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계속된다. 미쳐 하루를 끝마치지 못해 늦은 새벽녘 즈음에도 피곤한 몸으로도 쉬이 잠 못드는 그 시간에도. 


 끝끝내 나는 잠이 들고, 내일인지 오늘인지 모를 다음 삶을 새로이 눈 뜸과 함께 시작하겠지. 하지만 새로 시작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 구질구질하게 이어가던 내 인생의 이어하기를 반복할 뿐. 충분히 잤음에도 언제나 늘 피곤한 모습으로 일어나 눈을 두어번 비비고, 욕실로 들어간다.


  더운물이 목덜미를 타고 내려가 사타구니 즈음 닿았을때, 나는 비로소 잠에서 완전히 깨어난다. 김서린 거울에 비춘 흐릿한 나의 실루엣을 물 적신 손바닥으로 쓱쓱 닦는다.확연해진 내 자화상을 바라본다. 눈 빛이 거무튀튀하고 코에 숭숭 모공이 뚫려있다. 입가는 축 처져 볼품 하나 없었다. 상체도 하체도 움푹 들어가있는 와중, 뱃살만 툭 튀어나와 있다. 


 나는 내가 어제 저녁에 먹은 음식들을 생각했다. 인근 슈퍼까지 가기엔 제법 거리가 있었기 때문에, 집에 사 둔 라면을 부숴 먹었다. 라면 스프는 생으로 먹으면 맵고 짯기 때문에, 집에 놔 둔 우유와 함께 해치웠다. 잘게 부순 라면과 그 안에 골고루 뿌린 분말 스프, 그리고 그것을 열심히 흔들던 나의 모습이 기억났다. 손에 잔뜩 묻은 라면 스프를 이입으로 쪽쪽 빨아먹으며 유튜브를 틀고  배를 두들기며 깔깔대던 내 모습. 그런 나날들이 이뤄낸 성과였다. 


 나는 그 툭 튀어나온 뱃살에 뚫려있는 배꼽을 손바닥에 쥐어 짠 바디워시로 거품을 내며 닦았다. 사타구니, 겨드랑이 등 몸이 접히는 곳을 중점적으로 거품을 냈다. 샴푸로 머리에도 거품을 다 낸 후, 몸을 닦아내기 전 피부에 흡수 될 시간을 생각하며 칫솔을 들어 치약을 짜 묻히고 입 안에 넣는다. 


 혀 끝에 닿은 치약의 맛이 느껴진다. 치약을 다른 칫솔모로 이를 문지른다. 왼쪽 어금니, 앞니 ,오른쪽 어금니, 윗니., 아랫니.....오른손으로 잡은 칫솔을 왼쪽부터 오른쪽까지 천천히 문지른다. 오른쪽 손으로 오른쪽 이를 문지를땐 자세가 구부정해진다. 머리를 살짝 오른쪽으로 숙여 문지른다. 치약에 든 개면 활성제에 의해 생긴 거품들이 입안 한가득히 모이면, 나는 빨대로 음료를 빨아먹는 방식으로 입안을 쭉 빨아 거품을 한군데로 모은 후, 세면대로 뱉는다.


   피뭍은 하얀 거품이 뿜어져 나왔고, 나는 세면대 수도꼭지를 위로 올려 물을 튼다. 내려오는 물에 의해 거품은 씻겨져 나갔고 물을 킨 겸에 나는 머리에서 흘려 내려온 샴푸 거품을 씻어내기 위해 얼굴을 물로 닦아낸다. 그 후 세면대 위에 둔 핸드폰을 열어 시간을 잠시 확인 한다. 


 8시 37분. 들어 온 시간이 8시 반이었으니 얼추 거품을 내고 나서도 시간이 흐른 듯 싶었다. 나는 샤워기를 틀어 더운 물을 머리부터 받아내었다. 머리를 타고 거품이 녹아내리며 흘렀다.  왼쪽 어깨, 사타구니, 왼쪽 겨드랑이 순으로  접힌 부분을 호스기를 가져다 물을 뿌리며 닦았다. 


 나머지 오른쪽 부분을 닦을땐 샤워기 호스를 왼손으로 바꿔 들며 똑같이 오른쪽 어깨,  오른쪽 겨드랑이에 물을 뿌렸다. 물을 뿌린 후, 모든 거품을 다 닦아내지자, 마지막으로 전신을 행구고 타월을 걸어 둔 쪽으로 손을 뻗었다. 


 살짝 축축해진 타월은 지난 샤워 이후 다시 한번 쓰는 것이라 조금 차가웠다. 하지만 따로 세탁을 해 두고 넣어 둔 타월이 없었기에 나는 그 덜말라 축축해진 타월로 머리틀 털고 얼굴, 왼팔, 오른팔, 사타구니 순으로 닦았다. 다 닦은 후, 화장실 서랍장 위에 놓아 둔 새 반팔 티셔츠와  속옷을 집어들고 입는다. 


