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누군가가 얘기했다는 것 같다.

아마 대현자였던가.

아무튼 그 대현자인가 하는 사람이 현명하게 우리의 한계를 정해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아무도 그 한계를 넘지 않았다.

넘지 않았기에 아무도 그 너머를 모른다.

나는 그 너머라는 곳이 너무도 궁금했다.

 

그래서 어릴 적 나는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보았다.

책은 하나 같이 그 개념을 당연하게 얘기했다.

왜 그런지는 나오지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이 궁금증을 묻어두었다.

 

 

훗날, 전통 있는 집안의 외동딸과 여자친구가 되었을 때다. 

그녀가 촌뜨기인 나와 어울리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그게 그녀에게는 흥미가 생겼나 보다.

어느 날, 그녀가 내게 집으로 초대를 하였다.

 

그 어마어마한 대저택에서 낡은 책 한 권을 발견했다.

너머로 가는 방법이 적혀 있었다.

가져가면 안 된다고 해서 필사를 했다.

 

나는 필사본을 가지고 대학을 자퇴했다.

주변 사람들은 그 결정에 의아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얼마나 그 질문의 답을 알고 싶은지 이해하는 부모님은 나의 결정을 존중해주셨다.

 

 

나는 그 이후로 아버지의 가업을 이을 동생을 도왔다.

그리고 틈틈히 그 일에 대한 준비를 했었다.

이것저것, 어떤 건 만들기도 하고 어떤 건 사정사정 해서 얻어냈다.

그러던 중 어느 날의 밤이었다.

 

똑똑, 하고 거칠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문을 급히 열어보니 여자친구였다.

자퇴한 이후 멀어서 만나지를 못해 반갑기만 했다. 

 

그녀는 내게 이야기를 했다.

내가 그녀와 만나고서 신부님이 그 책을 봤냐고 물어댔고,

내가 이상한 무언가를 만든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신부 님이 나를 마녀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잠자코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가족들은 의아해했다.

"정확히 무슨 이유인데?" 아버지가 물었다.

"그.. 지금 사람들이 몰려와서 어떻게 될 지 몰라요!

야, 너 다 됐지? 빨리 하자. 

마부 아저씨는 문 잘 잠겼는지 확인주세요!"

"예, 그럽죠. 아씨."

 

그녀와 나는 창고로 갔다.

나는 볏짚으로 가려 놓은 장치를 꺼내놓았다.

"흠.. 남은 금속을 모아서 만들었구나.. 그래도 뭐 괜찮네."

"자, 그럼 해본다."

"그래"

 

팟 하면서 불빛과 함께 둘은 사라졌다.

 

 

 

아무것도 없는 어둠이 눈앞을 덮쳤다.

잠깐의 기절 후에 정신을 차렸다.

나는 여자친구가 없다는 걸 알아차렸다.

 

"야, 나 여기 있어."

"거기 있었구나."

"저기 있는 빛을 따라가" 그녀의 말대로 멀리에 빛이 있었다.

 

갑자기 궁금증이 들었다.

"근데"

"왜"

"너 대장간 일 해본 적도 없는데 어떻게 아까 그런 말을 한 거야?"

"그냥."

"아, 너희 부모님은 어떻게 되셨어?"

"나는 부모님이 없어."

"너희 부모님이 그 대학 이사장이었잖아"

"나는 니 여자친구가 아니야. 

니 여자친구가 니 집을 찾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잠깐... 그럼 너는 누구야?"

 

"나는 미즈우미다.

아니, 내게는 대현자라고 해야 알아듣겠군."

"미즈우미, 왜 너머를 넘지 말라고 한 거야"

"그거야, 너 같은 인간을 걸러내기 위해서지

신부 같이 마녀사냥이나 하는 머리 텅 빈 사람들을 지상 낙원으로 보내라고?"

"여자친구는 어떻게 되었어?"

"걘 이미 죽었어. 너무 죄책감 갖지는 마. 너보다 훨씬 잘 살다 간 거니까."

"그래서 내가 이 너머로 가면 어떻게 되지?"

"이 너머로 가면 너는 더 이상 평범한 인생을 살지 못 한다.

인생을 초월하는 거지"

 

 

 

 

 

Q. 그래서 5개 넘어도 되나요

A. 갯수를 초월하는 거지.

너는 더 이상 백일장 응모 글을 쓰지 못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