이런 날 이길 수 있겠어?”

 

“모르겠습니다. 적을 상대하기 전에 적의 수준을 멋대로 예측하는 건 좋지 않습니다.

 

그래도 당신의 수준이 뛰어나다고 예측되니……규칙을 하나 추가하겠습니다.”

 

“오, 뭔데?”


“2초. 말을 꺼내서 놓는데 2초 이상의 시간이 걸리면 패배하는 겁니다.

 

최대한 머리를 쓸 시간이 줄어들어야 더 긴장감 넘치는 게임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2초라. 헤헤, 2초든 3초든 어차피 내가 이길 텐데 무슨 걱정이람.

 

“좋아! 지고 나서 분하다고 울면 안 된다?”


“울지 않습니다. 자, 어서 시작하죠.”


의외로 승부욕이 강했구나. 하긴 애들 상대로 진심으로 게임할 정도니까…….

 

체스가 시작됐다. 규칙에 따라 우리는 엄청난 속도로 말을 움직였다.

 

탁, 탁, 탁. 멈추지 않고 말이 움직인다.

 

“그러고 보니 연구실 업무는 어떠십니까? 뭔가 고충이 있다면 들려주시길.”


“일이 많은 거 빼면 괜찮아. 연구에 필요한 건 전부 받고 있고, 시간만

 

있으면 못 만들 건 없어. 오빠야말로 일은 좀 어때?”

 

“괜찮습니다. 다만 일하는 시간이 14시간으로 한정되는 바람에 더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법을 연구해야겠습니다. 아, 이전에 말씀드렸던 제 뇌를 기계로 옮기는 건…….”

 

“안 된다니까 그러네. 가능은 하지만 그랬다간 난리가 날 걸?”


“몸이 기계로 바뀌는 정도로 난리가 일어나진 않을 거라고 봅니다만.”


이런 대화를 나누면서도, 우리의 손은 한 순간도 멈추지 않았다.

 

그나저나 벌써 3분이나 지났는데 내가 이기지 못했다니, 진짜 체스 초보 맞아?

 

“……제가 무인도로 도망친 이야기, 들으셨습니까?”


“그거 말이지. 대강 무슨 일이 있었는지 콘스탄챠 언니한테 들었어.”


“말씀해주셨습니까?”


“상담해달라고 부탁했거든. 나는 머리가 좋으니 오빠를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면서……하지만 그건 나도 힘들어. 내 전문 분야가 아니거든.”

 

내 특기 분야는 이론을 세우고 그것을 구현하는 것이지, 다른 사람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고 조언을 주는 쪽이 아니다. 머리가 좋다고 하면 다 똑같은 줄

 

알지만 세세하게 보면 다른 것이다. 리앤 언니도 나처럼 머리가 좋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통찰력과 상상력 같은 게 뛰어난 것이다.

 

또……오빠도 마찬가지다. 오빠의 진가는 가장 효율적이고 적절한 계획을

 

세우고 시시때때로 변하는 상황에 적응하는 그 무시무시한 판단력이다.

 

전쟁을 수행하는 인간으로서 가장 필요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고, 아마 여태껏

 

태어나고 죽어간 인간들 중에서 오빠를 능가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없다.

 

수많은 명장이 있었고, 그 중엔 오빠와 비견되는 사람들도 있지만……역시

 

나는 오빠 이상의 재능을 가진 인간은 없다고 생각한다.

 

“아.”


“제 승리입니다. 이걸 체크 메이트라고 부르던가요.”


졌다. 사실, 아직 체크메이트 상황은 아니지만 앞으로 5수 뒤에 체크메이트가 될 것이다. 


오빠도 그걸 알고 내게 말해준 거다.

 

“져……졌네. 내가 지다니, 말도 안 돼.”


“다시 해보시겠습니까?”


“……아니. 이걸로 알았어, 난 오빠를 이기지 못해. 완전히 내 패배야.”


몇 번을 다시 두어도 결과는 똑같겠지. 그 정도는 예측할 수 있었다.