 오른쪽 다리를 들어 팬티의 오른쪽 다리 구멍에 넣은 후, 다시 왼쪽 다리를 들어 사각 팬티를 쭉 올린다. 티셔츠는 아래 구멍에 머리를 쭉 넣고 왼팔 , 오른팔 순서대로  뚫린 구멍으로 팔을 꺼낸다. 옷을 다입은 이후, 혹여 아직 덜 씻은 비눗기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거울을 쳐다본다. 


 뿌옇게 김 서린 거울로 흐릿하게 보이자 세면대의 수도를 잠깐 틀었다 끄며 손에 물기를 묻인 후, 김 서린 창문을 얼굴쪽만 슥슥 닦는다. 비로소 내 모습이 선명하게 보이자 머리털에 비눗기가 묻은지 확인 한 후, 칫솔대 옆에 놓아 둔 빗으로 삐죽삐죽 튀어나온 머리를 밀어 내린다. 물기가 묻어 드라이기로 말릴까 고민했지만, 어짜피 나갈 것도 아닌데 그냥 자연풍에 말려야겠다 생각하며 나는 욕실 밖을 나왔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면, 아무것도 아닌것이다. 내 머릿속에 담긴 수천 수만가지 생각들은 언제나 내 스스로를 그럴싸하게 만들었다. 어느 집단에 가더라도 그 아이디어는 제법 참신했기에, 어떤 사람들 앞에서도 나는 그럴싸한 사람처럼 보였다.


  그것은 구체적인 사정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 나는 ‘뜻이 있지만 안타깝게 아직은 무언가를 못 이룬 사람’ 으로 보이기에 충분했다. 배운게 특별이 많거나,가진게 유벌리 많은 사람은 분명 아니었지만 하릴 없이 빈 시간동안 해 둔 생각 덕택에 나는 그럭저럭 괜찮은 사람처럼 비춰졌다. 물론 내 구체적인 상황을 모두 아는 부모님에겐 그다지 그 말은 공감가지 않았겠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골방에 틀어박혀 건조한 코 속에서 굳은 콧물 덩어리들을 검지로 후벼파 엄지로 새하얀 벽으로 튕겨내는 것 외엔. 하얀색 골방 벽지 앞에선 내가 할 수 있는것들은 뻔했다. 게임을 한다던가, 침대에 누워 유튜브를 본다던가 하는 것들. 


 그러다가 예쁜 여자의 굴곡진 몸매들이 살짝 비추면 ‘아 꼴린다’ 하며 인트라를 켰다. 문을 걸어잠구고 이어폰을 단자에 넣고 이어폰 커널을 귓속으로 쑤셔넣으며 에드블록 어플을 켠다. 그럼 내가 자주 들어가던 익숙한 사이트들이 눈에 들어오고 나는 그 곳에서 아까 봤던 여자와 최대한 비슷한 얼굴 혹은 비슷한 몸매의 여자를 찾는다.  


 ‘오늘은 이거다’ 싶은 물건을 찾아낸다면, 꼿꼿히 선 그것을 팬티 사이에 난 구멍으로 꺼내고 침대에 바로 눕는다. 영상을 틀고 엄지와 검지를 원형으로 만든다. 영상 초반부에는 원산지와는 아무 상관없는 중국 기업의 홍보 문구가 나온다. 일본에서 제작된 이 영상은 중국의 이 알 수 없는 도박 단체에 의해 우리 손으로 들어오는 것인데, 왜 우리는 중국에 대해 이렇게 극도로 혐오하는 것일까 싶었다. 


 아무튼, 광고영상을 대충 앞으로 넘겼다. 그리고 2시간 30분짜리 영상에서 타임라인을 2시간으로 맞춰놓았다. 중학교 교육과정에 섞여있는 영상물의 전개 방식에 따르면, 이때가 ‘대단원’ 이다. 그렇기에 가장 자극적인 장면들이 이 타임라인 쯔음에 위치 해 있기때문에 그쯤이 가장 보기 좋은 타이밍이다. 


 잠시의 버퍼링이 있고, 2시간쯔음 넘어간 타임라인에선 곳바로 여자의 교성이 연이어 뿜어져나오고 있었다. 머릿속은 차츰 단순해져갔다. 먼저 방 바깥의 세상이 지워졌다. 그리고  방안에 있던 수많은 잡기들이 하나씩 사라졌다. 내 옆에 낮은 자세로 앉아 있던 고양이도 없어졌고 천천히 돌아가던 선풍기도 사라졌다. 천천히 흐르는 땀과 거친 숨소리도 잊혀졌고 끝끝내 내 공간에 나와 영상 너머의 그 여자만이 존재했다. 나올 듯 말듯 고무된 신경은 등줄기를 타고 그 곳으로 향했고, 곧 이어 분수처럼 튀어 나았다. 


