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3장(10편~13편)        4장(14편~17편)        5장(20편~23편{예정})        1장(4편~6편)             2장(6편~9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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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1편  
https://arca.live/b/lastorigin/9679372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2편   https://arca.live/b/lastorigin/9756344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3편   https://arca.live/b/lastorigin/9875022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4편   https://arca.live/b/lastorigin/11385415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5편   https://arca.live/b/lastorigin/13814933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6편   https://arca.live/b/lastorigin/16908026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7편   https://arca.live/b/lastorigin/19013937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8편   https://arca.live/b/lastorigin/27670962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9편   https://arca.live/b/lastorigin/27801626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10편  https://arca.live/b/lastorigin/27931461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11편  https://arca.live/b/lastorigin/28114900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12편  https://arca.live/b/lastorigin/28247502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13편  https://arca.live/b/lastorigin/28420778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14편  https://arca.live/b/lastorigin/28532967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15편  https://arca.live/b/lastorigin/28660379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16편  https://arca.live/b/lastorigin/28788807


※해당 작품은 픽션입니다. 이 작품의 설정은 공식 설정과 다를 수 있습니다.




폐허가 된 건물에 최대한 몸을 숨기면서 이동했지만 아직까지 철충이 도시 곳곳에 있어서 철충과의 싸움은 불가피했다.


한 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레프리콘 분대는 벌써 7번이 넘는 교전을 치렀다.


하나 남은 나이트 칙을 마무리 지은 레프리콘이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땀을 닦으며 브라우니를 향해 말했다.



"브라우니 42, 48, 77. 잔탄량 간략하게 보고하세요."


"브라우니 42. 장전된 탄창 세 개 남았습니다.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브라우니 48. 장전된 탄창 두 개 남았습니다. 특이사항 없슴다!"


"브라우니 77. 장전된 탄창 네 개 남았습니다. 방금 전 전투로 왼손 약지랑 중지가 날아갔슴다."


"그럼 77의 탄창 하나를 48한테 주고…"



순식간에 탄의 재분배를 마친 레프리콘 분대가 다시 움직였다.


비록 지금 상황이 꿈이지만 자신이 큰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사실에 사령관은 속으로 안타까워했다.


유미도 사령관의 기색을 느꼈는지 그에게 조용히 속삭였다.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사령관님. 여기는 그저 꿈일 뿐, 사령관님이 있는 오르카 호의 대원들이 아니니까요."


"…그래도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을 외면하기는 힘들단 말이지."



유미의 말마따나 꿈속에서까지 그런 고집을 부릴 이유는 없지만 그런 마음이 드는 건 사령관도 어쩔 수 없었다.


처음에 콘스탄챠와 그리폰을 만났을 때는 잘 몰랐지만, 바이오로이드를 규합하고 점차 세력을 불리며 사령관한테 큰 욕심이 생겼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울타리 안에 있는 그녀들이 죽지 않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소망이었다. 


자신에게 몸과 마음을 비롯한 모든 것을 바친 그녀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그렇게 속으로 생각하던 도중, 유미가 자신의 목을 건드리는 감각과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사령관님? 사령관님?"


"어? 왜 그래?"


"앞에 있는 레프리콘이 사령관님에게 손짓하고 있어요."



그녀의 말에 시선을 앞에 있는 레프리콘에게 향하니 그녀가 시선은 전방을 향한 채 자신을 향해 이리 오라는 듯 천천히 손짓하고 있었다.


레프리콘에게 사령관이 조용히 걸어갔다.


그리고 그녀가 바라보는 곳을 슬쩍 본 사령관의 눈이 화등잔만 하게 커졌다.



'저건 나이트메어잖아?'


"인간님. 혹시 저것에 대해 아는 게 있으십니까?"



레프리콘이 속삭이는 목소리에 사령관 또한 소리를 낮춰 대답했다.


