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어, 듣고있다."
"안 듣고 있었구만! 하긴, 그래야 내 애인 답지!"
네가 나에게 미소지어 보일 때, 나는 그 미소의 소중함을 알지 못하고 대충 흘려보냈다.
"다시 말한다 그럼? "
"어."
"저번 작전에서 있잖아? 오빠를 쏘려던 그 검은 복면, 그거 내가 쐈다?"
우리의 일 특성상, 그런 걸 일일히 기억하기도 힌들텐데 용케 기억하고 있던것이 자랑스러운 듯 어깨를 쭉 펴는 너에게 딱밤을 먹였다.
"아야! 잘한 일이잖아!"
"그래서, 그거 쏘느라 너는 맞았냐?"
휠체어에 앉은, 너의 다리을 싼 깁스를 가리키며 얼굴을 조금 찌푸렸다.
"아니, 아니 그거랑 그거는 별개지! 이건 엄호하는 애가 잘못해서...!"
"아, 뉘에뉘에~"
"우씨..."
툴툴대는 그 얼굴이 새삼스래 귀여워서, 가볍게 입술을 부딛혔다. 한번, 두번, 세번...
"어, 잠깐만 갑자기 이러는 게 어딧.."
네번, 다섯번...
"아 진짜, 흡!"
여섯번,
"말썽쟁이..."
붉어진 얼굴에 미소지으며, 다시 한 번 입술을 가까이한다. 마지막, 일곱번째 키스. 장난스럽지만 깊고 진하게 입술을 훔쳤다.
"나는, 네가 다치는 게 세상 어느것보다 싫어."
그리고 조금 말랑해진 분위기 속에서, 진지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
"그러니까 또 다치면 화낼거야. 혼내줄거라고."
"...응, 꼭 혼내줘."
휠체어에 탄 너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한 쪽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그래. 사랑하는 만큼 혼내줄게."
"오빠, 오빠!!"
...그때와는 전혀 다른 급박한 목소리로 나를 부른다. 양쪽 모두 총알은 다 떨어진 상태, 지금이라면, 너는 도망칠 수 있어.
"가...쿨럭, 하아, 우욱, 푸아아...하아..."
"안 가, 오빠가 이렇게 아픈데, 못 가!"
난도질당한 가슴에서부터 피가 역류해나온다. 네가 아무리 손으로 지혈해봐도, 안다.
더이상 너의 웃는 얼굴을 볼 일이 없게 될거란 것 쯤은.
"도망쳐, 하악, 우웩..."
"같이 갈거야. 혼내줘야지, 나 다쳤잖아!"
피가 철철 흐르는 팔이 떨린다. 이 상태로 날 끌고 기지로 돌아갈 수 있을 리 없다.
설사 그렇다 해도, 내가, 살 수 있을 리 없다.
"...미안, 미안...해, 더 잘 지켜줘야 했는데, 하, 어중간해서...너도 나도 이 꼴이야."
"내가...내가 더, 미안해, 정신 똑바로 차렸으면 나 때문에 이럴 일도...!"
떨리는 손을 들어 네 뺨을 만진다. 선명한 핏자국이 손자국을 내며, 눈물과 섞인다. 그 틈으로 온기를 느낀다. 그곳까지 품고 갈 수 있도록, 마음 깊이 새긴다.
"쿨럭, 쿨럭...헤, 하아, 하아....나 없다고 울,지 말고,"
"오빠가 왜 없어져, 살아있잖아!"
아,
너는 내가 살아있는 한 떠나지 않겠지? 정말 좋은사람이야. 나보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났어야 했는데.
"그러니까, 네가 죽, 게 두진 않을거야, 쿨럭, 쿨럭...!"
촤악-
손에 쥐어져있던 단검으로, 내 목을 가른다. 분수처럼 피가 솓구친다. 한 번, 두 번, 세 번...
"하아...하,"
"지금 뭐하는...!"
네 번, 다섯 번.
"우욱, 부아악!"
입으로 피가 새서, 숨을 쉴 수 없다. 안된다. 좀 더 확실히 죽어야 네가 살아.
여섯 번,
"하지마!!"
어지럽다.
네가 멀어져간다. 그래도 괜찮아.
너는 여기에 있을테니까. 떠나는 건 나니까.
일곱 번.
피드백 좋아요 누가 제발 제 글좀 까주세요