 뜨끈한 액체 일부는 내 배쪽으로 튀었고, 일부는 깔아 둔 침대 커버로 튀었다. 귀두 끝으로 물을 뿜어내자, 천천히 사라져갔던 세계의 물질들이 하나 둘 다시 내 세상속으로 들어왔다. 끝나지 않은 영상 속 여성은 여전히 교성을 지르고 있었고, 지루해진 나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화면을 쓸어 내리며 영상을 껐다.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있던 나는 그제서야 몸을 이르켰고, 축축해진 내 침대를 컴퓨터 책상 앞에 놓아 둔 휴지로 쓱 닦으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자리에서 일어난 정면에 하필이면 거울이 있었다. 나는 늘 이 거울의 위치가 맘에 들지 않았다. 하릴 없이 축 늘어지던 내가 힘을 가지고 열정을 토해내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날 때 쯔음에, 언제나 이 거울이 눈에 띄기 때문이었다. 거울 속에 비춘 팬티에 물이 튄 내 모습은 언제나 추례하고 볼 품 없었다. 내 자신을 바로 비추는 이 거울에 수치김과 자괴감을 느끼며 나는 방 밖을 나섰다. 


 외투를 챙겨 나온 집 밖은 꽤나 쌀쌀했다. 핸드폰에 표기되어 있는 온도는 그다지 낮지 않았던거 같은데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그런지 체감 온도는 낮은 편이었다.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길거리를 나선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나는 그런 낮은 체감 온도 때문에 집에 다시 들어갈까 생각했다. 


 하지만 간만에 나온 집 밖인데 무언가 하고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귓 속에 이어폰을 꼽아넣고 점퍼 뒤에 있는 모자를 눌러쓴다. 모자를 눌러쓰고, 양 주머니에 손을 푹 넣자 그럭저럭 추위는 견딜만했다. 나는 그렇게 음악을 들으며 거리를 배회하기 시작했다.


 시계를 봤다. 목요일 2시 30분.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이제 막 점심을 먹고 퇴근까지 어떻게 버티나 생각하며 지루한 얼굴로 컴퓨터를 바라보며 마우스를 딸깍 거릴 시간이었다. 자영업자들은 저녁 장사를 준비하며 테이블에 앉아 티비를 볼 시간이었고. 대학생들에게 목요일은 일하는 사람들에겐 금요일과 같은지라, 어쩌면 수업이 끝이 나 놀고있을 시간이기도 했다. 


 백수에겐 늦은 새벽을 마무리하고, 긴 시간을 잤지만 분명 피곤한 얼굴로 기상하는 아침일 것이고.  그렇게 이 시간에 각자는 어떤 위치에 서있을까 생각하며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12월의 거리는 뭐 하나 있는게 없었다. 대충 길게 늘어놓은 가로수 잎은 진즉에 다 떨어져 앙상한 가지만 남았고, 물 빠지라고 만든 개울은 말라 비틀어져 있었다. 눈을 쓸어 낸 가장 자리 끝에 모인 눈들이 딱딱히 얼어붙어 얼음으로 남아있었다. 그 눈이 모여진 가장 자리를 보고 아 눈이 언제 한번은 내렸나보다 생각했다. 


 버스 정류장이 있었다. 버스를 기다리며 모든 사람들은 핸드폰을 하고 있었다. 도착한 버스에 먼저 탑승하기 위해 사람들은 다들 정류장 끝에 발을 대고 있었다. 온통 신경이 핸드폰으로 쏠려 있고,보통 버스기사도 아무 생각이 없이 운전을 하기 때문에  오기 직전에 강한 힘으로 뒤에서 밀어버리면 어떻게 될까? 그래도 죽진 않겠지? 8살 남짓한 내 허리춤에 올 법한 저 아이는 죽을지도 몰라 생각하며 버스 정류장을 지나쳐갔다. 


 버스 정류장을 지나쳐오니, 주공아파트가 왼편에 보였다. 잘 사는 동네에선 주공 아파트만 보면 놀린다고 하던 아이들을 바라보며 이 사회 저변에 깔린 신분제에 대해 비판하는 기사가 생각났다. 큰 아파트를 짓기 위해서 정부에서 일정수준 이상의 주공 아파트를 끼워넣기 상품으로 넣어야 된다던데, 그런 사태가 부른 비극이 아닐까? 아이들은 순수해서 겉으로 들어내는 것 뿐 그게 나이가 든다고 딱히 바뀌는게 아니고 교활하게 숨길 줄 아는 것인데 왜 그 사건 자체가 문제가 된다 하는것인지 모르겠다. 사람은 짐승이고, 원래부터 짐승간의 계서적인 질서는 어느 생태계를 가던 똑같을진데, 그거 자체가 큰 문제가 되는 것인가? 모르겠다. 