현실과 똑같다는 가정하에 개체명, 공격패턴, 주의사항 등이 그의 입에서 술술 나왔다.


물 흐르듯 쏟아지는 정보에 레프리콘이 이해 못 할 표정을 지었다. 


사령관의 말이 끝나자 레프리콘은 꾸벅 인사를 해 감사를 표했고 브라우니를 모아 작전을 의논했다.


다시 뒤로 돌아온 사령관이 쯧 하고 혀를 찼다.


아무래도 저걸 잡고 넘어가려는 거 같은데 자신이 봤을 때는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었다.



"유미야, 며칠 전에 싸운 나이트매어 개체 기억나니?"


"물론이에요. 그것 때문에 악몽을 꾼다고 하니 더욱 기억에 남아 있죠."


"만약 저 앞에 있는 게 현실과 똑같다는 가정하에, 실전경험이 꽤 쌓인 레프리콘 한 분대가 저걸 처리할 확률은?"



사령관의 질문에 유미가 단 1초의 망설임 없이 단호하게 답했다.



"없어요. 그때 리리스 경호대장이 분대의 방어에 치중했다 하지만 그녀의 육탄전을 버틸 정도의 괴물이니까요."


"네가 몰래 도울 수 없어? 상상력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든지."



그 말에 유미가 붕대를 감고 있는 왼 발목을 흘끗 보곤 얘기했다.



"…이미 해봤어요. 발목에 상처 입었을 때. 씨알도 안 먹혔지만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별다른 대책 없이 레프리콘 분대가 나이트메어와 교전을 시작했다.


그런데 둘의 예상과 달리 레프리콘 쪽이 더 우세해 보였다.


아무래도 현실의 나이트메어와 스펙 차이가 꽤 있는 모양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이트메어를 침묵시킨 레프리콘이 사령관 쪽으로 다가왔다.



"감사합니다. 정보를 제공해주신 덕분에 쉽게 잡을 수 있었습니다."


"어…그래."



떨떠름한 기분으로 레프리콘과 나이트메어를 쳐다본 사령관이 레프리콘을 따라 이동했다.


나이트메어가 있던 자리는 여타 다른 철충처럼 탄피와 금속 잔해들로 널브러져 있었다.


그들이 떠나고 나서 얼마 후.


분명 레프리콘의 손에 파괴된 나이트메어의 잔해들이 요사스러운 핏빛 오라를 내뿜었다.


나이트메어를 감싼 붉은 기운이 하늘을 채운 잿빛 먼지구름을 뚫고 어디론가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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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뒤로 그들은 별다른 전투 없이 스틸 라인의 합류지점에 도착할 수 있었다.


보초를 서고 있는 브라우니를 향해 일행이 천천히 걸어갔다.


레프리콘이 선두로 다가오자 브라우니가 총을 겨누고 수하를 실시했다.



"정지. 정지.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플라이."


"모자."


"누구냐?"


"스틸라인 소속 화생방지원대 특수 물자처리 분대장 레프리콘 하사."


"용무는?"


"임무에 따른 본대로의 합류 및 민간인 인도."


"신원이 확인되었습니다. 충성! 뒤에 계신 분들은 일행입니까?"


"맞아."


"부대로의 무사 복귀를 환영합니다."



수하가 끝나자 브라우니가 총구를 내리며 일렬로 세워 놓은 바리케이드를 치웠다.


레프리콘의 뒤를 따라 들어가자 형태가 남아있는 건물을 가림막으로 삼은 야전 천막이 여기저기 설치되어 있었다.


뒤를 돌아본 레프리콘이 사령관에게 말을 걸었다.



"여기서 헤어져야 할 것 같아요. 브라우니 42와 77이 위치를 안내해 드릴 거에요. 브라우니?"



레프리콘의 부름에 브라우니 42와 77개체가 다가왔다.



"상병 브라우니 42."


"병장 브라우니 77."