 

나도 수읽기 정도는 할 수 있지만 오빠는 차원이 다르다. 10, 15……거의

 

미래예측에 가까운 수준으로 내가 어떻게 움직일지 파악했다.

 

그뿐만 아니라 내가 지고 있다는 걸 알지 못하도록 지는 것처럼 연기했다.

 

말의 수는 내가 많지만 거기까지 모두 계산한 거겠지.

 

“좋은 승부였습니다. 적수란 이런 걸 말하는 걸까요.”

 

“적수? 무슨 헛소리야, 완전 발렸는데. 축하해, 인류 최고의 지성을 이겼구나.”


“……하지만 딱히 행복하진 않습니다. 흠, 도파민을 증가시켜주는 약물을 쓸까요.”


“그 약물 이름이 뭔지 알아? 마약이야. 마약에 손댈 생각은 아니지?”


“인간의 몸은 참 불편하군요. 역시 AGS의 몸으로 옮기고 싶습니다.”

 

안 된다니까……그나저나 오빠가 이런 고민을 다 하다니, 많이 변했구나.

 

나는 아직도 처음 오빠를 만났던 때를 기억하고 있다.

 

실어증에 걸린 게 아닌지 의심될 정도로 말수도 적었고, 항상 표정은 우울했다.

 

뭔가 이야기를 해도 일에 관련된 것뿐. 솔직히 인간의 피부를 뒤집어 쓴 기계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한 적도 있었다. 물론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만…….

 

“아, 그래. 아자젤 언니한테 가보는 건 어때?”


“어떤 이유로 그런 답을 내놓았는지 듣고 싶습니다.”


“종교를 믿는 인간이 더 행복하다는 연구 결과를 본 적 있거든. 정신적으로 더

 

안정적이라고 하던가? 그게 아니더라도 아자젤 언니의 일이 남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조언해주는 거잖아. 뭐가 됐든 손해 볼 일은 없을 거야.”

 

“……알겠습니다. 당신의 조언대로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빠가 내게 고개 숙여 인사한 뒤 자리를 떠났다.

 

그리고 문이 닫히자마자,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겨우 갔나……미안, 아자젤 언니. 나로선 이게 최선이었어.”


나중에 미안하다고 사과해야겠다. 분명 아자젤 언니도 된통 당하겠지.

 

어쨌든, 나는 혹시 오빠가 돌아오지 않도록 연구실 문을 걸어 잠갔다.

 

 

 

 

 

 

51.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잠깐 쉬려고 하던 찰나, 누군가 기도실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네, 들어오세요.”
 
“좋은 저녁입니다. 잠깐 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만, 괜찮으십니까?”


어머, 구원자가 여길 오다니. 내일은 해가 남쪽에서 뜰 모양이네요.

 

“물론이죠. 기도실은 언제나 열려있고, 누구라도 올 수 있어요.”


“감사합니다. 실은, 당신이 제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닥터가 말해서

 

여기 온 겁니다. 제게 조언해주길 바랍니다, 아자젤.”

 

“물론이죠. 인간 남성, 제 앞에 앉으세요.”

 

그가 제 맞은편에 앉았습니다. 고민이라, 대체 무슨 고민일까요?


“시작하기에 앞서, 여기서 있었던 일에 대해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비밀을

 

지킬 것을 엄숙히 맹세합니다. 그러니 어떤 고민이든 털어놓으셔도 돼요.”

 

“사실 대단한 고민은 아닙니다. 취미를 가지고 싶은데, 적절한 취미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종교 활동을 하는 것 또한 좋은 취미라고 들었습니다.”

 

취미라. 설마 구원자가 취미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야 언제나 일만 하고 그 이외엔 일절 관심조차 주지 않았으니…….

 

“물론 신을 믿는 것은 언제나 좋은 일입니다. 마음의 안정이 필요하신가요?”


