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달래가 자꾸 눈에 보이질 않는다
이리저리 온집안을 들쑤시며 애 타게 목놓아 불러보아도
존재를 숨기려는 듯 자취를 감췄다

하염없이 달래를 찾다 어느 날 누군가에게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동물은 죽을 때가 되면 무리에서 떨어진다."

우리집 달래도 나에게 때가 되었음을 일러주는 것이다
자신이 짐이 되지 않도록 한 켠에서 미리 사라진 것이다

우리집 달래가 머물던 곳에 찾아가
그 매정한 상냥함에 답하듯 나 또한 장난감 공을 던졌다.
존재를 잊으려고 그 자취를 비워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