"두 분을 난민캠프까지 안내해 드리고 의무대에 다녀오세요. 48과 저는 먼저 부대로 복귀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레프리콘의 지시에 따라 사령관의 옆으로 브라우니 둘이 경호하듯 나란히 섰다.



"감사했습니다. 인간님. 그럼 이만."


"고마웠어. 레프리콘."



짧지만 강렬한 인연을 만든 일행은 서로의 목적지를 향해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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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프리콘과 떨어진 브라우니 둘은 새삼 행복하다는 표정을 했다.


난민캠프까지 10분 정도 걸린다는 말에 사령관은 유미에게 물었다.



"유미, 상처는 어때? 의무대에 갈래?"


"아뇨 괜찮아요. 이곳에 오고 나서부터 통증이 많이 가라앉았어요."



당사자가 괜찮다는 말에 사령관은 브라우니의 안내에 따라 캠프로 향했다.


앞에서 왼손가락이 몇 개 날아간 브라우니가 다른 브라우니와 떠들기 시작했다.



"42야, 이번에는 진짜 위험하지 않았냐?"


"맞습니다. 만약 일정대로 건물탐색 진행했다간 건물과 함께 묻힐 게 자명했지 말입니다."


'응? 건물탐색?'



레프리콘 분대가 거기 있던 이유는 그걸 위함이었나? 그러면 그 상자는?


뒤에 있는 자신은 안중에 없는 듯이 브라우니가 계속 이야기를 풀었다.



"그 상자 결국 회수 못 했는데 별일 없겠지?"


"애초에 금빛으로 빛나는 돌덩어리를 어따 써먹는다고 그걸 가져오라 합니까? 차라리 잘된 거지 말임다."


'내용물이 금괴였냐…?'



자기 생각만큼 특별하지 않은 상자 속 물건의 정체에 사령관이 실소를 터트렸다.


그런데 갑자기 등에 업혀 있던 유미에게서 앓는 소리가 들렸다.


급히 고개를 돌려 얼굴을 보자 그녀는 안색이 창백한 상태로 두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그 모습에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려던 찰나, 꿈의 배경이 크게 출렁였다. 


응집역할을 해주는 구심점이 깨진 것처럼 꿈의 세계가 찢어졌다.


아무런 이유 없이 무너지는 꿈에 사령관은 크게 당황했다.


몇 초 지나지 않아 사령관과 유미가 있던 곳이 펑! 소리와 함께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유미의 꿈속 세계가 조각조각 쪼개져 사방으로 흩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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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 깬 유미가 헉 소리를 내며 몸을 일으켰다.


그녀의 방에 있던 레오나와 발키리 그리고 티아멧또한 잠에서 깼다.


하지만 리앤과 리리스는 아직도 눈을 감은 채 숲속의 잠자는 공주님처럼 편히 자고 있었다.


같은 시간 닥터의 방에 있는 사령관 또한 쌕쌕 숨소리를 내며 깊게 잠든 상태였다.


그런 사령관의 옆에 위치한 닥터와 아르망이 초조한 눈길로 사령관과 시계를 계속 번갈아 쳐다보았다.


현재 오르카 호의 시간 AM 06:59.


아직까지 사령관과 리앤 그리고 리리스는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다.


자신의 책을 덮은 아르망이 땅이 꺼질 듯 한숨을 내쉬었다.



"…저는 지휘관급 긴급회의를 준비하겠습니다. 닥터 양은 저 방에서 깨어나신 분들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아르망이 먼저 자리를 비웠고 닥터는 사령관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진심으로 걱정했다.



"오빠…무사한 거 맞지?"



그러나 수면 상태의 그가 대답을 할 리 만무했다.


곧 닥터도 자리에서 일어나 레오나 네가 있는 방으로 향했다.


이윽고 7시가 됨을 알리는 기상 알람이 오르카 호에 울려 퍼졌다.


그 소리는 사령관이 없는 오르카 호의 하루가 시작되었음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