“……그럴지도 모릅니다. 비밀을 지켜주시겠다고 말씀하셨으니 저도 솔직하게

 

털어놓겠습니다. 저는 지금 절벽에 서 있습니다.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절벽이죠.

 

매일매일 제 감정을 통제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저는 제가 무섭습니다.

 

제가 어떤 짓을 저지를지 모른다는 것이, 또 제 잘못으로 누군가가 고통 받는 것이

 

아닌지. 신을 믿으면 이 불안감이 해소될 수 있습니까?”

 

“그건 저조차 알 수 없는 일이에요. 믿는 것으로 불안감이 사라진다면

 

다행이지만, 단지 믿는 것만으로 해결될 일이 아닐지도 모르죠.”

 

“흠.”


구원자가 입을 다물고 엄지와 검지를 비볐습니다.

 

“애초에 하나 묻고 싶은 게 있었어요. 왜 감정을 통제하시는 건가요?”


“그야……제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누군가를

 

편애하거나, 두려워하거나, 슬퍼하거나, 분노하거나, 즐거워하거나……그 모든 게

 

어떤 사건을 일으킬지 모릅니다. 저조차도 그건 예측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그렇게 감정을 드러냄으로서 좋은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잖아요?”

 

“예측 불가능한 사건을 최대한 억제해야합니다. 될지도 몰라, 잘 될 거야.

 

그런 긍정적인 사고로는 문제를 예방할 수 없습니다. 언제나 비판적인 사고로

 

사건을 분석하고 예측된 결과에 대비하는 것. 그게 제 임무입니다.”

 

“……언제나 두려워하고 걱정하는 게 임무라. 참으로 어려운 임무로군요.”


“제가 감정을 모르는 기계라면 좋을 텐데 말이죠.”


“아뇨.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제 말에 그가 고개를 들었습니다.

 

“두려움을 모르는 자는 용기를 모르며, 슬픔을 모르는 자는 기쁨을 알지 못한다.

 

분노를 모르는 자는 관용 또한 이해하지 못하고 의심 없는 믿음은 광신에 불과하죠.

 

……인간 남성에게 감정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감정에도 나름의 쓸모가 있다는 뜻입니까?”


“그렇게 받아들이셔도 좋아요. 아무튼, 취미보다도 일단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연습을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럼 자연스레 스스로가 무엇을

 

해야 할지 알게 될지도 모릅니다.”

 

“감정을……감정이라……잘 모르겠군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감정을 드러내서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진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제가 이러고 있는 것도

 

그 감정을 드러내서였고……참 어리석었습니다. 참지 못하고 터뜨리다니, 저답지

 

않은 짓이었습니다. 차라리 앞으로 더 철저하게 자기 자신을 억누르는 방법을

 

배우는 게 나을지도……아, 닥터에게 부탁해서 뇌를 조정할까요.”

 

“제 말 안 듣고 계셨죠?”


“듣고 있습니다만.”


그 뜻이 아니라……왜 다른 건 척척 잘 알아들으면서 왜 이런 문제에서만

 

어린아이만도 못한 걸까요. 빛이시여, 이 가엾은 분을 구원해주시길.

 

“아무튼 종교 활동에 대해서 말입니다만, 역시 그만두겠습니다.”


“어째서죠?”
 
“생각해보니 역시 저로선 신의 존재를 믿는 게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증명된 적

 

없는 존재의 실존을 믿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만약 신이 실존한다면…….”

 

구원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었습니다.

 

“……저 같은 인간을 구해줄 리 없겠죠.”


문이 닫히며, 대화가 끝났습니다.

 

그리고 저는 구원자가 부디 구원받기를 기도했습니다.

 

 

 

 

 

 

 

 

 

 

 

사령관의 특기는 한 번에 여러 가지 사고를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평범한 사람은 A라는 문제 하나만 생각할 수 있다면 사령관은

A, B, C을 동시에 생각하고 엄청난 속도로 결론을 내리는 것이다.

단, 논리적으로 애매한 문제(사교, 취미 같은 주제)에선 이 능력을 쓸 수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