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회, 수학여행이 남자들끼리 잔다고

꼭 좋지 않았던 기억만 있었던 건 아니였지만... 


초등학교 5학년 시절에, 첨성대 있는 경주에 갔을 때,

기념품 샵에서 5000원 6000원 하는 거금을 주고

매우 진한 노란색에 빨간색으로 

뭐라뭐라 알수없는 한자가 적힌 부적을 사서 

펼쳐보기도 하고, 접어보기도 했다. 

냄새가 마치 불당에 있는 향초 냄새 같아서, 

맡으면 바로 불경을 외우고 싶고 

절에서 텐가이를 하고 싶게 만드는 땡중에 걸맞는 

아이템이였다. 텐가이까진 아니고, 간바레 고에몽

급이라고나 할까? 어찌됐든, 그때부터 무교의 새싹이 싹 튼 것 같다. 교회를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는 일요일마다 

계속 다녀보았지만, 너무 지겨웠고 성경 외우기도 졸렸던 

나였고, 교회 수련회 당시에 남자아이들과 여자아이들이 

서로 바닥에 빨간 색연필로 줄을 긋고 넘어오지 말라고 

싸움을 했었는데, 그 당시에 나만 호되게 혼이 나고 수련회

교관이 내 오른쪽 다리를 들고 옷걸이로 때렸던 걸 보면서, 

예수님이고 나발이고 뛰쳐나가고 싶은 심정이였다. 자캐가 구미호인 걸 봐서도, 나는 서양보다는 확실히 동양의 종교에 적합한 예술가인것 같다. 시골 한 켠 방에 그려져 있는 달마도사를 보면서, 귀신이나 공포라는 감정에 호기심이 많아졌고, 그때도 지금도 갑툭튀를 좋아하지만 깜짝 깜짝 놀라는 재미를 느끼게 된 것 같다. 힙합도 제일 을씨년스럽고 무서운 감성인 멤피스 랩을 찾아보게 될 정도면, 난 확실히 기이하고 심오한 감성을 추구하는 예술인인 것 같았다. 신비아파트 고스트볼, 공포만화의 거장 이토준지 씨의 작품, 미즈키 시게루 씨와 그가 만든 작품인 게게게의 키타로를 알게 되었는데, 캐릭터가 귀여우면서도 지켜주고 싶게 만드는 그런 사랑스러운 면이 있었다. 하지만 남의 아이디어를 베끼면 탄로가 나게 되는 법. 영향은 받더라도 "작가가 만든 작품들 중 50퍼센트 이상은 자신의 경험이 포함되어 있다"라는 말에 착안해 카피캣 소리를 듣지 않으며 본인만의 감성을 추구하는 것이 예술가로써 존경받는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하며 연구하며 아직 공부해야 할 게 산더미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