 근데 분명 언론에서는 주공 아파트는 서민의 상징이라 하던데, 저 아파트는 낡은 우리 아파트보다 크고 좋아보이는데. 역시 언론은 확연이 대비되는 효과를 위해 중간이 없이 말 한다. 분명 아닌 경우도 있고, 예외 사항도 있을진데, 뉴스에선 그런 이야기를 쉽게 해주지 않으니까. 


 그렇게 아파트 사이를 지나가며 온갖 생각을 하던 나는 곧 사거리에 도착했다. 사거리는 정면으론 과천을 지나쳐 서울로 향하는 길이고,  뒤쪽으론  군포-수원으로 내려가는 길이었다. 오른쪽으로는 의왕의 명물 백운호수로 향하는 길이었고, 왼쪽으로는. 뭐가있지?  

 어디로 향하는지 모를 그 길이 생각난 나는 나의 다음 행선지를 그곳으로 정하기로 했다. 집 근처의 새로운 길을 가는 경험은 썩 괜찮은 것이었다. 흡사 여행지를 온듯한 기분이 든다. 아 여기가 이 길이구나, 아 이리로 가면 여기로 나오는구나 라는 사실을 깨닫았을때, 오는 그 쾌감이라는게 있다. 물론 대부분은 그렇게 깨닫은 새로운 길이 내 일상속으로 녹아드는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그 순간은 그 순간만의 의미가 분명히 있었다. 


 내가 특이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보통 나는 어딘가로 여행을 떠날때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것들은 길이었다. 일상속의 길, 사람들이 별 다른 생각 없이 걷는 길.  민가와 민가 사이를 가로지르는 좁은 골목길과 그 골목길을 비추는 조그만한 전봇대 등등이 내놓으라 하는 관광지며, 랜드 마크들 보다 훨씬 오래 기억에 남았다. 그런 기억속 한순간을 꺼내어보면, 그 곳에서 사는 사람들이 이 길을 지나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이 길을 어떤 사람들이 지나갈지 생각하는 나름의 재미가 있었다. 그때마다 그 길들은 어떤 이에게는 배변을 참기 위한 고행의 길일수도 있고, 살의 가득한 미친 살인마에게 쫒기는 긴장감으로 가득한 길일수도 있고, 늦은 저녁까지 학원에 쳐박혀 걷는 지루한 일상의 길일수도 있다. 나는 그렇게 그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을 하나씩 떠올려보며 그 사람들이 겪을법한 경험, 이야기 들로 힘든 시간을 견뎌낼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물론 일을 시키는 입장에선 언제나 그렇게 멍한 얼굴로 딴 생각만하고 제대로 일 처리도 못하는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그렇게 길에 대한 이야기들을 생각하며 사거리의 신호등에 도착했다. 차들이 제빠르게 지나갔다. 중형 승용차,  대형 화물차, 승합차, 소형차, 택시 까지 온 갖 차종들이 길에서 길로 넘어가고 있었다. 여기엔 어떤 사람들이 탓을 것이다, 저기엔 또 이런 사람들이 탔을것이다 생각되는 일반적인 모습들을 살짝 뒤틀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가령 이런 것이다. 대형 화물차에 타 있는 키 작은 여자라던가, 노란색 소형 미니 쿠페에 타고 있는 험상굳은 2미터의 장신이라던가. 비싼 망사 옷 차림으로 긴 챙모자를 쓰고 택시 운전석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숙녀라던가. 승합차 운전석에서 트로트를 따라부르며 차선 변경하는 앞 차에 걸걸하게 욕지거리를 뱉는 솜털 가득한 얼굴의 꼬마아이 등등을 생각하며 '아 그랬으면 재밌을꺼 같다 '

생각했다. 


 신호등에 녹색 불이 켜지고, 나는 횡단보도를 걸었다. 어렸을때 배운 것 처럼 여기서 손을 들고 걸어가면 어떨까? 주변에서 쳐다보려나 생각한 후에 오른쪽에 낡은 카트 위로 폐지를 실어 나르는 새하얀 백발의 할아버지를 보았다. 여기서 이 카트를 내가 밀거나, 저 할아버지를 태워 동네 한바퀴를 돌거나, 저 할아버지와 경주를 하면 어떨까? 병신같을까? 횡단보도의 끝까지 걸어 온 나는 또 다시 거리의 풍경을 바라보며 다음 길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점심 시간이 30분 밖에 안되서 옛날에 썻던 글 올림. 어제 쓰던거는 오늘 저녁에 퇴근하면 써서 올림.

한 3년전 4년전, 백수시절에 쓴 글인데 간만에 보니까 또 새롭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