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불꽃이 타오른다

힘을 다해 그러쥔

횃불이 타오른다


저 어두운 박명을 찢고

묵빛 암막을 살라먹고

저곳에 불꽃이 타오른다


말라버린 모든 평야와

죽어버린 모든 산야와

시체쌓인 무덤의 광야를 넘어


아득한 불티가 온다


우리를 순수하게 표백할 

암야를 새하얗게 불태울

철인의 들불이 다가온다


아이야, 목놓아 울어라

울듯이 노래하라


불꽃이, 우리를 순수하게 만들어줄

불꽃이 다가오고 있다


불꽃, 저 너머에

불꽃이 타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